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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뒤늦은 후회..

후회 조회수 : 1,280
작성일 : 2010-06-05 12:29:24
저 역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믿기지 않을 만큼 기뻤습니다.
386세대의 기쁨 만큼은 아닐지라도,
(저는 97학번 입니다. )
말이 통하는 대통령이 당선된 것 같아 희망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참여정부에 대한 기대는 점점 더 실망으로 바뀌어 갔지요.
여기 계신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한미 fta도 반대했고,
나날이 오르는 집값도 무서웠습니다.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경기가 침체되어 죽을 맛이라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들리는 듯했습니다.

기대가 컸으니 실망도 컸겠지요.

술자리에서 누군가
2년만 버티면 노무현 정부가 끝난다고
목을 빼며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할 때도
속은 상했지만 그럴듯한 반박도 못하고 듣고만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그 마음은 애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대하고 좋아했는데, 이게 뭡니까.. 하는 원망과 실망..
점점 정치에 무관심해져갔습니다.
무력감도 커져만 갔구요.

그리고 정권이 바뀌었고,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은 노무현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정치에 여전히 무심한 채로
노무현 대통령이 운명을 달리했다는 뉴스를 접합니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시간을 돌린다 하여도
사회 정책 하나하나에 대한 저의 입장이 달라질 것 같지 않았습니다.
나는 반대할 것은 반대하였고, 찬성할 것은 찬성하였는데
왜 이렇게 공허하고 마음이 아플까..

곧 깨달았습니다.
문제는 정치를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 착각했던 것입니다
제가 너무 순진하고 무지했던 것이지요.

정치는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라, 세력이 하는 것입니다.
조중동이 하는 것이고,
기득권이 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대통령에게 아무도 협조하지 않으니 대통령은 하고 싶은 것도 못합니다.
하기 싫은 것도 해야하지요.

저는 그걸 모르고
노무현 대통령만 탓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선거가 끝나고 속상한 마음을 달래다 다시 그때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가 지지하는 후보가 되었더라면 좋았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지지하는 후보 한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세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원하는 후보가 되었을 때
그 뜻이 왜곡됨 없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선거는 몇년에 한번씩 치뤄지고
1사람이 1표식 밖에 행사하지 못하지만
세력을 키우는 일은 언제나 늘 할 수 있고
열심히 하는 만큼 효과가 나타납니다.

일상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내가 지지하는 정당에 후원금을 내고
조중동을 몰아내는 것
모두 세력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제 많이들 슬퍼하셨을테니, 우리 힘내서 다시 시작합시다..


IP : 210.117.xxx.6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0.6.5 12:31 PM (183.100.xxx.68)

    왜 아침부터 저를 울리시고.............. ㅠㅠ
    아니... 낮이네요. ㅠ

    일상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내가 지지하는 정당에 후원금을 내고
    조중동을 몰아내는 것
    모두 세력을 만드는 것입니다.

    완전 동감합니다. 열심히 해야죠. 다시는 노통처럼 어이없이 억울하게 힙없이 보낼 수는 없어요.

  • 2. ..
    '10.6.5 12:34 PM (116.41.xxx.49)

    저도 완전 공감합니다...

  • 3. 잠시귀국
    '10.6.5 12:44 PM (116.38.xxx.3)

    그렇군요.
    정치는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라 세력이 하는것
    조중동이 하는것이며 기득권이 하는것입니다.
    정답이군요 ㅠ.ㅠ

  • 4. 맞습니다..
    '10.6.5 12:48 PM (218.39.xxx.66)

    대통령님 혼자 하시는 게 아니지요... 절대 공감..
    속으로는 아닌데 통과시켜야하는 것 마음이 아프지만... 한미 FTA 같은 것...
    저는 노사모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우파도 아니고 좌파도 아닙니다..
    기독교냐 불교냐 이것도 아닙니다.. 올바른 가치관으로 올바르게 보는 눈을 키워야 합니다..

    제 남편도 노통이 돌아 가신 날 그러더군요.. 저거는 정치보복이다
    이 정부에 눈에 가시같은 노무현.. 퇴임하고도 진영땅에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 때 얼마나 싫었을까요?
    정치검찰과 합세하여 그를 죽였잖아요..
    검찰 저 새끼들(이렇게 말하고싶어요.. 욕해도 용서해 주세요...)!!

