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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한테 말리는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ㅜ.ㅜ

+_+ 조회수 : 1,811
작성일 : 2010-07-11 03:01:52
좀 길어요 ^^

결혼한지 3주됐어요.
이르지않게 만나서 8년간 연애를 한 터라 둘다 서른 중후반이에요 ㅎ
맞벌이에요. 전 회사를 다니고(10시출근 5시퇴근), 신랑은 가게를 해요.
결혼하면서 회사에서 1시간 반거리에 집을 얻었어요.
한 사람이라도 편하자! 하면서 계산을 했더니...
저는 출퇴근에 여유가 있어서.. 돌발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신랑 가게로 집을 얻는게 낫겠더라구요.

둘이 가져오는 돈은 거의 비슷해요.
신랑이 가게를 하는데... 총수입은 잘 모르겠어요.
가게 유지비며...이런 것들이 있는데 생활비로 150 가량을 가져오기로 했어요.
제 월급도 비슷해요.

전... 좀.. 웰빙, 건강 이런거에 관심많고 이론으로는 많이 알고 있어요.
그래서 결혼할때 전기밥솥, 전자렌지 안 사고
무쇠랑 스텐후라이팬... 밀폐용기도 죄다 유리, 사기... 이런거로만 준비했어요.
그리고 성격적으로 좀 느긋한 편이에요.
안되면... 뭐 좀 쉬었다가~ 다 때가 되면 될거야.. 뭐 그런 성격.
결혼 전까지는 혼자 살아본 적은 없어요.

신랑은 좀 불같아요. 화를 바르르르륵 내는데..
자기가 잘못한거에 대해서는 금방 사과하고 그래요. 뒤끝은 없는.
자취를 혼자 오래 해서 살림도 꽤 하는 편이고...

결혼했는데... 신혼여행 갔다와서 첫 끼니를 해야 할 때가 됐는데.
막상 생각해보니 전 냄비로 밥을 해 본 적이 없더라구요.
전기밥솥도 없는데 -0-
그래서 무쇠솥에 하긴 했는데.. 좀 부족하죠. 질거나 되거나.. 엉망진창 ㅋ
그래도 잘 먹긴 하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신랑이 사자고 한 전기밥솥이며 전자렌지를 사지 않은게 문제가 되더라구요.
그게 있으면 신랑이 스스로 해먹기라도 할텐데..
없으니까 밥이 없는게 제 탓이 되더라구요.
그것때문에 한번 문제가 생겨서 문제생긴 다음날 바로 전기밥솥을 사다놨어요ㅎ

밥솥이 있으니 웰빙이니 어쩌니 다 접고 밥은 그냥 전기밥솥이 해결해 주긴하는데
반찬 하는건 ㅇㅙㄹ케 힘들까요 ㅜ.ㅜ
게다가 이노무시키는 국물없음 밥을 못 먹는다네요.
며칠동안 친정엄마가 주신 물김치로 연명하더니만 투덜대더라구요.
국, 찌개 하나만 있음 되는데 못해주냐고... 투덜투덜.

전.. 그래도 제가 일찍 퇴근하는데
밥도 제대로 못해주고 하는게 미안해서
되게 열심히 한다고 했거든요 ㅜ.ㅜ
근데 하나 하는게 너무 느리고 힘들고 그래요.

그러다 급기야 3주째 되는 오늘 터진게...
신랑이 비린걸 못 먹거든요.
근데 총각때부터 얘기했던 것 중에 하나가
'고추장물' -0- 요거 되게 좋아한다고.
전 듣도보도 못한 음식이거든요.
근데 인터넷 치니까 바로 나오더라구요 ㅎㅎ 히트레시피에도 있고.
그래서 얼씨구나~하고 신랑한테 밥 못챙겨줘서 미안한 마음도 있고 해서
오늘 막 눈물 흘려가면서 청양고추 잘게 썰어가면서 해줬거든요.
근데 레시피에 멸치가 있더라구요. 멸치액젓도 들어가고.
멸치 안 좋아한다는데 이건 먹나? 싶었지만... 좋아한다니까 해서 줬는데...

자기 비린거 싫어하는거 그렇게 얘기했는데, 멸치 뭐냐고!
자기한테 물어보지 않고 이상하게 했다고 화를 내더라구요 ㅜ.ㅜ
이게 오늘 낮 상황입니다...ㅜ.ㅜ

그리구선 저보고 자기 좋아하는것만 한다고 (제가 멸치 좋아해요 ㅎㅎ)
그럴거면 서로 알아서 살자고 ㅜ.ㅜ 냉전....

