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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이 보낸 그 이후...

빽빽이 어멈 조회수 : 1,376
작성일 : 2010-06-07 21:19:15
예전에 .. 그러니까 작년 9월..중순즈음.
울 둘째가 친구가 버리려던  병아리 대신 맡아서 울식구가 된지 8개월된  지난달..
뒷베란다에  친정집에서 키운 ..지금은 하늘나라 간 우리 검둥이 슈나우저 개(사실은 이넘도 한번 안쓴)
장을 친정에서 가져다  키우다가

가끔 뒷마당에 풀어놓아 지렁이 다 잡아 잡수시고
온갖 잡초 민들레 할것없이 잡식으로 드시기도 모자라

옆집 할머니가 정성껏 키우시는 어린 상추 쪼다가 엄청 혼나고...ㅜ.ㅜ
반드시 이주안에 처리(?) 해 드리겠노라..약속하고

경비 아저씨 생닭 드릴까요..? 하니 은근 입맛 다시며 그러라고..허..억..
하지만 별 다른 대안이 없길래..
우린 아이들 충격 덜 받을 날만 기다리고 또 한주만 한주만..했는데

내일 경비아저씨 드린다..
하고 발표한날...

울 둘째는 마치 올것이 왔다는 표정.. 그러더니..언제 보내요..? 하긴..죽기 전날 이겠지뭐 ...쳇.....--;
울 첫째는 문 쾅 닫고 지 방에서 울고 불고..-_-;;

잠깐 집도 나가시고..(물론 자전거 타고 훌쩍... 갔다 두시간 있다 오더군요;;)

엄마 어쩜 그럴수 있냐고..

그럼 아파트에서 시도때도 없이 꼬끼오~~~ 새벽한시에 그래서 제가 빽뺵이 입 틀어 막으려다 참았다니까요..


이런 참담한 나날이 계속 되다가..

울 남편 직장에
댁이  양평의 전원주택인데
직장이 여기 있으니 오피스텔에 사시고 주말엔 양평사신다는 정~~~~말 은인 같으신 분이
집에서 닭키우시는게 취미..;;;
무려 여덟마리의 토종닭이 거의 cage free 즉
방목 상태로 사는데 ... 지 알아서 마당에서 먹을것 자급자족 하고
밤에는 닭장 문만 열 어 놓으면 알아서 들짐승 피해 들어온다는... 닭들의 천국같은 집을 알아내서
그분께서 마침 웰컴...하시어

울 빽빽이 거처가 마련 되었답니다.
울 엄마왈...세상에서 가장 운좋은 수탉....이라는..ㅋ
울 빽빽이 그후...이야기..

가서 딱 오분동안..
그집 짱이고 유일한 수탉인 토종닭과  싸우는데 그 큰 덩치로 리드하다가...
오분후 ..바로 꼬리 내리고..  암탉들 병아리 까기전 달걀 놓는 항아리옆에가서
바로 머리 박고 있더라는..ㅜ.ㅜ

가끔 꼬끼오...  울떄면...왜 이리 굴러들어온 넘이 시끄러...하듯이
그집 짱 수탉이 째려보더니만..
바로 응징 들어가...  그뒤로 빽빽이 구석에서 쥐죽은듯...산다는...

지금은 자기 좋아라 하는 암탉이 있다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주인 아저씨뒤만 졸졸....따라 다닌다는...ㅠ.ㅠ

이녀석이 마당에서 자급자족하는것도 서툴고
밤이면 집찾아 들어오는것도 못한다고 하던데..

좀있다 울 빽빽이 좋아하는 메조하고 쌀섞은것  사다가
지원군 한번 다니러 가려구요....

아이들은 어쨌든 빽빽이를 잡아 먹는 사람의 손으로 보내지 않은 것에 대만족을 하는데

전 ..
보내놓고도 참 마음이 그렇습니다

그럴땐 애써 엄마 말씀처럼..
세상에서 가장 운좋은 녀석이다....하고
제 마음속에 혼자 되뇌입니다

빽빽아 ...
엄마 아빠 형들이 곧 가마
토종닭 이넘...주것어....

