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일반대와 교대 비교.
04수능 다시보고 교대 들어가서 교사된지 3년차입니다.
아직 정체성이 대기업 직원과 교사 사이에 있는 변두리적 인물이라 나름 객관적으로 써볼게요.
아이들 보내고 잠깐 시간이 남아 글 적습니다. (욕하지마세요 ㅠㅠㅠ대기업 다닐땐 서핑 더 많이했어요ㅎ;;)
<대학생활>
일반대 : 배움의 깊이가 깊다. 과가 적성에 맞으면 학문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뭐든지 열심히하는 놈부터 땡땡이 치는 놈까지 여러 인간군상을 접할 수 있다.
취업때문에 빡세지만 기본적으로 대학생이라는 심적 여유가 있다.
교대 : 일반대 다녀본 사람은 교대 다니면 기함 할 일들이 천지.
투포환 배우다가 잘못 날아온 투포환에 맞아서 발목 깁스함.
커리큘럼이 일반대에 비해 빡빡하며 이건 교사만들기 사관학교나 다름없음.
문과생도 수2,물2 공부하고 이과생도 역사 공부해야 커리큘럼 따라감
(교대에서 왜 물2배우는지 아직도 의문)
이대 나와서 로펌 업무보던 언니, 한양대 나와 태평양 다니던 언니, 성대 나와 하나은행 다니다
나온 언니들, 모든 장수생 언니들이 모여 이건 진짜 대학이 아니라고 입모아 성토..
일반대 평점 관리하듯 임용고시에 평점이 들어가서 다들 목숨을 걸고 4년 내내 고2~고3생활.
나와 늦게 들어온 언니들 모두 일반대를 다녀본 경험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고
바로 교대로 들어온 아이들은 그냥 고등학교 생활하듯이 '대학생활도 이런건가?' 하고 생활하는데
옆에서 보기 안쓰러웠음.
<취업>
일반대 : 토익준비,포트폴리오준비,공모전 준비로 어려웠다. 영어에 대한 부담이 큼. 어학연수 필수
교대 : 경쟁률은 현저히 낮았는데 심적부담은 같다는게 의외였음.
임고 문제가 복불복 성격이 강해서 재수없으면
떨어지는 그 사람이 나일 수 있다는 생각에 1년동안 새벽6시부터 12시까지 공부.
재수없어서 현재 4~5수하는 동기들 우리과에 5명 (과정원 31명)
<업무강도>
대기업 : 일하다 죽는 줄 알았다. 술자리 너무 많고 업무 강도 심하며 승진불가, 출산휴가 눈치 보임.
눈물을 머금고 때려쳤다. 몸 다 상함.
교대 : 8시 출근해서 5시면 퇴근으로 업무강도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약하다. 비교불가.
단, 돈도 현저히 약함. 역시 비교 불가. 3년차에 실수령액 197만원....
업무 시간은 대기업에 비해 짧으나 우선 출근하면 고학년 담임은 4시까진 화장실을 못갈 정도로 타이트.
(저는 현재 오줌 못눠서 방광염이 왔음. 그래도 대기업다닐땐 목숨의
위협을 느끼니 방광염정도는 행복해요)
<특징>
대기업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건희일가의 노예.. 부연설명 따윈 필요없음. 나는 회사의 부품 ㅠ
교대 : 보람도 크나 심적고통도 큼. 일반회사에서 느낄 수 없었던 나에 대한 자책감이 많이 드는 직업.
저 스승의 날 작년 아이들한테 꽃 1송이씩 총 3 송이 받았는데
학부모님이 교육청에 저 신고했어요. ...꽃 안에 선물 있을지도 모른다고...
(열받아서 고소하고 싶었는데 신문에 날까 참았음.-_ -..)
그리고 가끔 아이들한테 같이 섹스하자, 유산해버려라 하는 욕문자도 받습니다.
그러나 인내하며 아이들을 감싸아햐는 직업.
