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라는 책이 있는데, 혹시 아세요?
밑에 길냥이 밥 주신단 글 보다가요...
임신한 냥이가 보일러실에 와서 몸 풀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보다 생각이 났는데요.
어느 정도는 동물과 소통이 되긴 하는 것 같거든요, 제 생각엔. ^^
그 고양이에게 이렇게 저렇게 말을 걸면서 보일러실 소개해 주고 하면
말 알아들을 것 같다는 건... 저만의 소망(또는 착각 ㅋㅋ)일까요 ㅎㅎㅎㅎ
이 책... 처음 나왔을 때 누가 선물해 줘서 봤는데
솔직히 제목도 그렇고, 읽으면서도 너무 허무맹랑하다 싶었어요.
근데 제가 좀 몽상가적인 기질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ㅎㅎ 읽다 보니 믿게 되는 거에요, 막 ㅋㅋ
(뭐... 외계인도 있을 거라고 믿고 버뮤다 마의 삼각지대에는 과연 무슨 신비한 힘이 있는가, 이런 생각도 하고...
그런 거 믿고 사는 사람입니다만
나름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것도 무지 따지고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ㅎㅎ)
내심, 믿고 싶은 마음도 있고... 책 내용이 거짓말 같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그러다 보니, 다 읽고 나서는 우리집 고양이를 붙들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 저를 발견-_-;
이놈은 애교 많고 저를 제일 좋아하는 주제에
제가 속상해 하고 울고 있으면 위로는 커녕 옆에 와서 '뭔 일이 있나...?' 하고 한 번 들여다 보고
구석에 쌩 가 버리는 놈이거든요. 그래서 애저녁에 소통은 글렀네~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니 또 믿고 싶더라구요. ㅎㅎ
선물받았을 때 읽고 놔뒀었는데
얼마 전에 책 정리하면서 꺼냈다가 또 앉은 자리에서 다시 열심히 읽었어요.
그러고 나니 처음 읽었을 때처럼 다시
우리집 고양이를 붙잡고 말을 걸어 보고 싶은 생각이 또 스멀스멀 나는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그 때가 우리집 고양이가 스케일링을 하고 왔을 때였거든요.
(혹시 돈 ㅈㄹ이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까 봐 설명하자면;
얘네도 가만 보면 이빨에 치석 끼고 냄새 나고 난리거든요.
그냥 두면 늙으면서 이빨도 빠지고 밥도 못 먹고, 몸은 건강한데 이빨 때문에 고생하게 돼요.
그래서 비싸서 벌벌 떨면서도 해 줬어요... 앞으론 이도 닦아 주려구요.
제가 맡은 생명이니까 책임져야죠^^; 너무 욕하진 마시길.)
앞서도 말씀드렸듯, 우리집 식구 중에서 고양이가 제일 따르는 건 저예요.
귀찮을 정도로 졸졸 따라다니죠. 저는 '누나'라고 저를 칭하지만
이 녀석은 저를 엄마로 아는 것 같아요... -_-;
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 목욕할 때, 샤워할 때, 암튼 제가 눈에 안 보이면 찾고 다니고
다른 식구들 말은 안 들어도 제가 뭐라고 하면 바로바로 따르고 듣고, 그랬어요.
근데 스케일링 하러 갔다 온 다음부터 태도가 싹 바뀐 거예요.
아마도... 갑자기 자기를 다짜고짜 이동장에 넣어서 어딜 데려가더니
무서운 아저씨(의사 선생님;)가 주사 놓고 피 뽑고 막 찔러대는데 자기를 도와 주지도 않고,
심지어 그 아저씨가 시키는 대로 자기를 꽉 잡고 있고, 아저씨한테 협조하고... 그래서 그랬는지,
(물론 저건 제 생각이지만요)
집에 와서는 구석에 웅크리고 나오질 않더라구요.
병원 갔던 충격 때문에 우울해했을 거라는 생각은 들어요. 근데 유난히 저를 무서워하는 거예요.
같이 병원 갔던 언니 옆에는 가면서, 제가 곁에 있으면
무서워서 바라만 보고 제 옆을 못 지나가다가
제가 딴데 보는 사이에 후다닥 뛰어서 저를 피해 지나가고... 아... 슬펐어요.
쟤가 나한테 배신감을 제대로 느꼈구나.
잘 때도 항상 저를 찾아와서 파고들어서 안겨 잤는데
옆에 오지도 않구요. 자려고 누우면, 뭘 망설이는 것처럼 문 밖에서 저를 가만히 보다가
눈이 마주치면 휙 지나가 버리구요.
(다른 때는 눈 마주치면 예뻐해 달라고 애앵- 하면서 와서 앵겨요.)
...그랬는데,
제가 이 책을 다시 읽고 나서, 야 이거 미친 짓 같기는 하지만 한 번 해 보자 싶어서,
자는 이 녀석 옆에 가서 말을 걸었어요.
