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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끊임 없는 부부싸움과 불화... 어떻게 해야 할런지요?

소크1 조회수 : 1,350
작성일 : 2010-08-13 01:54:52
여기엔 저보다 인생 선배님들이 많이 있으니 여쭤볼게요.
혹시 저희 부모님 연세도 있으면 조언 부탁드리구요.
글이 좀 기네요...

휴... 저희 부모님, 오빠... 가족만 생각하면 늘 한숨이 나요.


부모님 두 분 다 60을 바라보는 나이세요.

저는 직장 때문에 나와서 살고 있고 오빠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요.

얼마 전 아버지는 직장 은퇴하셨고 경제적으로는 풍요롭고

자식들도 괜찮은 회사 취직해서 제 갈길 가고 있고

아마 겉보기에는 걱정 없어 보이는 화목한 가정일거예요.

그러나 속으로는 곪을대로 곪아 있지요.



부부싸움의 주된 원인은 아버지의 주사, 폭력이었으니

엄밀히 따지고 보면 부부싸움이라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엄마가 괴롭힘을 당했다고 봐도 되겠네요.

오늘 아침에 일하고 있는데 엄마에게 문자가 왔어요.

"나 왜 이리 슬픈지 모르겠다. 눈물만 난다."

날씨가 흐려서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저 문자를 봐서 그런지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해보니 또 아버지 주사에 밤새도록 시달리신 거지요.


싸움의 주제는 서른 한 살 오빠의 장가 문제...

오빠가 서른이 넘었으니 얼른 결혼을 해야 하는데 결혼 생각이 없어 보이니

빨리 맞선을 보도록 하라는 게 아버지의 주장이었고, 엄마는 결혼 문제는 본인에게 맡기자고 하셨다네요.

엄마가 이전에 오빠에게 몇 번 운을 띄워봤는데 맞선 이야기만 나와도 질색을 했대요.

결국 초저녁부터 자정까지 온갖 육두문자에 물건 집어 던지기에 시달리셨대요.

다행히 50대에 들어서며 폭력은 잦아 들었어요.

그래도 요즘도 분이 풀리지 않으면 엄마를 밀치거나 발로 차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하지요.


오빠가 퇴근하기 전에 싸움이 끝나고 다행이였어요.

우리 오빠... 아버지 술 주사와 폭력을 고스란히 다 보며 자랐지요. 본인도 많이 시달렸구요.

학창시절엔 아버지를 닮지 않겠다고 백 번도 더 이야기하더니...

결국 아버지보다 더한 사람이 되어버렸어요.

학창시절엔 다정다감하고 감수성 풍부한 성격이었는데 군대를 다녀 온 이후로는 변해버렸어요.

술 마시고 기분 틀어져 퇴근한 날에는 자기 방에 있는 물건들을 벽에다 집어 던집니다.

심지어 술 안마신 날에도 누군가 자기 기분을 상하게 하면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벽에다 분풀이를 해요.

부모님에게 욕설도 자주 한다고 해요.

주말에 한 번 집에 갔더니 오빠 방에는 부서진 선풍기 날개들, 컴퓨터 의자, 움푹 패여진 벽...

정말 참담하더군요.

만일 어제도 오빠가 퇴근하며 부모님 싸움 장면을 목격하였다면 난리가 났겠지요.

아버지도 분위기 파악은 되는지 오빠가 퇴근할 무렵이 되면 슬그머니 싸움을 그만두시나봐요.

그렇지만 오빠는 항상 자정이 다 되어서야  퇴근하니까요.


오빠는 아버지를 증오합니다.

아버지는 오빠를 무시하구요.

뉴스에 가끔씩 등장하는 이야기... 엄마를 괴롭히는 아버지를 아들이 살해했다는 내용 있잖아요.

볼 때면 가슴이 내려 앉아요. 우리 집도 언제 저렇게 되어 버릴지 몰라서요.

얼른 오빠가 독립했으면 좋겠는데, 직장이 근처라 그런지 돈을 모으려고 하는지 계속 집에서 지내네요.


엄마가 너무 불쌍하고 아버지가 밉고 오빠도 미워요.

엄마에게 집 나와서 저와 함께 지내자고도 여러 번 말했는데요,

그러면 아버지랑 오빠는 어떻게 하냐며 말도 안된다고 하시네요.

엄마는 늘 집안을 조용하게 만들려고 노력하세요.

아버지가 시비를 걸어도 정말 화가 날 때가 아니면 듣고만 있거나 조용히 하라고만 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어쩌다 집에 가면 아버지는 어김 없이 술을 마시고 저에게도 주사를 부려요.

그럴 때면 저 역시 너무 화가 나서 참다 참다 되받아 치거든요.

그러면 엄마는 또 속상해 하며 아버지가 뭐라고 해도 그냥 듣고만 있으라고 하지요.


얼마 전에는 집에 갔는데 아버지가 술에 잔뜩 취해서는 제 방에서 한 시간이 넘게

집 나가서 사는 다른 딸들은 얼마나 아버지에게 살갑게 문자나 전화를 하는지 아냐며 소리 치길래

너무 화가 나서 그 집 딸들은 나처럼 허구한날 욕먹고 자라지는 않았겠지!라며 같이 소리를 쳤어요.

그랬더니 아버지는 또 고생하며 키워 봤자 싸가지 없게 군다며

미친년, 개 같은 년... 다시는 집에 오지 말라고

두세시간 악을 쓰며 방문을 몇 번이나 열었다 큰 소리나게 닫았다 하더라구요.

아버지의 유일한 무기는 재산입니다.