인내하고 감싸서 내 속에 진주가 생길 즈음 졸업해놓고 또 욕문자보내고 돈빌리러 오고 ..
대기업다닐때는 몸이 힘들어서 울고 상사가 몸 더듬어서 울고
교사되서는 아이들 인생이 가여워서 울고 저런 욕문자받고 속상해서 울고
학부모한테 멱살잡혀서 울었음 ㅠㅠㅠㅠ (무..무서웠어요..ㅠㅠㅠ)
-------------------------------------------------------------------------------
한줄요약: 취업걱정 마시고 적성따라 보내는 게 진리입니다
1.아이가 몸 약하면 교직보내는게 진리.
2.아이가 스트레스에 약하면 대기업 보내는게 진리
대기업에서 적성이란: 술마시기. 아부하기 (적성에 맞아도 큰 보람 느끼기 어려움) ㅠㅠㅠ
교직계에서 적성이란: 니 OO에 내 O를 박아서 기형아를 낳으라는 욕문자를 매달 받고도 그 아이를 인간만드려고 노력할 수 있는 사랑. (하지만 적성에 맞으면 큼 보람 느낄 수 있음) ...ㅠㅠㅠㅠ
그래도 교직이 맞으면 애들이 욕문자 보내도 교직에 오는게 행복합니다.
대기업 다닐때는 성과금 몇백을 받아야 행복하더만
교직에 오니 아이들이 주는 초코파이 하나에도 행복해져요.
1. 와우~
'10.6.21 4:36 PM (122.203.xxx.2)적나라하네요~~
이도 저도 싫어지는 기분~~ --;;2. 대단..
'10.6.21 4:54 PM (218.155.xxx.27)저런 욕문자 받고도 신고 안하고 사랑으로 감싸러 하셨나봐요. 원글님 대단하세요.
3. ...
'10.6.21 4:58 PM (180.69.xxx.185)초딩이 저런 욕을 하나요...가슴 아픕니다.
중고등학교는 졸업할 때쯤 좀 철이 드는데... 초등학교는 졸업하면 사춘기라...
졸업하고 나서 선생님 찾아오는 애들 중에 진상도 있겠네요;;;4. 울 딸아이는
'10.6.21 5:00 PM (119.70.xxx.174)신촌 S대 다니는데
아이들이 무서워서 교직이수도 싫다고 안 하더라구요..^^
정말 초, 중, 고 모두 포함해서 적성에 맞아야 교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5. phua
'10.6.21 5:15 PM (114.201.xxx.130)정말 레...알...이네요.
그치만 가슴 속에 생기게 되는 " 진주" 이야기에는 슬며시 웃음이...^^
많이 속상한 이야기인데 재미있게 쓰셔서...6. ...
'10.6.21 5:20 PM (180.69.xxx.185)근데 몸도 약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죠-_-;? ㅎㅎ
7. ..
'10.6.21 5:21 PM (114.205.xxx.109)후배가 이대나와 현대 다니다 서울교대나와 초등 선생하는데
절절히 그애 이야기와 똑같네요.
참 글 잘쓰십니다.
그리고 좋은 선생님이실것같아요...ㅋㅋㅋ8. ...
'10.6.21 5:22 PM (221.139.xxx.247)맞아요...
지 적성에 맞으면...
초코파이 한개에도 너무 기쁘고 행복한것이..일이지요...
솔직히 요즘에 저는 교사고 공무원이고 다 떠나서...
여자 직업으로 약사가... 정말 킹왕짱 같아요..^^;;(네.. 욕하셔도 좋아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판사 변호사 의사까지도 갈것 없고..
아이 키우면서 살기엔 여자 직업으로..
약사만한것이 없다라는것이...
지금 아이 보내고 있는 유치원 엄마들의 평가 아닌 평가 이네요..(엄마들 직업 중에 공무원 부터 선생님 약사 의사 정말 다양한데.. 입을 모아.. 약사 킹왕짱이라는.. 결론을...^^;;)9. 일목요연
'10.6.21 5:33 PM (221.140.xxx.217)참 글을 잘 쓰셨네요, 비교도 상당히 이해가고.
