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부모님과 애착이 없는데, 아기와의 관계가 걱정입니다...

아기와나 조회수 : 1,037
작성일 : 2010-09-08 16:11:03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꼭 읽어주시고 지혜 나누어 주세요...


글이 길어질 것 같아요.  짧게 요약하면...

부모님과 애착이 거의 없습니다.  부모님 두 분 다 (특히 엄마) 자존감이 낮은 편이구요.

이제 돌 된 아기가 있는데 아기 낳고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이제야 제 문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 아기는 저와는 다르게 키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제가 뭔가 잘못할 까 겁이 납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마음가짐이나 주의해야 할 점 기타 다른 충고 무엇이든 한 말씀씩 부탁드립니다.

---------------------------------------------------

30대 중반입니다.  형제는 없고(무남독녀) 결혼해 갓 돌 된 아기가 하나 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10년을 외가에서 살았는데, 부모님이 같은 동네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지만 자주 보러 오지 않으셨어요.  

열살때 부모님이 절 데려가서 같이 살게 되었는데, 작은 셋방이었어요.  전까지 외가에서 비교적 넉넉하게 지냈는데 갑자기 환경이 많이 달라졌어요.  

자주 안보던 부모님과 갑자기 같이 살려니 어색하고 불편했습니다.  아빠는 주말도 없이 나갔고 엄마도 주말마다 어딘가 외출을 했는데 저는 혼자 집에 늘 남겨졌어요.

형제도 없었기 때문에, 작은 방에서 하루 종일 엄마가 놓고 간 컵라면이나 과자 같은걸 먹으며 티비를 보며 주말을 혼자 보냈어요.  

주중에는 하교후 외가에 가서 동네 학원 다니고 저녁에 집에 와서 잠자고 학교 가는 생활이었구요.

그렇게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교, 사춘기 오고 고등학교.. 이러면서 부모님과 거의 대화나 감정의 교류 없이 살았어요.

중, 고등학교 때는 정말 너무 답답해서 대학가서 집을 탈출할 생각만 했구요.  엇나가지도 못했어요, 간도 작아서.  그리고 공부하는게 유일하게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라 공부를 열심히 했었구요..

그래서 억지로 대학을 서울로 왔네요.  나름 명문대. ㅎ  형편이 별로 넉넉하지 않았지만 지원은 해 주셨구요.

엄마는 종종 딸 하나 있는게 너무 무뚝뚝하고 필요할 때만 (물질적인 것) 뭘 해달라고 한다며 가끔 나무라는 말 했고, 주위에서도 좀 사근사근 잘하라며 부모님이 너 힘들게 뒷바라지 하는데 뭐가 문제냐고 그런 말 많이 들었습니다.

아빠는 굉장히 무뚝뚝하고 보수적이고 꽉 막힌 스타일입니다.  바람을 피거나 큰 문제가 있는건 아니지만 별로 능력도 없고 주말에도 항상 나갔었고..

엄마는 위에서처럼 외출을 정말 자주 했어요, 어디를 갔는지는 모르겠어요.  친구를 만나거나 뭐 그랬던 것 같은데.. 엄마도 역시 바람이나 그런건 아니었지만, 자존감이 무척 낮고 아빠한테 그냥 맞추고 살았어요.

이런 말 좀 그렇지만 두 분다 그냥 열등감 있고 꽁한 스타일입니다...  


죄책감도 가끔 들었고 무기력감도 많이 느꼈구요..  그렇지만 요새 생각해보니 꼭 제잘못만은 아닌거 같아요...

위로받고 싶어요, 누군가에게..  처음부터 그렇지 않았거든요.  

제 변명을 하자면... 나름 똘똘하고 총기있고 밝은 아이였는데, 유아기때 부모님과 교류가 전혀 없었고,

또 어느날 갑자기 환경이 바뀌었고, 어색한 부모님과 또 감정 교류 없이 살았고,

형제도 없고, 아무에게도 감정을 얘기할 상대가 없었어요..

성격도 많이 변했고 그래서 저도 지금 자존감이 굉장히 낮네요..

사춘기 이후는 제가 못되서 그런거라지만.. 아기때라던가 초등학교때.. 이때는 부모님이 좀 더 신경을 써줄수 있지 않았을까요..  10살, 11살 짜리 꼬마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지 않나요..

