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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36/ 박사과정/초딩형제 엄마.

사서고생 조회수 : 1,840
작성일 : 2010-08-30 04:43:04
이제 학위 논문만 쓰면 됩니다.
근데 그 학위 논문을 쓸 엄두가 안나네요.

내가 뭐하러 이고생하나 싶기도 하고.
아이들 건사도 잘 못하는 것 같고.
내조? 뭐 이런거랑 담싼지 오래고.
그러면서도 맨날맨날 시간에 쫓겨 바쁘다 못해 폭파직전이네요.


누가 주는 스트레스도 아닌데
왜 사서고생을 할까 싶기도 하고...


지금 새벽 4시 30분인데요...
오늘도 날밤을 샜습니다.

계속 공부했냐고요?
마감인 논문 이 있어서 마무리해야하는데 주말내내 밥하고 식구들 뒷치닥거리...
(그것도 잘한것도 절대 아닌데..시간만 정말 잘가는)...
그래서 밤 10시부터 시작해서 이제야 대충 마무리했습니다.


작업하면서 졸린눈을 비벼가며 계속해서 드는 생각....
'내가 왜 이러고 사냐? 그냥 여유있게 살아도 되는데....'

내일 개학인 우리 첫째왈 " 엄마 내일 또 다크서클 생기겠다"...그러면서 잠자리에 들더라고요...
제가 할일이 많으니 빨리 알아서 하고 자라고 했더니만 느물느물 이제는 제 다크서클 걱정을 하네요.

다크서클은 물론 피곤해서 여드름도 새벽에만 3개 올라오네요.
얼굴은 기름기 좔좔...


저 지금 포기하고 싶은데... 무슨 조언좀 해주세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심정이네요...
  
IP : 119.67.xxx.16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런
    '10.8.30 4:47 AM (211.236.xxx.254)

    힘내세요...
    마흔넘으면 정말 더힘들어서 하고싶은데 못해요.(이게 위로냐?)
    전 정말 밤새는거하난 완전 자신있었는데 (마감때문에)지금은 무서워요.
    포기하시기엔 멀리 오셨으니 좀만 더 힘내세요.
    지금 포기하시면 아마도 오래오래 후회하실거예요.

  • 2. 끝내셔아죠..
    '10.8.30 8:56 AM (61.97.xxx.100)

    저도 아이낳고 38살에 박사논문끝냈어요. 논문쓰기가 젤 힘들어요. 박사종합시험 두번보라고 하면 선택할 수 있을 만큼 논문쓰기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개운하고..쓸데없는 박사이긴해도 맘 한구석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요. 한번 박사는 평생 박사잖아요..ㅋㅋ
    저도 힘들 때.. 어느날 누워서..내가 나중에 늙어 이렇게 누워..그떄 논문을 썼어야했는데 하며 후회하겠구나하고 생각하니 너무 끔찍했어요..그래서 기운내서 쓰고 또 쓰고 고치고 또 고치고..
    어느날 논문 통과하고..꼭 논문끝내세요.. 나중에 후회할 때 논문 못끝내면.. 남편 원망하고, 아이들원망하고..미안해 하는 게 훨씬 나아요..

  • 3. 끝내세요
    '10.8.30 9:06 AM (143.248.xxx.176)

    주말에 집에 계시지 마세요.
    학교로 가시든가 도서관을 가시든가 하세요.
    얼른 끝내야 님한테도 가정에도 평화가 와요.
    저 논문쓰거나 일있으면 주말에 나와요. 남편도 도와줘요. 매일도 아니잖아요.
    도우미쓰세요. 주변에 받을 수 있는 도움 다 받고 하세요.

  • 4. ^^
    '10.8.30 9:08 AM (180.67.xxx.22)

    힘내세요...조금만 더 가면 정상이예요!
    엄마가 열심히 하는 거 보면 애들이 보고 배우잖아요..
    기운내세요!

  • 5. ..
    '10.8.30 9:13 AM (116.123.xxx.125)

    그래두요..공부할때가 편한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뭐하나 하면서도 몰입하고 집중할곳이 있어서 좋잖아요~!
    화이팅!!!!

  • 6. 부럽네요!
    '10.8.30 9:21 AM (180.65.xxx.34)

    힘드시죠?
    그래도 조금만 기운내서 해내세요!

