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지나치게 배려해주고 혼자 기대감이 큰 사람, 어찌 대하면 편한가요?

노홍철 조회수 : 1,234
작성일 : 2010-08-23 11:40:13
제 친구 얘긴데요.
전 어디서나 밝고 긍정적이란 소리 듣는 성격이고요.
제 친구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 감수성이 예민하고 생각이 많고, 사람에게 약간 의지하는 경향이 있고 누군가에게 관심받길 원해요. 다행히 유머는 있어요.
매력이 있는 친구죠. 저도 첨엔 겉으로 밝아보이는 친구 모습에 친해졌어요. 알게된지 십년이 넘었지요.


근데 친해지니 놀랄 정도로 혼자 속으로 걱정이 엄청 많아요.
이렇게 말하면 저 사람이 어찌 생각할까? 괜찮을까? 결정을 못하고 자기가 이상하게 보일까봐 신경을 써요.
대화를 하다보면 사실 서로의 성격에 대해 서로 놀랄때가 많아요.
전 친구에게 친구는 저에게 "그런 생각을 해?" 이러면서요.
스스로 본인 성격을 피곤해하고 힘들어해요.

이제 완전히 친해졌다 생각하는지, 정말 그 친구가 속얘기를 많이합니다.
제가 웃음이 많은 편이고 얘기하는걸 좋아하다보니 저랑 말하면 재미있다고 합니다.
친구도 다른 친구가 많은데, 속얘기는 저한테만 한다는 소리를 자주해요.
친구 성격을 확실히 알고 나니까 안쓰러워서 저도 배려를 많이 하려고 애쓰는데, 기본 성격이 다르다보니 솔직히 너무 피곤하고 부담스럽네요.ㅜㅜ

상처받을까봐 늘 조심해서 말하고, 삐질까봐 여러번 생각해서 말하고 행동하다보니 답답해요.
사소하게 밥 먹는거 정하는거부터 약속 장소부터 시작이에요.
본인 의견을 말하지않으니 제가 정하는데, 그래도 그 친구 취향 배려해서 친구한테 비중을 줘요.
전 다른친구 만나서 제가 하고픈거 하면 되지만 그 친구는 그러지 못하니까...
그럼 친구가 좋아하면서 저한테 좋고 고맙다는 표현을 해요.
여기까지가 딱 좋거든요?
전 친구 성격을 그냥 저런 성격이구나~내가 맞출 수 있는건 배려해야지..여기까지거든요.


근데 그 뒤에 저에 대한 믿음의 깊이, 기대감을 말합니다.
그럼 전 저를 믿고 의지하는것이 부담스럽고 저한테 집착하고 기대는 모습이 부담스러워요.
서로 이런 대화를 많이 했기때문에 제가 자기 성격을 완전히 인정하고 받아주는 유일한 친구래요.
전 아니라고 말하거든요. 이해못한다고 하면 그래도 이해하는 느낌이 난답니다.
앞으로 더더 노력해야 친구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테고 그게 아니면 아주 깊이 상처받을테니까요.
제가 자길 버리면 정말 너무 힘들꺼란 얘기를 농담으로 너무 자주해요.
그래서 말을 못하겠어요.  


자립심에 대해 아주 많이 얘기해줬고 자존감에 대해서도 말해줬어요.
나조차 어느 순간 니곁에 없을수도 있고, 내가 니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고 결정도 못해준다고..
집착으로 인해 늘 실패로 끝나는 연애도 아마 그것이 원인일것이라고 말해줬어요.
본인도 인정하는데 자긴 안된답니다. 그렇게 태어나서 고칠수가 없고 그 성격이 안 바뀐데요.
가까운 사람 관계에서 나는 나, 너는 너면 무슨 소용이 있냐? 이런 말을 해요.
근본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상식선이라는게 있잖아요.


