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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같이 안 놀아줘서 엄마가 싫데요.

워킹맘 조회수 : 788
작성일 : 2010-07-09 08:45:23
저희 아들 지금 3살이구요, 이 아이 임신했을 때 입덧이 너무 심해서 회사 그만두고 싶다고 글 올렸을 때 82쿡 언니들이 절대 그만 두지 말라고 조언,격려해 주셔서 힘내고 버텼는데 벌써 태어나서 29개월이 됐네요.

지금 출근하고도 아이 말을 잊을 수 없어서 패닉상태에요. 제 글 읽으시고 조언 부탁 드려요.


제가 퇴근하고 시댁에 가면 현관에서 인사 빼꼼히 하고 자기 자동차 타고 "엄마 싫어" 이러면서 주방으로 숨습니다. 제가 데릴러 가면 엄마 싫다고... 그러다 제가 "엄마가 우리** 얼마나 많이 보고 싶었는데" 이러면  그때서야  "엄마 많이 보고 싶었어요" 이러면서 꼭 껴안아요.

어머님 말씀이 해 지면 엄마 오는 줄 알고 "할머니 목욕하면 엄마 와요?" 이러면서 목욕 시켜 달라구 하구요.. 내내 엄마 기다렸으면서 제가 오면 이런식으로 티를 내는거죠.  이렇게 티내고, 요새 밤에 잘 때면 잠꼬대로 "엄마 싫어" 를 외칩니다...  잠자기 전까지 사랑한다고 몇번씩 말하고 꼭 안겨서 자는데 잠꼬대로 이러는거죠...
(사실 이럴때도 걱정 많이 됐어요. 뭔가 정신적으로 불안하거나 큰 상처를 받는건 아닌지 해서..)


참고로, 제가 퇴근하고 8시부터 아이가 잠 드는 11시, 11시 반까지 온몸이 부셔져라 놀아줘요.. 하물려 평일엔 뉴스나 드라마도 안 봅니다. 아이랑 놀아주려고. TV 틀게되면 제가 보게 되니까 아예 안 틀어요. 둘이 있을땐.

근데 어젠.. 어젠 아이가 좀 컨디션이 안 좋았어요. 설사도 살짝하고 콧물도 나오고.. 어린이집에 가기 싫었는데 억지로 가서 몇시간 있다 왔구요..   근데 퇴근하고 가니 평상시처럼 숨지도 않고 소파에 그냥 앉아서 대면대면...안으려면 엄마 싫어 또 이러고.   나중에 자기방(시댁에 있는) 에 가서 구석에 앉습니다..  따라가서 엄마 한테 화냤냐고 물으니...  엄마가 같이 안 놀아줘서 싫데요.. 자꾸 사라진다고.... (제가 회사에 가는걸 의미하겠죠....)

3살 짜리가 이런말 할 수 있는게 너무 놀랍고, 망치로 머리를 맞는 기분이었어요... 새벽에 잠꼬대로 엄마 싫다고 해서 내심 정신적으로 애가 상처를 받지 않나 걱정이었는데 맨(?)정신에 이런말을 해서요... 엄마의 부재가 애한테는 큰 상처가 되는것 같아요.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한 지금보다 더 잘 놀아주고 더 시간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저 애 낳고 결혼식 제외 어떤 행사도 참석한 적 없어요. 친구를 따로 만난다든가 동창회도 안가고 오직 애한테만 올인)  학교 입학할 때쯤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3살 밖에 안 됐는데 벌써 이렇게 느끼고 있다니 정말 맘이 착잡해요.......  

원래 아이들이 이렇게 느끼는 건지..아니면 저희 아이만 유독 예민한건지... 시간이 지나면 괜찮은건지... 저 어떡하면 좋을까요?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인건지... 아니면 아이 데리고 상담을 받아 봐야 하는건지... 도무지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모르겠어요.

회사에 미련이 없다면 그만 두면 그게 젤 좋겠지요.. 하지만 지금 그만 두기에는 너무 아까운 직장이에요. 대기업이라 연봉이나 복지,근무 환경도 괜찮고, 수입이 50% 이상 줄면 저축하면서 살림할 자신도 없고...  

참고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엄청 잘 봐주십니다. 아기때부터 봐주셔서 아이가 좋아하기도 하구요. 그분들께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자에요. 저도 시부모님 양육 방식에는 불만 없구요.





