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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 궁금한 점이 있어요. (스포 있어요. 안보신 분 클릭 금지^^)
지방 소도시라 도통 시가 오질 않아 여러 사람이
전화 한 끝에 시가 왔습니다.
하루 2번 상영.
지인과 함께 봤는데 아마도 선명이 관람한것 같던데 저는 참 좋았어요.
왜 장안에 영화가 하녀와 방자전만 회자되는지 아쉽습니다.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던데 다시 보고 싶다는 분들 공감 되더군요.
그런데 경찰이 손자를 데리고 갔고
시낭송 모임에서 알게 된 경찰과 배드맨턴 치던 할머니
아무래도 할머니가 손자를 신고한 거겠지요.
그러니 발톱도 깍아주고
손자가 떠난 후에도 배드맨턴을 계속 쳤겠지요?
갑자기 딸을 불러 놓고 할머니는 어디로 사라진걸까요?
소녀가 강 다리에 서있는 모습과 아네스의 시가 낭송되던데
할머니가 설마 강에....................
1. 음
'10.6.11 8:34 PM (218.148.xxx.200)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우선 마지막에 딱 한 번 등장하는 딸의 표정이 어둡습니다.(좀 짜증스럽게 보이기도 하구요) 그 말은, 아들 녀석이 경찰서에 간 소식을 듣고 급히 온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할머니가 배드민턴 친 밤에 시를 쓰고... 딸에게 연락을 했거나... 해서 다음날 급히 온 거 같아요.
할머니는 밤새도록 쓴 시를 다음날 아침 시교실에 제출하고.... 집으로는 돌아오지 않은 채, 영화는 끝이 납니다.
그러니까 영화에서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관객이 스스로 판단하게 두고 끝나지요.
제 판단으로는, 알츠하이머를 진단 받고, 손자를 신고한 할머니가 죄책감을 안고 투신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 시의 내용이 그런 결말을 암시하는 듯 하기도 했구요.
끊임없이 흘러가는 강물로 영화가 끝나는 것도... 그런 느낌을 주더라구요.
하지만, 아마도 이창동 감독님 조차도, 무엇이 결말이라고 말씀은 안하실 테구요...
결말을 정하지 않고 관객에게 맡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2. 그리고
'10.6.11 8:36 PM (218.148.xxx.200)저도 영화 너무 좋았습니다. 이창동 감독님 영화 중 가장 좋았어요.
이런 영화가 제대로 상영관도 잡기 힘들다니... 너무 답답합니다.
모든 문화 영역이 상업적인 잣대로만 돌아가는 듯해요.3. 저도 질문이요.
'10.6.11 8:40 PM (115.136.xxx.172)할머니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얘기하잖아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거였나요? ㅠㅠ4. 저도
'10.6.11 8:51 PM (211.41.xxx.2)참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긴 여운이 남는 게...프랑스 영화같은 느낌이 강하게 서정적이에요
어떻게 그냥 아저시 같은 이창동 감독이 그토록 감성적인지....
모처럼 좋은 영화를 .... 정말 세상이 안알아주는게 아쉽네요5. 전...
'10.6.11 8:54 PM (112.148.xxx.28)님들이 하도 좋게 말씀하셔서 잔뜩 기대하고 봤는데 약간 실망했어요.
영화라기 보다 특집드라마같은 느낌?
물론 하녀보다야 100배 낫습니다만...
오히려 보고 난 후 여러분들이 쓰신 글을 보니 아...내가 미처 못 본 부분이 있구나...싶네요.
기회가 된다면 다시 보고 싶군요...6. 평소
'10.6.11 9:00 PM (116.37.xxx.3)이창동 감독님 소설이나 영화 스타일로 봐서
강으로 투신은 아니고
'요양원이나.. ' 뭐 그런 곳으로 떠난 듯 합니다.7. 마지막
'10.6.11 9:03 PM (122.37.xxx.197)시가 낭송되지요..
처음엔 할머니 목소리였다가 소녀의 목소리로 바뀌죠..
소녀의 죽음을 끝내 마음 아파하던 할머니의 마음이 소녀의 그것과 하나가 되는 느낌..
즉 소녀가 잇는 그 곳 하늘로 떠남을 암시한다고 여겨집니다..
오프닝에서 흐르던 그 강물은 라스트를 장식하고 강물은 도도히 흐르는 역사를 상징한다고 읽혀져요..수미쌍관의 이미지로 보이구요..
각자 돌아가며 행복했던 기억을 얘기하죠..
