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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6년전에 남편의 고향으로 둘이 귀농을 했어요.
남들이 말하는 좋은 직장에 다녔지만 도시생활이 늘 빡빡하게 느껴지기에
어느날 훌쩍 사직서내고 시골로 내려와버렸죠.
친정부모님은 딸이 시골에 간다고 하니 가지말라고 그냥 직장생활하라고 붙잡으시고
시부모님은 왜 멀쩡한 남들이 가고싶어하는 직장을 때려치고
그것도 둘다 때려치고 내려온다고 그러냐고 난리...
좋아하는 사람은 딱 한분..
시아버님.....어서 온나~~~~
그렇게 시작된 시골생활이 외롭기는 어찌나 외롭고..
친구도 하나없는 말섞을 상대가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제가 벌써 6년을 살았어요.
그렇게 생기길 기다리던 아이도 시골에 내려오자마자 덜컥 생기더니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어요.
가끔 82쿡에 시골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 들이 올라오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해야할까요?
저희도 여기 첨 내려와서 농사를 지을때
다른분들의 따가운 눈초리 많이 받았어요.
저것들...농사 지을줄도 모르면서 얼마나 살다 갈라고 왔냐는 식의 눈초리...
우리가 뭐 하기만 하면 우르르 몰려와서 뭐햐나고 관심을 가지고
이건 어떻다 저건 저렇다 등등...
저희 부부는 그냥 열심히 공부(?)했어요...우리가 농사짓는 작물에 대해서...
책도 보고 여러가지 찾아보기도 하고....선도농가 찾아다니면서 보기도 하고..
몇년이 지나고 가을에 결실이 눈에 띄게 좋아지니
첨에는 우리 하는일이 못 마땅해 보이고 불편해하시던 여기분들이
2~3년전부터는 슬슬 저희한테 어떻게 농사짓는지 물어보시더라구요
그래서 저희가 아는범위내에서 상세히 안내해드리고
농자재도 인터넷으로 싸게 구입할수있는건 해드리고
가을에 판로를 찾지못해서 헤매는 농산물도 대신 팔아도 드리고 했어요.
그랬더니 이젠
가을이면 현관문앞에 누군가 가져놨는지 모를 고구마도 한박스씩 놓여있고
추수때나 명잘이 되면 뽀얀 햅쌀도 한가마씩 놓여져있답니다.
애들 먹이라고 옥수수도 가져다 주세요.
어제는 애들이랑 트럭타고 아랫동네에 잠깐 지나가는데
밭에 일하시던 할머니께서 불러세우시더라구요
그래서 잠깐 내렸더니
애들 주라면 바지춤에서 호박엿 두개 꺼내주시네요.
그러면서 새댁아~~ 니 상추 안심었제?
상추 가가라~~ 그러면서 상추를 뿌리채 훅 뽑아서 트럭짐칸에 얹어주시네요.
아이고 고맙습니다. 그러니
옆밭에 할머니께서
야~야~~ 상추 우리께 더 좋다 우리꺼 가져가라고 붙잡으셔서
저 상추 엄청 많이 얻어왔어요..
이 많은 상추 어떻게 먹어야할지...ㅎㅎㅎ
시골 살이 이정도면 살만한거죠?^^
1. 참살이
'10.6.14 10:35 AM (124.216.xxx.120)시골살이뿐만 아니라 인생살이도 살만하시겠어요.
간만에 정직한 삶의 모습을 보니 참 기쁩니다.2. ..
'10.6.14 10:38 AM (116.34.xxx.195)축하 드립니다..한없이 부럽네요..^^
3. 원글...
'10.6.14 10:42 AM (211.196.xxx.205)^^ 다 좋기는 한데요.
가끔 인근 도시에 나가서 저희 가족을 보면 깜짝 깜짝 놀래요.
여기서는 못느낀...왠 시꺼먼스 네명이 돌아댕기는지..흑흑
이젠 촌티가 팍팍나는게...그것만 빼곤 애들 놀기도 좋고 다 좋아요..4. 저도
'10.6.14 10:48 AM (112.164.xxx.76)시골살아요.
작은 가게를 하고 있지만 하루 종일 꼬박 매달려 있는건 아니구요.
심심하면 산으로, 들로 나들이도 나가고 요즘처럼 농반기에는 아예 가게는
휴업상태네요.
집 있고 밥 굶지않을 정도되고 사교육을 시키지 않으니 교육비로
돈많이 들어갈 일 없고.....
솔직히 농사는 아직 초보라 경제적인 것을 해결할 정도엔 턱없이 부족하고요.
그냥 제초제, 농약치지않고 먹거리 가꿔먹는 걸로 위안 삼습니다.
시골 사람들은 문화도 즐길줄 모른다고 하지만 자연이, 삶이 진정한 문화가 아닌가 싶어요.
저도 시골살이 참 행복합니다.5. 글만
'10.6.14 11:25 AM (67.168.xxx.131)읽어도 마음이 너무 좋아요,
시골분이들이 억척스럽고 다소 거칠고 나름 머리도 좋은신분들이죠,,
다만 어딜 가나 텃세란게 있는거고 그분들 또한 그 텃세를 직선적으로 표현하다보니
처음 귀농한분들 정말 어려움이 많을거란 생각이지만,,
그래도 일단 마음 터놓기 시작하시면 또 그리 좋을수가 없는 분들이에요,,6. 저도
'10.6.14 11:26 AM (67.168.xxx.131)정말 아늑한 시골살이 해보고 싶네요,,
농사는 엄두가 안나니 그저 텃밭정도,,
바닷가쪽으로요 항상 꿈꾼답니다.
남해는 어떨까요? 남해 사시는 분들 답변부탁요 ^^7. 쐬주반병
'10.6.14 12:07 PM (115.86.xxx.49)아직까지 시골 인심 좋죠?
저도 약간은(?) 시골에서 생활을 시작한 것이 6개월에 접어들고 있어요.
초등생인 아이들도, 적응 잘 하고, 뛰어다니면서 지내고 있구요.
저는 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고, 당분간 생활하는 것이지만,
동네 어르신들, 인심이 참 좋으세요.
취나물이며 고사리며 산나물도 직접 꺽어다 주시고,
빈 화분에 심으라고, 고추, 토마토 모종도 나눠 주시구요..
김치도 먹으라고 주십니다.
상추 뜯어 주시는 것은 일도 아니구요...
여기서 생활하다보니, 나이들어서, 시골에서 살고싶은데, 남편은 싫다네요..
시골 인심도 예전같지 않다..각박하다..젊은 사람들 살기에 무섭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아직까지는 시골 인심..옛날 인심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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