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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보다 무서운 중2 아들
웬일로 7시 39분에 학굘 갔어요.
나가자마자 딩동댕~ 10시에 등교하라는 문자.
저, 빛의 속도로 달려 나갔어요.
이미 떠나버린 엘레베이트를 포기하고
계단을 뛰어내려
아들 이름을 꺼이꺼이 부르며
거리에 나섰는데
두 정거장이나 되는 버스 정류장까지 달렸건만(뭔가에 홀려....)
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더군요.
거리는,
가로수 뽑히고, 신호등도 쓰러지고
아파트의 도로쪽 키큰 소나무 서너 그루가 한꺼번에
울타리와 함께 뽑혀
차로에 덩그러니 누워있고....
잠시 망연했는데
아~제 손에 휴대폰이 꼭 쥐어져 있더군요.
부리나케 학교로 전화했더니
당직쌤이 받으셔서
애들 걱정되어 일찍 와 있다면서
부지런한 애들 벌써 와서 놀고 있다고
너무 걱정 말라네요.
사실은 아들의 안위보다
울 아들이 무서워 전화한 건데....
이런저런 이유로
어제밤 전쟁을 치르고 휴대폰을 압수했는데
하필이면 오늘 이런 일이...
아들이 하교해서 건수 잡았다며
절 얼마나 잡을지 생각하니 아득하여
전화 받으신 쌤께
자초지종 설명하고 혹시 담임쌤 보면
00이 엄마한테 전화왔다고 꼭 전해달랬어요.
연락을 위해 얼마나 사력을 다했나...가
아들에게 전해지면 제가 좀 말발이 서지 않을까 싶어서;;
전화를 하고 터덜터덜 걸어오고 있는데
마주 오는 사람들이 절 힐끔힐끔...
화들짝 정신차려 제 꼴을 보니
바람 불고 비 내리는 거리에 우산도 없이
집에서 입는 할머니표 인조견 나시 꽃분홍 원피스에,
쪼리... 노 브라자.... 비에 젖어 딱 붙은 숱없는 머리꼴에....
안경조차 없는 히뿌연 마이너스 시력의 눈으로 거리를 헤매고 있더군요.
그러나 손에는
꼭 쥔 휴대폰....
태풍을 맞은 태풍보다 중2 아들이 더 무서운
연약한 엄마의 아침이었습니다.
1. 새단추
'10.9.2 9:32 AM (175.117.xxx.225)이런걸...그녀석들이 알아주냐고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2. 딸기엄마
'10.9.2 9:33 AM (124.80.xxx.130)그 맘 십분 이해합니다. ㅠㅠ
중3, 중1 엄마...3. ㅎㅎㅎ
'10.9.2 9:35 AM (112.164.xxx.56)웃으면 안되는데
웃으면 안되는데...
속으로 이 엄마는 그래도 아침에 바로 뛰어나갈 차림을 하고 사나 했어요
역시나.
우리들 옷차림은 다 비슷해요 그쵸
아들은 걱정하지 마세요
신나서 놀겁니다.
아침에 초등 정상등교 보냈어요, 우리는 태풍이 끝나서4. ..
'10.9.2 9:35 AM (114.207.xxx.234)이런걸...그 녀석들이 알아주냐고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22222222
5. df
'10.9.2 9:36 AM (220.79.xxx.61)ㅎㅎㅎㅎ 넘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 에고
'10.9.2 9:37 AM (125.180.xxx.29)알아주면 철든거지요
오죽하면 휴대폰을 압수했겠어요?7. ..
'10.9.2 9:38 AM (61.79.xxx.38)저도 요즘..이 무서운 중3아들 녀석 때문에..속 제대로 터집니다.
무슨 말만 하면..전엔 젤로 엄말 잘 이해하던 녀석이..아빠도 안 하는 소리를 냅다 지르고..
뭘 물어볼라치면..그렇게 정신이 없냐며 면박을 주고..항상 큰 소리로..
기가 찹니다! 장남 장남 하며 키웠던 녀석이 ..잘 못 키웠나 싶고 ..
옛날 내가 엄마에게 어떻게 했더라 기억도 더듬게 되고..아들 녀석 정말 콱! 밉상이네요..8. 폭소....
