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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 해서 재벌은 아니어도 재벌 안 부러운 사람

손재주 조회수 : 1,863
작성일 : 2010-08-07 13:45:57
얼마전에 94년 여름 이야기 나왔었죠?

그 해에 지금 살던 동네에서 시내까지 다니며 한복을 배우던 분이 계셨습니다

지금은 저 살던 동네가 완전 신시가지가 되었지만 그때는 버스도 딱 두대 다니고 정말 외진 곳이었습니다

그 여름에 양산 받치고 옷 곱게 입고 한복 배운다고 가는 모습을 보면 어우 이 더운데 그게 그렇게 재미있어요 ?

하고 묻기도 했네요

정말 집에만 있어도 미치게 더운데...

그 뒤로 동네분들과 친해져서 몇년동안 달마다 모임도 가지고 아이들끼리 큰엄마 큰아빠 부르며 정말 친하게 지

냈는데

옷 만지기 음식 만들기 집안 꾸미기를 참 좋아하시던 분이셨습니다

아기자기..

그런데 아저씨 하시던 일이 계속 꼬이니 할수없이 공장을 다니시는데 체력도 안되고 하기 싫은 일을 하니 한달 하

면 한달을 자리에 누워서 앓으시더라구요

쇳소리에 머리가 아프다더니 툭하면 기절하고 아무것도 안 보인다하고

아마 집안일과 공장일에 시달리는데다 돈이 너무 없어서 잘 못 먹으니까 영양실조까지 겹쳤나봐요

그러더니 어느 날 갑자기

야밤도주 하듯이 새벽에 이사를 가 버렸어요

동네 사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급작스레 ...

그리고 그때 태어난 우리 둘째가 초등학교 육학년이 된 작년에 갑자기 만났습니다

동네에 새로 세탁소가 생겨

저희 동네가 아파트들이 막 생겨나고 원룸이 막 지어지면서 상가들도 들어섰거든요

큰 아들내미에게 옷을 맡기고 오라 했더니 세탁소 아줌마가 너 혹시 ** 아니니 하고 묻더래요

너무 궁금해서 옷 찾으러는 제가 갔더니 세상에 그 분인거에요

다른 곳에 이미 세탁소를 내시고 여기가 2호점이라고 하시는데 간판에도 **** 세탁소 2호점 이렇게 써져 있더군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우연히 이사 간 곳 근처에서 세탁소에서 일하실 분 구한다는 광고 보고 들어갔다가 기

술 배워서 전세금 빼서 월세방 살며 세탁소 차려가지고 성공을 하셨대요

그래서 분점 내셨다고

그게 작년 유월에 있었던 일인데 올 칠월에 바로 옆 지구인 ** 지구에 삼호점 내셨어요

밥도 서서 먹고

하루에 다섯시간 자며 일하신대요 일거리가 너무 몰려서

저도 당연히 세탁거리는 모두 갖다 맡기는데 그 잠깐 동안에도 끝없이 일이 들어오고 잠깐 가서 이야기하는 동안

에도 전혀 쉬지를 못해요

그래서 그냥 가게를 크게 하나 내지 왜 분점을 내냐고 했더니 분점을 내는게 가게 이미지도 좋게 하고 훨씬 일을

많이 받는대요

특히 올해는 봄에 이상기후 때문에 맡겼던 겨울 옷 찾아가서 입고 다시 맡겨서 장사가 배로 잘 됐다네요

봄이 가장 일이 많고

여름은 여름이라고 일이 많고 가을 겨울도 마찬가지라고 계절 안 타는 장사라고 하시더군요

예전에는 말씀도 별로 없으셨는데 십년 넘게 안 보는 사이에 말씀도 조곤조곤 잘 하시더군요 ^^*

아마 장사하면서 사람 대하다 보니 변하셨나 봐요

제가 실은 세탁소에 관심이 많았어요

남편이 사고로 장애가 되었는데 산재 공단에서 재활 훈련으로 세탁 기술을 배웠거든요

그런데 배우기만 하고 하기 싫다고 우기고 저는 같이 세탁소 할 생각으로 알음알음으로 세탁소 가서 기술 배우면

서 보니 받은 옷 내 옷 처럼 여기면서 빨고 다림질하고 드라이 깨끗하게만 하면 몸이야 당연히 고생이지만 돈은

아쉽지 않게 벌겠다는걸 한눈에 알겠더군요

요즘 나오는 프랜차이즈 말고 내 기술로 내가 해야 돈 벌거에요

우야든둥

몸은 고생하지만 돈은 된다는게 세탁소입니다

커피숍 샌드위치점 같은 좀 우아하고 있어 보이는 장사보다 훨씬 실속있는게 세탁소더군요

주변에 아파트와 원룸과 대학까지 끼고 있으니 상권이 유난히 좋기도 하지만

빤스와 양말 빼고는 다 맡긴다고 봐도 좋던걸요

요즘은 모자를 많이 쓰셔서 모자도 많이 맡기시는데 모자 하나에 천오백원 이천원 받습니다 (제가 일했던 곳)

와이셔츠 하나 다리는데 삼분 안 걸려요 그리고 이천원이죠

아이들 다 키우시고 손재주 있으신 분들은 프랜차이즈 말고 기술 조금 배우셔서 세탁소 차리시면 좋으실 거에요

정말 손재주 타고 나신 그 분 보며 엄청 부러워 했답니다

세탁은 일하시는 분들에게 맡기고 그 분은 수선만 계속 하시거든요

빠뜨린게 생각나서 더 씁니다

제가 일했던 세탁소에서 회계도 같이 했거든요

한달 수입이!!!!!!!!!!!!!!!!!!!!!!!!!!!!!!!!!!!!!!!!!!!!!!!!!!!!!!!!!!!!!!!!!!!!!!!!!!!!!!!!!!!!!!!!!!!!!!!!!!!!!!!!!!!!!!!!!!!!!!!!!!!!!!!

제가 거기서 일년 일해도 못 받을 액수를 벌더군요

세탁소가 참 좋은게 아무리 일거리가 늘어나도

들어가는 부대비용은 별거 없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제 한달 월급이 딱 백만원 이었는데

일년 하고도 몇달 더 일해야 벌수 있는 돈을 직원들 월급 주고 부대비용 빼고 사장이 가져갔어요

하긴

우리 큰애 고등학교때 같은 반 엄마에게 선생님이 이 성적으로 무슨 대학을 바라냐고 뭐라 하니까

학교밖으로 나와서 흥! 대학 안 나와도 아빠 하는 세탁소 물려 받아서 하면 선생 보다 더 잘 번다고 그깟 대학 안

보낸다고 하던 엄마도 있었지요 ;;



IP : 116.125.xxx.19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엥?
    '10.8.7 1:49 PM (222.239.xxx.42)

    저 그래서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글이 끊긴 느낌이..ㅠ.ㅠ

  • 2. ..
    '10.8.7 2:08 PM (115.161.xxx.147)

    저희 동네 세탁소도 아주머니는 수선하시고 아저씨는 세탁하시는데
    병원 직원들, 학생들 많이 사는 동네라서 일거리 꽤 많아보여요.

    일도 꼼꼼하게 참 잘 해주시고,
    수선도 이건 원하는 대로 된다 안 된다 말씀을 정확히 해주시구요.
    언제 맡겨도 믿을 수 있어서 좋아요.

  • 3. ...
    '10.8.7 4:19 PM (220.88.xxx.219)

    저 고등학교 때 동창이 세탁소 하는데 엄청 잘 살았었어요. 그냥 동네 세탁소였는데도요. 근데 알고보니 그 동창 오빠가 농구선수 문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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