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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특이한건가봐요
30대 초반 미혼이에요.
요즘은 정말 친구 관계를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친구들과 크게 싸워본 적도 없고 그냥 여느 여자무리들처럼 지내왔었는데
점점 나이가 먹어가면서 변화가 오네요
친구들의 일하는 분야가 다 제각각이다보니 정말 시간 맞추기가 어렵고
그래서 자주 못 만나요
그렇다고 밤에 전화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성격들도 아니고
뭐랄까....제각각 다 실속있는 스타일이랄까요
허튼데 돈쓰는 친구도, 시간을 죽이는 친구도, 특별히 방황하는 친구도 없는
어쩌면 다 비슷한 성격들끼리 만난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어렸을때부터 친구라 몇달만에 만나도 어제만난 친구같고
항상 만나면 배 찢어지게 웃고 울다가 헤어지고 그랬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친구들을 만나면 마땅히 할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운동을 참 좋아하는데 같이 만나서 운동하고 그랬음 좋겠는데 운동 좋아하는 친구가 없구요
쇼핑은...평일에 사람 없는 시간이 가서 홀홀단신으로 재빠르게 하는걸 좋아해서 주말엔 안가니
친구들이랑 쇼핑을 갈일이 없구요
조용히 커피숖에 앉아있고 싶을때도 있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그것도 시간죽이는것같아서 잘 안하구요
아무래도 직장동료들과 시간을 보내다보면 영화도 친구들과 볼일이 줄어들어요
게다가 연애라도 하게되면 (저를 비롯해서 친구들도) 남자친구들과도 또 시간을 보내게되니
친구들과 할 수 있는건 더 줄어드는것같구요.
그러니 .....공유하는 시간이 없는 만큼 사실 공유하는 감정도 조금씩 옅어지는것같았어요
겉으로 보기에 아무 문제없고 괜히 내가 이런 생각하는걸 이야기하면 트러블 만드는것같아서
잠자코 있었는데
친구가 어느날 문자를 보냈네요
요즘 우리가 멀어진것같다고.....
만나진 못하고 메신저에서 대화를 좀 나눴는데
여자친구들이 머냐...만나서 직장얘기, 애인 얘기 , 맛있는거 먹고 커피마시고 윈도우샤핑하고
그러는게 여자친구들인데 우리가 그런걸 너무 안해서 그런 느낌이 드는것같다고
친구도 인정하대요.
30대가 넘어가면서 이러한 현상들이 자연스러운건지
아님 인간관계에 또 한번 과도기가 오려고 이러는건지
그냥 괜히 혼란스러운 밤이에요.
제가 친구가 두루두루 많고 아주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에요
혼자 있는걸 좋아하기도 하고. 몇명과 아주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편이구요.
성격이 좀 신중한 편이라서 쉽게 마음을 열거나 그러지도 않아요.
이런 성격이 나쁘다고 생각해본적은 없어요. 세상엔 다양한 성격이 있으려니했거든요
혼자 맛집도 다니고, 서점도 가고, 영화도 보고, 운동도 하고 , 요리도 하고
그러다가 외로운날엔 시간맞는 친구들 만나고 ...그렇게 지내왔는데
요즘은 뭔가 이상해요 뭔가
제가 지금 남자친구가 없어서 그럴까요?
82에서 글을 읽다보면....결혼하셨는데 친구가 없어서 외롭다는분
또는 동네분들과 어울리기 힘들다는 분...등등 비슷한 얘기들을 자주 접하는데
그럴때마다 미래의 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요.
혼자 노는걸 좋아하고 혼자 잘 놀기도 하는데 가끔은 외로운?
애인이 있거나 또는 아주 마인드가 맞는 남편이 있으면 세상부럽지 않은 친구겠지만
그들마저 곁에 없을때는 외로워지는 사람
흠...맥주 한캔에 두서없는 이야기 적어봤어요.
오늘밤 슬쩍 외롭거나 센티하신 분들~~~제가 한 얘기랑 관계 없는 얘기라도
우리 댓글 달면서 좀 가벼워져볼까요?
어깨가 쌀쌀~하게 느껴지시는분들 제가 어깨동무 걸쳤습니다. ^^
1. 하아
'10.9.12 12:41 AM (210.222.xxx.224)비슷한 또래에, 저 역시 애인없는 상황인지라..많이 공감이 되네요.
절절한 연애가 아니라, 정말... 마음 잘 맞는 친구.. 가 그리운데,
지금의 친구들도 점점 자신의 삶의 색이 짙어지겠죠..?