'10.9.2 9:44 AM (122.36.xxx.15)아!!!! 넘 웃기네요. 푸하하하하하하
9. ㅎㅎ
'10.9.2 9:47 AM (175.200.xxx.188)정말 아들이 젤로 무서워요...
하필 태풍탬에...
공감하면서도 한참 ㅎㅎㅎ10. ㅍㅎㅎ
'10.9.2 9:56 AM (211.57.xxx.90)어떡해.....ㅎㅎㅎㅎㅎㅎ
너무 가슴 절절 와닿네요....
철들면 이런 엄마 맘 알아줄까요???
기대를 말아야지, 암만1!
이상, 아들만 둘 키우고 있는 아들맘...ㅠㅠㅠㅠ11. ..
'10.9.2 9:58 AM (219.255.xxx.50)슬퍼요 ㅠ.ㅠ
12. 정말이런건가요
'10.9.2 9:59 AM (121.137.xxx.26)정말 애가 크면 이런건가요??
전 친구같은 엄마, 그러면서도 권위를 갖고 있는 나름 품위있는 제 모습을 상상했는데
정말 82에 올라온 글 보면 간담이 서늘할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제가 지금 너무 사랑스러워하는 이 4살 딸이 나중에 절 속썩일까 싶기도 하고..
남자아이들이라 그런거라고 거짓말이라도 누가 해주세요.13. 노브라에 핸폰..
'10.9.2 10:13 AM (180.65.xxx.110)남들이 쳐다볼만 했네요 ㅋㅋ
전 글쎄 고3아이에게 오늘 등교시간 2시간 늦춰졌다고 잘못된 정보를 알려줬네요.
뉴스자막으로 계속 서울 경기지역 초중교 2시간 등교늦춰..이렇게 뜨니 노안인 탓에 초중고로 읽은거죠뭐^^14. 에효
'10.9.2 10:42 AM (222.107.xxx.148)얼른 앞치마를 두르고 나가셨어야했는데...
15. ㅎㅎㅎ
'10.9.2 10:46 AM (121.166.xxx.162)그래도 그 학교 선생님 참 좋으시네요..
저희 애 학교는 아침부터 지금까지 전화가 불통인데다(7시반부터, 10시 넘어까지 간간히 전화했는데,,,전화를 안받네요),,,
연락도 없이(문자도 없이)...
학교가 휴교했답니다.
방송보고, 2시간 늦게 학교에 보냈는데,
어째 애들이 안보여 아는 엄마에게 전화했더니,,,,휴교라고 합디다.
어떻게 알았냐고 했더니,,,그 엄마도 아는 엄마랑 통화하면서 알았다고....
학교에선 전화도 안받고,
문자로 휴교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지도 않고...
웃기는 학교도 있는데...
그 학교 선생님은 바쁜 중에도 학부모 얘기 다 들어주셨다니, 참 좋으시네요..부럽습니다.16. 압수요>??
'10.9.2 11:03 AM (110.9.xxx.133)핸펀을 압수했다고라고라요???
헉!!! 그런 일을 감행하실 정도면...님은 저보다 10000배 나으십니다.
전 암것도 못해요..ㅠㅠ17. ..
'10.9.2 11:07 AM (112.153.xxx.93)저는 핸폰 압수할라했다가는 핸폰으로 맞았을겁니다..
18. 핸드폰
'10.9.2 12:52 PM (115.137.xxx.196)압수한다고 빼앗겨 주는 아드님 그나마 양반...
울아들은 학교 안가고 밥안먹는다고 침대에 누워 시위했을듯...
원글님 넘 눈물겨워요...ㅠㅠ 연락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장렬히...19. 푸른하늘
'10.9.2 1:01 PM (122.35.xxx.165)아...웃으면 안되는데요...저도 중1아들이 있어서....웃으면서..눈물지으면서....공감하며 읽었습니다.,......
20. 헉 ㅎㅎㅎ
'10.9.2 6:00 PM (125.186.xxx.170)우리집도 그런 아들 있습니다
21. ㅠ
'10.9.2 7:20 PM (211.54.xxx.179)아아,,,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