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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동네 산책하다가 마음에 드는 남자를 발견했어요~
토요일 폭우가 쏟아지고, 일요일 오전은 해가 좀 비추길래 츄리닝 입고 한강고수부지로 나갔어요.
폭우가 쏟아진 다음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왠일로 별로 없더라고요. 잔디가 다 젖어 있으니까요.
그런데 제 앞에 한 키 큰 남자가 강아지 두 마리(영화 스내치에 나오는 한쪽 눈만 점박이 있는, 못생기나 귀여운 그 강아지 있죠?)의 뒷처리를 해주고 있는 거에요. 휴지로요. ^^
그땐 그냥 강아지 산책 나온 사람인가 보다 하고 지나쳤어요.
키가 크긴 했지만, 얼굴이나 뭐 패션센스나.. 제 타입은 아니었거든요.
거의 1시간을 산책하고 돌아오다가 또 마주쳤어요. 강아지 산책을 1시간이나 한 거죠.
근데 가만히 보니 두 강아지가 둘 다 비만인거에요. ^^ ㅋㅋ 그래서 억지로 1시간이나 산책시켰나봐요. 그리고 그 두 강아지, 더운데 1시간이나 걸었으니 얼마나 지쳤겠어요. 그나마 시원한 터널 안 아스팔트 길 위에 널부러져 누워서는 꼼짝을 안 하는 거에요. 목줄을 당겨도 요지부동.
그런데도 그 남자 당황하거나, 짜증내기는 커녕 웃으면서 달래더라고요
"가자~ 어서 가자~" 사랑스럽게 몸통을 다독이면서 말이에요.
근데. 그게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얼굴도 패션센스도 제 타입 아니었으나,
사람들이 주변에 없어도 자기 강아지 뒷처리 확실히 할 줄 알고,
비만 걸린 강아지를 위해 한 여름 1시간 동안 산책할 줄 알고,
지쳐서 뻗어버린 강아지 살살 다독일 줄 알고,
그 사람을 지나쳐 집에 가던 중 생각해 보니 그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마음에 드는 거에요.
하지만 이미 그 사람을 지나쳐버리고 만 것이죠 ㅜ.ㅜ
뒤를 돌아보았으나 이미 사라졌더라고요.
그 사이 사라진 것으로 보아 아마 LG자이 사는 것 같은데..
두고두고 아쉽더라고요. 아.. 말이라도 걸어볼 걸. 결혼은 했는지 알아나 볼 걸.. ㅜ.ㅜ
강아지 좋아할 줄 알고, 책임감 있고! 딱 내 타입인데.. 어흑.
한 가지 불안한 것은, 옷 입은 모습이나 얼굴이나 어딘지 모르게 약간 게이스럽긴 했는데,, 어흑
그래도 말이나 붙여볼 걸..
말이나 붙여볼 걸..하고 후회하게 만든 최초의 남자입니다. 제가 얼마 전 싱글이 되다 보니 길 가다 마주친 남자까지 다 아쉽네요.
1. ..
'10.7.19 12:33 PM (180.227.xxx.17)그런 자상한 남자라면 저도 쑝~~했겠네요
뭐 집이 근처라면 강아지산책시키러 또 나오겠네요
그때는........ 강아지를 오작교삼아 말을 한번 건내보세요
"어머!! 강아지가 참 예쁘네요 몇살됐어요?"
"강아지 종이 뭐에요?"
뭐 대충 그때 상황에 맞게...
강아지 두마리를 데리고 혼자 산책나왔으면 미혼일 가능성이 높은거 아닌가요?
헐.." 다음에 만날때 아이들이랑 같이 나오면 그때는 말짱 꽝~~!인데
제발 아니기를.........ㅋㅋㅋ2. 들이댑시다!!
'10.7.19 12:39 PM (221.148.xxx.106)저는 반포지구쪽인데, 잠수교 건너 이촌지구 가봐야 겠는데요? ㅋㅋ
그런 괜찮은 남정네라면, 확 들이대 보세용!!
근처 사는 사람이면 또 볼테니, 한강 산책갈 땐 늘 준비상태로 가시고요. (꽃단장 필수)
이후로 또 그 남정네 보게 되면 진행 상황 올려주세요ㅋㅋ3. 어...
'10.7.19 12:39 PM (218.51.xxx.111)원글님 설명만으로도 제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뎁쇼?
음.. 탐나는데... 외모가 누구 스타일이던가요?
혹시 원글님 눈이 너무 높은 건 아니시구요?
사실 남자들 추리닝까지 너무 근사하게 차려 입으면 좀 별로던데. 막 입은 듯한 게 좋던데, 전요.
아마 추리닝 패션 스타일까지 따지시는 원글님 눈이 높은 게 분명합니다.
다음 번에 다시 마주치게 되면 적극 들이대시길. ㅋ4. 옆집
'10.7.19 12:48 PM (211.212.xxx.136)윗집 아는집 개 산책 시켜준다고 빌려서 끌고 나가세요.
공통분모가 있어야 말 꺼내기가 쉽죠~ ^^5. 며니
'10.7.19 1:55 PM (221.160.xxx.102)아....가까이 사시면 우리집 멍멍이 빌려드릴텐데. >.<
6. ㅋㅋㅋ
'10.7.19 1:58 PM (116.122.xxx.6)원글도, 댓글도 너무 재밌어요..
담에 꼭 잘되서 다시 글 올려주세요~~~
(얼마전 결혼한 새댁이 괜히 설레면서 읽었네요..ㅎㅎ)7. ,,,
'10.7.19 2:17 PM (99.229.xxx.35)혹시 똑같은 시간에 다시 나오지 않으려나?
내일도 그 시간대에 나가보시고...
1주일 후에는 무슨일이 있어도 나가보세요.8. 음
'10.7.19 2:39 PM (115.137.xxx.49)일요일마다 강아지 끌고 나오나 봅니다.
다음 일요일에 꼭 나가보세요. 강아지 빌릴데 있음 좀 빌리시고요~9. 원글이
'10.7.19 2:40 PM (218.233.xxx.250)얼굴도 모르는데 강아지 빌려주시겠다는 분~~ 감동 먹었어요 ㅋㅋㅋ
츄리닝 스타일을 따지는 게 아니고요~ 오히려 남자치곤 꾸미고 나와서 그래서 별로라고 했던 거에요. 마찬가지로 그래서 좀 게이스럽다 한 거고요~
그래서 관심 없던 건데, 뒤돌아 생각해 보니 행동 하나하나는 참 맘에 들더라고요 호호호
다시 또 만나게 해주길 바래주세요~~ 꼭 후기 올릴게요.
지난 주 내내, 슬픔에 잠식되어 살고 있었는데,, 그래도 아주 작은 즐거운 일이 생겼네요.10. 아하...
'10.7.19 6:41 PM (116.38.xxx.229)조~을 때다..끄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