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오싹했던 어떤 여성분의 의부증

납량특집 조회수 : 3,118
작성일 : 2010-07-13 14:15:51
먼저, 사생활과 신상정보 보호 차원에서 이야기에 약간의 각색을 가미했으니 양해 바랍니다.
물론 기본적인 사실관계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습니다.


이것은 제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얌전한 생김과는 달리 성격 시원시원한 제 친구는 공부도 많이 하고 집안도 좋은 괜찮은 처자입죠.
흠이라면 약간 흥분을 잘하는 다혈질 성격 정도랄까?

제 친구는 5년전에 정부관련 프로젝트에서 연구원으로 참여했었어요.
그 당시에 지금도 만나고 있는 남친과 막 연애를 시작했지요.
남친 이외에 다른 남자는 거들떠도 보이지 않던 이 시절에,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가 제 친구를 마음에 들어 했었답니다.

이 남자분이 크게 나쁜 분은 아닌데, 다만 공공연하게 자신은 좋은 집안 여자와 결혼할거라고 떠들고 다녀서 쓸데없는 반감을 일으키는 타입이셨데요.
뭐, 마음속으로야, 여자 집안을 보던, 몸매를 보던, 상관 없겠지만, 굳이 안해도 될 이야기를 하고 다니니까, 제 친구는 이 남자분이 좀 별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 책임자가 제 친구에게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답니다.
느닷없이.

내용인즉슨, 내가 널 좋아하는데, 이제 마음을 접으려 한다... 어쩌구.. 뭐 이런 얘기죠.
책임자에게 이런 이메일을 받을 이유가 전혀 없던 친구는 내심 당황을 했답니다.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답변을 보낼 수도 없고,  뭐 어쩌라고요? 이럴수도 없고.
같이 일하는 처지에 너무 무례하게 굴수도 없지만, 선은 그어야 할텐데.. 싶어서 며칠 고민했다지요.

그리고나서, 며칠 후.
사건은 엉뚱한곳에서 터졌습니다.
이 책임자가 느닷없이 결혼발표를 한거에요.

사실, 이 남자분이 프로젝트 참여하신 여성분중 한명을 덜컥 임신 시킨거지요.
그러니까 이 책임자는 어쩔 수 없이 결혼할 상황이 되자, 마지막으로 제 친구에게 이메일을 보냈던거에요.

별 희한한 쓰레기 같은 남자도 다 있다.. 싶은 제 친구는 오히려 답변을 따로 안줘도 다행이다.. 싶었데요.

임신한 여자분은..
책임자가 고위 공직자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하였다네요.
뭐, 소문이 그렇다는 것이지, 사실여부가 확인된건 아니고요.

여하튼 이 남자분은 소원이던 집안 좋은 여자하고 결혼은 못하게 된거지요.

이렇게 소란이 마무리 될때 즈음에, 제 친구가 책임자에게 보고서 제출 때문에 전화를 해야했데요.
그래서 전화를 했는데, 통화 연결이 안되었답니다.
그냥 전화 받을 상황이 아닌가보다.. 싶었는데, 잠시후에 남자분에게 다음의 문자가 왔답니다.

'내 여자가 싫어하니 다시는 전화하지 마셔요.'


헉.
사적으로 전혀 아무 사이도 아니고, 공적인 일때문에 전화를 했는데, 이런 문자를 받은 제 친구.
약간 다혈질 기질이 있던터라, 문자 받고 꽤나 열받아 했지요.
하지만 이런 인간과 상종하지 말아야겠다.. 싶어서 그냥 냅뒀답니다.

이 사람들과는 이렇게 인연이 끝이 났지요.


그리고 5년 후.
그러니까 며칠 전 일입니다.

그때 그 임신했던 여성분, 그러니까 그때 책임자의 현재 부인이 제 친구에게 이메일을 보냈답니다.
물어볼것이 있어서 그러는데, 전화번호좀 알려달라고.

제 친구는 당시에도 이 여성분과 대화 몇번 나눈적이 없었데요.
5년만의 뜬금없는 연락이 의아하긴 했지만, 직업적 특성상, 느닷없는 상담 요청 경험이 있던 친구는, 별 의심없이 답메일로 핸드폰 번호를 알려 줬데요.
대신 통화는 퇴근 후인 7시 이후로 부탁한다고 했답니다.

답메일을 보낸 다음날.
한창 회의 중에 낯선 번호의 전화를 받은 내 친구.
전화를 건 사람은 이 여자분이었답니다.

전화받기 곤란한 상황이었던 제 친구는, 잠시 후에 자신이 다시 전화를 드리겠다고 공손히 양해를 구했데요.

그런데 그 여성분은, 당장 급하게 물어볼것이 있다면서 전화를 끊지 않으셨다는군요.
난처한 상황에 놓인 제 친구.
잠시 회의실을 빠져나가, 궁금하신게 뭐냐 물어봤다죠.
그랬더니 그 여성분이 이렇게 물어봤답니다.