저희 안 어립니다.ㅜㅜ 삼십대 중반이에요.
토요일도 낮에 나가서 밤에 들어왔어요. 8시간이나 만났지요.
돌아오는 길에 너무 재밌었고 아쉽다며 담에 또 잼나게 대화하자고 그러네요.
저 어쩌죠?
IP : 211.189.xxx.12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당분간
    '10.8.23 11:46 AM (123.204.xxx.227)

    바쁘다고 하시고 피하세요.

  • 2. ...
    '10.8.23 11:52 AM (119.64.xxx.151)

    저도 그런 친구가 있었는데 얼마 전에 결국 제 마음 속에서 지웠어요.

    저는 자존감 없는 그 친구가 너무 안 되어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컸고
    그래서 그 친구 어려운 거 많이 나서서 해결도 해주고 여러가지로 마음도 써주었지만
    자존감이라는 건 결국 본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더라구요.

    제가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부분이라는 거지요,
    10년 정도 해도 변화없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결국 제가 먼저 포기했어요.
    걔 사정 이야기 다 들어주고 해결책을 이야기해주면 들을 때에는 그렇게 할 거처럼 하다가
    나중에 항상 돌아오는 <근데~>하는 맥빠진 대답이 저를 두손 두발 다 들게 했어요.

    원글님 글을 보면 원글님도 지금 친구에게 굉장히 매몰된 모습이 보여요.
    원글님이 아무리 배려해도 자존감 없는 사람은 늘 상처받고 본인들을 피해자로 만듭니다.
    거기서 원글님이 할 일은 전혀 없어요.

    그냥 다른 친구에게 하는 정도의 배려만 하세요.
    그 배려에 그 친구가 감격하건 상처받건 그건 오롯이 그 친구 몫입니다.

  • 3. 지금은
    '10.8.23 12:09 PM (210.106.xxx.89)

    지금은 어떻게 하실지 고민하시지만 결국 머리와 몸이 시키는대로 하시게 될거에요

    지금은 원글님이 애정도 있고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다 받아주시지만
    그러다보면 결국엔 피곤해서 못버티시게 될거에요

    딱부러지게 말할 성격이 되시면 결국엔 못참게 말씀하시게 될거고
    아니라면 점점 거리를 두시게 될겁니다

    그게 빨라지느냐 늦어지느냐 차이일뿐이라고 생각해요
    괜히 늦게가서 안 좋은 소리 듣느니 지금부터 슬슬 대화도 적당히 받아주시고 거리를 두시는게..
    기껏 일년내내 좋은 카운셀러였다가 나중에 가서 못하겠다하면
    그전의 공로조차 인정못받고 미운친구가 됩니다

  • 4.
    '10.8.23 12:15 PM (122.35.xxx.121)

    그냥 본인이 할수 있는 부분까지만 하셔야지 다른 방법이 없지 싶어요.
    저는 반대로 약간 그 친구분 같은 면이 많은 성격이었는데, 감수성있고 유머있고 ㅋㅋㅋ
    은근히 자기 고민이 많죠 뭐 걱정이 참 많았던것 같아요.;;;
    대학가기전후 그 무렵이 정말 그랬던것 같구요.
    전 객지생활 계속하면서 완전 180도 변해서요.
    예민함은 거의 사라지고, 이젠 유머만이 남았다고나 할까요 -_-
    자립심도 뭐 집안 가세 기울고 알바하면서 아주 하늘을 찔러가지구요.
    저도 예전엔 대학초년기정도쯤엔 어딜가도 꼭 친구 누구랑 가고싶어하고 그랬었던것 같은데
    어느순간 그러고 살기도 힘들어지고 다른사람이 그러는게 슬슬 귀찮아지면서 바뀌더라구요.

    또 그렇게 행동이 바뀌니까 새롭게 보이는게 있고 마인드가 완전 달라졌죠.

