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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이혼위기 그 후....

가을인가봐요 조회수 : 2,110
작성일 : 2010-08-26 14:00:05
어제 동생이랑 조카랑 놀러왔다가 저녁에 제부가 데리러 왔어요.
근데 제 느낌인지 제부가 좀 이상했어요. 남편한테 물어봤더니 제부얼굴이
어둡고, 그늘졌다고, 눈도 안마주치고..
작년 그 난리후 창피하고 미안해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작년 추석쯤 친정에서 동생이 이혼하겠다 난리였거든요. 안좋으면 오지말지
괜히 와서 엄마 맘 상하게 하고, 못 보일거 보이고..
동생은 30중반에 결혼해서 두돌된 아이가 있어요. 결혼한지 3년이구요.
결혼전엔 지가 번돈 다 관리하고, 부모님께 용돈 안드리고, 천만원도
못 모으고 살았네요. 중간에 학교를 다니긴 했지만 부모님도 학비 지원해
주셨고, 장학금도 타고, 그리 비싸지 않은 전문대등록금이어서 힘들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어요. 15년 직장생활에 천만원이라니.. 동생말로는 투자를 잘못
해서라는데 자세한 말은 안하구요.
명품 좋아하고, 옷 좋아하고, 해외여행도 좀 다니고, 피부관리도 받구 그랬죠.
반면 노후대책 안된 부모님 있는 차남의 제부는 대학 다닐때부터 학비 혼자
마련했고, 결혼전 대출있긴 하지만 분양 받은 아파트도 있지요.
제부와 술자리 해본 남편 말로는 연봉도 괜찮은데다 주식, 펀드에도
조금씩 투자하는 생활력 강한 이라 하더군요.
동생은 돈없는 시댁을 못 견뎌 했어요. 아들 오라 가라 하는 시부모도 못마땅하고.
아이를 맡기고 80만원을 시어머니한테 드리면서 합가를 하고(아마 대출이자 좀 덜
나오게 하려 그랬나봐요), 직장을 다녔는데.. 제동생 성격과 습관상 집안일은
하나도 안했을 거예요. 저녁때 시어머니가 뭐 시켜먹자고 하면 자긴 밖에서 힘들게
일 하는데, 돈 쓰려만 한다고 불만이고, 백화점 옷 좋아하는 시부모님 분수에 안
맞게 생활하는게 거슬리고..  그렇죠. 합가가 원래 힘들잖아요.

결국 5개월만에 분가하기로 결정하고, 힘든 와중에 이혼소리 해가며 싸우고,
동생이 난리치는거(제부한테 소리 지르고, 머리 때리고),  제부 술주정 하는거(데리고
나갔는데 울고, 옆의 사람 시비붙어 싸웠다네요), 엄마,저,제남편(다행히 아버진 안계셨어요)
도 아랑곳하지 않은 제동생을 겪어봤지요. 제남편 보수적이라 어른대접 깍듯이 하는
사람이예요.  어른 계신데도 그렇게 행동하는 제동생 속으로 무지 흉봤을거예요.
남편은 두사람 다 치료가 필요하다고 한번 얘기해보라고 했는데 동생이 이미 거부했다네요.

