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단주 근 한달째에요 (절주가 아니라 단주근영;;)

술끊은 여자 조회수 : 454
작성일 : 2010-06-18 10:38:49
술 한때는 참 징하게 마셨네요 술모임 좋아하는 친구, 회사동료들에 둘러쌓여서.
그 회사 그만두고도, 그 친구들 이제 안만나게 되고도 집에서 주말이면 치맥!
한주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었지요.
근데 그게 술로 스트레스 풀다보니 주중에도 스트레스 받으면 마시고,
좋은 일 있어도 속상한 일 있어도 마시고...

사실 친정아빠가 술마시는 모습 항상 보고 자랐어요.
술마시고 엎어지는 모습은 잘 못봤고 항상 달고 사시는 모습?
제가 좀 그런 편이고 그걸 끊지 못했네요.
술 마시고 나면 다음날 힘들고, 아이랑 못 놀아주고, 술값 안주값 내 형편에 펑펑 써대는
내 모습이 너무 한심하다 느꼈지만 또 금요일 저녁이 오면 술먹을 생각에 너무 좋았거든요 ㅠㅠ
내가 술에 쩔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폐인도 아니고... 내 몇 안되는 즐거움 중 하난데 꼭 끊어야 하나
그렇게 자기합리화 시키면서요.
한번 마셔야겠다 생각하면 절대 못 거두고... 모자라다 싶으면 남편한테 술 사오라;; 술이 술을 부르고...
알콜리즘 증상 제대로 있었지요. 술에 쩔은 폐인만 알콜 중독자 아니잖아요.

그리고 가장 무서웠던 건 뇌세포가 하루하루 죽어가는 느낌...
술마시고 나면 머리 항상 띵하고 일 잘 안되고, 회복될 쯤 또 마시고 그걸 항상 반복하니까요.
나중에 일은 고사하고 벽에 똥칠하는 거 아니냐 항상 무섭긴 했는데 그래도 눈앞에 닥친 일이 아니라
또 맥주 생각이 나면 여지없이 마시고 그랬네요.
하지만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었지요.
그래서 이사간 집 근처에 알콜중독 치료 병원이 있길래 큰맘먹고 들어갔습니다.
도저히 내 의지로는 못 끊겠길래...
상담하고 약먹고....
지금 한달 채 못되었는데 첫주에 너무 힘들었어요.
남편에게 말을 할까 말까 하다가 의사가 오픈해야 편하다 그래서 얘기했더니
놀라는 눈치였어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았는데 그럼서.
하여간 첫 금요일, 술 생각이 간절....
그래서 남편에게 일주일에 한번만, 2주에 한번만 한달에 한번만, 완전 비굴하게 얘기했는데
그럴거면 치료고 뭐고 다 치우라고 단호하게 말하대요. 사실 나중엔 고마웠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술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생각하니까 맘이 편해지네요.
더우니 맥주가 잠깐잠깐 생각나고 축구경기 볼때도 와 션한 맥주와 함께하면 얼마나 좋겠냐
문득문득 생각이 들다가도 다행히 마음이 접어져요. 크게 괴롭지 않네요.
이번주 감기약 먹느라 약 안먹었는데도 편해요.
그래도 꾸준히 먹고 상담도 받고 해야겠지요. 5년은 안 마셔야 성공하는 거라니까요.

의사 선생님 왈,
매일매일 먹어도 알콜리즘이 아닌 사람이 있고 주말마다 마셔도 알콜리즘인 사람이 있대요.
유전인자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 그렇다네요.
전 문제가 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끊고 싶었지만 못 끊어서 병원을 찾았어요.
그 기분 처음엔 참 비참했지만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까짓 한달 그게 대수냐 싶을 수도 있지만 그까짓 것을 못하는 게 이 병의 특징인 것 같네요.
5월 24일부터 오늘까지 잘 견딘 내가 촘 대견하고, 혹 저같은 분 계실 듯 하여 글 올려봅니다.
남편이 제목보고 혹 클릭해서 볼 수도 있겠네요 하여간;;
절주 결심하신 분들 성공하세요 ^^
IP : 124.49.xxx.3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0.6.18 10:41 AM (59.30.xxx.75)

    너무 장하세요
    그 단호함으로 끝까지 절주하시길..
    화이팅!

  • 2. ...
    '10.6.18 10:50 AM (119.207.xxx.40)

    글쓰신 분과 거의 흡사한 행태였다가 작은 사고로 인해 잠시 일을 쉬고 있는데요샌..매일 마십니다ㅠ 치료병원의 상담과 약처방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여쭈어도 될지요?혼자 살림꾸려가는 싱글맘 입니다. 도움될만한 정보 있으신분 조언 부탁 드립니다.

