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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같은 과 다니던 지방출신 언니가 동생의 대학원서 마감날인데,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눈치작전에 동원돼 달란 얘기였죠.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라 공중전화로 과외 선생님, 지방에 있는 동생, 또 다른 곳에 계시던 어머니...이렇게 연락해 가면서 마감 이후 문이 폐쇄되면, 유리문 너머에 있는 언니에게 쪽지로 어디에다 넣어라..이런 연락을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수험 당사자인 동생도, 어머니도 오시지 않고, 왜 제가 그걸 했는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 겨울에 진땀 흘려가면서 이리저리 뛰고, 공중전화 줄 서 가면서...아무튼 성공적으로 원서접수를 했습니다.
어머니께서 그 학교로 오신다길래 인사 드리고 가려고 언니랑 기다리는데, 금방 도착하신다는 어머니께서 한참 후에 도착하셨지요.
사실 추워서 중간에 가고 싶었는데, 밤에 언니 혼자 두고 가길 그래서 인사만 드리고 가자는 생각에 길에서 같이 기다렸습니다.
기사분이 모는 각그랜져 타고 오신 어머니께 인사 드리니, 수고했다, 잘 가라 하시더군요.
인사 드리고 뒤돌아 서려는데, 그 언니가 아니, 오늘 고생했고, 저녁시간도 한참 지났는데, 밥이라도 먹여 보내야지...하니까, 그제서야 그래, 그럼 우리 밥 먹는데 같이 가자 그러시더군요.
기사분까지 네명이 근처 고깃집에 갔습니다.
돼지갈비 2인분 시키시더군요.
그 언니가 더 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니, 뭐 나중에 찌개도 나오고, 공깃밥 더 시키지뭐...하시더군요.
식사 때 화제는 당연히 온통 입시 얘기였죠.
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그깟 한국대학 못 가면 어떠냐...미국...그래, 미국이 있잖아, 얼마나 좋더냐, 더 넓은 데 보내면 되지뭐..."
사람이 다 내 생각과 같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불행히도 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요.
나하고 같지 않다고 열 내 봐야 내 속만 상하더라고요.
1. 이야..
'10.6.20 12:07 PM (122.32.xxx.10)여기가 정말 최강이네요. 성인 4명에 돼지갈비 2인분이라니...
솔직히 잘 먹는 사람은 혼자 먹어도 2인분이 부족할텐데요.
그렇게 인심 야박한 사람들이 별로 끝이 좋은 거 못 봤어요...
다른 것도 아니고 자기 자식 입시문제로 고생한 사람한테 너무 했네요.
그렇게 한국대학이 아무것도 아니면, 뭐하러 원서 넣는다고 그 고생을 시켰답니까?
내참.... 그 아주머니 진짜 제가 들은 중 최강이네요... -.-;;2. .
'10.6.20 12:08 PM (219.255.xxx.237)안 시킨 몇 인분의 돼지갈비 아껴서 그랜저 몰고 다니시나 봐요.
그러고도 계속 그 집과 인연을 이어나가셨나 그것이 궁금하네요.3. //
'10.6.20 12:09 PM (122.43.xxx.61)그언니는 어찌됐나 궁금해서로그인했네요 ㅋㅋ
한국에서 대학교 붙었나, 미국으로 갔을까?4. //
'10.6.20 12:10 PM (122.43.xxx.61)아..그언니의 동생이군요.
5. 맞아요
'10.6.20 12:10 PM (121.136.xxx.199)저도 크게 따져봐야 이득 없는 일,,그저 그러려니..하고 잊어버립니다.
계산기 두드려 봐야 답도 없고 나만 스트레스죠.^^6. 지금 그언니와
'10.6.20 12:12 PM (110.9.xxx.43)연락하며 지내시나요.
지방언니라 하셨는데 그 지방 어디인지 좀 알려주시면 좋겠는데.7. 그래서
'10.6.20 12:18 PM (110.9.xxx.43)잘사나 보네요.
그런데 그렇게 살거면 잘살아봐야 좋을 일도 없네요.
그집은 먹는거, 베푸는거, 그런건 빼고 집 옷 차 그런데 집중하나?8. 와
'10.6.20 12:27 PM (61.81.xxx.14)진짜 먹는거 가지고 드럽고 치사하게 구는 사람들 많네요
차라리 사지나 말지
난 내가 낼때는 항상 넉넉히 시켜서 배 터저라 드시오 하는데
진짜 먹는 거 갖고 그러는 사람들 뒤통수 떄려주고 싶네요9. ㅋㅋㅋ
'10.6.20 12:40 PM (211.196.xxx.26)최강 이야기 해 드릴까요?
