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여행을 다녀왔어요.
서울에서 춘천, 홍천까지 고속 도로가 뚫려서 강원도가 정말 가까워졌더군요.
이번 여행을 가는 길에 문득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떠올랐어요.
강원도 정선 출신의 잘생긴 청년이(젊은 시절의 그를 보면 참 귀하게 생겼더군요.)
한계령 넘어 서울로 유학와서 근 20년 가까이 졸업도 못한 채 정치계에서 고생고생하다가
이번에 겨우 강원도지사가 되었는데 그마저도 직무정지라니.
그렇게 영특하고 귀골스런 청년이 음지에서 헤매고 살앗던 것은 팔자일까, 아니면 꿈꾸는 이라서 겪어야 할 댓가인가?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요.
백담사에 먼저갔는데,
세상에나 선경이 따로 없었어요.
백담사에서 글을 써서 등단한 작가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그럴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특히 수심교 아래의 계곡 주위에 사람들이 저마다 쌓아둔 돌탑들이 너무나 인상적이었어요.
어떤 조각도 기념물도 이렇게 주변과 잘 어우러져 마음을 흔들 적이 없었습니다.
다음은 오색 그린 야드 호텔에서 여장을 풀었어요.
저는 정말 지쳐있었고 목욕하고 푹 자고 싶단 생각 뿐이었거든요.
그곳의 탄산천이 매우 좋다고 들었는데
옛날에 그곳 온천을 다닌 분들 말씀에 따르면 정말로 물이 좋았더랍니다.
한계령의 맑고 차가운 공기 속에서 숲이 내는 소리를 들으며 쉬는 저녁을 어떻게 설명할까요.
김연아의 음성 지원이 된다면 "난 zero ~~'
어르신과의 여행이라면 이곳을 추천하고 싶어요.
다음날 아침에 온천욕을 한번 더 하고 조식 부페를 먹고서(근데 좀 맛이 없었답니다. 이곳의 산채만으로도 멋진 상차림이 나올 법한데, 니맛도 내맛도 아닌 ㅠㅠ)
속초쪽으로 갔습니다.
속초는 제게 최영미 시인이 살던 도시로 기억되고 있어요.
그런데 아들에게는 1박 2일의 아바이 순대 마을이랑 갯배 체험의 고장이지요.
남편에게는 가을 동화의 은서네 집이겠지요.
그 도시에서 점심을 먹는데 명태회냉면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냉면을 직접 뽑아서 만들어서였을까요? 다시 와서 먹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속초의 거리에서 울 뻔했습니다.
골목마다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한켠에는 어릴 적 보던 꽃들이 심겨져있어서 한 20년전으로 돌아간 듯했거든요.
청간정에서 강원도의 바람, 파도 소리를 듣고서 7번 국도를 따라 고성으로 달려가는데
이리 아름다운 해안도로가 또 어디있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동해 바다는 끈끈거림도 없고
파도가 시원하게 몰아치는데다
해송들이 에워싸고 있어서
눈요기, 귀호사가 대단했습니다.
강원도에 사시는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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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가 가까워졌어요.
강원도의 힘 조회수 : 770
작성일 : 2010-07-08 23:21:10
IP : 121.131.xxx.16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오색
'10.7.9 12:10 AM (119.71.xxx.171)결혼하고 거의 매해 강원도에 가는데 항상 오색은 그냥 지나치는 곳이었네요
다음엔 백담사와 오색에도 들러봐야겠어요
강원도...연고도 인연도 없는 곳이지만 항상 가고픈 곳이예요2. 와우
'10.7.9 6:10 AM (211.168.xxx.178)여기서 언급한 곳 중 한 곳이 제 고향이에요.
모든곳을 정말 정확히 쓰셨네요.
속초에 회냉면은 맛있는 곳이 정말 여러곳있을 정도로 유명함..
서울에서 그런 집 찾을수가 없어서..냉면 안먹어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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