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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며느리 손주보다 개가 더 좋아(1)

지능적 안티 조회수 : 1,384
작성일 : 2010-08-10 11:33:17
저희 시부모님 얘기입니다
여기 82님들도 애견인들 많으시고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피며 최대한 타인에게 피해 안가게 하려고 키우시는 분들 많다는거 압니다
그분들께는 오히려 저희 시부모님이 지능적 안티(^^;)쯤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결혼하고 몇달후에 시부모님께서 두분만 지내기 적적하시다고 지인께 강아지 한마리를 얻어와서 키우셨어요
그 개가 화근덩어리일줄 누가 상상이나 했나요
마르티스종인데 귀엽고 예쁘고 사람말도 퍽이나 잘 알아듣더라구요 당연히 시부모님들 좋아하시죠

몇달후에 제가 임신하게 됬고 김장을 하게됬는데 배추를 잔뜩 절여놓은 큰 고무다라를 부엌에서 옮겨오라는거에요
시아버님이랑 남편은 그때만해도 시댁에 김치냉장고가 없어서 뒷뜰에 항아리 묻을 구덩이를 파고 있었어요
임신했을때 무거운거 들면 안된다고 들어서 "어머니 저 혼자는 못들거 같은데요" 했더니 "그럼 어쩌냐 나는 얘(그 마르티스) 안고 있는데.."하십니다
그 개 혼자서도 참 잘 걷고 펄쩍펄쩍 뛰기까지 하는 개였어요

같이 지내는 시간이 저희보다 많으니 당연히 개가 좋은건 이해가 됬어요 저도 결혼전 개를 키웠었는데 결혼하면서 저희 친정부모님께서 너도 없고 우리도 가게(장사하셨거든요)엘 나가야 하니 개혼자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 외로워서 안된다고 아는분께 드렸어요
결혼할때 그리 헤어지는것도 참 서운하고 섭섭해서 많이 울었어요
저도 개 좋아하시는분들 이해 못하는거 아니라는걸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근데 시부모님은 점점 도가 지나쳐가시더라구요
식구들 모여 밥 먹을때면 숟가락만 안놨을뿐이지 개가 시아버지 옆에 떡하니 앉아서 밥상에 고기 같은거 조그맣게 뜯어주면 그거 날름날름 거리고 먹더라구요
가끔 시어머니도 고기 뜯어서 손으로 먹여주시고...저희가 시댁 형제 서열로는 막내라(다른 형님들이랑 나이차이가 좀 나는편이에요) 저희가 낳은 애도 막내인데 저희 첫애가 돌정도 됬을때는 밥을 같은 상에서 먹는데 시부모님께서 저희애 이쁘다고 개한번 애한번 고기 같은거 뜯어주시는데 참..

저희남편 하늘이 내린 효자였어요
그때만해도 그랬죠

형님네 애가 초등학생일때 개털 알레르기가 있는지 시댁에만 오면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가려워서 너무 힘들어 하는거에요
가족회의를 했죠
그동안 개땜에 쌓은 스트레스를 다 얘기했어요
큰형님네 애들 개한테 한번씩 물릴뻔했는데 그때 애가 화가나서 개를 때리려고하자 시어머니께서 아무것도 모르는 애를 왜 때리려고 하냐고 얘 때리는건 나 때리는거랑 똑같다고 한것, 나는 니들보다 개가 좋다고 너무 솔직하게 말씀하셔서 저희 형제들 다 서운했던거, 개털이 날려서 도대체 밥이고 집이고 엉망이 아닌곳이 없고 원래 깨끗한 집은 아니었지만 들어오면 개 냄새때문에 머리가 아플정도라는것, 개랑 겸상을 해야 한다는것, 개 먹을거 주시는 손으로 애도 먹을거를 같이 주신다는것,개랑 모든 모든 물건을 같이 써야 한다는것(수건, 세수대야, 겸상등) 개만지던 손으로 씻지도 않으시고 음식이며 애며 다 만지신다는것들 등등
형님들이랑 저희들이랑 서운하셨던거 얘기하셨고 어머님은 그러려면 니들 안와도 된다고 니들 안보고 살면 살았지 마르티스 없인 못산다고..
그래서 결국 가족회의한 끝에 개를 남한테 주는건 아예 말도 못꺼내고 가족들 다 모였을때는 다른 방에 넣어놓는거였어요