IP : 203.247.xxx.20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엄마좋아
    '10.7.9 8:55 AM (119.67.xxx.202)

    엄마가 함께 있을때 너무 잘놀아 주닌가
    좋아서 그럴 수 있어요
    아이들 조금씩 커가면서 변하기도 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 할머님이 잘 돌봐주는데 뭐 걱정하세요
    놀이방에 가면서 억지로 싫다고 울면 속상하시겠지만...
    저 같으면 그냥 회사 다닙니다

  • 2. 엄마싫어
    '10.7.9 9:00 AM (220.86.xxx.185)

    가 아이의 애정표현이니 너무 걱정마세요..
    지금처럼 지내시면 아이는 아무 문제없이 잘 클것으로 생각돼요
    맘편히 회사 다니시고..아이랑 많이 행복하세요

  • 3. ㅎㅎ
    '10.7.9 9:05 AM (114.207.xxx.250)

    전업엄마를 두고도 지 맘에 안맞는다던지 조금 서운하면 저말 했었던듯해요.
    엄마는 안놀아줘서 싫다고...^^;
    좀 컨디션 안좋아서 떼쓰고 투정부리는거로 보이는데요. 제가 보기엔 적당한 표현인듯해요.
    크게 걱정은 안하셔도 될듯해요. 지금처럼 사랑많이 주시고 지금만큼 놀아주시고 그렇게 하면 될듯해요.

  • 4. ---
    '10.7.9 9:06 AM (116.36.xxx.106)

    휴일날 엄마가 아이 데리고 직장 구경좀 시켜줘 보세요...엄마가 아침에 나가서 열심히 일하는 곳이 이곳이란다..하면서..
    거기 아이 사진 갖다고놓은 것도 보여주면서...일하면서 맨날 맨날 사진보면서 니 생각하고 보고 싶을때마다 사진본다고 그러고..
    엄마가 회사에 가도 너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면 아이의 맘이 많이 달라질꺼예요..

  • 5. 우리아들
    '10.7.9 9:09 AM (211.217.xxx.68)

    33개월 아들 키우는 맘입니다. 저랑 상황이 똑 같네요..32개월때 어린이집 보내기 시작 하면서 제게 '엄마 싫어 합니다'
    제가 출근이 빨라 시어머니와 시아버님이 아침 먹여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십니다. 퇴근해서 제가 데리고 오고요
    퇴근해서 매일 5-6시간 녹초 될 때까지 놀아주는데..ㅠ.ㅠ . 애정표현도 많이 하구요..아이의 애정 표현 이라 생각 하기도 하지만...예민한 내 아이가 상처가 됬구나 싶어 더더더 잘 놀아주려 노력해요. 그래도 맘 아프고 서운하고..걱정되고 합니다.

  • 6. 3살짜리
    '10.7.9 9:27 AM (116.40.xxx.77)

    그런말 다들 해요.
    너무 충격받지 마시구요.
    그러다가 또 한참 엄마 좋다고 껴안고 난리 치다가 또 한동안 그러고 합니다.
    걱정 마세요...
    저희 아이는 주말마다 친정에 보내는데 한동안 안간다고 할머니 할아버지 싫다고 울고 불고 하더니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할머니할아버지 집에 가서 안오고 싶다." 이러네요..=.=;;(할머니 할아버지가 지극정성이시라 안간다고 할때 서운해 하셨다는...)
    첨엔 다 걱정했었는데 보다 보면 심각하게 애정결핍이나 그런게 아니고 투정+떼쓰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 7. ^^
    '10.7.9 9:31 AM (114.205.xxx.133)

    고맘때 아이들이 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너무 걱정마세요 ^^
    저희애는 지금 초등 고학년인데, 오히려 "엄마 빨리 끝내고 갈께"하고 전화하면
    늦게와도 된답니다, 오면 잔소리 시작하고 자유시간이 없어지니.. ㅎㅎ

  • 8. 직장맘
    '10.7.9 9:53 AM (121.166.xxx.67)

    친정 시댁 도움없이 남편과 키워요~~~백일부터 어린이집 보내서..지금 5살이랍니다...평일에 잘 못 놀아 주다보니..주말에 올인해요...유치원에서 나들이 가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김밥 싸주고,,,,,뭐 못된 엄마라서 그런지 ..엄청 생색낸답니다..ㅎㅎㅎ 우리딸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엄마 좋아 싫어가 반복이에요...너무 속상해 하지 마세요..아이들에게 싫어 좋아 애종 표현이니..힘내시구여..저 같은 사람도 있는데..시댁 도움 받고 키우시는 님이 저는 너무 부러운데요^^

  • 9. 不자유
    '10.7.9 10:19 AM (122.128.xxx.244)

    엄마 싫어, 엄마 미워...
    이런 이야기가 내 아이의 작은 입에서 나오면
    일하는 엄마 마음은 미어지지요.
    셋째 엄마이고, 맞벌이맘이라...
    원글님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우리 둘째도 그맘때 유난히 그랬는데
    지나가다가 둘째 또래 딸아이 데리고 걷는 엄마를 보고
    괜시리 눈물이 뚝 떨어지던 때도 있었어요.
    기억을 떠울리니 또 울컥해지네요. 얼마나 마음 아팠던지..

