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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랑했던 사람과 결혼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낮술 조회수 : 10,905
작성일 : 2010-06-15 12:51:39
서로 사랑했던 거는 맞지만 굳이 기울기를 따지자면 제가 더 많이 좋아했던
사람이었죠.너무 좋아해서 튕기는 거 뭐 그런거는 생각도 못 했던 그런 사람이었어요.
한 동네 오래 살아서 그런지 엄마도 그 사람의 집을 좀 알았어요.
우리집도 그다지 잘 난 거 없는데 엄마는 그 사람 집안의 안 좋은 점만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결국엔 엄마냐 그 남자냐 선택하라는 말까지...휴우~~
엄마한테 반항하면서까지 그 사람에게 갈 만큼의 용기는 없었죠.
그 후 절 더 많이 사랑하고 챙겨주는 지금의 남편을 만났어요.
절 많이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게 보이는 남편이라 잘 살고 있네요.
그리고 살다 보니 지금의 남편과 만나서 사는게 참 다행이다 싶은 일들이 종종 생기네요.
술을 이기지도 못 하면서 많이 마시는 아버지...성격 강하고 욕심 많으신 엄마...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가 가끔 안 좋은 술버릇을 보이는 남동생들..
그 때 그 사람과 결혼 했으면 지금의 구질구질한 모습을 다 보였어야 했었겠구나
싶은게 그때 헤어진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어요.
내가 더 좋아했기에 늘 가슴 한 구석이 아련하게 남아 있는데
며칠전에 술 먹고 올케 속을 썩인 남동생때문에 새벽에 뛰어 가면서
이런 추한 집안 꼴 안 보이게 되서 정말 잘됐다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결심합니다.
내 딸은 꼭 둘이 서로 좋아 못 사는 그럼 사람과 살게 하고 싶다고 말이죠.
엄마나 아빠..우리집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람 만날 수 있게 만들어 주겠다고...

IP : 114.206.xxx.244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6.15 12:54 PM (119.199.xxx.223)

    자고로 여자는 자기를 좋아해주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고....
    남자는 자기가 좋은 여자와 결혼해야 한다는....

  • 2. ㅜㅜ
    '10.6.15 12:57 PM (121.136.xxx.171)

    가슴이 아프네요...와닿습니다.

  • 3. **
    '10.6.15 12:59 PM (211.244.xxx.178)

    내 딸은 꼭 둘이 서로 좋아 못 사는 그럼 사람과 살게 하고 싶다고 말이죠.
    엄마나 아빠..우리집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람 만날 수 있게 만들어 주겠다고...
    ----------------
    이글의 요점은 이거네요
    맞아요
    정말 부부가 서로 행복한 그런 가장이 아이들의 미래에도 영향을 끼치죠

  • 4. **
    '10.6.15 12:59 PM (211.244.xxx.178)

    가장-> 가정

  • 5. 그래도
    '10.6.15 1:10 PM (115.136.xxx.235)

    추억할 사람이 남아있는 낮술님이 멋지네요.
    뜨겁게 사랑했기에...또 지금의 마음도 있는거고...
    전 아무리 생각해도 저 자신만을 너무 사랑하는거 같아서 요즘 괴롭습니다.
    낮술 땡기네요.

  • 6.
    '10.6.15 1:10 PM (175.118.xxx.118)

    원글님이 무슨말씀 하시는지는 알겟는데...
    근데 왠지 남편분이 쬐금 불쌍..

  • 7. ..
    '10.6.15 1:15 PM (121.160.xxx.58)

    지금 남편이 최고의 남편이네요.
    수치스러운것 다 보고도 잘 살아주잖아요.
    내 허물 못 보여주는게 사랑인가요? 허세죠.

  • 8. 흠~
    '10.6.15 1:16 PM (118.36.xxx.45)

    저도 공감이가네요.
    사랑했던 사람이랑 살지않은게 다행이지만
    쬐끔 슬프긴하네요.
    내 자식은 이담에 꼭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했음하고 바란답니다.

