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마음이 괴롭습니다.

예쁜사람 조회수 : 2,229
작성일 : 2010-08-24 17:34:48
마음이 너무 괴롭습니다.

별 것도 아닌걸로 제 스스로 마음을 괴롭히는 것도 일 수 있고.. 제가 자존감이 낮아서 스스로 괴로운
생각에 빠져 있는 것도 같습니다.

남편과 저는 동갑으로 이제 24개월 되어 가는 첫 아이와 이제 뱃속에 8개월 되어 가는 아기가 있어요.

신랑은 말이 별로 없지만.. 잘 웃고.. 얘기도 잘 들어주고.. 여자들한테 인기 있는 그런 스탈 같아요.

저는 아주 평범 그 자체입니다.

신랑이 한달간 해외 연수를 다녀왔어요.

전 직장맘이고.. 임신도 하고 그래서 신랑이 안가길 바랬지만.. 신랑의 발전을 위해 가지 말라고

붙잡을 순 없었어요.

한달간 어학연수 + 여행이었고..

처음엔 아는 사람 없어서 심심하고 지루해 하던 신랑도.. 정말 즐거워 하더라구요.

전 신랑 없을 때 혹시라도 큰 애라도 아플까 정말 최선을 다해 애를 보고 직장 생활을 하고 그랬어요.

저희는 양가 모두 멀리 사셔서 시터분께서 애를 봐주시거든요.

신랑이 한국에 왔고.. 신랑은 새로운 세계..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에 아주 즐거워 하는 모습이였어요.

자극을 많이 받아온 모습이었죠. 좀 낯설기도 하고.. 발전하는 신랑의 모습에 괜히 질투도 나고 그랬어요.

신랑이 오고 그 다음날 새벽에 우연히 신랑 카메라를 보다가 신랑이 찍은 사진들을 봤어요.

그 사진 때문에 제 마음이 너무 괴롭습니다.

버스에서 찍은 사진인데..

한 여자가 뒤에 서고 저희 신랑은 좌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에요.

여자가 신랑 목에 팔을 두르고 신랑은 손을 올라 그 여자의 팔목을 잡고 찍은 사진이에요.

그 사진을 본 순간 마음이 쿵하고 내려 앉는거 같았어요.

저도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고.. 사람들하고 친하게 지내고..워크샵도 가고.. 술도 마시고 하거든요.

그런데 동료와 팔장을 끼고 사진을 찍더라도..

목에 팔을 두르고.. 남자가 목에 휘감은 팔에 손을 잡고 찍은 사진은..

제가 봤을 때 연인에게나 나올만한 포즈이지.. 동료끼리 이런 사진을 찍나요?

저는 그 사진을 보고.. 마음이 너무 괴로웠습니다.

별 것도 아닌 걸로 신랑한테 말하는 것도 우습고.. 그런 걸로 신경 쓰는 제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 막 눈물이 나더라구요.

내가 불륜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내 자존감이 너무 낮아서 이런 생각을 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

정말 120% 믿었던 신랑인데.. 정말 내 신랑도 밖에 나가면 남의 남자인가보다.. 이런 생각도 들고..

자꾸 제 자신을 괴롭히기 싫어서.. 신랑에게 단도직입으로 물었습니다.

"나도 직장생활하고.. 1박2일 워크샵만 가도.. 들뜨는 마음 이해한다. 그런데 그런 포즈로 사진 찍는거
그런 친밀감.. 나는 이해가 안간다.."

하니까.. 놀러가서 사진을 1,000장도 넘게 찍었다는 신랑이(신랑이 전체 사진 담당이어서 다른 사람 사진도
많이 찍어줬대요.) 대번 무슨 말인지 알더라구요.

차라리 무슨 사진? 이렇게 반문했으면 마음이 덜 다쳤을텐데..

대번 알아채는게.. 너무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기분 나쁘게 해서 미안하다고 바로 시인하고 사과하대요.

그래도 마음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밤에 신랑이 화 많이 났냐고 물으면서 미안하다고 다시 한번 사과를 하더라구요.

그 미안하다는 말에 눈물이 마구 쏟아졌어요.

차라리.. 대수롭지 않게 왜 쓸데없는 생각하냐고 호통이라도 쳤으면.. 안그랬을텐데..

미안하다고 하는 말이 그냥 억장이 무너지는 거 같았어요.

제가 너무 우니까.. 왜 우냐고.. 자기는 절대 이상한 관계 아니라고..

자기가 미안하다고 한건.. 그런 사진 땜에 마음 다치게 해서 미안하다고 한거라고 하면서..

제가 싫다고 하면 연수 모임에도 안가겠다고 하더라구요.

