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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치러 가면서 열무 김치 담가 놓으라는 시모.

스팀나오는며늘 조회수 : 2,666
작성일 : 2010-06-21 21:34:19


  후훗. 저희 시모 내일 골프 머리 얹으러 가신답니다.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까지 먹고 들어온다길래 웬일로 간만에 하루 휴가겠군..하고 내심 생각했던 게 제 착각이었죠.
  저녁 늦게 바람쐬러 나가더니 열무 두 단을 사 옵니다.
  이거 내일 다듬어서 해 놔라~ 합니다.
  울 시모 가르치는 데 별로 소질없는 사람입니다.
  사투리 섞어서 손짓 발짓으로 두서없이 설명하는데 이걸로 끝.이라네요.
  열무김치는 쉬워~ 하는 말도 곁들여서요. 네, 그럼요 하루종일 안아달라는 5개월 아기랑 참 쉽겠습니다.
  게다가 애기 뱃고래가 아직 작은지 엄마가 옆에 있는 걸 계속 확인하려는지 밤에도 몇 번씩 깨서 젖을 물려는 애 때문에 잠도 내내 부족한데 말이죠...

  저. 김치라고는 작년 김장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때 만삭이었죠. 임신한 거 유세떤다고 할까봐 똘똘뭉치는 배 끌어 안고서 이 악물고 배추 절이고 씻고 양념 채썰고 무쳤습니다.
  '아이고 힘들다 올해까지는 너 임신했다고 내가 다 했으니 내년 부터는 니가  다 해라' ㅡ.ㅡ 하는 분입니다.

  지난 금요일 이혼한 시아주버니 생일 이었습니다. 생일 기억하는 체 했더니
  '그래.. 혼자 있는 거 딱하지 않니. '간단하게' 나물 좀 몇가지 무치고...' 하면서 상 차리랍니다.
  ㅡ.ㅡ; 5개월 아기 부엌 옆에 뉘어 놓고 불고기 재우고 잡채 볶고 나물 했습니다.
  그냥. 속에서 천불이 나지만 그나마 이집에서 제정신 가지고 저 배려해 주는 분은 아주버님 뿐이라 그래도 했습니다.
  또 괜히 저 고생시킨다고 금요일에는 오시지도 않았어요. 이틀 지나고 일요일에 오시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구워먹을 삼겹살 사오십니다. OTL 아주버님 젠장맞을 그럼 구워 먹을 준비를 처음부터 다 해야 하잖아요. 상추씻고 마늘 까고 굽는 건 일 아닌가요... 참 그분 사람은 좋으신데 생각이 촘 모자라세요.

  아놔.. 쓸수록 열받네요. 지난 추석 무렵 명절 '트라우마'로 검색해 보시면 제가 추석을 어떻게 보냈는지 나옵니다. 그때 산후조리 걱정된다고 썼었는데.. 휴우...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나중에 이건 심정이 정리되면 쓸래요.

  신랑은 뭐 하냐구요? 저.. 주말부부에요. 남편도 없는 시집에서 지 먹은 물컵 하나 안 씻어 놓는 손아래시누까지 '모셔가며' 살고 있죠. 힘들다고 하면 '너 고생한 만큼 나중에 복 받을 거야..'이딴 소리나 하고 있습니다.

  열무김치 두 단 얼마 안되는데 그냥 쓱싹하세요~라는 리플은 자동 반사합니당.

  사실 지금 육아휴직중인데, 어머니 입맛 맞는 반찬 만들어 드릴라고 휴직한 게 아니라 제 아들 노래불러주고 놀아주고 물고빨고 부비부비하면서 복직하면 못 해 줄 귀중한 시간 보내는 중이거든요.