그때 시모임 가졌던 사람들의 사연이 각각 마지막 시구절에도 언급되죠..
시 숙제를 제출한 한사람..
나머지 사람들은 그 숙제처럼 진실을 외면하고 존재조차 모르지만
할머니만 그 숙제를 제출하고 세상을 떠나죠..
오로지 한사람만이 진실에 아파하는 것처럼..
솔직히 너무 정적이라 지루한 영화 잘보는 저도 울림이 크지 재미는 없다하는데..
재미있다는 분이 있다는게...
소리가 극도로 배제되어 더욱 재미와는 거리가 멀죠..8. 정말
'10.6.11 9:14 PM (218.148.xxx.200)영화 전체가 한 편의 시 같습니다.
9. 저는
'10.6.11 9:23 PM (122.36.xxx.11)할머니가 죽음으로 속죄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소녀의 억울한 죽음과 고통에 대해 아무도 진정 아파하지 않았지요.
소녀의 엄마 조차 생활고에 시달린 나머지..돈을 받고 무마하고 말았지요.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아무도 사과하지 않고 아무도 소녀의 고통에 동감하지 않는...
그 먹먹한 현실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공감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그 할머니 밖에 없었다...
이런 진실, 진심 혹은 참된 의미에서의 인간적인 삶 ... 그것이야 말로 시...
뭐 이런 느낌들이 강하게 들었어요.
저는 이창동 영화중에 '시'가 가장 좋더군요. 재미도 있었어요. 언제 끝나는지 모르게
시간이 가더군요. 평범한, 초라하기까지한 한 할머니가 자기 삶 전체로 보여준 진심,
그것이야 말로 참된 시 였던 거죠.10. 세큐레
'10.6.11 9:35 PM (112.159.xxx.71)아마도, 아마도, 하지만 그 마지막을 차마 '뭐라고' 말하기가 힘들어서.....
시를 쓰고 싶어한 미자는 어디서 '시상'을 만나느냐고 묻고는 선생님 말씀에 충실하게도 모든 것을, 모든 순간을 잘 보려고 애씁니다.
그 순간, 미처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의 눈물이 그녀에게 보이기 시작하지요. 그녀가 다른 이들에게 그 '고통'을 이야기해도 사람들은 전혀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그 소녀, 아네스의 죽음을 알게 되고, 자신의 손자가 그 소녀를 죽음으로 몰고간 가해자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죠. 여섯 명의 가해자 부모들은 소녀의 어머니와 빨리 합의해서 일을 마무리하는 데만 급급하지 그로 인한 '고통' 따위에는 전혀 관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합의금을 마련해서 들고 간 날, 미자는 청요리에 소주로 '파티'를 준비하는 그 아버지들에게 묻습니다.
"이제 다 끝난 건가요?"
사람이 죽었는데, 채 피지도 못한 아이가 강물에 몸을 던졌는데, 사람들은 금세도 잊어버리고 혹 자신들에게 불똥이 튀지나 않을까만 노심초사하죠. 상처를 주고, 죽음으로 몰고간 자들은 여전히 낄낄대며 활보하는데, 정말 이대로 다 "끝난 건가요?" 합의금 몇 푼에 그 죽음에 대한 책임까지 다 벗어지는 건가요?
미자는 '가해자'의 책임에 대해 우리에게 묻는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자행되는 가해, 폭력, 불의 앞에서 그녀는 분노합니다. 사람들이 술 한 잔 마시고 잊어버리고 싶어하는 것을 그녀는 잊지 못합니다. 그 소녀의 장례미사에서 들고온 사진을 식탁에 올려놓지만 손자는 반응이 없습니다. 참회도 없고 부끄러움도 없는 세상, 그 부모들이, 어른들이 바로 그런 괴물 같은 세상을 만들었고, 만들고 있지요. 시가 죽어가고 철학이 쓰레기통에 뒹구는 세상을 말이죠.
영화는 줄곧 '내 생애 아름다웠던 순간'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영화 속 시들은 말합니다. "날 훔치려 말아요 ..... 꺾으려 하지 말아요"(조영혜 / 장미가시의 이유).
그리고 묻습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단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안도현 / 너에게 묻는다).
그 순간들, 때로는 너무 고통스러워서 통곡을 하게 하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그 빛나는 순간들을 빼앗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아무도 아무도 그럴 권리는 없는 거죠.