신랑은 타지역 출신으로 아는 사람이 없는 걸.. 많이 아쉬워 했어요.

그런데.. 이번 연수에 만난 사람들이 공통 관심사가 있고.. 모두들 적극적인 사람들이라..

굉장히 좋아하는걸.. 좋은 인연을 맺을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거든요.

신랑의 그런 인연까지 끊어놓기 싫어서.. 모임까지 가지 말라는건 아니라 하고..

내 마음 다치게 안해주었으면 좋겠다 얘기하고 끝냈어요.

하지만 이건 제 허세였어요.

37살 노처녀가 신랑 목에 팔을 두르고 찍은 그 모습을 보면서.. 그녀와 얘기하는 신랑 모습조차

마음 속에는 용납이 되지 않아요.

제가 너무 소심해서.. 이상한 책을 많이 봐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요?

저는 신랑한테 아무 소리도 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신랑을 막 잡으면.. 신랑은 차라리 바람이나 피고 의심이나 받을걸.. 이런 생각을 할거 같기도 하고..

그 사진 한장 가지고 이런 생각하는 제가 너무 이상한거죠

IP : 211.57.xxx.11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8.24 5:39 PM (203.226.xxx.240)

    아마 임신중이시라...더 마음이 예민하게 반응하시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남편분 분명 잘못하셨구요. 잘못했다고 비셨다니..본인의 잘못 충분히 알겁니다.
    하지만...당분간 그 모임에는 못나가게 하세요.
    솔직히 양심이 있다면 당분간 눈치보며 자제하는게 당연한건데 님이 허락한다고 딸랑 나가나요?
    그건 아닌거 같으네요.
    적어도 애낳고 어느정도 마음에 안정이 생기고, 신뢰도 회복되는 그 순간까지 근신하라고 하세요.

    작은일이라면 작은일이지만..어쨌든 한국서 임신한 몸으로 큰애 돌보며 직장생활하며 고생했던 아내에 대한...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있다면..

    알아서...당분간 자제하라고 조용히 말씀하세요.
    마음이 괴롭다구요.

  • 2. ㄴㅁ
    '10.8.24 5:48 PM (115.126.xxx.100)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쉽지 않죠..
    여기 써 있는 글 만큼 남편분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으세요...불안한 마음까지요
    이것 저것 신경쓰고 남편 분 배려한다고 입다물고 있겠다고 하지만
    결국 맘 속에서 불안감과 의심만 증폭될 뿐이니까요..

    남편을 몰아세우는 게 아니라 그로 인한 님의 불안한 마음까지
    전하는 거지요

  • 3. ..
    '10.8.24 5:53 PM (121.135.xxx.174)

    원글님, 죄송하지만, 쓸데없는 데 신경쓴다고 호통 치셨으면 또 그것대로 마음 아프셨을 걸요~~~^^;;
    "차라리 미안하다고 하면 용서를 하겠는데~!!" 이러면서요. 사람 마음이 다 그렇긴 하지만..
    왜냐면 그 사진 자체로 이미 마음을 다쳤기 때문에 그런거에요..

    쓰신 글을 보니까, 남편분이 뭐 켕길 일은 안 한 거 같은데,
    저는 남편분 좋은 분 같고 믿을만한 분 같단 생각이 들어요.
    물론 아내로서 기분 나쁘지만 충분히 표현하셨고 싫다면 연수를 안가겠다고까지 하시는 남편인데
    이번엔 용서해주세요. 앞으론 신경 쓰실 거에요.

    그리고 인터넷 익명게시판 너무 많이 보지마세요.

  • 4. 저도
    '10.8.24 6:18 PM (112.119.xxx.145)

    님 남편 좋은 분 같다는 생각에 한표 던집니다.
    본인 스스로도 잘못된 행동이라는 거 알고 사과하는 거, 쉬운거 같지만 쉽지 않거든요.
    아기때문에 예민해져 있을때입니다. 님도 예쁜 분일거 같아요.
    너무 속상해 하지마시고 맘편하게 가지세요.

  • 5. 긴장의 끈
    '10.8.24 6:30 PM (115.143.xxx.210)

    남편에게 섭섭한 마음 자주 보이세요. 남편이 다정한 스타일이신듯하니 ^^
    아기 얘기 자주 해주셔서 늘 긴장 하시게 하고...가령 임신하니까 별 게 다 신경 쓰이니 당신이 나 좀 봐줘, 이런 식으로 말하면 트러블없이 잘 넘어가지 않을까요? 임산부는 왕입니다요!!!!