    아 몰라요 몰라. 어머니 나가면 그냥 급히 파출부 불러서 김치 담고 청소 좀 해 달라고 할라구요.
  내일 혼자 사시는 친정 할머니 좀 뵈러 가 볼라고 했더니만 ㅉ...
IP : 115.136.xxx.2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탄
    '10.6.21 9:36 PM (211.207.xxx.10)

    그러세요. 다 사는법이 있습니다.
    역지사지가 잘안되는게 시집살이더라구요.
    힘내세요.
    다 시간이 약입니다. 애기 어리셔서 힘드실텐데
    날씨도 덥고 큰일이네요.

  • 2. ^ ^
    '10.6.21 9:37 PM (121.130.xxx.42)

    낼 도우미 아줌마 도움 좀 받으세요.
    집전화는 핸드폰으로 돌려 놓고 친정 할머니 뵙고 오시구요.
    근본적인 문제 해결법은 분가겠지만 일단 내일은 그렇게 하는 게 현명하십니다.

  • 3. 잘 생각하셨어요
    '10.6.21 9:39 PM (119.65.xxx.22)

    영리하게 사셔야지요.. 아주머니 부르셔서 김치랑 청소 맡기시고요 원글님은 낼은 그냥 쉬세요

  • 4. ..
    '10.6.21 9:39 PM (114.207.xxx.182)

    정말로 꼭 시엄니 나가시자마자 그냥 급히 파출부 불러서 김치 담고 청소 좀 해 달라고 하세요. 읽으면서 참으로 천불 납니다.

  • 5. 며느리
    '10.6.21 9:40 PM (61.85.xxx.50)

    놀까봐 미션을 주셨군요
    미션은 뭐 누가하든 수행만 하면 되죠^^

  • 6. ...
    '10.6.21 9:43 PM (118.216.xxx.114)

    그동네 맛잘내는 반찬가게에 김치통하고 열무 들고 가셔서
    열무는 걍 기부하고 열무김치는 사오시면 좋을듯....
    손님 치를일 있으면 반찬가게의 위대한 힘을 종종 빌립니다..ㅡ.ㅡ;;

  • 7.
    '10.6.21 9:48 PM (116.120.xxx.27)

    그 미션을 수행할 필요 있을까요?
    할수 있음 하고 할수 없음 어쩔수 없는것 아닌가요?
    그냥 배째라 하세요.5개월 아이 데리고 김치 담그라며 놀러 가시는 시모 참 정말
    어른답습니다 그려.정말 나이좀 곱게 먹어야 겠어요.

  • 8. ㅋㅋ
    '10.6.21 9:50 PM (121.131.xxx.57)

    반찬가게의 위대한 힘ㅎㅎ 너무 재미있어요.
    파출부, 반찬가게 다 좋네요.
    맞아요. 며느리 노는 꼴 보기 싫은 거죠.

  • 9. ..
    '10.6.21 9:53 PM (125.139.xxx.10)

    정말 미친~ 욕을 부르는 시모군요

  • 10. 그냥
    '10.6.21 9:56 PM (121.186.xxx.48)

    간단하게 맛없게 만들어요..
    흉내만 내면 되잖아요..ㅡ.ㅡ;;
    저런 집안은 대책없음..잘해주면 또시킴...

  • 11. @@
    '10.6.21 9:56 PM (122.36.xxx.42)

    ㅋㅋ 울 시엄니도 예전에 그러셨어요. 외출이라고는 수요일에 모임있는거 딱 하나 나가셔서 점심먹고 바로 들어오시는데 나가시기 전에 꼭 미션을 주고 가십니다.
    혹 시 나 며느리가 좀 쉴까봐서요...

  • 12. ...
    '10.6.21 10:01 PM (218.38.xxx.228)

    그 시어머니 그 심보로 골프장 머리 올리러 가서 참 잘도 되시겠습니다요..

    뒷팀에서 눈치밥 쿠사리 대박 드시고 캐디에게 왕무시당하시고 벙커에 공 백번 빠지길 기원합니다..
    박세리처럼 물에 빠져서 양말벗고 들어가시는것도 괜찮네요..

