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칠순기념가족여행가자하시는데...

나쁜며느리 조회수 : 1,137
작성일 : 2010-08-19 22:51:43
자유게시판에 처음으로 글을 쓰는데 뭐가 잘못되었는지 홀라당 날라가버려서
다시 쓸려니 엄두가 안나지만 그래도 써봅니다.

올해가 시아버님께서 칠순이신데 잔치를 안했고 식구들끼리 식사만했어요.

아주버님께서 내년 1월에 세가족함께 발리로 여행을 가자고 하시더라구요.

10일 일정이고 비용은 아주버님께서 60%부담하시고 나머지는 부모님과 저희가 반반 부담하는데
저희가 몇년전에 귀농을 해서 수입이 별로 없으니 그것마저도 부담되면 그냥
부모님께서 저희꺼까지 부담해주신다고 함께 가기만 하자고 하시네요.

근데 저는 여러가지 이유로 이번 여행이 너무도 부담됩니다.

첫번째는 제가 작년부터 화폐상 습진이라는 피부병을 앓게 되었는데 특히 종아리부분이
아주 심했어요. 지금은 다 나았지만 아직도 그 부위가 거뭇거뭇 흔적이 남아있구요.
시골에 살다보니 밭일할때 진드기한테 물렸는데 미치도록 가려워 긁다보니 다리와 엉덩이부분에
손톱자국 투성이라 대중목욕탕에도 못가고 여름에는 반바지도 못입고 다닙니다.

발리로 여행을 가게 되면 대부분 해수욕을 해야할터인데 물론 부모님앞에서 수영복을 입을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짧은 바지라도 입고 해수욕을 즐기거나 이쁜옷을 입고 싶은 마음인데...
다리 흉터때문에 도저히 그럴 자신이 안생깁니다.

그것때문에 못가겠다고 하니 누가 니 다리만 쳐다보냐? 신경쓰지말고 짧은 바지 입어라. 아니면 얇은
긴바지 입고 다니면 되지 않겠냐? 하시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시네요.

가기싫어서 핑게대는거로 여겨지시겠지만 저한테는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네요.


두번째는 10일동안 그것도 더운곳을 여행하면서 시댁식구들과 함께 지낼 자신이 없네요.

저 결혼한지 12년차이고 시집살이도 하지 않았고 부모님께서 능력되시니 저희에게 손벌리시지도
않으시지만 성격이 워낙 강하시고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상대방 기분 생각 안하시고
내뱉으셔야하는 분들이라 말 한마디 한마디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결혼초기에는 그래도 착한 며느리로 인정받고 싶어서,,, 어른에게 함부로 할 수 없어서
참고 또 참고 살았지만 애 둘낳고 사는 요즘은 너무 심하게 말씀하실때는 반박을 하기도 합니다.

저희가 작년에 직접 집을 짓는데 친정부모님께서 거의 상 노가다 수준의 노동을 9개월 정도 해주셔서
남의 손 안빌리고 집을 지을 수 있었거든요. 인건비 한푼 안드리구요.
근데 시어머니께서 본인들도 아들이 집 짓는데 와서 도와주고 싶었는데 사돈이 그리 와 계시니
못도와준게 섭섭하다고 하시데요. 저희 어머니 관절염 있으셔서 힘든일 전혀 못하십니다.
시아버님께서는 달려들어서 일하시고는 여기저기 쑤신다 힘들다 하시는 분이세요.
친정부모님께서는 집짓는일 이외에도 밭일에 애들 돌봐주는일 식사까지 다 챙겨주셔서 제가
마음편히 집짓는일에 전념할 수 있게 해주셨거든요.

아주버님댁과도 자주 만나지 못하고 형제간에도 큰 우애도 없고 대면대면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세번째는 저희가 살고 있는 곳이 산골이다보니 한겨울에 10일이상(공항에 갔다왔다 하는일정까지 하면
12일 정도)를 집을 비우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동네에 부탁할 이웃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한겨울에 집에서 키우는 개와 고양이 먹이와 물까지
매일매일 챙겨달라고 하는것도 미안하고 수도가 얼까 눈이 많이 와서 집에 문제가 생길까 염려되어
마음편히 여행을 즐기기 어려울꺼에요.
저희차가 트럭이라 인천공항 갈려면 한겨울에 기차타고 버스타고 6-7시간 걸려서 가야합니다.
그러고 또 비행기타고... 가기전부터 지칠꺼 같네요.

네번째는 저희 형편상 여행경비를 함께 부담하지 못한다는것이 편하지 않네요.
공짜로 해외여행하니 얼마나 좋아~ 할 수도 있겠지만
적게 벌어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내려온 시골생활인데 돈이 없으니 이럴때 자식도리도 못한다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불편하네요.
돈으로 못해드리는대신 함께 여행가서 즐겁게 해드리는것이 도리일 수 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즐겁게 해드릴 자신이 없네요.