마지막 순간, 김용탁? 시인이 말하는 것처럼 시는 쓰지 못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시를 쓰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한 거죠. 시를 쓰고자 세상을, 삶을 들여다보고 살펴보고 기다리는 동안 '진리'가, 오랫동안 잊고 살던 '참된 진리'가 바람결에, 지는 꽃잎 위에, 오후의 햇빛 가운데, 우리 삶의 너저분한 한가운데로부터 우리를 찾아올지 모르므로. 비록 시를 쓰지는 못하더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기억하고 그 마음으로 사는 것이 바로 '시'이므로. 시를 쓰고 싶어했던 한 여자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순간을 아우르며 결국 한 편의 아름다운 시를 남깁니다.
비로소 "그녀의 가슴속에 갇혀 있던 시가 날아오릅니다."
영화 속 한 장면,
미자가 소녀의 엄마를 만나러 가는 들판에서 들길에 떨어진 살구를 주워 먹으며 노트에 메모합니다.
"살구는 스스로 땅에 몸을 던진다.
깨여지고 발핀다.
다음 생을 위해"(그녀의 메모 그대롭니다)
마지막이 '죽음'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다만 다시 그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다 끝난 건가요?"
과연 이제는 잊어도 되는 건가요?11. 음악
'10.6.11 9:51 PM (211.108.xxx.117)음악이 상황을 업 시키는 역할도 하지만 뜬금없는 음악은 소음 이기도합니다.
'시'는 소음이 없어 더 나른 했던게지요.12. ..
'10.6.11 9:53 PM (59.19.xxx.110)치매로 인해 어두운 기억을 모두 잊고
팔랑파랑 나비처럼 소녀로 돌아가 꽃보고 웃으며 미쳐(?) 돌아다닐 것이라 혼자 생각해봅니다.13. 해밀
'10.6.12 4:15 AM (123.109.xxx.200)저는 자살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안 보신 분들도 많더라구요..이럴때 감독의 말이라고 다 능사는 아니지만, 이창동 감독도 자살로 보는 분, 자살이 아닌 걸로 보는 분이 반반으로 나뉠것이라고 인터뷰 한걸 보았어요. 그만큼 각자 원하는데로 볼 수 있게 끝이 난 것 같아요.
저는 위의 '저는(이렇게 쓰니 참^^;ㅎㅎ)'님도 말씀 하셨지만, 미자가 아녜스의 죽음에 홀로 공감하고 동일시 한 나머지 자살 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속죄로 볼 수도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엔 아녜스와의 동일시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 아녜스의 엄마를 병원에서 보고, 미사에 가고, 아녜스의 웃는 사진을 보고, 그리고 '회장님'과 섹스를 하는 (할머니에서 여성, 혹은 소녀가 되고, 그리고 아녜스가 겪었을 고통을 더 공감하게 해 주는 장치라고 생각했어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미자는 점점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았고, 금새 잊혀져 가는 아녜스가 겪었던 삶의 기쁨과 고통에 물들어 간다고 생각했어요. 치매 증세가 있지만 치료할 돈도 돌봐줄 자식도 없는 상황도 자살하도록 더 등떠밀었을 거 같구요. 영화 중반에 미자가 아녜스가 죽은 강가에서 홀로 비를 맞고 오는 장면에서도, 미자의 모자가 훅,하고 강밑으로 떨어지잖아요. 전 그것도 죽음에 대한 암시일 거라고 했더니, 친구들이 그건 오바라고 하더군요 ㅋㅋ14. ...
'10.6.12 6:27 PM (211.219.xxx.66)미자는 손자를 경찰에 고발하고 (죄값을 치루고 앞으로 떳떳하게 인간답게 살아가라고)
그리고 자신은 자살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자살은 즉흥적이 아니라 미리미리 차분히 준비된 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장님으로부터 돈 500만원을 빌리면서 미자가 하는 말.
이 돈 빌려달라는게 아니라 그냥 달라는 말. 자신은 값을수 있는 능력이 안된다는 그말에서
삶을 정리하고자 하는 미자의 내면을 느꼈습니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500만원을 모을 물리적인 시간이 없었던 거죠.
또 자신이 손자를 고발했기 때문에 손자가 죄값을 치루고 나오면,
사랑해서 한 선택이긴 하지만 할머니는 손자에 대해서는 죄책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어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손자랑 나머지 여생을 함께할 수 있으리란 기대는 불가능한 상태,
치매로 기억이 단어가 하나하나 잊혀지는 상황까지 겹쳐져서,
사는것보다는 차라리 죽는게 더 낫다고 결론지어지면서 결국 자살했다 생각했어요.
윗님 글처럼 저도 모자가 바람에 날려서 강물로 떠내려가는 장면도 일종의 복선이라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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