  • 6. ..
    '10.8.24 6:57 PM (61.79.xxx.38)

    적당히 포기하고 사셔야해요.
    매력적인 사람은..누구라도 관심을 갖거든요.
    그럴때마다 어떻게 상관하겠어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지내고 오신거 같네요.
    사랑은 소유가 아닌거 같아요.
    집에계셔서..많이 우울해지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그럴때에요..님상황이..
    그러나..세상은 님을 위해 있는 것이고..울었으니..이 시기를 슬기롭게 잘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 7. .
    '10.8.24 7:24 PM (222.239.xxx.168)

    바람끼는 얼굴에 써 놓는게 아니잖아요. 사진만으로 봐서는 뭐 그렇고 그런 사람이네요.
    점잖은 사람이 회사에서 노처녀하고 그런식으로 행동하나요?
    다들 회사 다니면 그러나봐요? 사진에서 본 걸 잊도록 노력해야죠. 어쩌겠어요.

  • 8. ...
    '10.8.24 8:25 PM (221.139.xxx.222)

    남편분도 많이 실수하신거고..
    그 상대분 여자분도..분명 유부남인거 알았을건데...
    그런식으로 사진을 찍는건 절대 아니지요...
    두명 다 너무 큰 실수 한것 맞아요...
    임신중이여도 이건 정말 큰 실수구요...
    어느 사람이 상대방 배우자가...
    이런식의 포즈로 사진 찍은걸 그래..
    그때 기분인데 뭐... 하고 봐 줄 수 있겠어요..
    절대 없습니다....
    원글님이 서운하고 속상하신거 사람으로써 정말 당연한 감정 맞아요....

  • 9. .
    '10.8.24 9:06 PM (221.153.xxx.251)

    남편분,
    한달동안 그여자와 연애 하는 감정으로 연수 같다온것 같네요.
    남편분도 그랬던 감정을 원글님한테 제대로 숨기지도 못했구요...
    둘이 참 그러네요...

    단호하게 말씀하세요.
    정말 기분 나쁘다고...

    그여자도 유부님인걸 알텐데 어찌 그런 행동을하는지....
    참 이해가 안가네요...

  • 10. 눈사람
    '10.8.24 9:23 PM (175.119.xxx.75)

    마음이 상당히 아프시겟네요.

    지금 당장은 괴로우시겟지만 이 모든것도 시간이 지나면 아물것입니다.

    내 집 현관을 나서면 남의 편이라고 여겨라 하는 우스개가 잇지요.

    남편도 새로운 세상에서 바람이 약간 든것같습니다만

    이제 일상으로 돌아왓으니 정신이 들 것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원글님의 평안입니다.

    너무 상황에 휘둘리지 마시구요.

    나쁜 생각들 때마다 심호흡 한번씩 하시면서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최선을 무엇일까 생각해보셔요.

    그럼 마음속에서 답이 나올겁니다.

    빨리 평안해지셧으면 좋겠습니다.

  • 11. 눈사람
    '10.8.24 9:34 PM (175.119.xxx.75)

    그리고 괴로우실때마다 여기에 자꾸 글올리셔서 푸시길바래요.

    마음속에 잇는 말을 풀어 놓아야 마음이 후련해지거든요.

    조심스럽게 저라면 어덜까 생각해보니

    연수모임 못가게 할것같아요.

    사진이든 무엇이엇건 하지 말아야 행동을 한 댓가는 치뤄야지요.

    그리고 원글님이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 느낌 드느것 아닙니다.

    당연한 감정이지요.

    전 불이 확 붙을것 같은데요.

    그 사진으로 신뢰에 금이 갓다는것을 확실히 보여줄 필요는 있습니다.

    둘째 임신 8개월에 상처 받은 부인의 모습을 한번 똑독히 지켜보라고 하고싶네요.

    잠깐의 실수가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를

    그리고 비온뒤 땅이 더 굳어지길 바랄 뿐입니다.

  • 12. ..
    '10.8.25 9:41 AM (116.120.xxx.108)

    남편분에게 확실하게 기분 나쁘다고 솔직히 말씀해놓으세요
    지금 쿨 한 척 지나갈 수 있지만,
    나중에 두고두고 생각날 수 있어요.
    원글님이 이상한 게 아니라 남편분이 잘못하신거에요
    저도 정말 쿨 한 척 하는 사람인데, 지나보면 마음에 생긴 상처가 두고두고 저를 괴롭히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0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93
682629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51
682628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33
682627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88
682626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84
682625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97
682624 꼬꼬면 1 /// 2011/08/21 27,428
682623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23
682622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823
682621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67
682620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008
682619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28
682618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213
682617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19
682616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23
682615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55
682614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131
682613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67
682612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34
682611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75
682610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405
682609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54
682608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60
682607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61
682606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70
682605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30
682604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19
682603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42
682602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115
682601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48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