  • 13. **
    '10.6.21 10:11 PM (114.199.xxx.63)

    콩쥐한테 할 수도 없는 일 시켜놓고 잔치간 팥쥐엄마네요...쩝,,,

  • 14. 윗님
    '10.6.21 10:13 PM (116.125.xxx.93)

    저도 콩쥐팥쥐 생각했어요.

  • 15. .
    '10.6.21 10:15 PM (121.157.xxx.157)

    ... 님 그스트레스 집에 와서 며느리한테 다풀면 어쩌라고 ...
    그냥 필드나가는 시간에 천둥번개나 치면 좋겠네요.
    머리는 다올리는 거죠.

  • 16. 순이엄마
    '10.6.21 10:30 PM (116.123.xxx.56)

    아니 그렇게 어떻게 사시나요>? 만삭일때 왜 일 하세요. 임신하면 위세 떨어야 하는겁니다.

  • 17. ..
    '10.6.21 10:31 PM (124.49.xxx.214)

    심술보 시어머니.. 며느리 교육기간으로 육아휴직을 생각하셨군요. 주변 친구분들이 부추겼을지도 모릅니다. 상부상조.며느리교육..후..
    도우미 불러서 담는 것 좋네요.
    저도 부모님 생신이었는데 시장서 김치 사다 놨습니다. 먹던 것은 상에 올릴 상황이 아니었지요.
    맛있게 드시고 싸가셨습니다. 끝.

  • 18. ...
    '10.6.21 10:31 PM (221.138.xxx.206)

    일부러 맛없게 대충 담아서 원글님은 손도 안대면 딱 좋겠는데.......

  • 19.
    '10.6.21 10:36 PM (180.64.xxx.147)

    열무를 열심히 주물러서 풋내가 나도록 담그세요.
    별 거 없어요.
    열무를 자꾸 주물러서 아무 것도 넣지 말고 소금이랑 고춧가루만 넣고
    마구 주물러서 담구시면 다음부터 절대 열무김치 담그라고 안할거에요.
    반찬가게에서 맛있는 거 사오면 다음에 또 담그라고 할까 봐 걱정이네요.
    청소는 아줌마 불러서 하시구요.
    에구... 정말 천둥 번개나 내리쳤음 좋겠네요.

  • 20. ㅜ.ㅜ
    '10.6.21 10:41 PM (183.98.xxx.242)

    육아휴직중이라면 남편분 계신곳으로 애기 데리고 가면 안 되나요?
    휴직하면서 남편떨어져 시댁에 살고 계시다니 너무 힘들어보여요. ㅠ,ㅠ

  • 21. 스팀나오는 며늘
    '10.6.21 11:18 PM (115.136.xxx.2)

    ㅠ_ㅠ 애 재워놓고 오니 리플 많이 달렸네요... 아흑.. 육아휴직하면서 남편 있는 데로 가고 싶었으나... '우리 둘 중 하나는 어머니를 모셔야 하지 않겠니'하는...말이 씨라도 먹혀야 뭐 얘기를 하죠. 울 시모 얘기는 하면 할수록 아마 다들 뒤로 넘어가실 거에요. 전 그냥 훗날을 도모하며 칼을 갈고 있을 뿐입니다.

  • 22. 아니
    '10.6.21 11:24 PM (180.64.xxx.147)

    우리 둘 중 하나는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데 아니 내 어머니도 아니고
    니 어머니를 너도 없이 나보고 모시라고...
    이거 완전 며느리에게 빙의되고 싶어지네요.
    저도 사랑과 전쟁 시어머니들은 저리 가라 싶은 시어머니 모시고 살아봤습니다만...
    제발 남편에게 한마디 해주시죠.
    효도는 셀프!

  • 23. .
    '10.6.21 11:50 PM (121.184.xxx.216)

    남편도 없는데 왜 시부모님집에서 함께 사세요?
    얼마나 힘들고 답답하고(하소연할 상대도 없고) 말 안 해도 알 것 같아요..