그후론 제 바로 형님은(애가 개털 알레르기 있다는)시부모님께 정이고 뭐고 없다고 아프면 저희 부르지 말고 개새*한테 수발 들어달라 하시고 저희가 제사 모실건 아니지만 어머님 아버님 제사는 마르티스가 모심 되겠네요 하시구선 시댁에서 할일만 끝나면 총총히 가버리십니다

저희 시부모님 특히 시어머님 개가 불쌍해서 어찌할바를 모르세요
명절때 저희 며느리들 모여서 음식하고 있으면 어머니는 저희보고 일하라하시고는 그 개가 있는 방에 들어가셔서 쓰다듬고 안고 너 불쌍해서 어쩌냐..하며 울고 계시는것도 봤어요 그방이 창고처럼 쓰는 방이어서 가끔 뭐 꺼내러 가면 그러고 앉아 계셨어요 ㅡ.ㅡ;;;

그런데 그 개가 돌아가셨어요 ㅡ.ㅡ;;;
형제들 모두는 상전하나 없어져서 좋다, 시부모가 셋인집에 가는거 같아 싫었다, 개 냄새, 개털 걱정 안해서 이젠 해방이다 등등의 반응이었지만 저희 시부모님 특히 시어머니는 완전 대성통곡에 난리가 아니셨어요
그나마 형제들중 제가 시어머니 말씀을 많이 들어드리는 편이어서(다들 개때문에 가족회의 하고 난후에 시부모님께 특히 시어머니께는 등 돌리다시피 했었어요)맨날 전화하셔서 불쌍한 우리 마르티스 어쩌냐, 이젠 나는 누굴 맏고 산단 말이냐, 세상이 끝난거 같다, 어제 꿈에 그 마르티스가 나타나서 왔다갔다 하길래 밤에 깨어봤더니 개장난감이 눈에 띄이더라 그거 보고 눈물이 나서 한숨도 못잤다 등등





IP : 122.35.xxx.227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탄
    '10.8.10 11:36 AM (118.35.xxx.251)

    빨리 올려주세요. ^ ^

  • 2. 차라리
    '10.8.10 11:41 AM (121.131.xxx.67)

    개에게 집착하는 게 낫지 않나요??
    아들 귀찮게 하면서 며늘 들볶는거 보단??

    그리고 시어머님 이해가 조금 갑니다.
    살아보니, 늘 내편인 것은 개밖에 없단걸 아신 거겠죠.
    전 개인적으로 개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에게 맘을 주면 정말 힘들거란 건 압니다.
    내가 키우는 개가 아니더라도 가끔씩 개와 눈을 마주치면서 맘을 준 개는 없어지면 정말 힘들더라구요. 하물며, 자신의 일부처럼 소중히 여겼던 개라면 상황은 많이 다르겠지요.
    시어머니를 심정적으로 이해를 좀 해주시면 좋겠네요.

  • 3.
    '10.8.10 11:45 AM (98.110.xxx.181)

    가끔 손님같이 왔다 가는 며느리,아들, 손주들보다 같이 사는 개 편애하는 시어머니 심정 너무 이해 가는데, 저한테 돌 날라 오는거 아닌지....

    마르티스, 개털 그리 안 날려요.
    그래도 무지개 다리 건널때까지 시어머니 사랑 듬뿍 받은 그 마르티스는 행복한 아이임.

    근데, 개 싫어하다가도 막상 내가 키워보면은, 미치게 이쁩니다.
    식사때 겸상까진 아니어도 맛난 고기는 조금씩 떼줌.[사람 음식이 개한테 해롭대도 간절이 원하면 그래 너도 맛 봐라하는 심정으로 주고요.]
    떼 준 손으로 다시 밥먹고요.
    침대에서 같이 자고, 소파에도 같이 앉고,개 밥그릇도 세척기에 같이 돌리고요.
    모든걸 가족이랑 똑같이 합니다, 우리집은.
    아마도 개 좋아하는 집은 거의 비슷하지 싶어요.
    개 안 키우는부들은 죽었다 깨나도 이해 못하겠지만요.
    밤늦게 들어와도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고요.

    저도 남편보다, 아이보다 개가 더 좋을때가 많슴다,점점.