그냥 혼자 놔둬도 얌전히 놀고 있고, 공부해서 성적 잘 받아오고, 사고 안치고.. 그래서 그냥 밥주고 학교 보내고 학원보내고.. 그게 다였거든요..  물론 그게 어디야라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정말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집에 한 명도 단 한 명도 없었다는건.. 좀.. 저라면 안그랬을거 같아요...


제 아기가 이제 돌이 되었습니다.  친정과는 뭐 똑같아요.  어디도 의지할 데가 없이 마음이 늘 외롭습니다.

아기는 저처럼 슬프거나 자존감 낮게 키우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직장을 다녀 밤에만 아기를 보는데, 제가 데리고 자고 모유수유도 하지만 같이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저와 부모님의 관계는 그냥 이렇게 데면데면..이 끝이겠죠..  그럼 전 아기에게는 어떻게 해 줘야 할까요..

작은 충고라도 좋으니 지혜를 나눠주세요..   감사합니다.
IP : 203.126.xxx.13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두요
    '10.9.8 4:15 PM (175.115.xxx.112)

    부모님과 관계가 좋지 않아 독신을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아이낳고 키우면서 달라졌습니다.. 저의 성격상 문제는 모두 애정결핍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치유되더라구요... 부모임이 저에게 해주시지 않아서 서운했던 것들을 그리고 제 스스로도 나이들어서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해 아이가 성장할때까지는 제것을 희생하고자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살아왔고 이제는 슬슬 아이가 자기 스스로를 찾아갈 나이가 되니까 저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고 둘다 편안하고 좋네요..가끔 친정엄마가 니애는 어쩜 그렇게 엄마를 위하냐...이런 이야기를 하실때 속으로 말합니다... 사랑과 정성으로 키우는데 안그럴 애가 있음 나와보라고...... 깊은 사랑으로 진실된 마음으로 키우시길 바랍니다...

  • 2. 시작이 반
    '10.9.8 4:20 PM (124.111.xxx.159)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딱 이럴때 적절한 말인듯 해요.
    내가 문제가 있는지조차도 모를 때 문제가 일어나는 거죠.
    이렇게 나에겐 이런 아픔이 있어서 이런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나는 이런 과거를 다시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는 욕망이 있으면
    거의 해결되었다고 봅니다.

    계속 꾸준히 좋은 육아책.부모교육책..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모든 것에 대한 관심을
    놓지 말고 꾸준히 지켜가세요.
    그러면 됩니다.

    아이와 좋은 관계가 계속될수록 내 아픔도 치유가 돼요.그래서 아이를 축복이라고 하나 봐요.

  • 3. 음...
    '10.9.8 4:22 PM (123.204.xxx.41)

    원글님은 이제 어른입니다.
    부모님의 영향에서 벗어나려고 마음 먹으면 벗어날 수 있는,
    자신의 인생을 온전히 책임지는 어른입니다.
    물론 어렸을때 부모님의 양육방법이 원글님께 상처가 되고,영향을 주었을겁니다.
    그러나 모든건 다 부모탓이야....할 수는 없습니다.
    살기위해서 부모에게 기댈 수 밖에 없는 어린이는 자신의 모든 행동을 부모탓으로 돌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 후의 행동은 자신의 의지에 달린겁니다.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고 부모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고 자식에게 대물림 하지 않고 내대에서 끊겠다.라고 각오하세요.
    나는 상처받고 컸지만,나의 부모를 반면교사 삼아 내아이에게는 그 상처를 물려주지 않겠다.생각하세요.그리고 그건 가능합니다.

    원글님의 상처를 치료하고 싶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셔도 되고,그게 찝찝하다면 상담사례들이 나온 책이나 심리학쪽 책들을 읽어보세요.
    양육방식은 주변에 보고 배울만한 애엄마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만약 있다면 그사람을 관찰해보시고요,아이에게 어떻게 대하는 지 보세요.
    드라마 좋아하신다면 막장 드라마들 내용이 아무리 흥미진진해도 끊으세요.
    극단적인 성격들만 나와서 그게 정상인듯 보이고...무의식중에 나도 그래도 되는 줄 알게됩니다.
    반대로 부모와 자식이 편안한 화목한관계를 그린 드라마가 있다면 보셔도 도움이 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관계는 일본드라마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더군요.