    그러던 아이가 벌써 2학년이고,
    엄마와 오랜 시간 못 보내 서운할 때도 있지만
    엄마가 일하는 엄마여서 좋은 것이 더 많다, 우리 엄마 멋지다 합니다.^^
    기운 내세요.

  • 10. 원글이
    '10.7.9 11:20 AM (203.247.xxx.203)

    일하면서 82쿡 창 띄어 놓고 덧글보면서 울다(정말 사무실에서 눈물 뚝뚝 흘리며 울었어요.ㅋㅋㅋ) 웃다 했어요.. 너무 감사드립니다. 제가 충격을 받았던건 아이가 이제 고작 3살이고, 어제는 좀 심각하게 자기 방에 가서 시무룩해하면서 그런말을 했고, 그 전에는 잠꼬대로 그랬구요. 덧글 읽으니 저희 아이만 그런것 같진 않아서 참참 다행입니다. 전 이게 나중에 더 커서도 상처로 남을까봐 너무 걱정했거든요..덧글 읽고 또 읽고 했어요. 마음에 깊이 새겨둘께요. 감사합니다~~

  • 11. 찐양
    '10.7.9 11:35 AM (125.7.xxx.17)

    전 친정 엄마가 지금 봐주고 계신데, 정말 딸아이가 저희 엄마없음 못살아요.
    월~금은 저희집에서 주무시고 금요일 저녁엔 집에 가셔서 일요일 저녁에 오시거든요.
    금요일 저녁 엄마가 집에 갈 시간만 되면 친정엄마 옷도 못입게 하구..그래여 ^^;;
    이제 조금 말귀를 알아들을 시기라 조근조근 얘기하면 컨디션 좋을땐 빠이~~하면서
    엄마를 보내주기도 하는데...거의 엄마가 가실때면 한바탕 합니다 ㅎㅎㅎ
    워낙 엄마인 저보다도 열성적으로 잘 봐주고 계셔서 아이에게 친정엄마가 일순위인건 저도 ㅅ운하지만 어쩔수 없는건데요...
    문제는...신랑한테도 밀린다는 거에요...
    신랑이 게임을 좀 하거든요.그래서 집에 있어도 컴 앞에 있는 시간이 많고,
    하루에도 한두번은 물고기방을 간답니다.
    자연스럽게 전 아빠의 부재를 느끼지 않게 해주려고 놀이터도 하루에 몇번씩 가고 책이며 율동이며 정말 시간을 많이보내고, 퇴근해서도 원글님처럼 몸이 부서질 정도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서 자기 전까지 충분히 놀아주거든요..
    헌데 우리딸...
    무조건 아빠랍니다...아빠가 잠깐 담배라도 피우러 나가면 울고불고 난리나구요,
    누구딸~이러면 절대 엄마먼저 말 안하고 "아빠딸 엄마딸"
    남편이랑 가끔 언성 내서 싸우면 (물론 원인은 남편...)모라모라해요.
    아빠한테 하지 말라고...27개월 짜리가...^^;;;
    저한테 막 누구닮았지?이럼 "아빠요"
    오늘 아침엔..아빠 주민등록 사진 보더니.."아빠 예뻐"
    엄마는~~"엄마 안예뻐......"--;;;;

    정말 그럴땐 내 배아파 낳은 자식이 맞나 싶어서 너무 서운해요.
    헌데 또...새벽에 잠자다 깨거나 하면 아빠는 막 저리가라하고 엄마만 찾네요...
    참으로 효녀입니다...

    저희딸도 저한테 엄마싫어 엄마가..이런답니다 ㅎㅎㅎㅎ
    첨엔 너무 당황스럽고 서운하고 했는데..지금은 그냥 웃으면서
    왜~~엄마 좋아해죠~막 이러면서 애교피우면 컨디션이 안좋지 않고선
    바로 깔깔깔 웃으면서 장난으로 넘어가곤 합니다.

    직장맘들이 전업맘들보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 미안해하고 또 내가
    아이가 필요할때 옆에 없어서 애가 이러나...싶은맘에 죄책감도 느끼곤 하는데..
    그건 어쩔수 없는 것 같아요...
    아이는 아이니까요....너무 상처받지 마시고,,일단 맘을 좀 가볍게 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 12. 원글이
    '10.7.9 1:49 PM (203.247.xxx.203)

    긴 덧글 감사드리고요.. 근데 저희 아이의 속 마음은 정말 엄마가 싫은건 아니에요. 온 가족 중에서 엄마를 제일 좋아해요. 지금 저러는건 일종의 시위지요. (그래서 가슴아퍼요..3살짜리가 그러니까...) 토요일 하루만 저랑 같이 있어도 절대 안 떨어져요... 할머니가 전화해서 보고 싶다고 오라고 하면 "집에 엄마 있어서 할머니집 가기 싫어요" 이렇게 말할 정도로.... 세상에 육아 만큼 어려운 건 없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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