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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습관...

@@ 조회수 : 1,228
작성일 : 2010-06-08 20:04:42
시어어니랑 같이 산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데요.  웬만한건 그냥 그러려니~하고 또 포기할건 포기하고 사는지라 지금까지 별 탈없이 살아왔어요.  시어머니와의 사이도 나쁘지않은 편이고요.  그런데 날이 갈수록 시엄니의 식습관이 자꾸 거슬려서 함께 식사하기가 싫어질 정도예요.  남편은 물론 아무한테도 말한적 없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일단 저희 어머니는 모든 반찬을 숟가락으로 드십니다.
우엉볶음같은 길다란 반찬도, 콩자반도 김치도 모두모두 숟가락으로 드십니다.  그 숟가락에는 대부분 밥풀이나 입에서 씹던 음식물이 다량으로 묻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오늘 저녁 메뉴가 콩국수였는데  콩국물이 묻어있는 숟가락으로 새빨간 총각김치를 마구마구 뒤적거리니 좀 그렇더라구요.

하도 뒤적거리시길래 뭘 찾으시냐고 그랬더니 이건 너무 작아서, 이건 너무 커서~마음에 딱 들만한 조각이 나올때까지 뒤적거리시는 겁니다.

그리고 면요리를 드실땐 보통 고개를 숙이고 먹잖아요.
저희 어머니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드세요.  그래서 어떨땐 식초섞인 냉면국물이, 어떨땐 고춧가루 섞인 김치말이 국수국물이 눈에 들어가고 얼굴에도 튀고 그래요.  옷 앞섶이 더러워지는건 말할것도 없고요.  이건 좀 독특하신 취향이죠?

생선을 먹을땐 항상 뼈를 발라낼 접시를 따로 드려도 꼭 식탁에다 마구마구 뱉어놓으세요.  그리고 다 드신후에는 빈 밥그릇을 식탁아래에 받치고 숟가락으로 휙 휙 쓸어내십니다,  저희 집 식탁 옆면이 굴곡이 좀 많은 디자인인데 그 사이에 다 낍니다.

식사를 다 하시면 빈 밥그릇에 물을 붓고 스님을이 하는것처럼 숟가락으로 정성껏 씻어낸후에 그 물을 다른 빈 반찬그릇에 부어두십니다.  이건 아마 저 설거지하기 편하라고 그러시는것 같아요.  그리고는 젓가락으로 어금니사이를 쑤셔서 그 자리에 항상 끼는 김치줄기같은 섬유질을 빼내서 밥그릇에 담아두십니다.

뭐 큰소리로 트림하는건 식사때마다 한번만 참으면 되니까 괜찮은데요.  
자꾸 음식찌꺼기를 절 주려고 하세요.  
반찬 그릇에 남아있는 양념들까지 싹 긁어서 다 비벼먹으라고 하시고요.  한번은 교회에서 밥먹을때의 일이었는데요.
그날 메뉴가 소고기국밥이었나 그래요.

제가 제일 꼴찌로 먹고있었는데 어머니 국그릇에 국물이 좀 남아있었거든요.  밥말아먹고 남은 국물이라 탁한 색깔의 국물이요.  거기에다가 김치그릇에 남은 국물을 따르시더니 그걸 잘 섞이라고 휘휘 저어서 제 그릇에 부으려고 하시는거에요.
  옆에 있던 시누이랑 남편이랑 완전 질겁해서는 엄마 왜 그러냐고 말렸는데(아마 부으셨다면 숟가락놓고 엄청 항의했을거에요)  좀 당황하신 얼굴로 국물이 좀 부족한것 같아서 그런다고 하시더라구요. 소고기 국밥은  작년의 일이고요.  

어제는 순댓국을 먹으러 갔었는데 또 어머니가 드시고 남은 국물을 저에게 부어주시려는거에요.  거기에 들깨가루가 많이 가라앉아있어서 몸에 좋다고 그러시면서요.  그래서 제가
그릇을 받아들고는 남편 그릇에 붓는 시늉을 하며 "자기야,이거 몸에 좋대" 그랬거든요.  남편 완전히 짜증내고..비위가 좀 약하긴 해요.  분위기가 좀 썰렁해졌지만 후회는 안합니다.

제일 싫은건요.  제가 항상 다이어트중인지라 아침식사후에 믹스커피 한잔 마시는게 낙이에요.  그 외에는 항상 아메리카노만 마시거든요.  제가 커피를 타면 기다리셨다는듯 다가오셔서 나도 한입만 먹자~ 그러십니다.  따로 한잔 타드리겠다고 하시면 너무 많다고 싫다세요.  반잔만 타드린다고 해도, 삼분의 일만 타드린다고 해도 싫다세요.