제딸은 고대 사범대 다니는데, 교사 되기 싫다네요. ...........배부른 소리 지껄인다고 했는데.
한편 이글을 보니 이해가 가요.
초등도 저런데, 중고딩들은 얼마나 통제가 어려울지...
그렇다고 일반기업은 편한가, 것도 아니고.
참, 힘들어요, 직업 가지고 산다는거.
그나마 여자들은 쫌....낫지요?^^10. 우리애들
'10.6.21 5:47 PM (61.82.xxx.54)내가 잘 키워서 사람 먼저 만들어야겠단 다짐을 하게 되네요.........
고딩들 넘 무서워서 내가 선생이다 하고 교사했다간 정신병 얻는다던데
그냥 내 직장이다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고딩쌤한테 매일 하소연 들어요...11. 저는
'10.6.21 5:51 PM (121.165.xxx.123)저는 중등교사 15년 하고 전업 된 후로,
전업 가능하게 해준 남편에게 하루에 12번씩 배꼽인사 하고 싶은맘 억누르며 살고 있어요.
스트레스 지수 100%죠.
근무시간 짧아서 좋다고 하지만, 기업체만큼 근무하면 교사들은 다 요절할거에요.
그래서 근무시간이 길 수 없을듯 해요.
마음에 진주가 생기도록 다듬고 보듬어서 보석함이 터져나갈때 그만두었더니,
그래도 아직까지 잊지 않고 문자도 오고 만나자고도 하고 그립다고도 하고 고맙다고도 하니
그나마 15년이 헛되진 않았구나 합니다.
근데, 전 초코파이 준 적은 많은데 받은적은 한번도 없네요. 초등샘 부러워요. 초코파이도 받고. ㅎㅎㅎ12. 휴
'10.6.21 5:51 PM (122.153.xxx.162)정녕 2010년 이 시점까지 특별한 전문직아닌 직업으로 교사말고는 여자가 할 일은 없는건가요???
저 고교교사인데 제 딸은 교사되었으면 하는 마음 별로 없는데.................13. 우리 아들이
'10.6.21 5:52 PM (221.147.xxx.14)선생님 되는 것이 꿈인데~~아이구 쉬운 길 하나도 없네요. 공부때문에 교대 갈려나 꿈만 같지만~~우리 아이 초등학교보니, 젊은 남자선생 하나 있는 거 온갖 거 다 시키는 거 보고 참 안쓰럽더이다. 거의 여선생님이시고~~남자 선생님은 교장, 교감선생님만 있는지라. 그것도 못 볼 것 같더라구요.
14. ^^
'10.6.21 6:20 PM (118.221.xxx.32)저희 엄마도 오래 교직생활 하셨는데
집에서 삶은 고구마 선생님 드시라 갖다 주는 애들이 그리 고마웠다네요.
요즘은 초코파이군요^^
엄마는 제게도 교직생활을 권하셨으나
제가 워낙 한성질 하는 터라 애들 잡을 것 같아서 포기했는데
중학생 제 아들 녀석이 선생님 하고 싶다네요.
그래 하라... 그랬는데 님말씀 듣고 보니 설득하고 싶어져요. 다른 길 가라고..^^15. ..
'10.6.22 10:11 AM (163.152.xxx.239)눈물 나면서도 낄낄대게끔 글 잘 쓰셨네요
정말 회사에서도 학교에서도 맘고생 엄청 하셨지만 웃으며 승화 시키셨을 듯요
아버지가 45년 교직 생활 하신지라.. 절대 교대는 안 가 하면서
이건희 일가 밑에서 톱니 생활 하고 있다가 잠시 공부하러 학교 왔는데요
제 생각엔 대학교 교직원이 짱일듯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