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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어이없는 말
전 애 하나 키우는지라 그닥 힘들 일은 없지만 저녁때 되어 아이 들어오면 씻기고 머리말리고
저녁차리고 먹고 치우고 하면 힘에 부치더라구요.
특히 올여름 너무 더워서 그런지, 밥한다고 누가 에어콘 틀어주는 것도 아니고
(저랑 아이만 있을 때는 잘 안틀어요. 작은 거라 부엌까지 시원해지지도 않고
그거 틀자고 밥하다 말고 문닫고 어쩌고 하는 게 더 번거로워서요)
선풍기도 제가 갖다 틀어야지
밖에서 일하고 온 그 양반은 본인만 쏙 씻고 에어컨 틀고
고 바로 밑어서 선풍기는 혼자 틀고 누워서 티비 보다가 저녁상 받으십니다 ㅜㅜ
원래 남편이 그런 말 싫어하는 줄 알아서 힘에 부치는 내색 않고 지내다가
올여름은 정말 밥하다 보면 헉헉 소리가 나고 손가락은 온통 습진에.. 많이 기운이 딸리더군요.
어제다 가슴팍이 푹 젖도록 밥하고 설겆이하고 나서 배 먹으라고 깍아내 오면서
저도 모르게 아우 힘들어 그랬더니 벌컥 합니다.
니가 도대체 뭐가 힘드냐고, 너무 편해서 미쳤나 ..... 이러는 겁니다.
순간, 빡돌더군요.
아이가 옆에 있어서 큰소리는 안냈지만 어제밤에도 너무나 열받아서 그냥 아이랑 잠들어버렸어요.
재우고 나와 그 얼굴 다시 보기가 너무나 싫어서요.
그 남자의 편하다는 말에는 고작 아이 하나, 적당한 생활비, 본인이 뽑아준 차, 별로 맘에 안드는 반찬..
뭐 이런 걸 뜻하는 것인지,
아님 어제 몇달만에 친정에 안부전화 좀 하라고 부탁했는데
전화목록에 친정집 이름만 가득하고 시댁 전화번호는 없어서 열받았는지 알 수가 없네요.
(시댁은 불과 일주일 전에 습진 가득한 손으로 시아버지생신날 아침 같이 해먹고 왔습니다)
가사노동을 우습게 보는 사람임을 알게 된 지라
저도 가사노동에 힘을 기울이진 않습니다.
잘하든 못하든 아무도 알아줄 사람 없고 힘들여 집안일 해봤자 내몸만 축나니까요.
집안일은 적당히, 나의 즐거움은 최대화,, 이러고 살자고 마음을 늘 다독이는데
어제 같은 말은 참 속이 뒤집어집니다.
이 남자 믿고 살아도 되는지 답답하구요.
하긴, 제 손가락이 습진에 온통 벗겨지고 찢어져도
'내가 너한테 무슨 일을 얼마나 시켰길래 이러냐'고 하지,
'아파서 힘들겠다. 집안일 대충 해" 소리는 결혼 7년 동안 한번도 못들었네요.
골골하는 제 몸만 불쌍하지요........................................................................................
1. ㅔㅔ
'10.9.11 7:36 AM (211.207.xxx.10)얼른 돈벌러 나가시고 남편한테 집안일 시키시는 날이 와야하는데...
그런거 모르는 남자는 절대로 모릅니다.
기대치 버리시길...2. ..
'10.9.11 7:40 AM (121.153.xxx.31)남자들같은말이라도 여자아프게하드라고요.
왜그렇게 서운하게하는지...
울남편 내가아프면 내가집에서 왜아프냐..그래요...
그럼 집에있는사람은 아프면 안대는건가봐요.
왕처럼떠받들어도 그늠에 주둥이는 착한말안나오드라고요.
나도이잰 대충 비꼬며 말합니다.
저번에 자는대 벌래가 눈파먹을라햇다고 과장해서말하길래.
미워서 비꼬앗습니다.
웃으면서 왜 눈알이 썩엇나 벌레가먹을라하지하고..
바람핀게자랑도아니면서 너 82쿡에써라 그러질안나
좌중하는법이없고
음식점가면 우린 저 집서먹엇는대그럽니다
나만 속으로 끙끙알지 더러워서 말안합니다3. 남자들은
'10.9.11 7:40 AM (115.41.xxx.170)참 말을 이뿌게 못해요.그냥 고생했어 더웠지?정도면 그 고생 스르륵 녹는데 그것도모르고
저렇게 말하더군요.대부분,,,왜 그럴까요?
