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시절
나에겐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황홀했던 기억이 하나있다.
한여름의 깊은밤 도심의 깊은 산속에서
커다란 바위 위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밤을 새웠던 기억....
총총히 하늘에 박힌 별들이
너무도 가까이 있었고
종래에는 그 별들이 나에게 쏟아져 내려왔다.
그 수없이 많은 영롱한 별들이
온통 나에게로 왔다.
너무나도 가슴벅찬 희열을 느끼며
온밤내 그렇게 하늘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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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별이 보고 싶었다.
그녀에게 별을 보러 가지 않겠냐고 물었다.
좀 생뚱맞아 하면서도 그러자고 하는 그녀.
청량리에서 춘천행 기차를 타고 강촌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아홉시경.....
어둠이 내렸건만
잔뜩 찌푸린 하늘 어디에도 별은 없었다.
강변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조금 걷다가
늦은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강변으로 나와 앉아서
한참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모습이 너무 피곤해 보였다.
인근 모텔에 들어가서 자고 내일 소양댐으로 올라가자고 하니
서울로 돌아가겠단다.
강변역으로 가보니 막차는 이미 끊어진 상태.
마뜩치 않아하는 그녀를 달래
모텔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얼굴과 발만 씻고 침대에 드러눕는 그녀....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채로다.
불편해 보여서 화가났다.
억지로 청바지를 벗기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나도 그 옆에 누웠다.
자괴감이 몰려든다.
오지 말았어야 했나?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스며드는 가로등 불빛.....
논에선 개구리가 울고
그녀는 내곁에서 코를 골며 곤한잠에 빠져있다.
그녀가 깨지않게 조심스럽게 창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와서
담배한대를 피워물었다.
가슴이 답답하다.
하늘을 올려보았다.
별은 없었다.
깊숙히 빨아들인 담배연기를 내 뿜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방으로 들어와 조용히 그녀의 옆에 누웠다.
몸은 더없이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는다.
늘 그랬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잠자는 시간이 아까웠다.
조금 이라도 더 그녀를 바라보고 있고 싶었다.
입을 조금 벌리고
자그맣게 코고는 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는그녀.
코를 그녀 머리에 가까이 대고
그녀의 냄새를 맡아본다.
그리고 가만히 그녀의 손을 쥐고선
손등에다 글을 썼다.
"사랑해" 라고......
너무나 하고싶었던 말이었는데
한번도 하지 못했던.
그리고 앞으로도 하지 못할것 같은
그말을 그녀의 손등에다가 썼다.
손을 뻗으면 닿는곳에
그녀가 코를 골며 잠들어 있다.
너무도 갈망하던 그녀가 아닌가?
너무도 안고 싶었던 그녀가 아닌가?
가만히 그녀의 뺨에 입맞추었다.
밖에는 비가 쏟아져 내린다.
그칠것 같지가 않다.
강변에서 그녀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별을 보지 못해서 어떻게해?"
그래 밤하늘의 별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난 마음속으로 대답한다.
"나에게는 니가 별이야."
장대비가 쏟아지는밤.
나는 별과 함께 누워 하얗게 밤을 지샜다.
어느새 내 마음은 별로 가득차고
내 젊은 어느날의 기억처럼
가슴벅찬 희열을 느꼈다.
곁에 잠들어 있는 그녀의 손을 꼬옥 쥐어본다.
내 마음속에 별하나 있어 행복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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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에 별 하나 있어......
별하나 조회수 : 268
작성일 : 2010-07-25 17:45:40
IP : 112.144.xxx.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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