    내자식은 나처럼 정서적 상처를 받지 않도록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 부터 가지세요.
    할 수 있어요.

  • 4. ..
    '10.9.8 4:23 PM (114.203.xxx.5)

    책한권 추천해드려요,,
    아이를 잘 키운다는것-노경선 지음

  • 5. **
    '10.9.8 4:33 PM (165.132.xxx.53)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답글 답니다. 원글님 글 잘 써주셨어요.
    친엄마와 애착이 없는 그 서글픔..경험안해본 사람은 모르죠
    그러니 아이에게 좋은 애착을 형성해주고 싶으시죠?
    님이 아이와 애착을 형성하면서 친정엄마와 형성안된 그 불안정하고 헐렁한 애착이 치료받을 겁니다.

    베이비 마사지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 프로그램 보면서 아이 맛사지 자주 해주세요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는 것을 꽉 안아주는 허깅...종종 꽉 안아주세요
    그리고 눈 자주 마추며 아이와 자주 이이야 하세요 . 아마 베이비 토크라는 책이 있을거예요 .

    님이 친정엄마와 애착이 형성이 안되었지만 학교 과제를 그래도 해내었고 또 남편과 관계도 있어
    2세를 본 것을 보면 나아준 엄마와는 애착 형성이 안되었지만 외가에서 누군가가 꾸준히 돌봐주셨나봐요. 그분이 누군지 알아서 자주 만나세요. 그럼 몸에 밴 애착이 되살아나 안정감있는 자존감이 되살아날지 몰라요. 친정어머니께서도 어쩌면 어떻게 아이를 길러야 될지 모르고 부모가 가 케이스인지 모르죠. 자신이 기른 아이가 아니니 친정엄마도 님에게 애착형성이 안되어 대면대면한거구요.. 3살 까지는 될수 있는대로 아이를 밖으로 돌리지 마시고 살림을 좀 못챙기시더라도 자주자주 아이와 눈 마주치시고 대화 많이 나누시고 자주 몸 마사지 해주시고.. 행복한 시간을 많이 가시세요. 님의 심리도 많이 안정되어갈것입니다. 남편에게도 도움을 청하세요 . 지금 님이 아이와 함께 보내는 안정된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남편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살림 도움 요청을 하시구요.. 영 힘들면 청소같은것은 사람을 부르세요.

  • 6. **
    '10.9.8 4:37 PM (165.132.xxx.53)

    외국 어떤 눈문을 보면 친정엄마와 애착이 형성이 잘 안된 엄마가 자기 자녀와도 어떻게 애착을 형성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즉. 불안정하거나 분노 애착이 3대를 거쳐 내려갈 수도 있다는거지요. 그러니 노력하셔야해요. 하지만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안정감있는 마음으로 님의 사랑을 아이의 몸에 담아주세요 . 애착에 관한 책 , 베이비 토크. 3살까지는 엄마가 길러라..라는 책도 추천합니다. 애착이라는 단어로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보세요 . 몇가지가 올라올겁니다.

  • 7. 참고
    '10.9.8 4:55 PM (115.136.xxx.104)

    http://home.ebs.co.kr/bumo60/index.html 여기 8월 19일자 꺼 한 번 구매해서 보세요. 처음엔 평범한 젖떼기 문제인 줄 알았는데 친정엄마와 애착; 정도가 아니라 문제가 있던 엄마가 아이랑 문제가 있어서 젖을 못 떼는 거였어요.

  • 8. 9873
    '10.9.8 5:17 PM (116.37.xxx.217)

    님 마음속에서 사랑을 갈구하고 있는 아이(= 자신)를 보듬고 나면 훨씬 좋아질텐데요...
    윗분이 추천해주신 아이를 잘 키운다는것.. 정말 좋구요. 내 부모가 살아온 방식, 내부모가 가르친 방식대로가 아닌 내 아이를 키우고픈 방식으로 내가 살아야 하는데.. 그 고리를 끊는다는게 너무 힘든거랍니다. 하지만... 현실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희망적이에요. 힘내세요.

