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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개월 딸한테 자꾸 짜증내게되요...

못난 나... 조회수 : 941
작성일 : 2010-09-12 11:25:22
원래 쉬운 아이는 아니었어요.
키우는동안 (특히 밤에 자는 문제로) 제가 많이 예민해져있었었는데...
같이 자면서 20개월 넘어가니 아이도 잘자고, 저도 같이자는게 좀 익숙해졌어요.

(그전까지는 밤에 10번도 더깼어요. 아이때문에... 매일매일 이러다보니 우울증에 새벽에 혼자 거실쇼파에서 눈물을 흘리기도했죠.)

익숙해지고나니, 좀 숨돌릴 겨를도생기고, 절대로 혼자는 안놀던 애가 저에게 숨쉴시간이라도 조금이나마 주는게 너무 좋았어요.

근데...

지금 둘째 임신 6개월접어들어요.

남편이랑 요즘 계속 부딪히고, 짜증내고...
제가 이상한건지 계속 암울하고 우울하기만해요. 즐거운일에도 심드렁하구요.

우리딸은 뭐 다른 아이들도 다 그렇듯이, 우유나 물은 2일에 한번꼴로 엄한곳에 (전기 밥솥위등등) 엎지르고...
그밖에 제가 하지말라고 하는 일들 혼자 뒤에가서 조용히하고있네요. 제가 뭐라하면 소리치며 집어던지고... 저는 또 그게 화나고... 요즘들어 아이의 실수에도 미친듯이 화가 치밀어요. 소리소리지르고 짜증내고, 옆에오면 밀고... 그러다 또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그런일이생기면 제 화를 제가 주체 못하겠어요.

아이한테 얼마나 안좋을까요? 우리딸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한참 안정적이어야할 나이에 엄마가 이러고있으니, 애도 불안하겠지요... 좋은 엄마되고싶은데, 엄마라는 자리보다는 제자신이 먼저인 제가 너무 싫어요.

남편은 아침부터 골프치러가고... 저는 밑반찬에 애 밥도 대충먹이고 커퓨터앞에앉아있네요. 즐겁지도 않으면서요... 딸은 또 방금 변기에 쉬하는데... 걸터앉아하다가 오줌이 사방으로 다튀었어요. 또 화내면서 옷도 막 거칠게 벗겨서 찬 샤워기 물로 막 구박하면서 닦이고 니 방에가서 나오지말라고 소리치고...

저 진짜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나요? 미치겠어요... 차가웠던 친정엄마랑 달리 좋은 엄마는 되고싶은데 자꾸 이러는 제가... 너무 싫으네요.  

IP : 112.152.xxx.240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0.9.12 11:31 AM (180.71.xxx.250)

    딱 저를 보는거 같네요.
    전 정말이지 스트레스 받아서 죽을것만 같아서 남편한테 "사람들이 왜 우울증오는지 알겠어. 자살할만하다" 이런말 종종했어요.
    님은 임신까지 하셔서 더 더 힘드시겠어요.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주위에 양육을 도와주실분 안계세요? 전 도움을 받고 있어서 요즘은 얼굴에 웃음도 찾았어요..

  • 2. 그런데
    '10.9.12 11:37 AM (125.178.xxx.192)

    정말 방법이 없어요.참는 수 밖에.

    그 개월수부터 엄마가 짜증내고 소리지르고 맨날 그러면
    애 자신감은 물론 자존감 저하 되어 학교들어감
    엄청난 후회가 몰려옵니다.

    그래서 육아가 힘들다고 하는거에요.
    크면 나이질것 같죠? 그렇게 키우다보면 점점더 아이와 사이 나빠져서
    클수록 도망가고 싶어져요.

    엄마가 다른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어가면서
    아이에게는 살갑게 사랑으로 대해주세요.
    그것만이 살길입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아이가 엄마 원하는대로 바뀝니다.

    힘내세요^^

  • 3. ....
    '10.9.12 11:49 AM (115.143.xxx.174)

    둘째 가진 상태라 더 힘드실거 같아요.
    휴우 저도 큰애 그만할때는 정말 떠올리기도 싫으네요 너무 힘들었네요
    저는 신랑이 발벗고 도와줬어요 애기랑 자주 놀아주고 저한테도 잘 맞춰주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그 시기가 지나있고 아이도 저도 안정되더라구요
    힘내세요......