지금 신랑은 가게 갔어요. 오늘 밤에 일이 있어서요.
근데 생각해보니까.
일이 더 힘들어서 전 잘 해주려고...
자기 기준엔 안 맞겠더라도 내딴에는 집안일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싸가지없이 말하자면, 누가 힘든일 하랬냐고,
그렇다고 나보다 더 많이 돈을 갖고 오는 것도 아니면서.... 라는 말이 목구멍에 치미지만,
이 말은...아무래도 하면 안되는 것 같아서 참고는 있습니다 ㅜ.ㅜ

근데 이 생각이 드니까 정말 억울하더라구요.
전.. 결혼하면서부터 전에는 9시에 일어나서 30분이면 출근하던걸
이젠 7시반에 일어나서 1시간 반 걸려 출근하고 있는데...
집에 와서도 아무것도 못하고 밥하고 정리하려고 퇴근하자마자 씻지도 못하고
10시 넘어까지 동동거리고 있는데 ㅜ.ㅜ
자기는 저 아침에 출근 도와주는 걸로 갖은 생색을 다 내고 있거든요...

왠지 쓸데없는걸로 말리는 것 같아요 ㅜ.ㅜ
밀땅같은거 연애할 때도 안했었는데...
신혼에 길들이기 이런거 뭘 하냐 싶었는데...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 봐서는... 전 안하는데 신랑은 하고 있는 것 같아요ㅜㅜ

맞벌이 하면서, 조금 더 많이 고생하지만, 가지고 오는 수입도 비슷한데
살림은 거의 저 혼자 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오히려 신랑이 화내는 이 상황에서 어째야 할까요 ㅜ.ㅜ

다혈질에 목소리가 커서.. 제가 마찰을 피하려고 상황을 그냥그냥 참아버려서
더...
게다가 말빨이 되게 좋아요...ㅜ.ㅜ
그래서 제가 밀리는 것 같은데...

두서없는 제 상황에 조언 부탁드려요.
기껏 지 먹인다고 생전 먹어보지도 못한 음식 해다 바쳤더니
물어보지도 않고 이렇게 했냐고... 화내고.. 속상해요 ㅜ.ㅜ
왠지 신랑 페이스에 제가 말리는 것 같아요.
결혼 전에 그렇게 살림은 같이하는거라고 세뇌를 시켰는데 말이에요 ㅜㅜ
IP : 121.139.xxx.3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쓰신것
    '10.7.11 3:24 AM (122.100.xxx.182)

    글만 읽어서는 신랑이 아내길들이기 하는걸로 생각되지 않는데요
    아내도 신혼의 단꿈이 있듯이
    남편들도 신혼이면 사랑스런 아내가 해주는 밥먹는게 (좀 구시대적이긴하지만)
    나름의 로망인가보네요
    결혼하시면 두분다 건강한 생활을 위해 배우시고 맞추어야 할것이 많답니다.
    벌어오는것 같다고 억울해하실 필요도 없고 음식을 해다 바쳤다고 속상해 하실일도 아니예요
    벌이야 살다보면 달라질수있는거고 음식이야 하다보면 늘게 마련이고요
    마음가짐과 실천만이 내생활을 바꿀수있다고 생각합니다.
    못하시면 더 준비하시고, 노력하시고, 도움요청하시고,
    항상 대화하시고 묻고 알리고 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의 지름길이랍니다

    나의 마음을, 나의 상황을, 나의 능력을 다시 설명해주고,
    양보하고 제안하고 대화하시기 바래요

  • 2. ........
    '10.7.11 4:04 AM (115.143.xxx.174)

    원래 살아온 방식이 다르듯이 결혼하면 처음 부딪히는게 많아요.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아내분이 먼저 내가 사랑하는사람이 좋아하는, 잘먹는 음식부터 해보려고 해보세요.
    그럼 남편분도 맛없어도 맛있다 그러고 어디가면 아내 솜씨 칭찬부터 하고 그렇게 된답니다.

