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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며느리에 넘치는 시어머니...

오늘 조회수 : 2,428
작성일 : 2010-09-09 09:48:18
오늘은 저희 시어머니 78세 생신이십니다.
지난 일요일날 다녀올까 했지만... 일이 있어서 핑계삼아 안갔어요.
무리해서 다녀올수도 있었는데 못된 마음은 핑계거리가 있어 좋아라했네요.

그래도 생신인데... 시간반 거리의 어머니를 혼자 아침드시게 할수도 없고.
어제저녁에 조촐하나마 미역국을 끓였어요.
닭한마리 푹 고아서 살을 발라내 미역국을 흐물흐물하게 끓였고
꾸덕하게 말린 조기몇마리 삼삼하게 조리고
애호박 잘라서 전을 부치고
도토리묵 고소하게 무치고... 포장을 했죠. 참 초라한 생신메뉴...
꽃편지봉투엔 5만원을 넣었어요.. 링겔주사 참 좋아하시거든요.

마음같아선 소불고기도 메뉴에 있었고, 무르게 달달한 황도 한박스도 있었어요.
하지만, 불고기감 한근에 22,000. 황도는 한박스에 32,000라고 해서
망설이다 말았네요.
맞벌이를 해도 생활비는 너무 빠듯해서 말이죠.
출근을 조금 늦춘 남편은 새벽에 미역국 배달을 갔고,
둘이서 생일아침을 맛있게 드셨다는 전화를 받았어요.

사실.. 전화도 죄송한 마음에 망설였는데 먼저 전화하셔서는
맛있게 잘먹었다~ 좋구나~ 하시데요.
진심으로 좋아하시는게 느껴져서 감사했어요..

며느리 역할 잘 못하고 붙임성 없어서 살갑지도 못한데
어머닌 그런 저를 늘 칭찬하시고 어여삐여겨주셔서,
저 스스로를 반성하게 하는 능력을 갖고계세요.
남편에게도 고맙단 문자가 왔네요.
외며늘인데도 이렇게 허접하게 시어머니 생신을 챙기고
고맙고 좋다는 칭찬을 듣고사니 전 정말 전생에 우주를 구했나봐요..

반성하는 외며늘, 82쿡에 반성문 올리고 갑니다..
근무해야죠.^^
IP : 183.102.xxx.146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눈물이~
    '10.9.9 9:53 AM (121.171.xxx.157)

    어머님 78세시라고요...
    아침에 이 글 읽고 우리 시어머님 생각나서 눈물이 글썽였네요.
    저도 모자라는 며느리에 넘치는 시어머님입니다.
    좋은 시어머님 두신 분들...자게에 떠들지 않아서 그렇지 저 포함해서 주변에 많아요.
    저도 음식솜씨 없지만, 시부모님께서 저랑 자식들 생각하는거에 고마워서 챙겨드리면
    항상 고맙다고 말씀해주세요.
    시부모님 생각하면 뭉클하며 그냥 제가 이것저것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 2. 왕 부럽~~
    '10.9.9 9:59 AM (114.203.xxx.82)

    전 둘째 내외만 이뻐하는 울 시어머님때문에 힘이드는데...
    포기했다가도 한번씩 욱~ 하네요..
    어제도 동서는 추석 당일에 오라하고..
    전 전날 미리 오라하셔서 또 욱~~ 하네요..
    동서 아이가 어려서 일도 안 시키는데.. 왜 미리 감싸시는지...
    정말 전 시짜 돌림 식구들 정말 싫어요...

  • 3. 행복바이러스가
    '10.9.9 10:00 AM (122.34.xxx.19)

    물씬 퐁퐁 솟아나서
    여기까지 풍겨옵니다. ㅎ
    저절로 맘이 따뜻해지는군요. ^^

  • 4. 지금
    '10.9.9 10:00 AM (122.35.xxx.55)

    82잠시 쉬고 어머니께 전화라도 한통화 드려야겠네요

  • 5. ...
    '10.9.9 10:09 AM (175.116.xxx.252)

    예쁜 며느리에 좋은 시어머님이시네요...
    부러운 관계 쭉 이어가셔서 주변에 행복바이러스를 전파시키세요 ^^~~

  • 6. 감동
    '10.9.9 10:17 AM (211.116.xxx.52)

    그 시어머니에 그 며느리시네요.
    서로가 애잔하게 생각하며 살자구요.
    작은 일들에 감사하며...

    아침부터 훈훈한 글에 감동받고 나갑니다.

  • 7. ㅎㅎ
    '10.9.9 10:47 AM (218.153.xxx.107)

    참 고운 심성의 며느리군요
    행복하세요~

  • 8. ^^
    '10.9.9 11:21 AM (119.64.xxx.197)

    저도 넘치는 울 시어머니 생각이 나네요.
    매번 생신때 외식하다 재작년 처음으로 미역국이랑 잡채 만들어서 갖다드리니
    "어휴, 이런 걸 네가 어찌 했느냐, 어려웠을텐데..." 하시며 기뻐하셨지요.
    저 12년차 주부입니다. ^^;

  • 9. 복받으세요~
    '10.9.9 11:24 AM (61.78.xxx.69)

    직장다니면서 저렇게 하기 참 힘들텐데~ 정말 착한 며느리세요.
    복 받으실거에요.
    저도 마음뿐 실천하기가 잘 안되던데, 심하게 반성하고 갑니다~
    쭈~ 욱 행복한 고부관계 되시길 ~~~

  • 10. 잘 하신걸요.
    '10.9.9 11:27 AM (122.40.xxx.30)

    저는 전업이면서도 저리 못해요.. 전주 에 식구들 모일때 가서는 시아버지 생신은 어머니께서 다 준비해 두셨고... 어머니 생신땐 외식했는데... 생일 당일엔 잊고 전화도 못드렸답니다..;
    어제 저녁 친정것까지 고추랑...참깨 사신다고 전화주셨네요...
    늘 감사드려요~~^^

  • 11.
    '10.9.9 11:39 AM (68.98.xxx.123)

    진정 아름답습니다.

  • 12. ㅎㅎㅎ
    '10.9.9 1:07 PM (211.172.xxx.253)

    허..정말 좋으신 분들이시네요...시어머님도 며느님도...
    서로 고마워할 줄 알고..매사에 감사해하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세요..........마음이 부자인분들~~~

  • 13. 저도요
    '10.9.9 1:39 PM (121.154.xxx.97)

    부족한거 너무 많지만 지금껏 돌봐주시고 챙겨주시고...
    님글 읽고 얼릉 전화 한통 드렸는데. 반가워 해주시고...
    저도 복많은 여자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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