  • 4.
    '10.8.10 11:48 AM (125.186.xxx.168)

    괜찮은거 같은데요...얼마나 적적하시겠어요 ㅎㅎ

  • 5. 얼마전에
    '10.8.10 11:48 AM (118.33.xxx.149)

    십수년 키우던 강쥐 하늘나라보내고... 너무나 힘들었네요.
    지금도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 아이 생각 문득문득 날때마다
    힘듭니다.
    저는 시어머님 입장이 더 이해가 가네요.

  • 6. ...
    '10.8.10 11:49 AM (125.180.xxx.29)

    오로지 본인한테만 올인하는 강아지가 외로운 노인들에겐 자식보다 더 의지될수있어요
    전 원글님시부모님마음 이해가 되는대요?

  • 7. 이해는 가요
    '10.8.10 11:53 AM (124.61.xxx.78)

    울 어무이께서도 자식, 손주보다 강아지가 더 좋다시는 분이니까요. ^^;;;
    아무래도 사람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잖아요.
    무조건적으로 충성하는 개가 더 낫다는거... 이해는 가요.
    그래도 아무리 귀한 강아지라지만 집에서 사람이랑 같은 수건 쓰지 않구요.
    냄새 안나게 털 안날리게 엄청 관리하세요. 이 정도 기본은 지키면서 개 키우셔야해요.
    조카들 오면 무조건 조카들이 일순위네요. 아무리 강아지가 이뻐도...
    자식 손주들이 혹시나 서운할까봐 꾹 잘 참으세요. ㅎㅎㅎ

  • 8. 원글님
    '10.8.10 11:57 AM (118.33.xxx.149)

    서운하신건 알겠는데요.
    개가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게다가 죽은 개를 두고 잘죽었다... 이건 좀...
    그러네요.

  • 9. 이해가...
    '10.8.10 11:58 AM (125.180.xxx.29)

    저도 말티즈키우지만 털이 밥이고 집안이고 엉망일정도로 털 안빠져요
    원글님이 개가싫으니 그렇게 느끼는거지...

  • 10. 그래도
    '10.8.10 11:59 AM (218.147.xxx.39)

    좀 아닌건 아닌게 아닌가요?
    동물을 사랑하고 좋아해서 식구처럼 대하는 것 까진 좋지만
    사람이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바로 앞에서 당하는 거 전 기분 나쁠 거 같아요.
    저도 동물 좋아하지만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힘든 상황을 무조건
    견뎌라 하는 건 분명 잘못 아닐까요.
    임신한 며느리한테 무거운 짐을 혼자 들라 하시면서 개는 껴안고 계시고
    털 알레르기가 있는 손자들은 그러던지 말던지 하시고...이런거 아니잖아요.

    정말 그렇게 개가 좋으면 자식이고 뭐고 다 필요없이 개하고만 사는게 낫겠네요
    적적함을 달래주는 좋은 친구, 식구이면 그정도로 받아주셔야지
    도를 넘는 건 누가봐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 11. 덧붙여
    '10.8.10 12:03 PM (218.147.xxx.39)

    저희 시댁은 시골인데 말티즈인가요? 그 개를 애완견으로 집안에서 키우고
    밖에서는 진도개 같은 종류의 개를 밖에서 키우는데
    같은 개라도 대접이 완젼 다릅니다.
    전 그거 보고 정말 헉..했네요.

  • 12. ..
    '10.8.10 12:09 PM (202.30.xxx.243)

    위의 '음'님이랑 저는 생각이 같네요.

    친구 할까요?

  • 13. ....
    '10.8.10 12:11 PM (123.204.xxx.205)

    가끔 손님같이 왔다 가는 며느리,아들, 손주들보다 같이 사는 개 편애하는 시어머니 심정 너무 이해 가는데, 저한테 돌 날라 오는거 아닌지.... 2

  • 14. 원글
    '10.8.10 12:20 PM (122.35.xxx.227)