    암튼 그 친구분은 성숙해지는 계기나 깨달음을 얻을 기회가 없었나봐요
    그런데 30대 중반이시니 달라지기는 힘들것 같고, 아마 그냥 계속 약간 엥엥거리면서 살듯한데
    원글님 힘들지 않은 정도라면 그냥 교류하는것도 나쁠건 없는것 같아요.
    다만 끊어주거나 조언이 강해져야 할때는 미련없이 그렇게 하시구요.
    마음속에서 언젠가 이 아이랑 끊어질수도 잇는 관계 !! 라는걸 충분히 생각하고 계시면
    덜 부담스러우실것 같아요.

  • 5. 누군
    '10.8.23 12:17 PM (124.61.xxx.78)

    섬세하지 않은 사람이 어딨겠어요?
    그렇다고 삼십도 넘은 사람이 친구를 달달 볶으면 쓰나요. ㅡㅡ;;;
    저도 나름 걱정많고 고민도 많지만, 다른 사람한테 징징댄적 없어요.
    그건 혼자 해결해야죠. 십대도 이십대도 아니고, 친구한테 의지한다는게 이해가 안돼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1720 한나라당의원들 2 청문회 ㅋ 2010/08/23 429
571719 벌레한테 새끼라고 했다가 남편한테 한소리 들었어요; 다 무더위 탓이야! 11 ㅠ.ㅠ 2010/08/23 1,149
571718 지나치게 배려해주고 혼자 기대감이 큰 사람, 어찌 대하면 편한가요? 5 노홍철 2010/08/23 1,234
571717 코스트코에서 파나요? 7 르쿠르제냄비.. 2010/08/23 832
571716 `건보료 십일조 되나'..10년후 80조 부담 5 세우실 2010/08/23 395
571715 옥당지님 간장찜닭도 대박이네요~ 3 간단 레서피.. 2010/08/23 1,000
571714 mb정부 들어서 중소기업 사업하기 너무 좋아졌다고 mb찬양하는데~~ 3 중소기업 2010/08/23 431
571713 오늘신문을 보고나니 올리비아 2010/08/23 152
571712 광고에 나온 덴마크 스테프 핫도그.. 2 질문 2010/08/23 437
571711 6세 아이가 자꾸 코피가 나요 5 걱정맘 2010/08/23 740
571710 강아지 키우기,어렵네요... 20 처음 강쥐키.. 2010/08/23 1,324
571709 된장에 구데기가 있어요. 없애는 방법 알려주세요 4 된장 2010/08/23 1,168
571708 미세먼지 잡아준다던 *레..다*슨 청소기..괜챦나요 4 청소기 2010/08/23 712
571707 어떤화장품 방판?하시는 분이 3 마임 2010/08/23 556
571706 케이블에서 하는 '미스터리치' 보신분 있나요? 혹시 2010/08/23 1,225
571705 노트북과 데스크탑 중에서.. 12 산초 2010/08/23 793
571704 인셉션을 봤는데... 20 조조영화 2010/08/23 2,023
571703 지나간 영화중 잼있어 추천하고픈 영화? 7 올리비아 2010/08/23 969
571702 9월 잡지부록 1 우와 2010/08/23 865
571701 왜 그러고 사니,친구야... 64 미욱 2010/08/23 12,500
571700 결국 청소기/손걸레질로 되돌아왔어요 5 청소용제품 .. 2010/08/23 1,540
571699 로맨틱코메디 좋아하시는 분들 영화 프로포즈 추천해요~ 7 로코매냐 2010/08/23 794
571698 냄새 2 // 2010/08/23 295
571697 에어컨 커버 꽃무늬? 3 벽걸이 2010/08/23 323
571696 포장이사시 짐들이기전 청소는 안해주나요? 7 이사 2010/08/23 971
571695 담당 의사와 이런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답해요 2010/08/23 335
571694 채소 갈무리법 문의 가지 2010/08/23 167
571693 UFO봤어요... 8 2010/08/23 1,481
571692 신재민, 17차례 부동산 매매 11 세우실 2010/08/23 933
571691 텔레비젼 중독??? 1 팔랑엄마 2010/08/23 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