  • 4. 못난 나...
    '10.9.12 11:55 AM (112.152.xxx.240)

    답글들 감사합니다.
    익명이지만, 제 문제에 이렇게 성의껏 답을 주시니 힘이나네요.

    엄마... 정말 중요한 사람이죠. 이렇게 중요한 사람이된 제가... 제 기능을 못하고있으니...
    나중에 딸한테도 제가 많은걸 기대할텐데... 기대하기전에 딸의 기대에 먼저 충족되는 엄마가 되어야겠네요...

    인내... 저한테는 너무 큰 과제에요.
    남편은 너무 바빠서 주중에는 얼굴도못보고, 주말중 하루는 또 자기 취미로 바빠요.
    좋은 아빠이기는 한데... 글쎄요... 뭐랄까... 할말이 없네요.

  • 5. ..
    '10.9.12 12:08 PM (114.203.xxx.5)

    제 큰애랑 같은 아이네요 한참 이쁠때인데 말도 못하게 말도 안듣고 ㅎ
    전 둘째 출산해서 이제 두달됩니다..그래서 큰애가 좀더 안쓰럽네요
    남편분이 좀 도와주시면 좋으련만 취미생활을 즐기다니..님이 더 힘드시겠어요
    그냥 애기가 사고 좀 쳐도 화내지마시고..우리 애 어디 다친거 아니면 괜찮다고
    스스로 생각하세요 저도 쇼파사고 애가 좀 낙서했는데 남편이 막 화를 내길래
    애보다 쇼파가 소중한거냐고 했죠..항상 그렇게 생각해봐요 어떤게 더 소중한가.....
    한 이년쯤 고생하면 편해질꺼라고 믿으면서 지냅니다..
    님도 잘 해내실수 있어요

  • 6. ...
    '10.9.12 12:08 PM (112.214.xxx.207)

    원글님, 저는 아직 아기가 뒤집기밖에 못하지만 밤에 잠을 안자거나 하면 저도 모르게 짜증이 나고, 전에 젖이 모자란데 젖병 안물고 배고프다고 계속 울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한테 막 소리친적도 있어요. 내가 어떻게 해야하니? 응, 도대체 어떻게?!!! 이러면서말에요. 그리고 또 사과하고.

    제 남편도 출장때문에 출산때도 옆에 없었다면 말 다헀죠. 지금도 종종 출장에 야근 밥먹듯합니다. 저는 남편 배려한다고 육아를 도맡았는데 그게 잘하는게 아니더군요, 아이한테도 남편한테도 나한테도요. 그래서 남편에게 퇴근하면 어떤거를 해달라고 구체적으로 말하고, 주말에는 남편에게 한3시간 맡기고 나가서 영화봤어요,. 지가 혼자서 쩔쩔매봐야 육아 힘든거 압니다. 자기 일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하면, 당신 힘든거 아는데 육아는 그거보다 더 힘들다고 응수했구요. 당신이 주말에 쉬고싶어하는만큼 나도 하루는 휴가를 달라, 육아에 집안일에 퇴근도 없고 공휴일도 없고 주말도 없는 나는 뭐냐 라고 하니 곰곰히 생각하더군요.
    남편에게 골프 자제하라고 하세요. 아이랑 같이 근처공원이나 박물관, 동물원에 가라고 하세요. 그동안 님은 밀린 집안일도 하고, 좀 쉬시고,문화생활도 하시구요.

  • 7. 저두
    '10.9.12 12:32 PM (118.38.xxx.228)

    원글님 보니 제모습 보는거 같네요
    전 37개월이 넘어 가는 데도 조금 나아졌지 거의 비슷합니다.
    남편은 일때문에 떨어져 있어서 한달에 3일씩 2번만 오구요

    육아는 완전히 제몫이죠
    지금도 입술에 물집이 생겨서 피곤에 쩔어 있어요
    아기낳고 하루도 맘편히 쉰적이 없어요
    이가 아파도 치료하러도 못갈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친정엄마도 일찍 돌아가셔서 없구요

    그래서 전 둘째생각도 접었어요
    남편 직업때문에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거든요
    둘이 키우다간 제가 병나서 죽을거 같아서요

    남편분한테 도와달라고 적극적으로 말씀하세요
    그리고 형편 되시면 몇시간이라도 도우미 부르세요
    전 그마져 형편이 안되서 못하고 있지만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그렇게 하는게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임신중이고 몸이 편치 않으니 더 화가 나실수도 있어요

    그리고 조금씩 크면 전보다 확실이 나아지긴 합니다..
    저도 28개월때보다 지금이 훨 편하거든요
    힘내세요!!!