올해 복날은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빽빽아~~~~
IP : 180.66.xxx.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6.7 9:23 PM (121.176.xxx.212)

    재밋습니다. 후기 기다릴께요.

  • 2. .
    '10.6.7 9:28 PM (59.24.xxx.57)

    그 때 경비아저씨께 넘긴다는 말 듣고 그러지 말라고 말리고 싶었거든요. 그러고 넘어갔는데
    정말 잘 됐네요. 그 집 짱에게 구박은 받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예요.
    그 분이 애계가이시기를 바래야겠네요. 설마 복날은 넘기겠죠. 그쵸?

  • 3. 빽빽이 어멈
    '10.6.7 9:31 PM (180.66.xxx.4)

    ㅋㅋ 다행히 그분..참 좋으신분이라서..정말 메조하고 쌀하고 ...그분 드릴 빵이라도 구워가려구요..ㅎㅎ 애닭가...애계가..? 정말 닭노는것 보면 넘 넘 재밌다고 하시는데..
    울 남편..혹시 빽빽이 그집에서 행패부리는 건 아니냐고...점심때 구내식당에서 뵐때마다 여쭤본다는데..전 정말 주말만 지나면..빽뺵이좀 물어봐봐...하고 남편조른답니다.
    다행히 그집 주인 아저씨를 우리식구인것처럼 잘 따르니 재미있으신가봐요.
    사람이나 짐승이나 애교있는 넘이 성공하려나..봅니다..ㅎㅎ

  • 4. .
    '10.6.7 9:38 PM (59.24.xxx.57)

    그 넘 교육 잘 시키셨네요.ㅋ

  • 5. ㅋㅋ
    '10.6.7 9:51 PM (110.12.xxx.29)

    얼마 전에 김용욕교수가 한 야그가 생각나네요~ㅎ
    집에 닭을 키우고 있는데 그 재미가 보통이 넘는다던가...
    오히려 강아지 보다 닭을 키워보라고 닭이 훨~낫다고~ㅎㅎㅎ
    사람들한테 권하면서 하신 말씀이요...
    강아지는 사람 만 쳐다보고 사람이 시키는대로 하고 따라다니기만 하는데
    닭은 사람 말을 절대로 안 듣는다고... 그래서 참 좋더라고 하시더군요..ㅋ

    지원사격하러 가시면 닭장의 평화를 위해서.. 굴러온 돌 좀 잘 봐 달라고
    그 집 박힌 돌들한테도 뇌물을 살짝 뿌리심이 어떠하실지~ㅎㅎㅎ

  • 6. 가로수
    '10.6.7 9:53 PM (210.217.xxx.120)

    재미있어요^^
    전 집채만한 개를 키우면서 몇번의 고비가 있었는데 그래도 잘 넘어가서
    이제는 죽는날까지 함께 살꺼예요
    빽빽이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지네요, 정말 가장 행복한 수탉이예요
    우리 모두 가장 행복한 엄마, 아내, 딸이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일단 우리멍멍이들도 가장 행복한 아이들로 만들어주고요..

  • 7. .
    '10.6.7 10:18 PM (85.3.xxx.35)

    아아아... 다행입니다.
    지금까지 원글님께서 빽빽이에 대해 올린 글, 전부 다 읽었거든요. 지난 번에 경비 아저씨 주신다는 얘기 읽으며 정말 가슴아팠었는데, 정말 다행이고, 기쁩니다. 흑...

  • 8. ㅋㅋㅋ
    '10.6.7 11:21 PM (115.137.xxx.65)

    진짜 따뜻한 82맞네요...
    굴러들어온 병아리.. 아니 수탉까지 다들 신경써주시고~~~^^

    생명이란 게 참 신기합니다.
    어느새 길들여져 버립니다...
    어쩌다 제게 굴러온 너무너무 맘에 안 드는 화초가 있는데...
    살아있는 생명 어쩌겠냐며...
    물 꼬박꼬박 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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