  • 9. 이해
    '10.6.15 1:19 PM (121.154.xxx.97)

    복잡미묘한 마음으로 쓰신 글이네요.
    그래도 지금 행복하신거죠?
    남편분 더 많이 사랑하시고
    친정으로 인해 속상한 맘은 거두세요.

  • 10. ㅠㅠ
    '10.6.15 1:38 PM (121.130.xxx.42)

    결혼초엔 정말 상대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고
    치부가 드러나는게 싫어서 더 으르렁거리고 싸우게 되는 것 같아요.
    10년을 훌쩍 넘겨 20년을 바라보니 니살이 내살이고 내살이 니살이듯
    내흉이 니흉이고 니휴도 내흉이라...
    남편의 아킬레스건은 욕심사납고 성격드센 어머니인데
    내앞에서 어머니로인해 속상한거, 어릴적 상처받았던 거 훌훌 털어놓을 정도가 되었네요.
    신혼때는 모르고 살짝만 건드려도 파르르 했는데... 인정하기 싫어서, 부끄러워서.
    이젠 저도 그런 어머니라도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다 하면서 남편맘 도닥여주게 되고요.
    멋지고 근사한 것만 보일 수 없는게 부부지요.
    가장 원초적이고 짐승적인 모든 것들을 공유하잖아요.
    식욕,성욕,수면욕 이런 욕구들도 가정안에서 충족시키는 것들이고요.

    신혼초엔 내가 이 남자와 결혼 안했다면 그에게 얼마나 아름답고 애틋하게
    기억되었을까 생각하니 결혼한 게 억울하더라구요.
    헤어졌으면 가슴 절절하고 아름다운 추억인데 결혼하니 있는 듯 없는 듯
    산소같고 물같은 일상이잖아요. 그게 억울하더라구요.

    근데 오래오래 미운정 고운정 쌓고 살아보니 알겠네요.
    함께 해온 세월만큼 편하고 고마운 게 배우자라는 거요.
    남녀간의 사랑은 길어야 유효기간 3년이라는데
    10년,20년,30년............... 부부간의 사랑은 갈수록 익어가나봐요.

    따님이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걸림돌 없이 결혼할 수 있도록 두분 더 사랑하고 행복하세요.

  • 11. 맞아요.
    '10.6.15 2:00 PM (211.210.xxx.62)

    저도 동감이요.

  • 12. 갑자기
    '10.6.15 2:33 PM (59.14.xxx.82)

    슬프고 저의 지난일도 떠오르게 되네요. 그냥 못가진 사랑이 아름답다 생각하시고 착한남편한테 잘하셔서 따님 이쁘게 크는것 보셔요.

  • 13. 이빠이
    '10.6.15 7:19 PM (114.200.xxx.122)

    동감합니다. 자고로 여자는 나를 더 많이 사랑해주는 남자와 결혼해야 행복하다는거 저도 님하고 같은 느낌 제가 더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했다면 맘고생 엄청 했을거 같은...ㅋ
    내가 사랑하는 것보다 나를 더 사랑해줘서 바람이란 단어도 모르고 그저 와이프와 자식만이 최고인지 알고 그런....포근하고 행복한 느낌들..암 제가 더 좋아했던 그 남자와 결혼했다면 느끼지 못했겠지요 그래서 지금의 남편을 선택한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지금 저또한 너무 행복하답니다 저의 선택에.... 우리 아이에게...ㅋㅋ여튼 여자는 자기에게 좋은게 먼지 알고 본능적으로 움직이게 되는듯//^^^

  • 14. .....
    '10.6.15 9:17 PM (115.138.xxx.72)

    아마도 지금의 남편분이 그 모든걸 감내할 수 있을만큼 더 큰 사람일지도 모르지요..

    사랑했지만 그 사람은... 어쩌면 그걸 받아들이지 못했을지도..

  • 15. 이상형
    '10.6.15 9:33 PM (125.135.xxx.238)

    완벽한 이상형을 만났고 서로 첫눈에
    자기 사람임을 알아봤어요..
    그 사람과 함꼐 있으면 꿈을 꾸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헤어졌고...
    나를 많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살고 있어요..
    후회는 없지만..
    가슴 한켠이 허전해요..
    아마도 옛날 어느 생에서는 그와 내가 사랑을 했고
    함께 였을거다..다음 생에도 만날까..라는 생각을 한번씩 해봐요..

