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언언 실력이 있다고 반드시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아니다.
언어 실력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나 반드시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말장난 같은 이런 말을 구태여 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심리 상태가 언어 학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과생들은 문과생들에 비해 언어 성적이 좋지 못하지만 자신 있는 문항을 들라고 하면 비문학의 과학, 기술 문항을 든다. 그에 반해 문과생들에게 가장 까다로운 문항을 물어보면 마찬가지로 과학, 기술 문항을 든다. 무엇인가 이상하지 않은가? 어떻게 성적이 좋지 못한 한편에서 가장 자신 있는 문항이 보다 좋은 성적을 받는 다른 한편에게는 가장 까다로운 문항이 될 수 있는가?
어떤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과생들은 문과생들보다 과학, 기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과학, 기술 문항을 선호하는 것이다'라고.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과학, 기술 지문을 이해하기 위해 특별한 과학, 기술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수능 언어 출제에 과학, 기술과 관련된 사람들이 출제 위원에 포함되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보다 합리적인 설명은 학생들의 자신감에 있다. 이과생들은 괜히 자신감이 있는 반면에 문과생들은 공연히 위축되어 있기에 이런 불균형이 발생하며 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은 시험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모든 과목이 마찬가지이지만 언어에서도 자신감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른 과목에 비해 언어 성적이 현저히 떨어지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언어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자신감을 회복하면 자신의 실력에 걸맞는 성적은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다. 수능에서 언어의 변동성이 크다는 말은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소심하면서 자신감이 없는 학생들이 평소 실력보다 1~2등급 처지는 점수를 받는 것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보다는 드문 경우이지만 평소 2~3등급이나 수능에서 1등급을 받는 학생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신감과 또 다른 언어 학습의 강력한 무기인 집중력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3. 언어 학습은 배경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언어 학습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펴져 있는 편견은 언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배경 지식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배경 지식을 필요로 하는 문항은 주로 비문학 문항들이다. 비문학 문항은 크게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예술, 언어학의 6개로 나누며 각 항목에는 다시 하위의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인문은 철학, 역사 등 인문학의 전 분야를 망라한다. 한번 생각해 보자. 고등학생들이 어떻게 이 모든 분야의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말인가?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대한민국에서 이 모든 분야에 지식이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원에서, 심지어 학교에서도 배경 지식 운운하는 말은 오늘도 울려퍼지고 있다. 우리는 방법론이 결여된 어떤 해결책도 실제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마다 언어 시험에서는 무시 못할 숫자의 만점자가 나오지만 그들도 고등학생 뿐이다. 만점자들이라고 어떻게 모든 분야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 이 한가지 사실만 주의 깊게 생각해 보아도 배경 지식 운운이 얼마나 황당한 소리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수능 언어 시험은 결코 배경 지식을 파악하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주어진 지문과 물음으로 학생들의 언어 이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우리나라 학생들과 학부형들은 학원에 가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논술을 가르친 한 학생은 초등학교부터 일반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한번도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은 학생이었다. 그는 강한 자생력이 있었기 때문에 한 달간의 논술학습으로 서울대 사회과학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이 학생은 학교에서 논술교육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학원을 찾았지만 다른 과목들은 학습 방법을 알고 있었기에 학원을 찾을 필요가 없었다.
많은 학생들이 언어 때문에 고민하고 있지만 그들의 고민을 관찰해 보면 근거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학습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오늘도 그들은 목적지 없는 항구를 향해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고 있다. 학습은 학생이 하는 것이며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학원에의 과도한 의존은 바램과는 달리 학생의 자생력에 치명적인 결함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내가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언어는 우리 말인데 최소한 2등급을 받지 못한다면 이상한 일 아닌가?
*수능 언어에 대핸 의문 사항이 있으신 분은 ddubbergi@hanmail.net으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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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언어에 대한 몇 가지 오해 2
지베르니 조회수 : 786
작성일 : 2010-06-15 12:42:38
IP : 110.47.xxx.24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6.15 5:06 PM (125.184.xxx.162)지난번 글에 이어 감사한 마음으로 잘보고 있습니다.
제아이가 고1인데 성적이 시원찮아서 뭐부터 물어봐야좋을지 모르겠네요.
고1에게 도움되는 말이 있음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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