    예 저두 심정적으로는 이해도 되요
    아예 이해 못하고 그러는거 아니에요 그래서 중간에 저도 개 얼마나 좋아했나 썼어요
    그 이쁜거 좋은거 저도 모르는거 아니에요
    근데 저도 애키우는 어미인지라 저희애가 아무 잘못도 없는데 개보다 못한 취급 받으니 좀 그렇더라구요
    그리고 두번째 글에도 썼지만 시댁 위생상태가 원래 좋은편이 아니에요
    그 안 좋은 위생상태에 개털이 더해져서 더 지저분해 보이는거죠
    게다가 청소기 있어도 안돌리세요
    명절때만 그리고 저희가 내려갔을때만 쓰는게 청소기에요
    어머님들 연세에 걸레들고 먼저 닦는게 쉽다 생각하시나보다 하시겠지만 걸레도 제가 보기엔 자주 사용 안하시는듯해요
    가서 저희 청소할때마다 보면 걸레에 곰팡이가 피어있어요
    어머니 걸레 언제쓰시고 안쓰신거에요? 하면 몰라~~~하세요
    그동안 아예 안쓰신거죠 ㅡ.ㅡ
    그러니 개털이라고 안 쌓여있을까요 아무리 털이 안날리는 종의 개라 할지라도 그정도 청소 안했으면 수북히 쌓여있죠 ㅡ.ㅡ;;;

  • 15. 그렇게
    '10.8.10 1:34 PM (220.127.xxx.185)

    개가 좋으면 효도도 개한테 받으시고 용돈도 개한테 받으시고 명절 음식도 개한테 시키시지요, 왜.

    자식들한테 바랄 건 다 바라시면서 자식 손주보다 개만 끼고 계시는데 욕이 안 나오나요. 참 속 넓은 애견인들 많으십니다.

    저희 시어머니는 저희 애가 입원해 있는데 강아지 다리 다친 것 지켜봐야 한다고 안 오시더군요. 저 금전적으로도 시댁에 엄청 했고 일주일에 두세 번씩 갑니다.

    그 이후로 시어머니한테 마음 많이 닫았어요. 본인은 모르시는 모양입니다만. 그 개 끼고 사시라고 하지요 뭐.

  • 16. 미미
    '10.8.10 2:09 PM (125.248.xxx.218)

    저도 시엄니 흉 많이 보는 사람 중 한사람이지만요, 바꿔서 생각해보면 시부모님은 손주를 꼭 사랑해야만 할까요? 자식이 낳은 자식을 사랑하고 이뻐하지 않으면 그것도 흉거리, 불만인것 같은데 며늘들이 시엄니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시부모도 손주 마땅히 이뻐해야 하는 건 아니죠.
    시어머니가 개를 사랑하는 것 자체가 미운게 아니라 내 자식보다 더 이뻐한다고 생각하니
    질투가 나는 거죠.
    내새끼는 내가 이뻐하면 됩니다.
    이것저것 시부모님께 기대하지 맙시다.
    시부모님께 모든 걸 해드려야하는 것도 모순이지만요.

  • 17. 서운해했을남편
    '10.8.10 3:43 PM (222.238.xxx.247)

    어제 뭔 얘기하다가 아이랑 자기랑 울 강아지랑 똑같다고했는데....섭섭했을라나

  • 18. 흠..
    '10.8.10 4:45 PM (218.55.xxx.173)

    실제로 미국에 그런 판례가 있었다고 하죠. 최근 1, 2년 새 일인데..

    부자 노인이 죽으면서 모든 재산을 애견에게 남겼어요.
    자식들은 당연히 소송 걸었구요.

    판결은 그 노인이 외로울 때, 힘들 때 같이 있어주고 위로해준 개가 상속하는 게 맞다였어요.

    자식들은 어쩌다 한번 찾아가는 걸로 끝이고 자기 가족, 내 아이를 챙기지만 개는 나만 바라보죠.
    개가 손주보다 더 이쁘다고 했다면, 그건 반대로 말해서 자식들이 그만큼 부모에게 서운하게 했다는 뜻도 될 겁니다.

  • 19. ..
    '10.8.11 12:41 AM (122.37.xxx.30)

    세상에 원글님과 그 형제분들 너무 좀 ... 어리석으셨어요. 시어머님 개가 없으셨다면 우울증으로 엄청 고생하셨을 겁니다. 원글님과 다른 며느님들 들들 볶으셨을 거구요. 저라면 그 개한테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절이라도 했을 거예요.

  • 20. ..
    '10.8.11 12:43 AM (122.37.xxx.30)

    단 시어머니가 "개"핑계대고 힘든 일 안하시고 할 일안하신게 무척 얄미운 거지요.
    시어머님 성품이 좀..얄미우시네요. 괜한 개한테 화풀이하지 마시길..그 개는 어쨌든 원글님 댁에서 할 "도리" 다~~ 하고 하늘나라 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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