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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부모님이 공부 안시킨 게 후회되시는 분 계신가요?

통통곰 조회수 : 1,826
작성일 : 2010-08-30 17:53:48


제 부모님은 자식들 공부에 관심이 없으신 건 아니었는데 (잘했으면 하셨죠, 당연히)
공부하라는 걸 강요하신 적은 없어요.
숙제 다 했니? 그럼 자라. 그 이상은 뭐라 하신 기억이 없고
성적이 안나오면 내심 실망하셨구나.. 느껴지긴 하는데 말로 뭐라 하신 적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그런 환경에서 자란 걸 나름 만족합니다.

그래서, 제가 아이들을 낳아도 공부를 뭘 시켜야지, 이맘 때는 뭘 하게 해야지..
그런 생각을 안할 거라 생각했어요.

이제 아이들은 겨우 4살 2살이예요.
제가 직장 다녀서 뭐 따로 시키지 못하기도 하지만, 뭘 시켜야겠다.. 그런 마음 없어요.
82에도 종종 올라오잖아요. 한글 어떻게 할까요, 영어 어떻게 할까요.
제 마음은 그래요. 7살까지는 우선 놀고 보자.. 어차피 어린이집에서 이것저것 하던데 뭘...
먹이고 놀아주는 것도 바쁜데.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혹시 나중에 '엄마가 너무 아무 것도 시키지 않은 게 불만이다'
이런 말을 듣는 건 아닌가.

이게 꼭 근거없는 건 아닌 게, 똑같은 부모 밑에서 자랐는데 저는 만족하는 반면
제 언니는 집에서 좀 더 관리해줬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하거든요.
부모님이 하겠다 하는 걸 말리시진 않아서, 언니는 이것저것 많이 한 편인데도 그래요.
그래서 조카를 보면 답답해 하더군요. 왜 애가 욕심이 없는지 모르겠다며..
(조카가 공부 잘 해요. 그런데 언니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해보겠다 욕심내고 달려들지 않는 게 이해가 안가나봐요)

회사 신입사원 중 한 명이 그러더군요.
엄마가 전업주부라 직업 세계를 잘 몰라서 카운셀링을 못해주는 게 자기는 아쉬웠다고요.
저는 그 말 듣고 좀 황당했거든요.
부모는 대체 어디까지 아이들을 돌봐줘야 하는 걸까요.

그래서 여쭤보는데요.
혹시, 어릴 적 부모님이 이런 지원을 안해주셔서 서운했다.. 그런 것 있으신가요?
저는 아이가 원하는 걸 막을 생각은 없습니다만 (어떤 걸 하고 싶다 하면 그런 건 지원해주고 싶어요)
제가 먼저 이걸 공부해라 저걸 공부해라.. 그런 게 필요한 건지 모르겠어요.

육아가 참 어렵습니다...
IP : 112.223.xxx.51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8.30 5:59 PM (221.148.xxx.73)

    세상에 육아만큼 어려운 게 있을까 싶어요.
    저는 지원과 더불어 강요를 풍부-_-하게 받은 편이라 그런 건 없지만
    진짜 필요한 건 엄마의 '관심'인 거 같아요.
    그니까, 원글님 같인 편안한 스타일의 아이라면 엄마가 푸쉬하는 게 그다지 좋지 않을 수 있는데
    부모가 아이를 관찰해보았을 때, 아이 성격 자체가 욕심이 있고 부모가 밀어주면 점점 더 지가 욕심내서 하는 애라면
    (원글님 언니같은 스타일)
    공부 하라고 해줘야 하지요. 한부모 아래에서 태어난 아이라도 다 다르니까요.

    그래서 무엇보다도 내 아이를 아는 게 선행되어야 하겠지요. 아이가 둘이라면 조금 지켜보세요.
    부모가 푸쉬하면 하는 애가 있고 버거워하는 애가 있고 그렇더라구요.

  • 2. 저랑
    '10.8.30 6:01 PM (183.102.xxx.195)

    남편이랑 완전 반대되는 상황에서 자랐는데요.

    저는 부모님, 특히 엄마가 과잉보호? 비슷하게 하면서 키웠고 교육도 너무
    무시무시하게 시키셨어요.
    저는 00학번이고 지방에서 태어났습니다만, 저 중 1때부터 학원갔다 집에 오면 저녁 10시
    였어요. 어린 여중생 수업을 저녁 10시까지 시키고...혼자 집까지 걸어왔어요.
    도보로 20분 거리였구요. 한번 남자아이들이 찝쩍거리고 해서 험한 일도 당할뻔 했어요.
    그때 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그런데도 우리 엄마 별 신경 안 쓰시더라구요.
    그냥 교육열만 있으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무조건 공부만 시키면된다. 고
    생각하셨는듯 싶어요. 아이의 정서나 그런건 신경 안 쓰고 학교 보내고 학원 보내고
    독서실 보내고 뺑뺑이만 돌리면 공부는 된다. 고 생각하셨는듯..
    솔직히 제가 성격이 많이 여리고 순종적인 아이라서 다행이었지, 반대 경우였다면
    아마 중학교때 가출을 하거나 비행청소년이 됐을듯 싶어요.

