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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우울증인가 봐요 어떻게 해야 벗어 날지 모르겠네요...
몇년간은 낮에 직장 다니고 저녁에는 슈퍼에서 캐샤보고 주말에는 식당에서 알바해가면서
지금 대학1학년, 고등학교 2학년 아들둘을 키웠습니다.
다른일 하다 다시 실패하고 중간 중간 일자리 없어서 쉬는 남편이 이제 제대로 직장을 다닌지 11개월입니다.
그동안 그래도 애들을 잘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내 어릴적 기억이 불우 했기에 엄마로서 최선을 다해 살려고 했습니다.(아버지가 고1때부터 아프셔서
늘 놀러만 다니며 살았던 엄마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몰라 하셔서 저희 자매들은 불행한 기억이 많습니다.)
그런데 대학1학년인 아들은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아 별로 유명하지 않은 그런저런 4년제 대학에 입학했는데
1학기 시험성적은 정말 엉망이고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은 여자 친구를 사귀면서 더욱 공부를 하지 않기 시작하네요.
대학교 다니는 큰애는 엄마가 그렇게 힘들게 살아온것을 봤으면서도
방학동안 알바라도 해서 용돈 이라도 벌 생각도 없고
둘째는 여자친구 백일 선물 산다고 알바를 하러 간다네요.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혼란 스럽습니다.
적지 않은 용돈을 줘도 관리를 못하고 늘 돈 달라 옷, 신발 ,가방사달라 아우성입니다.
직장에서는 적지 않은 나이에 사무실에 앉아 있는게 눈치가 보이면서도
애들 제대로 키워 보겠다고 악착같이 버틴 제가 갑자기 바보스럽습니다
하는일이 잘 안되어서 중간 중간 쉬었지만 늘 다정하고 노력 하는 가장이였던 아빠.
직장 생활 하면서도 주부로서 할일도 다 하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 하는 엄마.
저희 애들도 친구들 한테 우리 아빠 엄마는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 한다는데
도대체 무엇이 잘못 되었을까요?
갑자기 저의 세월이 사라져 버린것 같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픕니다.
금방이라도 쓰러져 버릴것 같은 마음입니다.
저녁마다 운동도 해보지만 날이 갈수록 기운이 빠집니다.
이러다 우울증이 깊어 질까 두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토닥토닥
'10.7.23 3:37 PM (115.178.xxx.253)힘든 시절을 그래도 가족이 해제되지않고 잘 지켜오셨네요.
이제 자신에게 상을 주세요.
원글님이 좋아하는 것 - 친구와 여행, 남편과 둘이 여행? 등 하시구요.
본인이 즐거운 일을 좀 하세요.
피부관리를 받거나 이쁘게 한벌 뽑으시는것도 괜찮구요.
그리고 아이들은 그런 시기가 있잖아요.
삐둘어지지 않고 건강하게, 건전하게만 가정울타리에 있으면
되지요. 공부도 잘하면 좋겠지만 마음대로 안되는 문제잖아요.
자~~ 힘내세요.2. 저도
'10.7.23 3:50 PM (222.106.xxx.68)그 기분, 그 느낌 저도 압니다. 바로 얼마 전에 겪고 간신히 빠져나온 상태이니까요.
"갑자기 저의 세월이 사라져 버린것 같습니다."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합니다.
갑자기 사라져 버린 세월이 아니라고 생각하셔야 해요. 온갖 고생 다 했지만 그게 최선이었고,
웃을 때도 있었고, 의미가 있었다는 걸 깨달으시면, 불안, 우울, 슬픔을 견디실 수 있을 거예요.
