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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 잡글, 30세 연상의 친구(?)

윤~ 조회수 : 1,022
작성일 : 2010-06-14 00:24:11
이 밤 피곤한 몸에도 마음이 참 흐믓합니다.

도시에서 촌으로,
결혼하고, 애기낳고
어린나이에 일생을 영농인으로 살겠다 맘먹고
농사일로 수년 지나고 보니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어 만나고 싶단 생각들어,
당장 전화해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멀어져 가고,
맘 트고 오랜시간을 지냈던 친구사이에도 알지 못 할 벽이 생겨나더군요.

엇그제 본 것 같이 반가운 느낌이 드는 보고싶은
후배나 친구에게 전화걸어 '잘 지내나~' 안부말 던지면
왠지 서먹스런 형식적인 대화뿐..

생각해보니 10년만에 전화를 했던걸;;;
벌써 그리 되었나.. 낯설고 머슥한 기분...
참 바쁘게 지냈구나 싶은데..

주변을 둘러보니 사랑하는 아내와 애기 그리고 밭 이 전부 이더군요.
이 소중한 것들에 허전함 느껴진다, 싶은 맘도 듭니다.

이번 해 봄에 생각치 않게 밭을 더 얻어
어장보수를 하다 보니 일이 많이 밀렸더랩니다.

결국 밀리고 밀리다 보니 때를 놓치면 안되는 일이 농사일이라
일정기간 놉을 구해 일을 했어요.

아침일찍 시내에 나가 아주머님들 모시고 들어와 같이 일하고,
다시 저녁에 모셔다 드리고 그렇게 한달 되어가나 봅니다..

왜 사람이 허언없이 말을 바로 또 말 듣다 보면
배움이 참  많은 사람을 보면 신뢰생기고 더함이 있으면 존경하게 되죠.

그렇다 싶은 아주머니 한분이 계셔서 오가는 길에 일하는 중에
말을 많이 나누다 보니 참 즐겁습니다.

우리 애기는 다리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어요.

처음 어릴 때 수술이 잘 되어 2차 수술 없어도 될 거라고
이제는 완전히 정상이라고 경북대 병원에서 그리 말을 들어 안심하고 있던 차에
혹시나 싶은 맘에 처가 집안행사도 있어 겸사 서울대 병원에
진료자료 가지고 애 데리고 갔더니 당장 2차 수술해야 한다 하는군요.

그런 일이 있어 겉으로 내색도 못하고 친가 식구들 아무도 모르게 지내며,
속상하면 차에 들어가 울다 나오곤 했더랩니다.

그래도 내 속일을 남이 아는게 싫어 냥냥~거리며 지냈는데
오늘 아주머님들 모셔다 드리는 길에 마지막에
이 아주머니 집근처 데려다 드리는데

대뜸 자네 뭔일 있나? 그 쪽 집에 물어보니 '일은 뭔일~ 모른다 카던데...'
뭐 힘들일 있는 것 같애..

그런 말씀 하시길래 깜짝 놀라... 더 애써 방긋방긋 웃으며
운전했더래지요..

그런데 그 아주머니 내리시자 마자..
씩 웃으시며 힘내시게~  그러시는군요..

이제 고작 한달 본 아주머니인데
같은 동네도 아니고 먼 시내쪽 사람이라 고용,피고용의 관계가 끝나면
평생 못 볼 수도 있는 그런 사람인데...

그 한마디에 그 표정을 보고 운전대 돌리며, 고생하셨어요 말건네고 나오니...
맘이 참 편하더군요... 따듯하고,, 고맙고..

참 오랬만에 친구가 곁에 있구나 하는 그런 마음 가져봅니다...


... 칠순 가까운 아주머니에게 든든한 친구감정을 느끼다니... ㅎㅎㅎㅎㅎㅎ


좋은밤 되세요....
자러가야지.. ZZZ...zzzzz

IP : 222.232.xxx.18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자
    '10.6.14 12:30 AM (118.35.xxx.57)

    힘내세요^^
    멋진 친구가 옆에 있어 더 든든하시겠어요...

  • 2. 저녁안개
    '10.6.14 12:31 AM (124.61.xxx.74)

    말 안 해도 내 맘 알아주고, 맘이 잘 통하면 다 친구지요. 친구 사이에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요.. 막 부러운데요. 원글님.. 글만으로도 힘드신게 느껴지네요. 모든 것은 결국 다 지나간다는 말도 있잖아요. 결국 다 잘 될 거예요. 힘내세요!!!

  • 3. .....
    '10.6.14 12:38 AM (222.98.xxx.45)

    어려운일이 닥치면 가장 힘이되어야 할 사람들이 상처를줍니다.
    문득 스쳐지나간 인연인줄 알았던 사람이 위안과 평화를 주기도합니다.
    왜일까....
    욕심없이 바라볼 수있는사람, 기대를 하지않는사람의관심어린 말한마디가
    참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무소유의 소유가 가장 아름다워요..

  • 4. 친구
    '10.6.14 1:08 AM (121.130.xxx.42)

    힘내시게 !!
    옛말하며 웃을 날 있을 거요. ^ ^
    화이팅!

  • 5. 친구2
    '10.6.14 1:57 AM (218.209.xxx.145)

    아자!! 아자아자~~아~자~
    힘내시게 친구~
    내일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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