    반대로 남편은...부모님이 남편 교육이 너무 무심하셨어요.
    위로 누나가 둘이었는데 큰누나에게 모든걸 올인한 경우였어요.
    우리 남편은 그 흔한 전집도, 장난감도, 학원도 아무것도 없었데요.
    그래서 우리 딸에게 책이나 장난감 이런거 막 해줄려고 하는거 보면 가끔 안스러울때도 있어요.
    본인 유년 시절의 허기를 아이를 통해 대리만족 하려는듯.....

    지금도 남편은 아이를 너무 다잡아서 공부 시키는건 반대에요.
    저도 그렇구요. 둘 다 이유는 다르지만 지나친 공부는 아이에게 나쁘다. 하는걸
    느낀거죠. 저희는 여러모로 좀 여유로운 편이에요.

    하지만 남편은 지금도 부모님 원망을 많이 합니다.

  • 3. ㅁㅁ
    '10.8.30 6:02 PM (58.120.xxx.139)

    저는 고등학교 때 학원 안다니고 과외도 거의 안했어요. (고2 여름방학 때 수학 과외를 한 번 한 적이 있습니다)
    학교에 적응을 잘 못해서 그냥 저냥 혼자 독학하다시피해서 인서울 건동홍 라인 갔는데요.
    엄마한테 과외시켜달라 학원보내달라 얘기도 잘 안했고, 그런 거 안해도 공부를 못하진 않으니까- 좀 무사안일이었다고나 할까요?

    요새는 고등학교 때 엄마가 좋은 과외선생님도 붙여주고 했으면 좀 더 좋은 학교에 가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은 들어요.(전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가 전혀 안되었거든요) 엄마도 저한테 아이들을 다 키워보니까 돈으로 아이를 싸바르면서(?) 키우면 대개는 잘되더라~ 나도 너한테 좀 더 해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시기도 하고요.

    케바케이긴 하겠지만 제 경우는 그랬어요~

  • 4. 제가
    '10.8.30 6:17 PM (122.100.xxx.20)

    원망하는 사람중에 하나예요.
    뭔가 빡세게 시켰으면 지금보다 낫지 않을까..하는.
    학원 하나를 안보냈셨으니.학원같은거 모른다고 해야겠죠.
    전 많이 원망했어요.제가 적극적이지 못하니 길도 모르고 형제자매 아무도 제시해주는 사람 없고.
    그냥저냥 지방의 대학 나왔어요.
    그런데 제가 받은게 없어서인지 제 아이한테도 빡세게 시키지를 못하겠네요.
    이렇게 열심히 하면 된다 보다 그냥 이럭저럭 살아도 되는데 하는 약간 무사안일(?)한 마음?
    부모가 어느정도는 제시가 필요하다고 봐요.저는.

  • 5. 저요
    '10.8.30 6:20 PM (211.54.xxx.179)

    심지어 부모님이 교육현장에 계신 분이었는데도,,,
    제가 아이 키우다보니 정말 부모님이 이해가 안되요,,,
    전 안 그럴려고 정말 노력해요,,

  • 6. 통통곰
    '10.8.30 6:21 PM (112.223.xxx.51)

    부모 자식간에도 궁합이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얼마 전 언니가 제게, 왜 OO(조카)는 욕심이 없는지 모르겠다며 뭐라 하는데 전 웃었어요.
    제가 입시준비할 때 언니가 똑같은 말을 제게 했던 기억이 떠올라서요.
    언니에게 그 말을 하니, 그런가? 하긴 하던데...

  • 7. ..
    '10.8.30 6:44 PM (110.14.xxx.110)

    울 엄마 후회해요
    저 그럭저럭 잘 하긴 했는데 머리도 좋은데 너무 신경안써서 그거 밖에 못갔다고요
    공부도 누가 조금 이끌어 주면 훨 낫거든요 혼자 맨땅에 해딩하려니...
    과외나 학원 좀 다녔음 훨씬 좋았겠지요

  • 8. 블루마운틴
    '10.8.30 6:55 PM (175.112.xxx.80)

    딱한가지 후회되는거 책읽기 에요 읽어주거나 같이 책읽거나...다른건 후회없네요

  • 9. 다라이
    '10.8.30 7:11 PM (125.142.xxx.55)

    전 그반대.. 공부하라 소리 안해서 너무 좋았어요.
    전 고등학교,동생은 중학교 들어서 공부시키는거 포기하셨는데;; 그뒤로 더 잘풀렸어요.

  • 10. 엥..
    '10.8.30 7:44 PM (118.33.xxx.146)

    저는.. 엄마가 늘 공부해라고만 했지, 숙제 한번 안봐주셨다는 게 불만.. (초등생 때..)
    저희땐 과외도 금지여서 뭐 할 수 있는 게 없었긴 했어요. 그리고 보습학원 비스무리한 건 있었는데(단체 과외), 거기 다니던 애들이 (집에서 혼자 하는)나보다 더 성적이 안좋아서 굳이 가야겠다는 맘은 없었고...

