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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적 글적(수필)

무식엄마 조회수 : 321
작성일 : 2010-06-21 04:01:09
그러니까 오늘로 엄마가 된지 약 2주 되었네요.  너무 정신 없어 2주가 어찌 갔는지...  지금 남편이랑 아기가 나란히 낮잠 자고 있어요.  아~ 평화 로와라~~~

한 달 반 정도 전, 산후 조리 어찌 하냐고 글 올렸던 교포 아줌마 인데요...  그때 조언 주셨던 분들 다시 감사 드립니다!!!

근데, 산후 조리...쩝...  저에겐 사치 였어요.  --;;

대충 말씀 드리자면, 저랑 남편이랑 고아아닌데, 어찌 하다보니, 저희 둘이서 아기 낳고 어떻게 해야 하는 상황이라, 제가 여기서 배운데로, 미역국 두 종류 끓여서 냉동시켜 놓고, 산모용 방석 사다 놓고, 밥도 얼려 놓고, 반찬 몇가지 재어 놓고, 전기 장판 침대에 박아 놓고, 1층 손님방으로 모두 물건 옮겨 놓고(계단 사용 안하려구요), 양말/내복 구해 놓고..  물론 아기 용품은 꽉 재어 놓고...

그러고, 예정일을 기다렸어요.  무식한 저랑 남편은 예정일이면 애가 나오는 줄 알았는데, 안나오데요.   병원 갔더니, 이틀 후 까지 콘추랙션(아픈거) 없으면 그냥 병원와서 인던션(주사 맞고 애 낳는 거) 하자 했어요.  이틀 되기 전에, 갑자기 책에서 읽은데로, 콘츠랙션이 일정한 시간을 주면서 오더군요.  병원 갔어요.  그러고 25시간 무지 무지 무지무지무지무지 하기 아프고....  (그런데, 어느 누구도 이렇게 아프다 말 안 해 줬음!) 그래도 다이어래잇션이 들 되서 결국 수술을 햇어요.  25시간 후...  우아...근데, 수술 하는데, 어찌나 춥던지.....  제 체온이 104.5도까지 올라 가서 그랬다네요.  여튼.....  끔찍한 시간 후....

타다~~~~  제 이쁜 아기가 으앙~~~~~ 하고 태어 났어요.  기특 한 것....  다행 스럽게, 건강 하고 멀쩡해서, 이 늙은 엄마 아빠는 얼마나 행복 했는지 모릅니다. 저희가 이 아이를 만나기 까지 조금 아픈 사연이 있었어요.  그래서, 더 감사하고 행복 했을 것 같아요.

수술을 하는 바람에 병원에 하루 더 있게 되고, 태원 할 날 아침에,

간호사:애가 노래요.
저: 애시안이니끼요..
간호사: 아니고, 진짜 노라타니까요.
저: 뭔 말?
간호사: 존디서 끼가 있어요.
저: 어쩌 그럼요?

그러고는, 그 작은 발에 구멍을 내서 피를 짜서 (흑흑....) 피검사 후, 빌리루빈 래벌 채크 하고,  빌리라잇 블랭킷 하고, 그래도 수치 안내려가서, 병원 며칠 더 있고, 그러면서 아기 체중이 태어 날때 보다 더 내려가서, 또 며칠 있고...  그러면서, 전 산후 조리고 뭐고, 어디서 힘이 낮는지, 그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헌신적인 엄마(?)의 역활을 했다고나 할까요?  하~~~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 면서, 병원에서 주는 밥(아이스 워터, 젤로, 팦시클 등의 차가운 음식 + 쏘세지/파스타/빵 등의 소화 잘 안되는 것들)을 끄억 끄억 먹으면서...  근데, 사실 워낙 배가 고파서, 한 2일을 굶었거든요 애 낳느라고.., 그리고 남편은 남편대로, 맥도날에 타코밸에, 으~~~  정말 불쌍한 내 남편...  첨에는 제 걱정(제가 콘츠랙션이 심해 질때 기절을 했었거든요)에 나중에는 아기 걱정에...  흰머리가 더 생긴 듯...

여하튼, 그렇게 먹고, 잠은 또 침대도 아닌 침대에서(소화과 병동으로 옮긴 이후는 소파에서 잠) 자고 옷도 대충 입고(화자복에 구멍이 참 많아요), 에어콘 빵빵 나오는 데서 지내다 집에 왔더니...  어머나... 집이 천국 이더군요.

집에 와서, 얼려논 미역국 보니 그냥 웃겼어요.  산후 조리 할 거라고 이런 저런 준비 했던 저...  병원에서 벌써 이왕 베린 몸이지만, 그래도 따뜻하게 데워 먹였어요.

그리고, 아기 먹이고 재우기 전쟁 시작.  으....  젖 먹이기가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정말 왜 아무도 이야기 안 해 줬는지....  그리고, 잠!  정말 너무 너무 잠 자고 싶어요 밤에 계속 달아서......

세상에 모든 선배 엄마님들 존경합니다!!!!!!!!!!!!!!!!!

그냥 이 평화로운 오후에, 생각 나서 적어 봤어요.
IP : 98.237.xxx.8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쁜 아이
    '10.6.21 4:45 AM (71.224.xxx.154)

    낳으신거 정말 축하드려요.
    외국에서 수술로 낳으셨나봐요.
    신생아 황달에, 체중 검소 까지 정상적인 신생아의 모습.
    새내기 엄마 아빠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돌보아 주실 분도 안계시는가보네요.
    그래도 남은 기간 몸조리 잘하세요.
    날 덥다고 옷 가볍게 입지 마세요.
    그리고 아기 건강하게 키우시구요.
    참 아기는 따님이신지 아드님이신지?

    그런데 딴지는 아니구요.
    해석 달아서 한국 발음으로 쓰지 마시고 한국 말로 하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글을 읽으면서 맥이 자꾸 끊어 졌어요

  • 2. ㅎㅎ
    '10.6.21 8:46 AM (121.131.xxx.154)

    애 낳는 고통을 말하다보면
    아가씨들 다 도망갈 걸요??
    애는 안 낳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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