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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왜 자꾸 남의 메모지를 보고 난리들이세요???
투표소는 집에서 한 500 미터 떨어져 있나요... 동사무소인데 전입신고 때 가보고 첨입니다.
너무 멀어서 차타고 갔죠. 10 걸음 이상은 승차거리로 생각하는지라…
지역은 수구꼴통지역. 송파 장미 지역입니다.
줌인줌에 올린대로 80폰트 볼드체로 커다랗게 한명숙, 곽노현, 등 지지후보 이름을 프린트 해서 갔습니다.
단순히 내 자신만의 참고 메모로요.
근데 어쩝니까?
워낙 글씨도 크고 제가 좀 눈에 띄는 외모라서 제 메모를 남들이 다 보는겁니다. 진입로 부터요.
일일히 보지말라고 할 수도 없고, 참...
메모지를 눈에 띄게 흔들며 걷기는 했습니다만.. 왜 남의 걸 보는지 ^^
투표소 도착하니 줄이 긴데 학생으로 보이는 진행요원들이 번호 확인하고 전 그냥 앞으로 가라고 합니다.
제 메모지를 흔들며 10분 정도 물어봤어요. 왜 그러냐구요.
그랬더니 장미아파트 주민 줄과 기타 주민이 나눠져 있는데 저는 기타에 들어가니 줄이 없대요.
메모지 흔들며 답변 듣는데 한 10분 걸리더군요.
제가 이해력이 좀 부족해요. 근데 사람들이 내 메모지를 다 쳐다보더라구요.
남의 메모에 관심들 많던데요…
장미아파트 줄이 30명 정도 길게 늘어져 있는데 저는 그냥 들어가면 되지만
마침 그 학생에게 부탁했어요.
제가 눈이 좀 어두운데 메모는 해왔지만 보이지 않아서 그러니 좀 읽어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시장: 한명숙
교육감: 곽노현
교육위원: 후보 모두 수구꼴통임
구청장: 박병권
시의원: 서창열
구의원: 노승재
광역비례: 민노당
기초비례: 진보신당
이걸 친절하게 하나하나 읽어주는 겁니다.
근데 왜 사람들은 나한테 관심이 많죠?
수 십명의 사람들이 그 대화를 다 유심히 듣는 거에요. 나 원 참 남의 대화를 왜 듣는지 원…
제가 귀도 좀 어두워요. 그래서 크게 읽어달라고 했어요. 아주 크게요.
그랬더니 아주 크게 또박또박 읽어주더라고요. 좀 챙피했지만 귀가 어두운데 어떡해요.
또 사람들이 모두 아예 대놓고 쳐다보던데요. 줄 선 사람들이 앞으로 나갈 생각도 안하고 나만 쳐다봐요.
줄은 점점 길어져서 한 60 명 정도 모이던데요. 어흑. 나 연예인 아니거든?
근데 처음 본 학생인데 그 사람 말을 그대로 믿을 수 없어서 확인이 필요했어요.
옆에서 듣고 있던 이쁘장한 여학생 진행에게 다시 부탁했죠.
처음 진행학생이 읽어준 내용이 맞는지 궁금한데 다시 한 번 크게 읽어달라고요.
아주 낭랑하게 또박또박 읽어 주던데요… 참 고마웠어요.
근데 옆의 줄은 길어지고 100명 정도가 나만 쳐다보는 거에요. 당신들 투표하러 오지 않았어?
근데 투표는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제 입으로 마지막으로 확인했죠.
아~~~ 한명숙 시장, 그리고 곽노현 교육감.. 중략..
비례대표는 민노당 진보신당 등등요.
그랬더니 그 두 학생들이
“네 맞습니다 분명히 맞아요” 하는 거에요.
참 대답도 시원시원하고 씩 웃으면서 말하는 게 너무 친절하더라구요.
저도 같이 씩 웃었죠. “너무 고마워요. 내가 눈도 귀도 좀 어두워서요.”
그리고 다시 메모지 흔들며 신분증 내고 메모지 흔들며 확인하고 메모지 흔들며 사인하고 책상으로 갔죠.
기표용지 4 매를 우선 주더라구요. 근데 제가 좀 허약해요.
100킬로는 훨씬 넘는데 힘이 좀 없어요. 그래서 학생 때 운동선수도 10년 밖에 못했어요.
종이 4장이 너무 무거워서 같이 못들어요.
그래서 그 가져간 내 메모지를 책상에 턱 올려놓고 기표지 4장을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했어요.