제 마음은 날씨좋을때 세가족이 함께 제주도로 2박3일정도 다녀오는것으로 대신했으면 하는데
일생에 단 한번뿐인 칠순이니 거창하게 해외로 나갔으면 하시는거 같아요.
저희가 아직까지 한번도 해외여행을 안해봤다고 저희 생각해서 더 그러시는것 같기도 하구요.

남편의 마음은 제가 너무도 싫어하니 더는 뭐라 하지는 않지만 칠순잔치 대신으로 하는 여행이니
가는것이 도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 하나만 마음 바꾸면 다들 행복해질터인데...
저 어찌하면 좋을까요?
너무 저만 생각한건가요?
IP : 59.0.xxx.1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정상
    '10.8.19 10:58 PM (120.51.xxx.225)

    가고 싶지 않은 이유 말고 정말 못 갈 이유가 있네요.
    시골에서 가축이며 다른 농작물을 가꾸면서 어찌 열흘씩 집을 비우나요?
    저의 시골 큰 엄마도 2박 3일 정도도 동네 친척 아짐께 부탁하고 겨우겨우 가시던데요.
    가축에 관한 일만 잘 말씀드리고 설득하세요.
    짧게라면 어찌해서건 가겠는데...열흘은 무리라고 솔찍하게 말씀드리세요.

  • 2. ...
    '10.8.19 11:08 PM (118.32.xxx.235)

    감정상도 그렇지만,
    농사일 하면서 열흘 못비웁니다..
    -2,3일이면 모를까요..

    사정 잘 말씀드려야 할거 같네요.
    -솔직히, 저도 시댁 식구들과 열흘은... 정말 끔찍하네요.ㅋㅋ

  • 3. ..
    '10.8.19 11:30 PM (121.135.xxx.171)

    해외여행을 일정을 좀 짧게 줄이면 어때요?
    보통 발리가 10일씩이나 잘 안가는 곳이기도 하구요.
    가축문제 아니라면...그리고 3~5일정도의 일정이라면
    힘들겠지만 저라면 눈딱감고 한번 갈것 같아요.

    불편하시겠지만
    다리보이기 싫은건 수영복위에 긴 원피스 입으시고 해수욕즐기시면 될것 같구요.

  • 4. 무슨발리를
    '10.8.19 11:37 PM (183.98.xxx.192)

    발리를 열흘이나... 게
    다 수영복 입고 시부모 앞에 나서는 것도 꺼려지는 마당에...
    남편께 몸이 아프고, 집도 봐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빠지면 안될까요?

  • 5. ...
    '10.8.20 12:01 AM (119.149.xxx.162)

    발리를 열흘이나...22222
    도대체 발리에서 열흘이나 뭘 하고 보내실건지 궁금해지네요
    칠순할아버지 할머니께서요
    저도 시댁식구들이랑 모두 저희가 경비내서 (ㅠㅠ) 여행갔다왔지만
    돈을 떠나서 정말 정말 재미없었어요
    바삐 돌아다니는 관광위주의 패키지여행으로 2박3일이나 3박4일이어서
    그나마 참을만했지만 발리는 정말 아닌거 같아요
    차라리 일본이나 홍콩 이런데는 어떨까요?

  • 6. ..........
    '10.8.20 12:45 AM (125.178.xxx.179)

    발리를 10일 가는 건 정말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패키지 말고 자유여행으로 가면 볼 것도 할 것도 쉴 곳도 무지 많은 곳이 발리인데요.

    하지만 원글님께서 못가실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으니 말 나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빨리 못 간다고 말씀드리세요.

  • 7. ^^
    '10.8.20 10:23 AM (210.101.xxx.134)

    발리가 너무 가고 싶은 1인으로서 원글님이 부러워요.
    게다가 비용도 시아주버님이 많이 내시고 나머지 반반 부담이면 좋구요.

    농촌 생활은 잘 몰라서 제가 주제 넘은거 아닌가 걱정되지만
    원글님께서는 맘이 약하고 여리신 분인듯.

    가셔서 이것저것 스트레스 받을 일과 집에 남겨놓은 여러 일 땜에
    발리로 여행간다는 점은 크게 생각못하시는 거 같은데...

    어차피 상황이 이러니, 윗분들 말씀처럼 일정만 약간 줄이시고
    가서 즐겁게 놀다 오세요. 인터넷에서 예쁜 비치 원피스랑 모자 사시고
    (요즘 길이 긴 원피스 많더라구요), 예쁜 샌달도 하나 사셔서
    즐겁게 노세요. 저도 나름 나이 있는데, 살다보면 해외 여행 갔다올 기회가
    그리 많은게 아니잖아요. 게다가 귀농하셨으면 바쁘시니 더욱 그러실거 같구요.

    저같으면 갈듯... 살다가 여행 다닐 기회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본인만 생각하고 즐겁게 노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83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6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6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9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4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8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7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10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802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3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7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8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8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04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6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5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92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8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8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5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5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8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4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7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61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3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11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5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91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7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