    이런 좋은 글을 읽게 해 주신 님.. 고맙습니다..

  • 5. ,,
    '10.6.5 1:01 PM (180.67.xxx.152)

    노통 뽑아놓고 맘편히 공연이다 영화다... 정말 덕분에 즐거운 생활인지도 모르고
    그분이 어떤 고통 속에 있는지도 모르고
    뽑아 뒀으니 이제 된거다라고 나 몰라라 했던 자신이 지금까지도 용서가 안됩니다.
    삼년상 치룰거에요.
    제가 만족할 때까지 지치지 않고, 사람사는 세상을 위해 기여하려구요....

  • 6. .
    '10.6.5 1:23 PM (219.255.xxx.87)

    이 정권이 저에게 큰 깨우침을 주긴했습니다
    오로지 내 삶걱정하기 바빴던 저에게 사회 정치 교육 전방위로 걱정거리를 안겨주더군요
    그러면서 많이 배우고 깨우쳤습니다
    네 님의 말씀 공감하고 또 공감합니다
    지방권력을 싹쓸이했던 딴날당 이번에 식겁했을겁니다
    우리 스스로가 주변에 깨우쳐 주고 사회가 달라지도록 작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배웠으니 다시는 이런 실수하지 않는 똑똑한 국민이 되어야 합니다
    저두 현명한 국민의 한사람으로 잘못과 올바름을 바로 알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려 합니다 ^^

  • 7. 정확히
    '10.6.5 1:27 PM (118.35.xxx.65)

    그렇습니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화와 행동과
    그리고...개인적으로는
    생활 알뜰히 해서 돈 열심히 모아서 후원금 보내고
    또 자식 잘 키워서 생각이 똑바로 선 영향력 있는 인물 만들려고~ 합니다~~

  • 8. 2년만 지나면
    '10.6.5 1:30 PM (110.9.xxx.43)

    노무현정부가 끝난다고 했던 분 지금이라도 그때 무슨 생각으로 한말인지 물어보고 싶군요.
    당시에도 집값 오르는 거며 재벌과 조중동 언론과 한나라당의 장난질인줄 훤히 알고 있었는데 그걸 몰라서 그런 얘길 했을까요?

  • 9. 그래도 걱정
    '10.6.5 1:34 PM (218.39.xxx.66)

    민주당 간판이 많아진 것도 은근 걱정됩니다..
    그들은 정말 저들처럼 하지말고.. 내 이득에만 휘달리지 말고
    올바른 눈으로 이끌어 주셨음 좋겠어요..
    또 갈아야 한다 해서 다음선거때 바뀌지 말고..
    항상 중용의 도리를 지켜주셨음 좋겠어요..
    덕치주의가 가장 위다.... 라는 신념으로요...

  • 10. 소중한
    '10.6.5 2:11 PM (121.173.xxx.54)

    유산이 바로 그것입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남기신........죽음으로...
    국민 한명한명의 권력을 찾아주신것입니다. 조중동 폐간운동할때 저들은 얼마나 섬찟했을까요...그 막강한 힘을 국민들 모두 체험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딴날당과 강남 사람들, 좃선은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를 "자살"로 폄하하려고 하더군요.
    죽은사람이 바보라고....다른사람들과 같이못하는 마음 자기만 잘 살겠다는 이기적 마음은 그들이 노무현 전대통령과 같은 처지에 처했을때 그들 자신들이 한말을 그대로 들어야할 말이더군요. 노무현 전대통령의 마음은 "사람사는세상''입니다.
    낙오되고, 가난하더라도 양극화처럼 당연한것이 아니라 같이 도와주고 가는마음 ...그것이 사람사는 세상인거 같아요.

  • 11. 그러니
    '10.6.5 2:51 PM (175.114.xxx.239)

    다시 힘내고 좋은 사람으로 살아갑시다...주변 사람들 많이 안아주고 대화하고..그렇게..

  • 12. 네..
    '10.6.5 7:37 PM (211.54.xxx.121)

    저도 그럴려고해요.. 윗님 말씀처럼.. 더 나은 사람으로,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배려하면서요....

  • 13.
    '10.6.5 9:58 PM (125.177.xxx.193)

    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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