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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아, 그만 살래??

정말.. 조회수 : 1,329
작성일 : 2010-09-15 09:46:13


2007년 둘째 출산이 임박하던 시기.
노래방 도우미와 1:1로 만나고, 연락하고 다닌 남편.
시댁에 알려서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시댁에 알리던 그 날 저녁에도 도우미와 문자질 하던 남편.
제게 사과하고, 자중하는 모습 보이며 그 일은 그렇게 잊혀져 갔습니다.


2010-09-09   ##노래방   61,000   23:57
2010-09-10   ##노래방   77,000   01:15
2010-09-10   ##노래방   62,000   02:07

카드내역 조회해봤어요. 토탈 하루 밤에 20 만원.


저 ##노래방........ 2007년 그때 그 노래방입니다.

저희 집근처 노래방이지요.
이 동네.........노래방비 18,000원 이고, 캔맥주 3,000원씩 하는 곳입니다.

다른 사람과 가지 않았다는 것 역시 저는 그냥 아는 사실입니다.
절대로 혼자 갔습니다.


사업실패 후 월급 200만원 남짓과 월세 사는 저희 형편에 20만원, 참 큰돈입니다.
초등생 큰아이가 배우고 싶어하는 운동학원 보내줄 수 있는 돈입니다.
이순간에도 자식 생각, 돈 계산 하는 제가 참 암울합니다만,
그게 지금 제가 처한 적나라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그래서,
더더욱 남편이 치가 떨리도록 밉습니다.
나만, 나만, 바보 병ㅅㅣㄴ이 되어서 살아왔다는 현실이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돈이 조금 모이는것 같으면 사고 치던 남편.
음주운전으로 폐차 직전, 거액의 수리비...
또 음주운전으로 폐차
또 음주운전으로 기다렸다는듯이 면허 취소, 벌금
비싼 술마시고 괜히 엎어져서 앞니 부러져서 이빨 했습니다.
면허가 없어서 술마신 사람 차 얻어타고 오다가 사고나서 한달넘게 입원했습니다.
거기에 절대 빠져선 안될 취미생활, 10년간 유지해오는 리니g.....
그리고 한번씩 꼭지 돌때까지 마셔주셔야 하는 술.....

그래도
그래도
기다렸어요
나아지겠지
좋아지겠지
조금씩
조금씩
괜찮아지겠지......

그렇게 기다린게 1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왜냐면
왜냐면
저도 단란한 가정 꾸리고 싶었어요
너무 많이 행복한 가정은 아니더라도
평범하게나마 소소하게나마 그런 가정 꾸리고 싶었어요


이번 노래방 내역을 알기전인 주말에, 저희 싸웠습니다.
그때... 이젠 남편에게 가정적인 것, 기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요.

아이들 아빠, 그리고 돈벌어오는 사람, 그 외의 것은 기대하지 말고
매달리지 말고, 바꾸려 하지 말고,
저도 그냥 제 인생 담담하게 살아가자, 그렇게 마음 먹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으로 확인을 확실히 해주네요.
제 마음에 대해 동요없음을 결정해주네요.

그래요.
남편은 그냥 저런 사람인겁니다.
그것에 대해 울며 불며 제 피같은 에너지 소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억울해서 눈물이 납니다.

그동안 제 스스로가 억척스럽게, 궁상맞게 살아왔던 모습이 오버랩되어서,
누가 등떠민것도 아닌,제 스스로가
그런 시궁창 속에서 썩어버린 연꽃 뿌리를 부여잡고
오매불망 꽃만 피우기를 기다리며 살았다는 것이......
너무 너무 억울하고 제가, 제자신이 너무 미워집니다.....


자,
이제 제가 어떤 액션을 취할까요?


많이 모아서 가족여행 가자고 했던 항공마일리지가 꽤 있습니다.
저 그걸로, 이번 추석 연휴때 제가 가고 싶었던 곳으로 떠나도 될까요?
아이들에게 미안하지만, 엄마, 잠시 다녀온다고 해도 될까요?

네...... 저 이런 것 조차도 결정 못내릴 정도로
멍청이가 다 되어버렸네요.

그렇게 멍청하게 사는 것이 선한것인줄 알았고, 가정을 위하는 것인줄 알았고,
또 가장 멍청했던 것은,
그런 삶이 언젠간 보상될거라는 막연한 미친 심리였네요.


그래요, 남편은 그냥 저런 사람인겁니다.
다만 저를 위해 조언해주세요.
제가 무엇을 어떻게 하면 제 삶에 더 좋을까요?


앞서 말한 숱한 사건들로 이미 친정에는 면목이 없습니다.
그래서 조언 구할 곳이 없어요.
도와주세요.....




IP : 112.170.xxx.10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9.15 10:16 AM (121.131.xxx.165)

    외로우시죠?

    여행 다녀오세요.

    일단 원글님이 숨통이 트여야 하니까 혼자라도 꼭 다녀오시구요.

    엄마가 2-3일 없다고 해서 아이에게 무슨일이라도 있을려구요.

    아빠도 있고, 정 힘드시다면 친정에 맡기는 수도 있겠네요.

    일단 지금 상황으로부터 벗어나 아름다운 풍경도 보고 맛난 음식도 좀 드시면서 시간을 갖고 천천히 생각해 보세요.

    인생은 길고 자신은 소중하니까요.

    참 힘드시겠습니다.

    인생의 전환점 맞이하시길 빕니다.

  • 2. 자식은...
    '10.9.15 10:57 AM (211.114.xxx.142)

    무슨죄인가요?
    가더라도 같이 데리고 가시지....
    왜이리 속못차리는 인간들이 많은건지..

  • 3. ---
    '10.9.15 11:19 AM (122.35.xxx.89)

    여행 갔다 오세요.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세요.
    여행 다니면서 기분 전환도 하시고 님의 이혼후의 앞날을 설계하세요.
    저 정도 되면 더이상 결혼 유지할 가치도 희망도 없으니 이혼 준비하시고요 새출발하세요.
    건투를 빕니다.

  • 4. 글보다
    '10.9.15 12:55 PM (121.170.xxx.176)

    지금 글 읽고 님이 원하는 단란한 가정 이란말에 공감 됩니다

    왜 살려고 하는 사람을 남편들은 모르고 인간이하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결혼 할 자격 안되는 사람들이 왜 결혼을 해서 남의 인생을 망치는지

    살려고 애쓴는 님 글 읽으니 가슴이 메이네요 남자들 그렇게 살거면

    차라리 혼자 살면서 술집 지멋대로 다니고 음주운전 저혼자 하면되지

    왜 결혼해서 남의자식 데려다 막장 드라마 보여주는지 모르겠어요

    힘내시고 동해안 바닷가라도 다녀오세요 기운내요 남편한테 휘말리지 마시길 바래요

  • 5. .
    '10.9.15 4:36 PM (218.154.xxx.136)

    정말 억장이 무너지시겠어요.

    남편분을 때려 팰 수도 없고...

    참 어이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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