'그런데... 그때.. 왜 제 남편에게 전화를 하셨나요?'

자다 봉창도 이런 봉창이 없죠.
사실 제 친구는 갑자기 이 여자분이 남편.. 어쩌고 해서, 순간 이여자 남편이 누군데? 싶었데요.
잠시 머리속이 텅 빈듯 했던 제 친구.
이 여자분 남편이 예전에 그 프로젝트 책임자라는것을 기억해냈죠.
(물론 그때는 남편이 아니지만)

황당한 제 친구는.

'죄송한데, 저는 그쪽 남편분과 통화한적이 없는데요?'
그랬데요.

그랬더니 그 여성분이.

'5년전에, 제 남편에게 전화 하셨잖아요, 저 그때 옆에 있었어요..
지난 5년간 너무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내내 생각하다가 연락 드린거에요.
대체 그때 저희 남편에게 왜 전화하신거에요?'

제 친구는 그제야 그 여성분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감을 잡았답니다.
자신에게 이상한 문자를 보내서 불쾌함을 줬던 그 당시 상황이 기억나자, 다혈질 제 친구, 왜 자신에게 이런 전화를 하는거냐고 소리를 쳤데요.
그랬더니 그 여성분, 아주 조곤조곤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데요.

'그렇게 흥분 하지 마시고요, 앞으로는 제 남편에게 전화 하지 마셔요.'

완전 열받은 제 친구, 횡설수설해서 이 여성분과 통화 하고 전화를 끊었데요.

그날 저녁에 제친구, 저에게 전화해서 당장 만나서 술먹어야 한다고 그러데요.
이 친구에게 저간의 사정을 듣고 난 제가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그 여성분은 대체 니 이메일주소를 어떻게 알았을까?'

우리 둘은 순간 온몸이 오싹함을 느꼈답니다.
(제친구는 싸이도, 블로그도 안합니다.)

이 여성분은 이대로 포기하고 다시는 전화를 안 할까요?
아니면 앞으로 계속 진행되는 걸까요?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혹시 그 이후에 다시 이 여성분이 연락이 오면..
제가 후기 남기겠습니다.  
IP : 220.70.xxx.15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요새..
    '10.7.13 2:22 PM (211.207.xxx.222)

    잠밤기에서 노는데 거기 글보다 더 오싹하네요.. 으으...

  • 2. 운전초보
    '10.7.13 2:25 PM (110.35.xxx.175)

    저는 그 여성분이 좀 안돼었네요... 남편이 확신을 주지 못하는거 아녜요...내남편이 좋아하는 여자한테 평생 촉을 세우고 있는거죠 모.

    님친구한테 그 여자분 너무 미워하지 마시고 걍 그 남자랑은 상종을 말라고 하셔요.
    물론 지금도 상종 안하고 계시지만요.

  • 3. 저도
    '10.7.13 2:31 PM (183.102.xxx.165)

    뭐 크게 오싹하다거나 그 여자가 이상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안 들어요.
    단지 윗님 말씀대로 남편이 믿음을 주지 못했기에 원글님 친구분 번호에
    집착을 한거 같다는 생각이..모두들 그런적 있을거에요.
    못 미더운데 어쩔 수 없이 넘어가야만 하는 일...하지만 계속 생각해보면 가슴 한구석에
    찝찝하게 남은 일..
    저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남편이랑 사내 커플이었는데 결혼전부터 남편이 좀 '좋게'
    생각하는거 같은 여직원이 있었어요. 그 여직원에 대해 얘기할때면 언제나 칭찬일색이었고
    그 여직원 얘기를 제 앞에서 자주 했었죠. 제가 연락하지 말라고 했는데 남편이 먼저
    연락해서 저한테 걸린적도 있었구요. 그 후로 저 그 여직원 싸이에 몇번 들어가봤어요.
    그 여직원 싸이 주소 외우고 있습니다.-_-;;
    왜인지는 저도 몰라요. 그 사람이 저에게 상처를 준건 아니지만 그냥 그 순간 그 아픔이
    너무 깊게 각인되서인지 결혼 5년차지만 아직도 그 여직원에 대해 가끔 생각이 나요.
    그 여자분도 아마 저처럼 그렇게 혼자 끙끙 앓다가 전화를 한건 아닌지.....

  • 4.
    '10.7.13 2:27 PM (125.191.xxx.83)

    진짜 오싹하네요. 물론 안됐기도 했지만서두,
    5년전에 전화 딱 한통, 그것도 연결도 안된 ..................
    아마도 님 친구에게 컴플렉스가있었던가봐요.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가 그분을 좋아한다는 것 포함해서 여러가지 복합적인 ...

  • 5. 그래도
    '10.7.13 2:36 PM (112.148.xxx.223)

    객관적인 정황없이 자기 맘에 걸린다고 전화한다는 것은 문제 있는 성격입니다.
    다음에는 스팸처리하고 받지 마세요

  • 6. ..
    '10.7.13 2:32 PM (220.149.xxx.65)

    무슨 빌미를 준 것도 아니고
    남자쪽에서 혼자 설레발치다 끝난 관계인데
    왜 그 여자분한테 그런 감정을 갖고, 5년씩이나 그러고 마음에 담아둔답니까?