근데 사람들이 왜 자꾸 내 메모지를 보는지 원… A4 에 프린트 한거 첨보나?
그냥 복합기야. 부러우면 말하지… 기종 알려줄 수 있는뎅.
교육위원은 맘에 드는 사람이 없어서 일단 기표지 받자마자 확 꾸겼어요.
제가 몸도 크고 액션이 커서 눈에 좀 띄죠.
그리고 메모지 다시 보고 혼잣말…
“음 교육위원 놈들은 수구꼴통 밖에는 없군”
목소리는 커서 잘 들렸겠죠. 근데 전 목소리 볼륨 조절이 잘 안돼요. ㅠㅠ
도장 찍고 함에 넣고 또 네 장 받고 또 도장 찍고 또 함에 넣고… 메모지 흔들면서요.
이렇게 좀 유별난 방식으로 투표하고 왔습니다. 제가 좀 독특해요^^
앞으로 님들은 어떤 방식으로 투표하실 건가요?
1. 잠시귀국
'10.6.2 12:30 PM (116.38.xxx.3)ㅎㅎㅎ
일단 웃고요.
나도 그렇게 할걸...
후회하고 있습니다.2. 카후나님
'10.6.2 12:32 PM (110.10.xxx.60)저랑 사귀실래요?
저 결혼했고 같은 여자이긴 하지만...3. ...
'10.6.2 12:32 PM (220.72.xxx.167)푸핫, 님 좀 짱인듯...
요새 애들이 요렇게 말한다믄서요? ㅎㅎㅎ4. 카후나
'10.6.2 12:34 PM (118.217.xxx.162)저는 여기 많은 회원님들과 이미 깊이 사귀고 있답니다... 제 성별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뎅... 어흑
5. ㅋㅋㅋㅋ
'10.6.2 12:39 PM (58.227.xxx.121)카후나님 남자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위에 110님 어쩌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6. 임부장와이프
'10.6.2 12:40 PM (187.160.xxx.140)ㅎㅎㅎㅎㅎ
지금 여긴 밤이라 애들이 자야하는데...
저 미친 * 마냥 웃고 있어요.
미치겠다.
다음에 저도 투표할 기회가 주어지면 꼭 한 번 써먹어봐야 겠어요.
님!최고예요!!!7. 카후나
'10.6.2 12:43 PM (118.217.xxx.162)임부장와이프님/
저도 님 팬이에요^^ 덩달아 임부장님도 인기 많으신거 아시죠?^^8. ^^
'10.6.2 12:47 PM (220.79.xxx.160)재밌으신 분이시네요...ㅎㅎㅎ
그런데 카후나님이 남자셨군요..^^9. 푸하하
'10.6.2 12:48 PM (202.156.xxx.103)데굴데굴 굴렀시유...
전 장미주민으로서 아10. ㅋㅋ
'10.6.2 12:52 PM (220.122.xxx.97)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주변분들 반응이 더 웃기네요..
11. ㅋㅋ
'10.6.2 1:00 PM (124.199.xxx.98)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랑 사귀실래요?2222
왤케 멋지세요~~
근데 이거 선거법에는 안걸릴까요?ㅋㅋ12. 카후나
'10.6.2 1:04 PM (118.217.xxx.162)ㅎㅎㅎ
저만 참조하려고 메모 해서 가지고 댕기는데
남들이 허락도 없이 막 봐요.
그거까지 제가 뭐라하기엔 좀 야박하잖아요?
우린 민주시민이니까 꾹 참고 보라고 냅뒀어요.13. 달빛아래
'10.6.2 1:09 PM (221.154.xxx.163)완죤 쎈쓰있으시네요.
근데 왜 이렇게 남의 걸 쳐다본대요? ㅋㅋㅋㅋㅋ14. ..
'10.6.2 1:12 PM (115.140.xxx.18)전 건너편 파@#오 사는데..ㅎㅎㅎ 반갑네요
15. 카후나님
'10.6.2 1:12 PM (110.10.xxx.60)남자였쎄요?
아놔~ 우리집 개념남편이 이 글 보면 안되는뎅...ㅋ
여기 82에는 왜이렇게 사귀고 싶은 분들이 많은지....16. ♡
'10.6.2 1:18 PM (112.145.xxx.60)저두 사랑에 빠질거 같은 예감~
울 나라 사람들이 살짝 관음증들이 있으신가?