  • 3. 술끊은 여자
    '10.6.18 10:51 AM (124.49.xxx.34)

    네 ㄳ 화이팅! ^^

  • 4. 술끊은 여자
    '10.6.18 11:00 AM (124.49.xxx.34)

    ...님, 제가 다니는 병원은 상담+처방전+약처방까지 다 같이 해주네요.
    첫주는 3만원이었구요, (지방간 등 피검사 합해서) 그 다음부터는 만오천원씩 냈어요.
    생각보다 저렴해요.
    선생님이 비타민C, B12 약국에서 따로 사서 먹으면 좋다고 하셨고
    지역 AA (단주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면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하시네요.
    AA가 술생각 간절한 저녁시간에 많이 이루어진대요.
    전 첫주에는 나가야겠다 생각할만큼 힘들었는데 지내보니 괜찮아서 한번도 나가진 않았어요.
    그런데 많이 힘든 경우 참석하면 성공률이 크게 높아진대요.
    약값 상담비 생각보다 높지 않으니 망설이지 마시고 함 가보세요.
    무엇보다 술마시는 시간, 몸 힘든 시간에 아이에게 정성을 못쏟아주는데 대한 죄책감이 없어요.
    몸상태도 항상 너무 좋고 머리도 맑고... 우리 같이 끊어요 ...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9851 cctv 빨간봉,,,, 조작cctv라네요... 1 .. 2009/06/24 910
469850 우리은행 인터넷 뱅킹 하시는 분께 질문있어요 3 잘못이체 2009/06/24 3,925
469849 왜 그럴까요? 글이 막 뒤섞여 있네요.. 어리둥절 2009/06/24 237
469848 동요중에 통일열차..뭐 그비슷한 제목의 동요가 있나요.. 동요 2009/06/24 163
469847 몰라잉 ~~~ 씨 5 몰라잉~~~.. 2009/06/24 549
469846 인간극장의 멍게샐러드. 1 ?? 2009/06/24 2,561
469845 초등생 급식비 50%삭감한 경기도교육위원 사진과 명단입니다....펌>> 12 홍이 2009/06/24 751
469844 7세 아이인데 유치원 그만두게 하고 놀리면 어떨까요?? 5 엄마 2009/06/24 680
469843 서울교육청, 또 10여명 ‘일제고사 징계’ 추진 2 세우실 2009/06/24 196
469842 항암치료비 얼마나 드나요? 5 궁금해요 2009/06/24 1,612
469841 노대통령분향소철거한국민행동본부 사무실과 전화번호랍니다 6 기린 2009/06/24 394
469840 '고맙수'어떤가요? 12 생수문의 2009/06/24 757
469839 재활용시 1 핫세 2009/06/24 211
469838 가스총 과 군복의 만행 4 싸이코 2009/06/24 328
469837 노무현대통령시절, 대외외교 정말잘했다(특히미국과 대등한외교) 5 기린 2009/06/24 618
469836 신문구독 약정기간은... 3 앙앙 2009/06/24 352
469835 매실씨 삶고 닦고 우리고 보름후 말리는데... 매실씨가 다 갈라지네요 7 허탈 2009/06/24 612
469834 고춧가루 꼭 냉장보관 해야되요.. 구더기 생긴거 보고 깜짝 놀랬었네요.. 7 아랫글을보니.. 2009/06/24 1,478
469833 식구들이 푹푹 잘먹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5 ㅠ.ㅠ 2009/06/24 578
469832 보험 정말 궁금해요 알려주세요~!! 4 ~! 2009/06/24 441
469831 식당 밑반찬 뭐 좋아하세요?^^ 40 궁금 2009/06/24 4,394
469830 신랑이 평택 쌍용 자동차 옆 회사에서 일하는데 3 -- 2009/06/24 806
469829 6월 24일 주요일간지 민언련 일일 브리핑 1 세우실 2009/06/24 152
469828 서정갑, 노대통령 영정 전리품처럼 들고 자랑 34 ... 2009/06/24 1,205
469827 아크로뱃 리더-_- 1 dkehql.. 2009/06/24 260
469826 4인용 전기 압력솥 있나요 2 .. 2009/06/24 292
469825 노짱님도 못지켜드리고, 분향소도 뺏기고... 영정마저 치욕을 당하고... 2 음. 2009/06/24 315
469824 자동차 타이어가 좀 찢겼는데.... 4 땜빵? 2009/06/24 328
469823 유산지? Wax paper? 1 ... 2009/06/24 377
469822 스카웃으로 이직 후 사직 요구 받을 경우 어찌해야 하나요. 2 절실합니다... 2009/06/24 6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