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네이트 판 올케 장례식 참석 글을 읽고 생각난 이야기

.. 조회수 : 723
작성일 : 2010-07-26 13:13:07
제 시집 식구들, 참 가족적인 것 좋아합니다.
그래서 며느리도 모든 가족 행사를 당연히 참석해야 하지요.

남편 친가쪽은 친척 없고 외가쪽만 많습니다.
시이모들 인사 다녀야 하고, 경조사 당연히 가야 합니다.
산후조리 기간이든 만삭이든 예외는 없지요.

첫째 갖고 만삭에 20년 전 돌아가신 시아버지 묘에 벌초가서 풀 베고 왔습니다.
둘째 갖고는 도저히 못가겠더군요. 큰 애도 있고 몸도 안좋았고..
몸이 안좋아서 회사 쉬고 집에 있었거든요.
그랬더니 전화하셔서, 이번에는 봐줬으니 성묘는 꼭 가자 하십니다.
명절 다음날 친정에 와서 다다음날 새벽에 돌쟁이 첫 애 손잡고 성묘 갔다 왔습니다.
성묘가는 날 아침, 친정으로 새벽부터 부지런히 전화하시더군요. 빨리 성묘 출발하라고...


그랬는데, 둘째 낳고 한 달 좀 지나서 시골에 계신 큰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부모님께서 너무 멀고 힘드니 저도 남편도 오지 말라 하셨지요.

그 때가 마침, 산후조리 해주시는 분이 한 달 끝나고 안나오시던 때인데
큰 애와 작은 애, 저까지 셋만 있기는 좀 힘들 거 같았어여.
그래서 반일 도우미를 부르려 했는데, 남편이 시어머니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시어머니 계신 이틀 동안, 할 일이 늘더군요.
정말 딱, 둘째 안는 것 빼고는 아무 것도 안해주셨어요.
쉬나 응가하면 "에미야, 애 기저귀 갈아라"
배고파 울면 "에미야, 애 분유 타라(혹은 젖 먹여라 - 제가 젖이 적어 혼합했거든요)"
식사시간 다 되어가면 "에미야, 밥 안차리냐?"
그리고 아이 자면 방에 들어가셔서 pc하시고요.

딱 이틀 그러시더니, 한 마디 하시더군요.

"네 부모님은 대체 언제나 오시는 거냐? 애들 놔두고 상갓집에 그렇게 오래 있고 싶다냐?"


부모님 자식이 아니라 제 자식이죠.
제 부모님 손주일 뿐 아니라 시어머니 손주도 되고요.
아니, 평소 애들은 핏줄이 당겨서 자라면 외갓집은 거들떠도 안본다 하시던 분이니
그 이론에 따르면 제 부모님이 아닌, 시어머니 핏줄이겠죠.

어머님 조카 결혼식에 몸 푼지 얼마 안된 며느리는 꼭 가야 예의이고
돌아가신지 30년 된 시아버지 벌초를 몸이 안좋아 가면 예의가 아니고
시이모님께 문안전화 안하면 예의가 아니라 하시는 분께서

제 친정 아버지의 형제가 죽었는데 왜 빨리 와서 애 봐주지 않으시냐고 하시더군요.
형제가 죽었는데요.



그 후에도 이런 저런 일이 있었고
저는 이제, 한 집에 살면서도 시어머니와 데면데면합니다.

어느 순간 마음이 무섭도록 차분해지더군요.
남편의 어머니이고 애들의 할머니일 뿐, 나와는 아무 관계 아니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말이죠.
IP : 112.223.xxx.5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10.7.26 2:19 PM (121.162.xxx.177)

    ㅎㅎ
    원글님은 남편의 어머니이고,
    애들의 할머니라는 분이 계시기는 하네요.

    전 남편의 어머니일 뿐인,
    애들의 할머니도 아니고, 나와는 무관한게 아니라 나를 노예취급하는 주인마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7903 아..1박2일보니 9 순대국밥 먹.. 2009/09/13 1,518
487902 임진강 참사,,, "2시간 반 뒤 도달...대피시간 충분" 9 verite.. 2009/09/13 1,041
487901 헉..신종플루 6번째 사망자 발생..나머지 확진환자 2명도 위태. 2 어떻게해야할.. 2009/09/13 936
487900 서울에 미션스쿨이 어디어디 있나요? 13 . 2009/09/13 1,675
487899 회원가입 1 건망증 2009/09/13 117
487898 檢 무죄율 급등…검찰개혁 새 이슈될 듯 3 verite.. 2009/09/13 247
487897 이걸 엎을 수도 없고.... 2 부글부글 2009/09/13 681
487896 아랫동서에게 존대말 쓰시나요? 23 첫째 며느리.. 2009/09/13 1,674
487895 82 님들! 어느 분께서 독어 음역해주실 분 계신가요? 노래 2009/09/13 152
487894 인천공항 일본에 팔려도 전 암 상관 없어요 7 고심하다가 2009/09/13 1,136
487893 7-80대 시부모님 밑반찬 어떤게 좋을까요?? 13 어떤메뉴 2009/09/13 1,247
487892 주문한 꿀에서 물엿 냄새가 나는데.. 5 정말 꿀? 2009/09/13 541
487891 남편, 자식 없다면 어떤 일이 가장 해보고 싶으세요? 19 상상만..... 2009/09/13 1,473
487890 택배로 보낸 물품이 파손된 경우 어떻게 해야하나요? 5 황당 2009/09/13 360
487889 사이버 보안과 3천명을 양성하여 부대를 만드신다고 하네요... 7 우리 가카께.. 2009/09/13 342
487888 아이가 아파요. 3 초보맘 2009/09/13 260
487887 좀 전.... 주변 아지매와의 대화 5 똘방이 2009/09/13 681
487886 피부에 100만원 투자한다면 뭐하실거예요? 8 ,, 2009/09/13 1,408
487885 매실 건질때가 됐는데요... 4 매실 2009/09/13 618
487884 인천공항 해외매각 우리힘으로 막아내야 합니다.. 7 투표하세요... 2009/09/13 369
487883 요즘 청담동 아파트 분위기 어때요? 9 청담동 2009/09/13 2,460
487882 김지석 좋아하시는 분들 계세요?? 14 김지석좋아 2009/09/13 1,467
487881 (브라우니용)밀가루100g, 설탕 150g이 계량컵으로 어떻게 되나요? 4 죄송합니다만.. 2009/09/13 787
487880 역쉬 공짜는 맛있어요 ^^ 1 치즈케익 2009/09/13 253
487879 이삿짐용달 비용아시는분 있는지요? 2 용달 2009/09/13 353
487878 나 지금 아주아주 행복 해요.^---------^ ㅋㅎㅎ 2009/09/13 347
487877 추석때 시부모님 동서네와 제주도갑니다 아침메뉴좀 추천해주세요 2 제주도 2009/09/13 594
487876 다 가질수는 없겠죠. 5 .. 2009/09/13 596
487875 세상에...댓글알바를 공무원으로 채용하다니.... 8 어이없다 2009/09/13 941
487874 김수로씨 결혼했나요?... 4 ㅎㅎㅎ 2009/09/13 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