  • 24.
    '10.6.22 12:27 AM (174.92.xxx.248)

    맞아요. 꼭 어디 나가시면서 할 일 주고 가시죠.
    김치, 창고 정리, 냉장고 청소....ㅠ
    딸한테도 똑같이 그렇게 하시는 분이면 뭐 영 이해 못 할 것도 아니지만 그건 또 아니라는 게..

  • 25.
    '10.6.22 12:37 AM (220.75.xxx.180)

    바보같구먼
    아기 어릴때 그시간 신혼의 그 시간 어디서 돌려받을라꼬
    댁 남편도
    행복할려고 결혼했지
    시모 잘 모시려고 결혼했나요

  • 26.
    '10.6.22 12:43 AM (140.112.xxx.14)

    정말 이상한 시댁과 남편이네요.
    시어머니가 혼자 사시는것도 아니고,시누이도 있는데,
    왜 부부는 주말부부를 하면서 시어머니를 모셔야하나요?
    시어머니가 어디 몸이 불편하신것도 아니고,기운펄펄 나시는구만.ㅡㅡ;;
    열무김치 담그지 마시거나,맛없게 대충 담가놓으세요.
    잘하면 더 많이 시킬 시어머니네요.
    원글님~아이가 어려서 아빠빈자리를 못느끼는거 같지만,다 느껴요.
    아이핑계를 대셔서라도 남편있는곳으로 가세요.
    젊은 부부가 그리 떨어져사는것도 안좋고,
    시어머니에 시누이에 원글님 나중에 홧병나실꺼같아요.

  • 27.
    '10.6.22 1:03 AM (124.197.xxx.28)

    시누도 있는데 왜 어머니를 모셔요?? 당장 남편 곁으로 가셔요 ㅠㅠ 열무김치는 맛도 보지 마시고 완전 엉망 만들어버리삼...

  • 28. 열무...
    '10.6.22 3:01 AM (221.151.xxx.65)

    많이 만지면 풋내나요.
    조물조물 많이 만져서 풋내나게 담그세요.
    대충 담그면 풋내 안나거든요.
    꼭 이리저리 뒤적뒤적 많이 만져서 담그세요.

  • 29. .....
    '10.6.22 6:26 AM (97.113.xxx.84)

    반찬가게서 사오는게 좋을지
    풋내나게 하는지 좋을지 고민하던 중
    원글님 댓글...남편과 헤어져 있다구요??
    예쁜 아기를 볼 수 있는 일생 한번뿐인 시간을 남편분은 그리 쉽게 포기하다니...

  • 30. .....
    '10.6.22 6:27 AM (97.113.xxx.84)

    열무 김치에 설사약을....

  • 31. 대충 김치
    '10.6.22 9:01 AM (183.108.xxx.134)

    열무 김치 너무 잘 담그지 마시고, 적당히....
    시모께서 다시는 시키고 싶은 맘 안들도록.....
    거 왠만한 시어머니는 젊은 며느리 하는 김치 못미더워 시키지 않던데....

  • 32. 어머
    '10.6.22 11:01 AM (211.210.xxx.62)

    이글 오늘도 보시려나 모르겠네요.
    저희 시어머니도 꼭 뭔일 있다고 부르셔서는
    마실 나가시면서 숙제를 내주셨어요.
    만두해 먹자고 하시곤
    묵은 김치를 있는대로 다 꺼내서 펼치시고 꼭 짜서 다져서 속 만들어 놓아라 하시곤
    너덧시간 후에 뒷설거지 할때 오셔서는
    식구들 오기 전에 후딱 만들자 하시며 그때부터 다시 밀가루 반죽 시키시고...
    에휴...

    시키는거 딱딱 다 해 놓으면 계속 그러세요.
    그냥 미친척하고 시어머니 오실 즈음에 열무단에 소금 뿌려 놓으세요.
    하려고 했는데 무슨 일이 생기는지 계속 생겨서 어쩔 수 없었다 하시고요.

  • 33. 어머
    '10.6.22 11:02 AM (211.210.xxx.62)

    열무가 시들면 시래기 만들면 된다는 심정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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