쩝.. 원글님 저랑 친구하실래요? ㅠ.ㅠ2. 원글
'10.9.12 12:43 AM (118.33.xxx.163)자신의 삶의 색이 짙어진다는 말씀.......진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네요 저도 친구들도 짙어지네요. 남한테 피해도 안주지만 나도 피해받기 싫은.
나를 위해서 딱 적당히만 하고 살게되고 그러면서 나만의 세계에 벽이 둘러지는.
그런게 더 깊어지면 아집이 될까요? 아집있는 노처녀 될까봐 두려워져요
제가 생각했던 30 대의 내 모습은 분명 아닌데말이죠3. 하아
'10.9.12 12:47 AM (210.222.xxx.224)ㅎㅎ 그래서 어릴 적 친구가 중요하고 오래 간다고 하는 것 같아요.
얼마전에 안재욱의 친구여.. 노래를 들어보니 정말.. 확 와닿는 게 있더군요.
얘기 하지 않아도, 가끔 서운케해도 못믿을 이세상 너와 난 믿잖니..
지금은, 그걸로 만족해보려고 합니다..
내 마음에 쏙 맞는 친구..보다, 그냥 이 험한 세상에서
가끔은 정말 날 섭섭하게 만들더라도 믿을 수 있는 친구...
저도 30대에는...정말 모든 변수들이 끝나 있을 줄 알았어요.
결혼을 안했더라도, 최소한 결혼에 대한 결정 (할거냐 말거냐, 누구랑 할거냐)은 되어 있을 줄 알았고,
내가 뭘 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할지 알고 있을 줄 알았거든요..
아직 수 많은 미지수들에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변수' 이기 때문에, 그만큼 내 삶이 달라질 기회가 많은 거다..
그렇게 자위하고 있습니다... 뭐... 사실.. 스스로 위로하는 개똥철학이에요 ㅠ.ㅠ
어찌보면 뭐, 놀아줄 사람 없어서 심심한 불쌍한 건어물녀.. 인거죠.4. ...
'10.9.12 12:51 AM (112.159.xxx.48)어쩔수 없는 변화들인거 같아요. 어릴적보다는 함께 하는 시간도 적어지고 공유하는 것들도 적어지고....
전 집이 지방인지라 초 중 고 친구들은 대부분 지방에 있는데...... 이제 연락하는 애들은 두셋?
결혼하고 각자 살기 바빠지니.... 연락이 자연스레 끊기던데요.
그리서 서울에서 만난 대학친구들은.. 뭐랄까.. 속마음을 털어 놓을 만큼은 안되구요.
근데 이건 저만 이런게 아닌가 보네요5. 원글
'10.9.12 12:56 AM (118.33.xxx.163)네....님만 그런거 아니에요^^
합법적인 성인의 나이가 지나고서 만난 친구들중에
내몸과 마음을 탈탈 털어서 보여줄 수 있는 친구를 만난다는거..쉽진 않은것같아요
20대까지야 우루루 몰려다니고 술자리도 자주갖고 어울렸는데
어렵네요 지금은.
제가 연락도 더 자주해보고 억지로 자리도 만들어보고 했지만
나중에야 깨달은건 내 코드가 아니었구나...하는거였어요
괜히 노력하고 상처받지 말자는 생각이 들대요.
물론 사회생활속에서 찾은친구도 있지요. 오히려 초딩친구들보다 더 자주연락하는.
그렇지만 그들도 남이겠지요. 딱 요기까지....6. 옛날 대학후배
'10.9.12 1:05 AM (211.194.xxx.239)가 언젠가 분교로 계절학기가서 수업들었는데, 별로 안친한 후배였는데 그땐 계절학기때 기숙사에 있어서 좀 친해졌어요. 그러더군요. 사람들이 20살이 넘으면 다 사오정이 된다고.. 무슨말인가 했는데, 다 자기얘기만 한데요. 남의 말은 잘 못 알아듣고, 아무래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자연스레 없어져간다는 얘기였어요. 20대초반의 그 후배의 말이 얼마나 어른스럽게 들렸던지..
7. ...
'10.9.12 1:15 AM (119.69.xxx.130)저랑 비슷하신것 같아요.
하는일이 좀 널널한 편이라 시간이 많아 결혼 한 친구들이
평일 낮에 불러내서 만나러가면 저만 살짝 왕따되는 느낌도 들어요.
그래서 친구들이 불러내지 못하게(?) 직업을 3개나 가졌답니다 ;;;
본직업외에 나머지는 알바라 근무시간은 많지 않지만
나름 아무생각없이 바쁘게 지낼 수 있어서 좋아요 ^^
친구들이 보면 돈에 환장한 아가씨(저도 30대 초반이에요.)라 하지만
돈도 많이 모이고 잡생각없이 살게 되서 만족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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