  • 16. 원글님
    '10.6.15 9:43 PM (121.167.xxx.239)

    안아드리고 싶어요.
    한스러운 가족
    그 가족을 품어줄 남편이 아니신거죠.
    부끄러움 같은 것은 한쪽으로 치우고 그저 안아줄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이 필요한거죠?


    만약 지금 그렇다면
    혼자서 그렇게 뛰어가진 않았을거니깐.....

  • 17. 원글님
    '10.6.15 9:47 PM (221.138.xxx.123)

    마음이 느껴져서 저도 꼭 안아드리고 싶어요
    가슴이 아파요

  • 18. ..
    '10.6.15 10:57 PM (125.184.xxx.162)

    제가 그런 생각을 오래했기때문에 원글님 마음 알아요.
    고등학교때 알게된 성당 선배. 물론 사귀거나 그런건 아니었고 그냥 선후배였는데 그냥 인간적으로 참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신앙심도 한참 뜨거울때였고 그사람은 신학교를 갔기에 저는
    항상 기도하면서 올바른 길을 가는 사제가 되기를 바랬죠.
    한번도 내마음속으로라도 속세적으로 그사람을 바란적은 없었습니다만, 항상 마음안쪽에 바람이 지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때그런 생각을 했더랬지요. 이런 사람하고 만약 살라고 하면
    저는 못할거 같았어요.
    남편은 애틋한 사랑같은건 아니었어요. 그데 이상하게 같이 살수있겠더라구요. 왠지 몇번 안만났는데 예전부터 먼 친척이었거나 가족같은 느낌. 금방 자고 일어난 모습보여도 괜찮을거같고
    실수로 방귀껴도 히~한번 웃을수있는 사람.
    평생 마음 안쪽에 말린 꽃잎처럼 남아있을것 같은 사람이었는데 한,30년 가까이 지나니 이제는 희미한 그림자처럼 편하게 생각할수있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고서야 그사람이 사랑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땐 혼자 맘속으로도 '사랑'이라는 말을 품어보지 못했기에..

  • 19. ^^
    '10.6.15 11:12 PM (121.144.xxx.79)

    맘 아픈 가정사네요.
    그러나 지금의 남편에게도 원글님 친정의 사소한 일들 다 보여주는 건 말리고 싶어요.
    부부 라해도 너무 찐한 모습까지, 사연까지 다 공개하시는 것...은 결국
    내 결점이자 치부를 다 드러내는 것이기에~

    같이 사는 남편이 모두 다 내 입장이 되어서 내 핏줄같이 전부를 이해 100% 하면서
    껴안을것은 아니기 때문에요.

    저 포함 주변분들한테도 친정의 안좋은 모습은 절대 다 말하지도 보여주지도
    마라고 충고합니다. 네버
    가까울수록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어떠실지??

  • 20. ...
    '10.6.16 8:46 AM (183.109.xxx.100)

    그러게요...여자는 자기를 좋아해주는 사람과 결혼하는게 최고죠...

  • 21. .
    '10.6.16 10:30 AM (125.241.xxx.154)

    저는 왜 이글보고, 최진실이 생각나죠?
    고최진실 정말 지금도 TV에서 나올것 같구. 보고싶어요.

  • 22. 첫사랑
    '10.6.16 12:05 PM (58.225.xxx.38)

    저도 원글님과 비슷한 케이스... 근데 남편한테 정말 잘해주세요.
    원글님이 가슴에 묻고 있는 사람은 아마 남편보다 못한사람일거예요.
    얼마전에 우연하게 10년 넘은 첫사랑을 만났는데 너무너무 실망했답니다.
    정말 좋아해서 잘살기를 바랬는데 차라리 만나지 말고 추억만 갖고 살았으면 좋았을걸,,,,
    그덕에 울남편 요즘 호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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