제가 결혼했을 때 젤 좋은 점이 동생과 헤어진다는 사실이었을 정도로 잘 지내지 못했어요.
싸울때 모진 말로 상처주고, 한번은 힘이 더 셀거 같아 힘으로 누르려 했다가 제가
졌어요. 엄마는 언니인 제가 참아야 한다고 (부모는 말 잘듣는 아이한테 얘기해야 편하잖아요)
결혼후 저한테 하소연하느라 엄마 전화 많이 하셨죠. 다 큰딸 부모한테 막하는 얘기를
누구한테 하겠어요. 아버지한테 한대 맞았다고 경찰 부르겠다고 소리 질렀다는 말을
들었을땐 왜이리 아버지가 안되보였는지..
제 결혼전엔 저한테 감정배출하는것이, 부모님께, 담엔 제부한테 가는 것 같아요.
이혼얘기는 제부가 많이 꺼냈다 하더라구요.
지금은 전업으로 아이만 키우고 있어요. 자기가 번돈 나눠 쓰는것 같아 싫고, 아이도 제맘대로
키우고 싶으니.. 동생이 아주 못쓰고 힘들게 사는 것도 아니예요.
아기반찬 배달해 먹이고, 영양제, 식후마다 *오*타, 초유, 비싼 골드키위 갈아먹이고, 40만원
넘는 어린이집도 몇달 보내보고, 30만원짜리 ??놀이교육도 받고, 키즈카페도 곧잘 다니고,
놀이터 다니느라 기미 생겼다고 피부과 가고,홈쇼핑서 *미나 크림도 사고, 살뺀다고 한방
다이어트 식품도 사고..
제부는 아침밥 안먹고, 저녁은 먹고 오고.. 토요일에 아이랑 제부만 시댁가서 일요일에 오고.

남편한테 그랬네요. 왜 서로를 몰랐을까? 제부는 살림 잘하고 야무진, 자기한테 보탬되는
여자를, 동생은 넉넉한 가정환경의  자기가 번돈 자기가 다 써도 무리없는 남자를
만났어야 하는 걸... 아이 맡기는 80만원 비싼거 아니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동생은 그냥
용돈정도로만 돈 드릴 수 있는 시집을 원했었어요.
동생은 편해 보이는데 전 제부가 동생이 원하는거 들어주면서 참는 것 같아 보여서
불안해요. 제동생은 성질만 더럽지 실속은 하나도 없어요.
어느부부한테 오는 맞춰지는 단계인지, 우리부부도 겪어봤기에 그냥 놔둬야 하는지.
만약 저한테 상담해 오는 친구였다면 냉정하게 알뜰하게 살으라고, 남편한테
힘이 되주라고 하겠건만, 전 아직도 동생이 두렵네요.

조카가 말도 늦고(애 키운지 오래 되서 기억 안나지만 24개월인데 엄마,아빠 소리만 하네요)
또래보다 키 작고, 과체중에, 변비, 면역약해 감기 달고 살고, 음식 거의 뱉어내고...
그래도 잘 뛰고, 놀아요.
저한테 막 해댈때는 평생 얼굴 안보고 살거다 맘 먹지만, 어제 두사람의 모습을 본 이후로
잠을 못이루는 거 보면 핏줄은 어쩔 수 없나봐요.
철 없고, 이기적이고, 편한사람한테 함부로 하지만, 속은 여리고, 무서움 잘타고, 인간관계
미숙한 어린 제동생이 보이네요.
IP : 124.50.xxx.17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8.26 2:24 PM (119.196.xxx.109)

    동생분 태생이 타고난 공주과시구만요...
    늘 누가 받들어줘야하고 자기 위주로 돌아가줘야하고
    타고난 성정자체가 모든 세상이 날 위해 돌아가야 한다는...

    남편분이 불쌍하네요. 솔직히 님 동생이지만 너무 미우시겠어요.

    외람된 얘기지만 동생 친구 없죠?
    아마 인간관계도 바닥이실 겁니다.

    그건 그렇고...말을 듣건 안듣건 말씀하세요.
    "너 하나루 인해 니 가정 깨지면 그건 오롯하게 니가 책임져야 한다.
    나중에 울구불구 후회하지 말고 노력해라. 제부 못 붙잡으면
    넌 혼자서 살수있는 애가 아니다"하고 해보세요...

  • 2. 어쩜
    '10.8.26 4:27 PM (222.233.xxx.39)

    제 동생인줄 알았어요
    직장이 좋아 골드미스인데 모아놓은 돈 하나도 없구요
    해외여행, 피부관리등등
    성격도요...
    하나 다른건 아직 결혼 안했다는거네요
    조건 좋은 남자 고르느라고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어쩌면 결혼 생활이 뭐 있나싶어
    결혼 안해도 된다고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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