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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 대한 끊은 놓지 말아요

희망 조회수 : 2,507
작성일 : 2010-07-25 11:31:01
어제 오늘 아이에 대한 글들이 종종 보입니다.
저도 아이가 올해 대학을 들어갔지만 늘 애태우고 속 끓이며
살고 있지만 그래도 늘 다짐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어떤 계기가 있어요.
자식은 기다리고 믿어주면 언젠가는 돌아온다고 생각하게 됐거든요.

우리 아파트 앞에 난전에 채소파는 아주머니가 계십니다.
채소 파는 아주머니라도 인물이나 체격이 좋으시면
덜 애처로운데 이분은 어찌나 작고 마르고 까만지
볼 때마다 안쓰러워요.

몇년 전 어느날 채소 사러 갔더니 아들이 엄마와 싸우고 있었어요.
아주머니는 물건 팔면서 이야기하고 아들은 옆에 서서 이야기하고
전 그 앞에서 물건 사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돈 달라, 안 된다, 친구들과 약속했다, 친구들 기다린다...
이 과정에서 아주머니는 참 조용하게 이야기했고
아들은 성질이 나서 씩씩거리며 다 들리게 이야기하고
전 본의아니게 이야기를 다 듣는 상황이었어요.

돈이 꼭 필요한지는 잘 몰라요. 그때 제 느낌은 아이가 놀러가는데 돈 얻으러 왔고
엄마는 너무 많이 쓴다 이번은 안 된다 뭐 이런 대화였기 때문에
전 속으로 아들 욕을 많이 했답니다

지 어머니는 땡볕에 채소 판다고 온 종일 힘들게 일하는데
여기와서 놀러가겠다고 돈 달라고 싸우는 거 보니
너도 참 큰일이다....

이런 광경 그 후에도 몇 번 더 봤는데 어느날부터인가 아들이 안 보였어요.
그리고 한참이 흘렀는데
어느날 밤..
난전 정리를 하시는데 보니 옆에서 어떤 총각이 그 아주머니를 도와서
보따리를 싸고 있었어요.
난전 장사라는게 종류가 많잖아요. 그걸 다 나누어 봉지에 싸서
리어커에 싣는데 보니  그집 아들인 거 있지요.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보니 아들이 계속 와서 엄마 짐을
싸는 거 도와주고 같이 들어가더라구요.
몇년동안 계속 그러고 있어요.어제도 싸는 거 봤답니다.

제가 아주머니한테 물어봤거든요. 혹시 아드님이 군에 다녀왔냐구요.
그렇다고 하네요.
군대가  사람을 철 들게 하는 곳인가보다 그때 생각했구요.

그리고 예전에 아주머니, 아들한테 조곤조곤 타이르며 달래던 모습이 떠올라
정말 자식은 타이르고 기다려주면 언젠가는 돌아온다는 생각을 그 아주머니땜에
많이 하게 됐답니다.

저도 자식이 힘들 때마다 그 아주머니 생각을 합니다.
나도 이 고비를 잘 넘기면 내 아들도 언젠가는 순한 양이 돼서
돌아오겠지 그러면서 참아요.

아래 자식 땜에 마음 졸이시는 분들도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면
편안한 날이 금방 오리라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자식이기 때문에 그 애를 보다듬어 같이 가야하며
좋은 길로 인도하고 나중에 철 들어  든든한 사회인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도와줘야 하니까요.

IP : 222.235.xxx.23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습니다
    '10.7.25 11:45 AM (211.200.xxx.198)

    대부분이 더 사랑해달라는 목마름도 많지요 !!

    내 자식 내가 놓아 버리면 누가......??

  • 2.
    '10.7.25 12:00 PM (121.166.xxx.138)

    철없는 아들중에 군대다녀와서 사람됐다는 얘기 많이 들었어요..군대가 부정적인 부분도 다소 있지만 남자들에겐 긍정적인 부분도 많은거 같아요..,.오늘 아침 뉴스에 군대를 이상하게 폄하한 EBS강의한 하나고 여교사가 떠오르네요...

  • 3. 질문
    '10.7.25 12:25 PM (211.215.xxx.179)

    원글님~
    그 아주머니가 아들에게 말할때...아들은 씩씩거리며 말하는데
    아주머니는 조용조용 차분하게 안된다는 말씀을 하시더라는 말씀이시죠?
    그 목소리톤과 사용하신 단어들이 궁금합니다.

    전 아이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때...언성이 항상 높아지고 목소리를 쩌렁 울리게 말을
    해 버릇해서..저도 속으로 이거 어떻게 고치나..하거든요.ㅠㅠ

    어느정도의 톤과 단어였는지...알려주실수있으신가요

  • 4. 질문
    '10.7.25 12:27 PM (211.215.xxx.179)

    그 조용하게라는 말씀이..손님도 있고해서 속으로 화는 나는데..끙끙거리며 참으며
    말하는 그런 낮은 톤은 아니었나요?
    마음도 편하고, 전혀 아들의 요구에 동요없이...차분하시더라는 건가요?

    정말..배우고 싶네요

  • 5. 아무도 모름
    '10.7.25 12:50 PM (219.79.xxx.27)

    선생님의 내려놓으라는 말씀은
    희망을 놓으라는 뜻은 아니었을거예요.
    멀리 떨어져서 남인것 처럼 바라보면
    객관적으로 볼수 있어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할 수 있을거예요.

    저도 폭력이나 윽박지르는건 반대하지만
    채소장수 아주머니도 좀 더 강하게 나갔으면
    아들이 군대가기전에 철들었수도 있구요.
    아이들이 자기가 어떤요구를 해서
    반응이 그다지 세다고 느끼지 않으면
    그걸 이용하거든요.
    애들이라고 너무 조용히 잘 해주려고 하는 마음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구요.

  • 6.
    '10.7.25 12:55 PM (121.151.xxx.155)

    자식의 끈을 놓아서는 안되지요
    그러나 강약은 조절할줄알아야한다고 생각해요
    너무 강하게도 약하게도 하면 잘자라지못하는것같아요
    화낼때는 화내고
    모르는척할때는 모르는척하고
    독립시킬때 되면 독립도 시키라는것이지요
    자식농사라고했지요
    농사는 비가 많이와도 거름을 많이주어도 안되지만
    비가 적게 와도 거름을 안주어도 농사는 안됩니다
    아주 적절하게 잘 섞어서 농부가 최선을 다할때 농사가 잘되는것이지요
    그것처럼 자식을 키워야한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의 내려놓으라는것은
    짐을 내려놓으라는것이지요
    아이에대한 죄책감인한 무조건적인 사랑은 독이 될수도 있거든요
    조금은 매몰찬것처럼 보일지라도 끊일줄아는 독한 마음도 필요할때가 있다고 봅니다

  • 7. 어려운 자식 교육
    '10.7.25 1:02 PM (221.140.xxx.135)

    주변 환경이 황포하면 자식 양육이 더욱 어려워 집니다. 외(경제적인 것 포함)적인 면부터해서 심리적인 것 까지..
    그러한 부모들을 위로하고 상담하는 곳이 있다면 좋을텐데......

  • 8.
    '10.7.25 8:53 PM (119.206.xxx.115)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예요.
    하지만..그 과정이..너무 너무 힘들어요..
    진짜로...주변에 정말 부모가 참고 인내한 자식들은 다 돌아오더라구요
    하지만...같이...확..하는집안은 끝내 제갈길로 가구요

    저도 늘 다짐하지만..자신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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