저의 경우엔 우연히 옛날 가족여행 갔던 사진을 꺼내보는 순간, 깡그리 날아가버린 것만 같은
세월이 그런 게 아니었다는 걸 놀랍게 다시 발견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 자체가 문제의 해결은 아니지만, 우선은 자신이 견뎌야 하니까요.3. 대화가
'10.7.23 3:59 PM (125.177.xxx.6)아이들과 마음 터 놓고 이야기 해보세요
엄마의 무조건 적인 헌신 보다는
솔직하게 현재의 상황을 이야기 하고
엄마도 힘들면 힘든다 돈 없으면 돈 없다 직장에서 힘든점도 이야기 하시고
아이들에게도 엄마에게 터 놓고 이야기 하라고하세요
우린 가족이니까 어떤 어려움도 함께 해야한다고 이야기 하세요
아이들 그 정도면 다 컸어요
엄마 이해합니다
어릴때 불행하게 자란 사람들이 아이들에겐 그런일 없게 해주고 싶어서
무조건 잘 해주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잘하는게 아닙니다
가족간에 대화를 많이 하셔야 할것 같습니다4. 하마
'10.7.23 5:17 PM (210.219.xxx.18)안아드리고 싶네요 가까운데 사시면 같이 저의 이야기도 하면서 서로 위로 하고 싶어집니다
5. ..
'10.7.23 5:23 PM (58.120.xxx.9)제가 비록 나이는 많지 않지만.. 그맘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래도 님이 답답한 맘을 글로 쓰시면 또 따뜻한 댓글. 위로가 되는 댓글 조언이 되는 댓글이 참 많이 달리잖아여.. 저 처럼 동감하는 분들두 많을테구.. 이러면서 이겨내셨슴 좋겠어여..6. ...
'10.7.23 7:37 PM (112.169.xxx.226)독고노인에 대해 나오는거 잠깐 보니...
나라에서 나오는 라면받으면 그것도 딸들 오고하면 줘버린다고하더군요.
자식이라 주고싶은거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가 벌어서 해결해야한다는
자립정신 키워줘야 합니다.7. ...
'10.7.23 7:40 PM (112.169.xxx.226)이미 자식들 갈 길은 각자 알아서해야될 일이고...
님 건강 추스리세요.
님이 해줄수있는 최대치를 내밀지 마시고..
어려운거 알게끔하심이 좋을듯...
전 제가 입이 짧고 미식가 수준이라...애들 앞에서 정말 안되더군요.
그 필요성은 절실히 느끼고 있답니다.8. 제가
'10.7.23 9:54 PM (211.221.xxx.62)아드님 같은 상황이었었기 때문에 절실히 말씀드리고 싶어서 로그인 했어요.
저희 어머니도 정말 열심히 사시는 분이었고 심지어 아버지는 자상하지도 책임감이 강하지도 않은 분이세요. 어머니에게 언어폭력을 일삼으신 분이었죠. 그런 상황에서도 어머니는 정말 꿋꿋이 버텨오셨고 우리에게 늘 가장 좋은 친구셨어요. 딸 아이 하나 낳고 뱃속에 둘째 있는 지금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나네요. 하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았어요. 대학 다니던 시절에 저희 집은 가장 어려웠죠. 그런데 저희 어머니는 이상하리만치 긍정적인 분이세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저에게 전혀 세세히 말씀해주시지 않았어요. 늘 이렇게 저렇게 하면 더 좋아질 거다 라고 말씀하셨죠. 그냥 엄마는 이리 열심히 살고 있단다 정도만......전 마냥 철부지 였습니다. 형편 덕에 휴학도 두차례나 했지요. 그럴때마다 전 오히려 부모님을 원망했구요 제가 알바하면서 번 돈을 집에다 갖다주어야 할 이유도 찾지 못했었습니다. 장학금을 따야겠다는 야무진 결심조차 하지 못했었구요. 형편 어려운 집 아이들이 모두 야무지게 정신 차릴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더라구요. 저만해도 그랬습니다.
원글님이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말씀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지금의 노력을 조금만 분배해서 아들들에게 원글님 상황을 말씀해주시고 써포트 해줄수 있는 범위를 미리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그 이후의 범위는 각자 알아서 제 갈길 갈수 있도록 해주는게 나름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아들들도 사회 나가서 돈벌고 해보면 그때 엄마 아버지가 정말 대단한분들이었고 존경할수 밖에 없다고 생각할겁니다. 너무 우울해하지 마세요. 정말 우울증이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이렇게 도움이나마 청할수 있는 상태라는 것 자체가 나아지기 훨씬 좋은 상태라는 증거이니까요. 너무 걱정마시고 조금만 더 기운내세요. 주제넘게 댓글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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