자식들에게 서울에 아파트 한 채씩 마련해 줄 여유를 가지고 계세요.

부동산에 현금 재산이 상당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늘 오빠와 저에게 하는 본인 말 안 들으면 재산이고 뭐고 아무 것도 물려 주지 않게다라고 해요.

오빠는 모르겠지만 저... 제가 모은 돈으로 전세집은 구할 여유가 되니 재산에 관심도 흥미도 없구요.


... 그 때 이후로 집에는 가지 않고 있어요.

그러다 오늘 엄마의 문자를 보고 나니 가슴이 다 무너지는 것 같고

너무 너무 슬퍼서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았어요.


SOS에 나오는 집이 바로 우리 집인 것 같고 오빠는 갈수록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고

부모님의 부부싸움은 끝이 없고...

그냥 두 분이 해결하시게 놓아 두어야 할까요?

전 도대체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가족이란 존재가 저에겐 너무나 큰 두려움이어서

어쩔 땐 다 인연을 끊고... 엄마까지도요... 외국에 나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IP : 58.140.xxx.16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얼른
    '10.8.13 2:23 AM (123.142.xxx.197)

    엄마가 말을 듣던 안 듣던 ,
    짐싸서 모시고 나오세요. ;;
    아버지가 정신을 차리실지는 모르겠지만..
    이혼해서 어느정도 재산이라도 받게 해드리시구요. 아니면 70,80이 되서도 저러고 사실꺼에요.

  • 2. 얼른
    '10.8.13 2:24 AM (123.142.xxx.197)

    오빠는 엄마가 나오면 자동으로 알아서 나올꺼에요.
    어차피 아버지랑 맞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부모집에 얹혀사는 이유가, 돈 인 것도 있지만, 별로 독립할 의지가 없어보이네요.
    엄마가 밥 다해줘, 청소 다해줘, 빨래 다해줘. 하는데 왜 독립하겠어요.
    밤 12시에 들어와서 잠만 자고 나가는 하숙생. 딱이네요.
    그러니까 오빠님은 그냥 놔두세요. =.=

  • 3. 오빠
    '10.8.13 6:53 AM (218.186.xxx.238)

    누굴 제 2의 엄마 만드시려고...결혼은 안되겠네요.
    정신과 상담을 둘 다 받지않는한....부자가 말입니다.

    엄마,빨리 데리고 나오세요,그래야 뭐가 소중한지 안다고 엄마 설득하시고 오빠를 위해서라도요.
    초소한 엄마랑 둘이 어디 장기 여행이라도 다녀오세요.
    엄마의 빈자리가 어떤지 아빠도 느끼셔야죠.
    엄마가 그리 연약하시니 그 기세가 더 등등하고 얕보는거지요.
    엄마가 신경쇠약으로 병원 다니신다고 진료 끊어 보여드리고요.
    좀 위협할대로 해보긴 해야지 엄마 정말 병들어 돌아가십니다.
    집안 분위기 절대 안 좋아지고......오빠인생이나 님 인생이나....힘들죠.
    엄마 없으시면 더 심해질텐데 그걸 어찌 감당하려고요?
    일단 엄마 빨리 모시고 신경 정신과 가서 상담 받으시고 진단서 끊어 아빠에게 내미세요.
    이유가 뭔지 아냐고....또 욕하고 난리치겠지만 그래도 속으로 뜨끔하는게 조금이라도 있겠죠.
    망설이지말고 적거그 대처하세요.

  • 4. 그런데요
    '10.8.13 8:20 AM (122.100.xxx.53)

    저런 어머님은 모시고 나온다고 해도 계속 아버지와 오빠 걱정을 하셔서
    아마 님이 더 홧병 날지도 몰라요.
    어쨌든 어머니가 스스로 내가 이 집에서 남편이랑 더이상 못살겠다 하고 스스로 나오지않는한
    옆에서 아무리 그래봤자 안되더라구요.
    우리 같으면 저런 인간을 뭐하러 걱정하나 하는데
    저런데 길들여진 사람은 이런저런 폭력적 상황이 일상생활이 되어버려
    저런 마음을 갖더라구요.
    저는 어머님은 어머님이고 우선은 원글님 자신이나 상처 안받게 원글님 중심으로 하셨음 해요.
    이제 집에는 더이상 가지마시고 아버지가 재산 운운하면 그까짓거 안받아도 된다 하시고
    다만 어머니가 도움을 요청하시면 집에가서 아버지 마주치는건 제외하고
    다른건 성심성의껏 하시구요.
    살다보니 내 하나가 식구들 모두의 짐을 질수는 없더라구요.도움을 줄수는 있을지언정.
    다 각자 몫이예요.
    엄마도 아버지의 그런 생활을 젊었을때 애초에 끊지 못해서 계속 당하고 있는 경우고
    님과 오빠가 어렸을때 어떻게든 결단을 내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잘못이 있어요.
    물론 불쌍한 사람은 당연 맞구요.
    오로지 피해자는 그들의 자녀인 님과 오빠인데 님은 덜한데 오빠가 정말 걱정이네요

  • 5. 나무
    '10.8.13 10:01 AM (121.162.xxx.190)

    관세음보살...

    한 사람 잘못되면 주위 사람들 가슴이 다 멍듭니다.
    엄마 가슴이 불구덩이겠지요.
    오빠의 '평안'도 깨졌고,
    오빠도 결혼하기에 불안할 겁니다.
    자신도 아빠 같을까봐, 아빠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읽는 거죠. 미래의 모습 말입니다.
    아무튼 문제있는 분들. 적당히 눈좀 일찍 감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거 아주 문제있는 생각이지만, 정말 대책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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