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늦게 온데서 간단한 저녁을 차렸어요
딸아이 4시30에 간식을 거하게 먹었는데 또 배고프데서 좀 늦게 7시에 밥을 주었죠
바로 초밥..--;
김밥은 안좋아하고 초밥을 좋아하는 편이라 한달에 두세번 정도 싸줍니다
전 아이들 간식 먹을때 옆에서 늦은 점심을 그때 먹어버렸기에 저녁은 안먹기로 했는데,
어찌 싸다보니 양념한 밥이 조금 남아서
밑반찬이랑 초밥이랑 남은 밥을 차려서 들고갔지요
작은애는 일찍자고 오랫만에 큰아이랑 단둘이서 먹는데
큰아이가
엄마는 왜 맛있는 초밥을 안먹고 그냥 흰밥을 먹냐고 묻더군요
응..엄마,,초밥 안좋아해...
그랬더니,
잠시후에
아 엄마 나도 흰밥 먹고 싶은데 흰밥 한 숟갈하고 초밥 하나하고 바꿀까?
이러는겁니다
그래..흰밥 다먹으면 더 좋고..ㅎㅎ
딸아이 저에게 초밥을 하나 줍니다
엄마 맛있어?
심드렁하게 응...살찌겠다
그런데 문득 드는 생각,
엄마 초밥 먹으라고 너가 흰밥먹고 싶다고 한거냐고 물었더니
씩 웃으며
그렇다고 하네요
순간 맘이 쨘~한 것이...
사실 저 초밥 안좋아하고 그저 밥이 어중간해서 먹은거지
밥생각 없었는데 딸아이는 엄마가 먹고 싶은 초밥을 모두 자신에게 양보한다고 생각했나봅니다
이 아이가 어제 아빠랑 구구단 외우다가 아빠 화낸다고 동네 떠나라가 소리지르면서
울던 그 아이와 동일인물인지 ...가끔 준비물을 아침에 갑자기 챙긴다고 오분씩 늦는 그 아이 맞는건지..
고집도 쎄고 자기 주장도 강해서 사춘기를 슬그머니 걱정했는데
오늘 저녁 하는 걸 보니 전 미리 걱정 안하려고요
그냥 제 곁에 있을때 많이 안아주고 많이 사랑해주려고요
저처럼 부족하고 멍한 엄마도 좋다고 기대오는 딸아이는 어찌보면 선물이고 축복인지요(종교스러운표현이지만)
오늘 저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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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 하나
스토리?? 조회수 : 338
작성일 : 2010-09-08 20:59:57
IP : 58.227.xxx.7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아이에게
'10.9.8 10:09 PM (41.226.xxx.221)뭐랄까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깊이가 보입니다. 비록 준비물 아침에 챙겨도 후다닥 빨리는 하지요? 사실 그 것도 능력(?)이랍니다. 자랄 수록 자기 앞가림 잘하고 이담에 엄마께 받은 사랑 그 이상으로 위로가 되어 것 같습니다.
2. 어린 아이가
'10.9.8 10:30 PM (125.187.xxx.175)자기 좋아하는 음식 양보한다는 거 정말 어려운 건데 놀라워요.
3. 예
'10.9.8 10:56 PM (58.227.xxx.70)거울보고 로션바를때 십분넘게 걸립니다 그나마 아침에 준비물 생각났다며 찾아오는건 그나마 빠른거지요 ㅎㅎ 요즘 일부러 알림장을 제가 보지 않아요 스스로 해야하는데 제가 다 챙기다보면 아이는 어찌보면 잘할수있는 기회를 빼앗기는 것일지모르고 저는 잔소리만 더 늘어날뿐이고..그래서 준비물 안챙겨보고 스스로 느껴보기를 바랬네요. 잘될지..ㅎㅎ 두분 덕담 감사하구요
편안한 밤되세요^^---팔불츨 고슴도치 엄마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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