당신은 딱 한입만 먹을건에 왜 따로 타냐는 거죠.  그러면서 한입만 드시는것도 아니에요.  삼분의 일도 넘게 후후 불면서 드십니다.  
드시고 난 후에 커피잔 가장자리에 고춧가루는 필수고요.
버리고 나서 새로 타서 먹으려고도 해봤지만 저희 어머니 집요하게 옆에 붙어계십니다.  제가 비위약한편은 아니지싶은데 짜증나요.  
IP : 122.36.xxx.4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씻어야하나 말아야하
    '10.6.8 8:07 PM (59.9.xxx.222)

    아악 읽다 말았어요 .....원글님 너무 괴로우시겠어요 저 비위 좋은데 같이 밥 못먹을듯 싶네요

  • 2. ...
    '10.6.8 8:08 PM (221.138.xxx.206)

    힘드시겠어요ㅠㅠㅠ

  • 3. 죄송한댓글
    '10.6.8 8:22 PM (211.41.xxx.187)

    억!!!!!!!!!!!!!!!!!!!!! 너무 더러워서요
    첨엔 천천히 읽다가 끝무렵엔 속이 미식거리네요
    저희 시어머니도 좀 비위생적이신편이라 대면서 이핑계 저핑계 이젠 혼자 차려드려요(죄송)
    그런데 정말 정말 님은 힘드시겠어요
    어떡해요?????

  • 4. 지존이십니다.
    '10.6.8 8:37 PM (112.152.xxx.146)

    저 비위 많이 좋아져서 요즘은 평균치를 넘어서는데...
    토할 것 같아요.
    같이 사시는 원글님, 용자십니다.

    전에 여기서 읽은 글.
    식사 중에 시어머님 버릇- 밥 먹고 숟가락을 쪽 빤 다음에
    그 숟가락으로 반찬들을 따독따독 다지신다...
    저 진짜 쏠려 죽을 뻔 했거든요. 그 분과 쌍벽을 이루시는 시어머님이시네요.
    굳건히 견디시고 살아남으시길 기원합니다. 해결책은 못 드려 죄송해요.
    어떻게든 벗어나셔야 할 줄 아뢰옵니다.

  • 5. 저희 할머니께서도
    '10.6.8 8:46 PM (86.161.xxx.75)

    원글님 어머니처럼 숟가락으로 거의 모든 음식을 드세요.
    남은 국물을 담아 주지는 않으시지만 식사하실 때 모습은 원글님 시어머니와 거의 똑같으세요.
    저는 같이 살지 않아 가끔씩 뵙는데 (그래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요) 참 적응하기 힘들어요.
    그냥 오랜 세월 그러셨으니... 하면서도 말이죠.

    커피는요, 저희 할머니도 믹스커피 좋아하셔서 오셔서 머무실 때 사 놓아요.
    저는 믹스커피 안 마시고 진하게 블랙 마시는데 제 커피 탈 때 달달하게 타라, 좀 얻어마시게 하시더라구요, 믹스커피 타 드린다고 해도요. 처음엔 마시기 싫어도 말씀대로 탔는데 조금 지나서는 아예 할머니 한 잔 타 드리고 다 드시면 제 것 타 마셔요. 너 먼저 마셔라 하셔도 꾿꾿하게 드시라고 하고 나중에 마셔요. 아니면 그냥 두 잔 타요. 원글님도 먼저 타 드리거나 뭐라 하셔도 처음부터 두 잔 타세요. 저희 할머니도 남으면 아깝다, 다 못 마신다 하시며 남은 거 너 마시라 하셨는데 제가 한 잔이 딱 좋다고 남은 것은 버렸어요. 몇 번 그렇게 했더니 드리면 드시더라구요. 하루에 한 번 즐거움까지 없어지면 속상하잖아요.

  • 6. 덧붙여
    '10.6.8 8:52 PM (86.161.xxx.75)

    두 잔 타는데 뭐라시길래 웃으면서 저 요만큼 딱 한 잔 마시고 싶어요 하고 탔어요. 손녀딸이라 더 말씀 안하셨는지 모르죠. 저도 참...까다롭나요?

  • 7. 에휴
    '10.6.8 9:04 PM (121.147.xxx.151)

    따로 살 방도가 없다면
    핑계를 대고 먼저 드시거나 독상을 봐드리면 어떨까요?
    그리고 작은 거 찾으며 뒤적거린다니 나물 종류 같은 건 가위로 잘게 잘라드리고
    그런 고생은 좀 하셔야겠군요.

    커피는 컴터 하시면서 따로 타서 드시고
    아니면 아주 작고 이쁜 컵을 따로 마련해서
    어머님 선물 해드리고 거기다 커피 이쁘게 드려보세요.
    과자 몇 개랑ㅋㅋㅋ

    도저히 힘드시면 뜨게질이나 취미반에 배우러 다니시면서
    어머님과 먹는 일로 덜 부딪히게 하셔야할 듯

    그리고 시간이 흘려 어머님과 더 친근해 지시면
    님이 싫은 건 전 이러이러한거 싫습니다
    말씀을 드리세요.
    도저히 말을 못하겠다면 그런 행동을 못하게끔
    차단시킬 궁리를 좀 마련하셔야겠네요

  • 8. 아기엄마
    '10.6.8 10:30 PM (119.64.xxx.132)

    시어머니라서가 아니라 친정엄마가 저래도 정말 정말 싫겠네요.
    에휴... 진짜 어머님이 나쁘셔서가 아니라 식습관의 차이인데, 그 차이라는게 너무 더럽고 비위생적이어서 차마 말하기가 그렇네요ㅜㅜ

  • 9.
    '10.6.9 9:05 AM (121.135.xxx.144)

    읽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려요.
    한 번 크게 말하셔야 할 듯....남편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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