  • 3. 비린거
    '10.7.11 6:56 AM (74.101.xxx.215)

    해주지 마세요 제가 해물, 수박, 참외 절대 안 먹는 사람이랑 살거든요. 근데 일단 남편분 드시고 싶은 취향을 맞춰서 맛있게 해 주셔서 길을 들인 다음에 님이 해주시는것은 머든 맛있다 이렇게 만들고 나서 하나씩 슬쩍 줘 보세용 그럼 맛보기로 한두쪽먹다가 먹어보니 맛있네 뭐 이리 되더라구요. (저 9년 걸림) 근데 길들이기 뭐 이런거는 아닌 상황이면 좋겠네요. 저희는 그런거는 없었어요. 싫어한다는거를 주면 자기 의견 무시하는거 같아서 화가난다 하더라구요. 저는 다행히 이렇게 저렇게 아무렇게나 다 잘 먹어서 남편 입맛에 맞추기 쉬웠는데 의외로 시어머님은 계속 싫어하는걸 주셔서 남편이 시댁갈때 김치를 제 젓갈 안든 김치를 들고가서 난리난적 있음 ㅠ.ㅠ

  • 4. ..
    '10.7.11 8:42 AM (116.121.xxx.199)

    아내가 사랑스러우면 물에 소금 타서 국이라고 줘도 맛있다고 한답니다
    3주 된 신혼인데 남편분 좀 너무한거 같네요
    시끄러운거 싫다고 져주면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한답니다
    초기에 확실하게 잡으세요

  • 5. 왠지
    '10.7.11 9:30 AM (211.54.xxx.179)

    말리는게 아니라,,,본인이 노력하는거에 비해 성과가 너무 없으신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전기밥솥의 밥이 몸에 해로운 것도 아니구요 ,,,
    그냥 국이나 찌개 하나는 있어야 반찬이 중심이 잡히는것 같기도 하니,,그거 하나 해놓으세요,,
    그럼 밑반찬하고 단백질 하나만 있어도 잘 차린것 같거든요,
    보도듣도 못한 음식은 십중팔구 실패하게 되있어요,맛을 모르고 만드는 거니까요...
    신랑이 길들이기 하는게 아니라 요령없으신 신부한테 화가 나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 6. -0-
    '10.7.11 12:24 PM (210.222.xxx.252)

    웰빙 그런거 관심 많으시다길래, 부지런하고 솜씨좋은..
    그래서 반대를 기대했더니... ㅡ.ㅡ;;

    전기밥솥 사놨다고 웰빙 물 건너가셨다면서, 같이 사는 남자 밥 멕이기가 그리 힘드신지..

  • 7. 돌맞을지도
    '10.7.11 2:05 PM (219.77.xxx.166)

    전 맞벌이여도 여자가 할일 남자가 할일은 따로 있다고 봐요, 그게 남자 여자라서가 아니라 더 잘 하는 일이 있다는 거에요, 예를 들어 내가 시간이 된다고 해서 침대를 옯긴다거나 전기등을 교체하는 건 전 못해요, 그렇듯이 남자가 요리가 전혀 안되면 그건 내몫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상대가 뭘 해주면 맛있게 먹을지 맞춰줘야죠 이왕 하는건데 동동거리고 했는데 그건 알아주지않고 불만만 얘기하는 건 원글님이 요령이 없는거에요 물론 아직 겨우 3주니까 앞으로 좋아지겠지만 마음가짐을 바꾸세요, 남편분이 요리를 못하면 우선 그가 좋아하는 국물요리중 쉬운 거 2-3개 마스터하시고 남편분의 불만을 처리한 후 다음 청소라던지 아님 식사 뒷정리라던지 남편에게 상의해서 맡기시는 거에요 그러면 원글님의 나만 힘드는 상황에 대한 위안을 얻을 수 있고 남편분도 하나가 만족되면 다른 쪽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실꺼라 믿어요.
    제 남편은 한국사람이 아닌데 불구하고 국물을 좋아해요, 한번도 국물이 필요하단 얘기를 하진않았지만 남편이 좋아하니까 그까이꺼 하고 레시피찾아서 만들어주면 많이 고마와하더라구요 말로 하진않지만 행동으로 나온답니다, 여기 레세피나 키톡검색해보면 간단핫게 할 수 있는 메뉴가 정말 많아요, 한번 해보세요..

  • 8. 저는 돌
    '10.7.11 8:35 PM (122.42.xxx.19)

    을 남편분께 던질래요..
    요리가 문제가 아니라 배려 문제인것 같고 남편분이 이기적인것 같아요..
    자기만 아는 요리를 제대로 안했다고 화를 내다니...어이가 없네요..
    국물이 없음 밥을 못 먹는다고요? 그럼 이제부터 국물없이 밥 먹는 습관을 들이라고하세요..건강에도 안좋다는데...
    부탁을 해도 될까 말까한 일을.. 화를 내다니...
    여자라고 음식을 다 잘해야 하나요? 글쎄요..윗분들은 원글님이 요령이 없다시는데..
    이제 3주된 새신부에게 음식 못한다고 요령부족이라는 말씀도 너무하 말로 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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