    지금은 아이들 생각에 또 살림하랴 공부하랴 여러가지로 고생되겠지만..고생끝에 낙이 올겁니다.
    고지가 바로 코앞인데..여기서 무너지시면 안되죠^^

    마인드 컨트롤 하면서..스스로에게 꿈과 희망을 북돋워주셔요.
    아이들이 조금만 더커도 공부하는 엄마 박사엄마..자랑스럽게 생각할겁니다!

    우리 아이들은 중고생때부터 친구엄마 직업얘길 시작하더군요.
    누군 교수다 누구네는 S대 출신이다..등등~^^

    가끔은 릴렉~스도 하시고,,살짝 우울할땐 향좋은 커피한잔 타놓고 기분좋아질만한 음악도 들어가며 지내시구요. 논문 끝나면 푹쉬세요. 논문 통과하면 반드시 여기에도 올려주세요. 축하해 드릴께요^^ (고생한 자신에게 선물하는것도 잊지 마시구요^^)

  • 7. 저도
    '10.8.30 10:10 AM (125.177.xxx.179)

    님이랑 속풀이 대화 나누고 싶네요..T.T

    저도 36살, 수료했고 논문만 남았어요. 근데..저는 아이가 셋이나 되어요...
    수료후 셋째가 뜻하지 않게 제게 왔는데..정말 당황스럽더라구요.
    위에 두 아이들 잘 챙겨주지도 못하고 절절매며 살며 이제야 수료해서 아이들 좀 챙겨주나
    싶었는데 셋째 생겨서 논문도 미뤄지고 위에 아이들한테도 미안하고..
    정말 매일매일이 정신적으로 괴로와요.

    정신없이 코스웍 마치고 났더니 아이들 정서는 피폐하고 집안은 엉망에
    부부사이도 바닥을 치더라구요. 그래서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수료 후 논문 잠시 접고
    아이과 가정도 중요하다 싶어서 아이들 지극정성으로 돌보았더니 정서적으로 정말
    많이 안정되었고, 집안 반짝 윤이 나고...남편도 회사일에 몰두할 수 있게 되고..행복하더라구요.

    하지만 한편으로 역시 논문에 대한 중압감에 마음이 무거워요. 종종 악몽도 꾸고요..
    늘 불안하고...
    대체 어떻게 하는게 잘 사는 건지..행복한건지...
    나의 자아 실현도 중요하지만 아이들도 너무 중요하고..
    사실 논문 쓰고 학위 얻는다고 뭐 달라지는게 있나 싶고..
    매일매일 갈등과 고민의 연속이예요. 흑흑...

  • 8. 화이팅
    '10.8.30 10:37 AM (183.98.xxx.192)

    전 36에 박사 됐어요. 애들 둘 키우면서 하느라 좀 늦어졌어요. 코스웍, 논문 쓸때 하도 힘들어 혼자 울며 불며 했어요. 남편은 워낙 무심하고 자기가 더 바빴고, 부모님도 니 일은 니가..ㅠㅠ제가 혼자 애 보며 하려니...
    학위 있다고 달라지는 것 없다고요? 달라집니다... 나와의 갈등으로부터 좀 놓여져요. 또, 이것도 내 힘으로 했는데 뭔들... 이런 용감함(?)도 생기고요. 일단 시작한 것이니 끝맺음을 잘 하셔요. 조금만 견디면 됩니다. 그 후의 일-전업이냐 학자의 길이냐-은 그때가서 다시 심사숙고 하여 선택하셔요.

  • 9. 대단하세여
    '10.8.30 5:24 PM (218.209.xxx.49)

    ..아이들 키우면서 공부....전 혼자인데도, 40넘어 끝냈어요. 논문 쓰는 것 엄청 스트레스지만, 엄마, 아내 역할 이제까지 다 하시면서 논문만 남으셨다면 분명 잘 쓰고 학위 받으실거예요. 응원합니다.

  • 10. 동병상련
    '10.8.30 7:54 PM (125.141.xxx.232)

    원글님~ 진짜 이런 글 고마와요.
    저두 36 동갑인데, 아직 애들이 4살/2살이에요 ㅠ.ㅠ
    수료한지 5년 됐는데, 그동안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다보니 논문은 저기 먼 곳에...ㅠ.ㅠ
    이번 학기에 꼭꼭 끝내야지 다짐하고 여름부터 맘잡고 하는데, 정말 정신력, 집중력 제로에요 ㅠ.ㅠ
    그래도 동지들 많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습니다.
    원글님, 이 글 지우지 말아주세요. 종종 힘들 때 찾아서 읽고싶어요.
    힘들지만 서로 화이팅하면서 꼭 학위받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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