    제가 원했던 건 피아노 교습이었는데 그건 받게 해주셨고.. (그건 지금도 감사..)

    또 책을 좋아해서 집에 책은 많았어요. 어린이 명작동화 50권짜리부터 시작해서... 지금 생각해도 초등생 때 (당시는 국민학교였지만) 제가 읽을 책이 집에 500권은 족히 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가까운 곳에 구립도서관이 있어서 늘 거기서 책 읽고 오고... 그렇게 책을 계속 사주셨던 게 지금 생각해보면 참 감사해요. 엄마는 직접 숙제를 봐준 적인 없지만 어릴 때 그렇게 책 읽었던 게 중고등학교 들어가서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역사나 국어, 사회 같은 건 따로 공부 안해도 됐거든요..고3 수능 때에도.. 영어하고 이과 필수(지구과학)만 바짝 했었더랬어요. (그래서 고2때 반 15등이었는데 고3 때는 전교(문과) 400명 중 7등 내외였다는..)

  • 11. 저요
    '10.8.30 7:59 PM (119.149.xxx.33)

    부모님 제 성적에 전혀 상관 안 하셨어요. 본인들보다 훨씬 잘 하니까 터치할 이유 없다고.
    고3때 대학 원서 쓸 때 엄마가 학교 오시지도 않았어요. 헐~아마 전교에서 엄마 안 온 앤 저뿐이었을걸요. 내 딸 공부 잘하는데 갈 이유가 없다고...(전적으로 엄마 본인만의 생각)
    나중에 커서 생각해봤는데 그때 좀더 엄마가 닦달이나 공부하란 소릴 더 했다면 좀 더 나은 대학을 가지 않았을까 하네요.
    그래서 저, 우리 애들한텐 공부 욕심 좀 키워보려고 학구열 센 곳으로 이사왔습니다.

  • 12. 저요
    '10.8.30 8:02 PM (118.216.xxx.43)

    그 흔한 피아노 학원도 안 보내시고, 책은 전집만 많이 사주시고 읽어주신 기억이 없네요.

    좀 더 공부 할 수 있게 압박(?)해 주셨더라면 지금쯤 전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 것 같아요. ㅠㅠ

  • 13. ㅠ.ㅠ
    '10.8.30 9:29 PM (118.217.xxx.28)

    저희 엄마 공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으시고 그런거 있어야 하는 줄도 모르시고
    제가 알아서 정석도 사고 맨투맨도 사달라하고 그랬지요
    해법수학도 사달라 했더니 쓸데 없는 짓한다고 혼났지요
    어이가 없었어요
    설대 수석들은 교과서만 가지고 공부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계셨지요
    잔꾀부리려고 책사달라 한다고....책으로 도대체 어떤 잔꾀를 부릴수 있을까요??
    초등학교때 방학때 다음 학기 문제지 다 풀어놨다고 지워 쓰라 하셨죠
    지금도 공부 할 놈은 열명이 단칸방에 살아도 설대 잘만 간다 하세요
    저 진짜 공부 잘 했었어요....고등학교때 사춘기 오기 전까지요
    ㅜ.ㅜ
    부모님이 조금만 깨어 있으셨더라면 지금과 엄청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 14. 음..
    '10.8.30 10:00 PM (180.66.xxx.21)

    성적이 별로 안좋으면 형광등 전기값 본전도 못찾았다는 농담을 자주 하셨던 분도 계십니다.

    참고서는 사달라고했으면 사줬는데...왜 안사달라고 했는지....
    서점이 멀었나??ㅋ

  • 15. 저두요..
    '10.8.30 11:14 PM (221.157.xxx.24)

    지금 생각해봐도 제가 머리가 좀 괜찮았던거 같아요..
    근데 엄마..물론 애들 넷에..홀시어머니..속썩이던 남편..일찍 죽고 과부되어서..
    신경 못쓰신거 이해해요..
    초딩때는 공부 거의 안하다가..중학교 가서 머리가 있어서 그런가..시험기간에 혼자 계획표짜서 공부하면 성적 좋았죠..괜찮은 성적으로 고등학교 갔었는데..가서는 쫌 농땡이 쳐서 성적 중간정도.
    그래도 고3때 1달 수학 바짝 풀었더니..모의고사 성적은 또 확 올라서 잘 나왔지요..
    그런데도 어릴때부터 앉아서 하던 습관이 없었던지라..지구력 떨어지고..지금 생각해보면 철도 없었나 봅니다..
    그래서 딸래미는 끼고 시키고 있죠..
    친정엄마는 애한테 자꾸 공부공부 그러지 마라..하시긴 하지만..
    너무 풀어둬선 안 될거 같아서요..
    그래도 어릴때부터 혼자 하는 습관이 들어서 그런가..지금도 자립심은 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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