  • 9.
    '10.9.8 7:14 PM (59.29.xxx.218)

    제 친구도 님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가 두 명 있었어요
    한 명은 아직도 부모님에 대한 깊은 원망이 있어요 자존감도 낮구요
    다른 한 명은 막상 아이 낳고나더니 너무 사랑을 듬뿍 주며 애착을 잘 형성해서 저도 배우는게 많아요 ebs10시에 하는 생방송부모도 꼭 보고 육아서적도 많이 읽고 교회에서 하는 애착학교도
    다니더라구요 자존감이 3대에 의해 형성된다고 하잖아요
    그 고리를 끊을수 있는건 바로 님 자신이에요
    그런 고민을 하는 어마를 뒀다는거 자체가 님의 아이는 사랑 받고 행복한 아이라는 증거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07583 인삼을 어디서 사야 할까요? 1 .. 2009/12/07 280
507582 프리랜서는 지역의료보험 가입해야 하나요? 3 프리반프리 2009/12/07 2,077
507581 주말이나 공휴일에 육아도우미 쓸 수 있나요? 3 육아 2009/12/07 450
507580 패밀리가 떴다 이경실 나온거... 29 이경실 2009/12/07 8,138
507579 현금이 일억정도 있는데 일년동안 쓰지 않을거라면 어디에 넣는게 9 ... 2009/12/07 1,515
507578 통계에서의 정확한 번역 좀 부탁드립니다.. 2 통계는 어려.. 2009/12/07 326
507577 [MB 탕탕탕 발언] 조중동, MB는 '거짓말'해도 괜찮나??? 2 탕탕탕 2009/12/07 389
507576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9 드라마 2009/12/07 1,084
507575 옆사무실에 개를 키우나봐요 3 옆사무실 2009/12/07 399
507574 82사이트에 사진이 어떤건 보이고 또 어떤건 안보이는가봐요. 3 왜?? 2009/12/07 307
507573 어제 서프라이즈란 프로그램에서 태평양과 대서양 등등 4 암담한미래 2009/12/07 612
507572 미친 쥐사탄 악마 새끼가 국민을 잡아 먹네요. 8 암담한미래 2009/12/07 1,027
507571 연말 호텔패키지 어디가 좋은가요? 6 연말 호텔 2009/12/07 2,133
507570 집전화 1 해지 2009/12/07 369
507569 앞부분 잠시만 알려주세요..ㅠ 2 천사의 유혹.. 2009/12/07 356
507568 나만의 각질관리 비법입니다. 15 피부미인 2009/12/07 6,309
507567 만원 미만의 선물...추천 해주세요. 11 선물.. 2009/12/07 1,108
507566 11월말에 담은 김장김치...통 바꾸면 안되나요? 4 김장김치.... 2009/12/07 635
507565 진행상황]노대통령추모음반에 쓰일 사진협조부탁드립니다... 3 퍼왔어요 2009/12/07 257
507564 아 ~ 재봉틀 사고 싶어요 ㅠ_ㅠ 5 ... 2009/12/07 885
507563 아름다운 부인 두고 바람 피우는 남자들의 심리 7 남자란동물 2009/12/07 2,710
507562 봉하생가에 가서 노대통령님 달력 샀어요 4 달력샀어요 2009/12/07 619
507561 적립식 펀드는 보통 어느정도 수익이 나면 괜찮다~ 싶은가요?? 3 ... 2009/12/07 756
507560 망년회갈때 같이 가자고 하는 남자...관심있어 그러는건가요? 4 괜히설렘 2009/12/07 865
507559 주문 않고 그냥 있겠다는 손님을 카페서 ... 20 속 보이는 2009/12/07 3,971
507558 고3아들 입냄새 치과말고 어디에 가야할까요?? 6 입냄새 2009/12/07 1,232
507557 대전 중고가구 중고가전 팔 곳 9 이사 2009/12/07 2,379
507556 연말정산하면서 장애인공제하면 남편한테 아무 영향 없겠죠? 4 장애인공제 2009/12/07 544
507555 세입자가 월세를 안내고 잠수탔어요ㅠ.ㅠ 8 답답 2009/12/07 2,503
507554 베이킹책세개중 하나만 골라주세요 12 베이킹책 2009/12/07 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