병원에 왜 갔으며, 스케일링이 왜 필요한 것이며 ㅋㅋㅋㅋ (아... 저 미치지 않았다구요 ㅎㅎㅎㅎ)
이걸 안 하면 너는 나중에 아프게 될 거라서 누나는 참 걱정이 많았고 ㅎㅎ
그래서 괴롭게 했는데 미안하고 어쩌고 저쩌고 ㅎㅎ
하지만 다음에도 필요하면 하게 될 거고, 그 때는 미리 설명해 주고 가겠다느니 뭐라느니...
하면서 옆에 붙어서 말을 걸었고,
이 책에 나오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동물의 언어가 꼭 말로 들리는 건 아니고
이미지로 보이기도 하고 한대서, 저도 이미지로 만들어서 보여 주려고
자는 놈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이미지 전송-_-;;;을 하려고 애쓰면서 말을 조근조근 해 봤어요.
그러고 났는데
나중에 잠에서 깬 이 녀석...
제가 주는 밥도 안 먹고 굶고 구석에 웅크리고, 손 대면 화들짝 놀라서 저를 속상하게 했던 이 녀석이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전처럼 싹 돌아온 거 있죠?
정말 드라마틱하다 싶을 정도로요.
이건 정말 내 말을 다 듣고 이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3초 하게 말이죠.
신기했어요!
원래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생각해요, 저는.
마음은 통하는 거라고.
동물에는 영혼이 없다고들 하지만, 사람의 영혼이 있는지 없는지도 확실히 모르면서
그것까지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구요,
그냥... 그런 거 있잖아요. 아, 저것이 말 못하는 생물이지만 내 마음을 아는구나,
혹은,
저것이 지금 나에게 무얼 바라고 있구나, 그냥 아는 것. 그게 다 마음이 통하는 거 아닐까요?
그런 면에서 보면~
동물과 이야기한다는 이 책 얘기가 영 이상할 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ㅎㅎ
사실 책에서 말하는 대로 열심히 소통을 연습해서
직접 대화가 가능했으면 차암 좋겠지만, 그건 잘 모르겠구요,
(정말 그게 평범한 사람에게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정말 그렇게 말이 통하듯 하는 상황이 올지 안 올지도 그건... 믿음이 잘 안 가기도 하고,
제가 그걸 인내심 갖고 훈련씩이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뜻입니다)
그런 직접적인 소통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동물이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지 않나...
한국어인지 영어인지 그런 거 말고, 그냥 마음을 읽는 식으로
결국 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봤어요.
그래서 여기 계시는 동물 좋아하시는 분들이 한 번 보셨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한 번 써 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저는 저 출판사하고는 전혀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이라는 거 ㅎㅎ
선물받기 전에는 이런 책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아...우리나라 티비에 나왔었단 얘기 들어 본 적 있는 것 같아요. 책 읽고 나서.
책에 나온 얘기였나?)
책에서 웃겼던 에피소드 하나 :
기숙사에서, 기르던 뱀이 방을 나가서 일대 소동이 벌어졌는데
나중에 그 뱀에게서 들어 보니, 사람들이 뱀 나왔다고 소리지르며 뛰어다니는데
도대체 그 뱀이 뭔지도 모르겠고 어디 있는지도 몰라서 자기도 너무 무서웠대요 ㅎㅎㅎㅎ
이 말을 전해 주던 여자의 말로는, 그 뱀은 자기가 가죽옷을 입은 멋진 남자라고 생각한다는군요. ㅋㅋㅋㅋ
이거 보고 많이 웃었어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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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 아세요?^^
야옹키워요 조회수 : 637
작성일 : 2010-07-23 20:26:51
IP : 112.152.xxx.14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7.23 8:39 PM (210.115.xxx.2)아웅, 반갑네요. ^^ 저도 이 책 두고두고 읽고 있어요. 강아지 두 마리랑 같이 사는데, 얘네들이 진짜 말과 감정을 알아 차리는 것 같을 때가 있어요. ㅎㅎ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들께 강추예요.
2. 어흙흙
'10.7.23 8:50 PM (125.186.xxx.205)즈이 친정 야옹이 잡일담당은 저라서 ㅠ.ㅠ
병원 델구가, 목욕시켜, 털 밀어, 발톱깎아...주는건 전데!
저를 제일 싫어해요오 ㅠ.ㅠ
저도 막 말로 설명하면서 합니다만
밥은 엄마가 주시고 제가 친정 갈때 날 잡아서 씻기고 깎이고 하다보니
제가 나타나면 경계태세가 되었네요 ㅠ.ㅠ
저도 머리에 손 얹고 이미지 전송을 좀 해 줘 볼까요^^;;;;3. --
'10.7.23 9:51 PM (211.207.xxx.10)행동하기 전에 말하고 하면 훨씬 쉽습니다.
예를 들어서 손톱깎을거야. 병원이야 주사놀거야
엄마 어디갔다가 오래있다 올거야..그러면 다르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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