우리 시누님 남편 어머님 맛난거 사 드린다고 교외로 나가자고..
우리부부 아이둘 시어머님 시누님 부부 그집 아들둘
손 두부집에 가서 순두부 4인분 시키더라구요..
그러면서 여기 공기밥 무한 리필이라고 그거 먹으면 된다고..
장모님 모시고 밥먹으러 가서 그게 뭡니까?
나는 눈치 보여서 밥도 못먹고 아이들만 겨우 먹이고..
그래도 그 아주버님.. 먹으면서 맛있죠? 여기 아주 잘하는 집이예요.. 유명해요..
맛있죠? 강조 강조... 다 먹고는 아~맛있다 아~배부르다..
싸게 잘 먹었다도 흐믓해 하시더라구요..
우리 차 가지고 포천까지 가자고 해서는 그게 뭡니까?
어머님 뵙기 민망해서 혼났음..
더 절절할 일은... 거기 일인분에 4천원 시절에 그랬음...
내 돈내고 더 시켜먹고 싶었어요...
아무리 공기밥 무한 리필이지만 자꾸 달라기도 민망했고...ㅜ.ㅜ10. 떼굴떼굴
'10.6.20 12:48 PM (210.222.xxx.252)리플 읽다가 웃겨서 떼굴떼굴..ㅋㅋ
11. ^^
'10.6.20 12:50 PM (121.164.xxx.182)예전에 근무하던 직장에서...
막내 아가씨가 점심 산다고 하더니,
7명분으로 백반 2인분에 공기밥 5개 추가하더라는...^^;
단골로 점심 시켜먹던 그 음식점 주인이 좀 모자라지 않느냐고 하자,
"안 모자랄 것 같은데요..." 대답하던 그 청순한 입술...12. ..
'10.6.20 1:39 PM (121.186.xxx.103)식당하는데요
어른 8에 초등학생 3 와서
2인분씩 두상 시키고 반찬 엄청 갖다달라고 하시더군요
애기 먹는다고 공기밥 달라하시고
보통 애기 먹는다 달라하면 영유아를 얘기하는데
초등학생들 애기들이라고 얘기하는데 ...
뭐 손님은 왕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요
나가면서 사위가 장인어른 입맛에는 맞으셨어요
그렇게 물어보더라구요
뭐 손님들이 양이 적다면 뭐 상관 없는 일인데
이상하게 인분보다 훨씬 적게 시키면
자잘한 심부름을 많이 시켜서 그게 좀 그래요13. ㅎㅎㅎ
'10.6.20 1:42 PM (124.54.xxx.8)^^님 글읽다 배곱빠지는줄~~~ 단골음식점주인이 좀 모자라지 않느냐고 하자 "안 모자랄것 같느데요..." 정말 최강입니다^^
14. 원글님 얘기로
'10.6.20 2:13 PM (211.210.xxx.200)다시 되돌아와서..
원글님이 그때 별 생각이 없으셨으니
뭐 그런사람들도 있나보다 하고 쿨하게 넘기시는거지
정말 그때 춥고 배고팠으면
(그날 배고픈것뿐 아니라 그시절이 돈없고 배고픈 시절이었으면)
많이 서러웠을거에요.
쿨하게 넘어가는것도 자기가 좀 여유가 있어야 되더라고요15. ,,
'10.6.20 2:43 PM (116.34.xxx.195)헉..강적들이 많으시네요..
16. 원글이
'10.6.20 2:46 PM (125.252.xxx.102)당시 학교 졸업은 다가오고, 취업은 아직 안 됐고, 춥고 배고팠던 시절 맞습니다.ㅎㅎ
그나마 집에서 용돈주실만한 형편은 돼서 근근히 버티고 있었죠.
쿨하게 넘기기는요. 이십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돼지갈비만 보면 생각나는 걸요.
게다가...그 언니마저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 그 어머니 닮게 변하는 것 같아 요즘 아주 자주 그 일이 떠오르는 걸요.
다만...
아직도 그 언니와 연락을 하고 사는 이유는요...그저 '친구'이기 때문이죠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