    그렇게 확신이 없다면 결혼을 하질 말던가;;;

    아.. 진짜 세상엔 이해 안가는 남자들도 겁나게 많지만
    그와 비례해서 이해 못하겠는 여자들도 정말 많다는 거에요...

  • 7. .
    '10.7.13 2:55 PM (125.128.xxx.172)

    원글님 친구의 이멜주소를 안건..
    남편의 이멜을 본거겠죠 그떄 내용까지

  • 8. ...
    '10.7.13 3:05 PM (116.41.xxx.7)

    5년 동안이나... ㅎㄷㄷ이라고밖에.

  • 9. ㅇㅇㅇ
    '10.7.13 3:09 PM (118.46.xxx.17)

    아 무서워..................;;;
    전 저런 타입 정말 무서워해요. 집착, 기억하고...우왕ㄷㄷ물론 그 당시 진실여부와 상관없이 충격(?)등의 이유로 기억할수는 있는데.....그걸 5년이나 지나서 확인하는 그런 액션까지 취했다는게 정말 무서워요.

  • 10. ..
    '10.7.13 4:45 PM (180.227.xxx.42)

    징그럽게 무서운 뇨자네요
    같이 사는 남자는 얼마나 피곤할까....

  • 11. ...
    '10.7.13 10:56 PM (218.55.xxx.57)

    남자의 의처증은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여자의 의부증은 남편의 의심을 살만한 행동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정신과 의사가 말했습니다
    그남자분이 믿음을 주지 못했거나 의심받을 행동을 하셨을텐데...
    5년이나 지난 일에 매달려야 할만큼 무너진 그 여자분이 참 불쌍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2203 6개월 아가 갑자기 잠들기 힘들어 하는 이유가 뭘까요? 3 당황스런맘 2009/08/14 392
482202 16일 일요일에 오션월드 처음으로 가는데요... 3 ^^;;; 2009/08/14 596
482201 초등 2학기 수학 전과를 사려니, 전과목 다 사야 되나봐요? 6 2009/08/14 671
482200 서울살이 괜찮은 가요? 10 지방민 2009/08/14 1,159
482199 남편이 전문직인데 뚜쟁이 전화가 계속 12 40인데 2009/08/14 2,537
482198 화장품 SK2 쓰시는 분들~ 16 .. 2009/08/14 1,793
482197 민망하지만 용기내서 여쭤볼꼐요 ㅠㅠ 7 산부인과 2009/08/14 1,638
482196 유통기한 지난 원두커피로 뭐하면 좋을까요? 6 ... 2009/08/14 1,082
482195 미국교과서 삽니다 2009/08/14 214
482194 홈쇼핑 제품중 클리즈 라는거 어떤가요? 2 갈등 2009/08/14 422
482193 저 오늘 마트에서 도둑으로 몰렸어요. 4 마트 2009/08/14 2,307
482192 앞뒤베란다 배수구 틈새에서도 모기가 올라올까요? 3 모기시러 2009/08/14 740
482191 바닥카펫에 물 쏟아놓고 그냥 가는 부부 4 교보문고 에.. 2009/08/14 806
482190 미드 추천해주세요 15 ^^ 2009/08/14 1,021
482189 아이를 잘만드는 여자 김영희 작가 근황아시는분~(독일사시죠... 13 닥종이작가김.. 2009/08/14 6,293
482188 이런말 누가 참을수 있겠어요?? 65 슬픔 2009/08/14 6,813
482187 운전하다 어이없으신 분 얘기 보고 생각났어요 3 아래 2009/08/14 628
482186 살뺄거예요. 13 2009/08/14 1,900
482185 가끔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욕... 10 반성 2009/08/14 1,015
482184 국가대표,해운대 비교 27 내맘대로 평.. 2009/08/14 1,594
482183 박지윤최동석 아나운서 결혼하는군요 25 ^^ 2009/08/14 7,376
482182 "자르세요" 했던 진중권... 중앙대, 정말 잘랐다 10 괘씸죄 2009/08/14 1,481
482181 해운대고앞 동원 빌리지~ 3 해운대 2009/08/14 415
482180 나트라케어는 어디에 파나요? 5 사야해요 2009/08/14 489
482179 컴 앞에서 엉덩이 무거우신 분들~~ 4 ... 2009/08/14 534
482178 일주일동안 직장인이 식구들과 밥먹는 횟수는? 2 편한아짐 2009/08/14 290
482177 이번주 "동행" 보셨나요?? 7 애청자 2009/08/14 1,017
482176 내사랑~~김정훈(UN)이가~~ 8 우훗~ 2009/08/14 1,577
482175 대지지분 7평인 아파트를 용적률 200프로로 다시 짓는다면... 1 궁금 2009/08/14 636
482174 이것도 요실금 증상인가요? 4 ... 2009/08/14 4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