  • 8. 농사쟁이
    '10.9.12 1:00 PM (220.83.xxx.170)

    편안한 마음 가지시고요
    마음을 활짝열고 신랑과 대화 해보세요
    조금 마음이 후련해질꺼요 신랑이 대화를 거부하면 계속 찡찡거려 보시면
    반응이 보이겠지요

  • 9. 블라블라
    '10.9.12 1:02 PM (118.220.xxx.41)

    저같은 경우는 그 시기에 남편이 육아를 나몰라라 하는게 가장 큰 상처가 되더라구요. 밖에서는 그렇게 성실하고 친절한 사람이면서 집에 오면 잠을 자던지 티비나 껴안고 있을뿐 육아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 사람이라 저도 우울증 왔었어요. 둘째가 태어나면 더 힘들텐데 지금부터 남편에게 잘 말해서 육아는 공동의 책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세요. 아니면 님이 정말 힘들어져요.

  • 10. ^^
    '10.9.12 1:22 PM (180.67.xxx.67)

    저랑 상황이 거의 비슷하시네요 ^^
    27개월 아들이고 저는 임신 8개월이요...
    저희 애도 수면문제 때문에 많이 고생하고 우울증도 와서 힘들었는데
    21개월부터 아파트 관리동에 어린이집 보내면서 많이 좋아졌어요.
    좀 어리다 싶긴 했는데 지금은 완전 적응 잘해서 3시쯤 애 데리러 가면 집에 안가려고 해요.
    친구들이랑 더 놀려구요...그래서 요새는 10시에 보내서 4시에 찾아오니 개인적인 시간도
    생기고 볼일도 보고 집안 정리도 되고 살거 같네요.
    그리고 애도 어린이집에서 예절교육같은 걸 받는지
    요새는 "어머니" "아버지"하면서 공손하게 부탁도 하고 말도 잘듣고 그러네요.
    둘째 낳으면 이런 평화가 또 언제 오겠냐 싶어 걱정이지만...
    정말 힘드시면 어린이집에 4시간 정도 맡기는 것도 괜찮으실 거예요.

  • 11. 123
    '10.9.12 2:28 PM (120.142.xxx.9)

    원래 그 개월수가 그래요 돌지나고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만2세가 되기전까지는..
    계속 그럴겁니다 남자애들은 더해요 말은 징하게 안 듣고 냉장고에 있는 계란 다 꺼내서 집어던지고.. ㅜㅜ

  • 12. ..
    '10.9.12 2:45 PM (121.181.xxx.21)

    남편분 좋은 아빠 아닙니다..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노력해야 좋은 아빠죠..
    바빠서 시간이 없어도 최대한 아이를 위해서 시간을 내야하는데.. 주중엔 바빠서 그렇다 치고 주말엔 취미 때문이라니..
    이건 같이 애 키우는 엄마로서 한 말이구요..

    어린이집에 보내실 수 있으면 보내세요..
    그게 안된다면 집에 아이돌보미라도 부르세요..

    저는 24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 13. ...
    '10.9.12 8:30 PM (121.168.xxx.195)

    근데 윗윗님.
    원글님 아이는 28개월이라는데 만2세가 되기전까지 그럴꺼라는 말은...이상?ㅎㅎ

    제아이도 28개월이고 전 임신 4개월이에요.
    오늘도 저녁밥먹는데 계속 옆에서 책가져와서 읽어달라고 엄마엄마엄마엄마 대략 30번 부르길래 '엄마 밥먹잖아!도대체 왜!!!! '그러고 고함 무지 질렀어요.
    순하고 책좋아하는 아이인데도 절 자꾸 찾으면 많이 화내요.
    그리곤 바로 후회되서 안으며 웃어주는데 완전 성격파탄자같아요. 제자신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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