동생말로는 미안하면 더 어깃장놓는다고하는데 그게 현명한걸까요?
이해가 안가요4. 펜
'10.9.11 8:21 AM (221.147.xxx.143)그럴때는 말이죠. 간단합니다.
"그래, 무지 편한데 괜히 내가 오버 했지? 앞으론 정말 대충 해 볼게. ㅎㅎ"
이렇게 한마디 해 준 뒤에 정말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밥도 하지 말고 빨래도 청소도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아이에게만 아주 최소한의 것 해 주시고요.
며칠 밥도 걍 시켜 드세요.
그리고 남편이 뭐라 하나 보세요.
난리가 나겠죠?
그럼 그때 또 한마디 해 주세요.
"왜? 한 것도 없고 편하기만 한 일, 당신이 하면 되잖아?
별것도 아닌 일인데 대단히 잘나신 남편님께서 그까짓거 처리 못하겠어?
난 이왕 편한 거 좀 더 늘어지게 게으름 좀 피우려고."
하고 걍 생 까세요.
당해 봐야 말 조심하고 정신 차립니다.
배고픈데 굶어 봐야 하고 입을 옷 없어서 발 좀 동동 굴러 봐야 합니다.
(에어컨도 걍 빵빵 트세요. 너만 사람이냐? 란 생각으로. 남자들은요, 여자들이 묵묵히 희생하고
열심히 집안일 돌봐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 줄 알고 고마운 것도 모릅니다.
자꾸 생색도 내고 티를 내야 머리속에 입력되어 마눌한테 함부로 안해요.)5. 에고~
'10.9.11 8:53 AM (110.10.xxx.21)남편말은 "돈 벌어다주는 유세떠는갑다"생각하고 넘기세요. 그보다는 습진으로 고생하신다니 안타까워서요. 주부습진으로 고생하던 제가 오래전에 촛농을 이용해 싹 나은 경험을 전해드리고 싶어 로그인했어요. 물일한 후 젖은 손의 상태에서 양초에 불을 붙혀 환부에 촛농을 떨어뜨려 살균하는 겁니다. 마른 손에 하심 너무 아파서 안되고요.. 반드시 젖었던 손에.. 촛농이 마르면 떼어내시고, 그 작업을 하루에 수 차례 생각나실 때마다 하면 신기하게 싹 낫더군요.
6. justice
'10.9.11 9:31 AM (112.150.xxx.149)네. 저희 남편 저거 돈버는 유세 맞아요. 예전에 수입 빠듯할 때는 저런 말 없었거든요. 뭐 그 때도 딱히 거들어준 적도 없지만요. 요즘 수입이 좀 많아지니까 점점 저래요. 사는 거 약간 빠듯해도 다정한 남자랑 살고 싶어요...
7. 향기도둑
'10.9.11 9:41 AM (59.5.xxx.169)남편이 왜 남편인줄 아세요?
내편이 아니고 남의 편이기때문에 남편입니다.
제 남편도 제편이기보단 남의편입니다.
결혼할땐 다들 죽고 못살정도록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다들 왜그렇게 변하는지..
미워하고 상처주고...
인생 사는것 참 힘드네요..그쵸?
너무 자신을 희생하며 살지마세요..나자신에게도 좀 가끔은 호강시켜주면서 사세요.
예쁜옷도 사입고 맛있는것도 사먹고 그런다고 살림판나는것 아니잖아요...
그래도 어쩌겠어요..힘내세요..
서글퍼지네요..8. 지나다
'10.9.11 10:53 AM (58.227.xxx.70)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싹 치웠습니다 제 몸 스스로 챙기고 입을것 먹을것 당당하게 사고 입고 대신에 집안일도 어느 정도 선에서는 유지를 하고 딱 그만큼만 하니까 기대치 사라지고 속편해요 전엔 아프다고 하면 어디아프냐고 물어봐주고 약발라주고 했지만 요즘은 아프다고 하면 병원가라고 합니다 나는 전문가 아니라고...이렇게 달라지니 부부인지 동거인인지 구분안가지만
작년10년차때 신종플루 걸려서 힘들어하는데 그릇 안삶는다고 지한테 옮을까봐서 난리치는 남편보고 정신 번쩍 들었답니다. 그때까지 함께할런지 모르지만 늙어죽기 직전까지 안변할듯합니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