아까 투표했는데 나두 그럴걸;
담엔 꼭 해보께요 죤 정보 감솨~ㅋㅋ17. 대박~
'10.6.2 1:19 PM (58.140.xxx.194)왤케 웃겨유...아놔 미치겄네..ㅋㅋㅋ
그자리에 있었음 저도 간 좀 키워보는 건데..흑 저좀 불러주시지...
아깝당.18. 카후나
'10.6.2 1:19 PM (118.217.xxx.162)아 동네분들 반갑습니다.
저는 기차길 옆 모퉁이 주상복합 살아요^^ 성당 옆에요.19. 하하하
'10.6.2 1:20 PM (59.86.xxx.201)그 개념 쫌 나눠갖고싶네요..멋져요~~
20. 카후나
'10.6.2 1:32 PM (118.217.xxx.162)얼굴 찌푸리지 않고 재미있게 읽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21. 근데요..
'10.6.2 1:34 PM (116.32.xxx.6)저도 메모 해서 적어가긴 했는데, 선관위에 전화 해서 메모 갖고 가도 되냐고 물어봤을때, 투표장에서 다른사람한테 메모가 보이지만 않으면 된다고 했었거든요.
혹시...이 게시물 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걱정되네요.
그 읽어 줬다는 선거진행원들이 잘 모르고 읽어준거 안니가 싶구요.
원글님한테 혹시 문제 생길까 걱정되서 쓰는거에요.
정확히 다시 한번 확인해 보세요.22. 음
'10.6.2 1:41 PM (219.78.xxx.116)카후나님 걱정도 좀 되고요..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고 해서 꼭 긍정적인 효과를 보는 건 아니에요.
이 글보고 다른 분들도 하실까봐 조금 걱정되네요.23. 카후나
'10.6.2 1:42 PM (118.217.xxx.162)네. 정말 고맙습니다.
근데 제 메모를 허락없이 보는 사람들하고 번번히 싸울 수도 없어서
할 수 없이 그냥 놔뒀습니다.
그게 죄라면 책임 져야죠...24. ㅋㅋ
'10.6.2 2:14 PM (125.177.xxx.193)저 카후나님 당연히 남자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저 위 댓글에 여자.. 깜짝 놀랐다가
다시 댓글 읽으며 고개 끄덕거렸네요.ㅎ
귀엽게 유난스러우셨어요~25. //
'10.6.2 2:14 PM (121.150.xxx.212)미혼이시면...
저랑 사귀실래요? 3333
재치 만점, 개념 만점입니다.
ㅋㅋㅋ26. 카후나님...
'10.6.2 2:19 PM (61.81.xxx.192)*^* 글 솜씨도 어찌나 좋은지, 웃다가 배꼽 빠지는 줄 알았네요...
저는 너무 점잖게 투표를 해서 님이 부러워요.
초금 힌트 주시면 저도 써 먹을 수 있었는데, 아쉬워요~
이 방법을 써먹으려니 2년을 기다려야 하넹...27. 꽈당
'10.6.2 2:29 PM (94.202.xxx.40)허약해서 학생 때 운동선수도 10년밖에 못하셨다고....ㅋㅋㅋㅋ
28. 카후나
'10.6.2 2:38 PM (118.217.xxx.162)제가 진짜 우둔한 가봐요 ㅋㅋㅋ
저렇게 떡 투표를 잘 마치고 삼양라면 사들고 집에 왔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심상정 후보 사퇴 안내문을 못본거 같아요.
식식 거리고 죽일넘들 살릴넘들 하고 다시 가볼까 별생각 다하고 있는데
문득 생각이 들었어요...
아참... 난 경기도가 아니구 서울시지...
유시민에 몰입하다보니 잠시 별걸 다 흥분했다는... ㅎㅎㅎ29. 긴허리짧은치마
'10.6.2 2:51 PM (124.54.xxx.244)아참... 난 경기도가 아니구 서울시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맘 졸이고 있다가 웃네요...ㅎㅎㅎ30. 한명숙화이팅
'10.6.2 3:16 PM (59.15.xxx.128)님글 너무 재밌어요
저도 신랑이랑 생각있는 사람은 누구,누구 찍더라 이런 얘기하면서 갔다왔는데 큰소리로 할 용기는 안나더라구요.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들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좀더 계획적으로 할 것 그랬다는 생각이 드네요.31. 한명숙화이팅
'10.6.2 3:17 PM (59.15.xxx.128)저도 입구에서 왜 심상정 후보 사퇴 안내문 없어 하고 말하고선
집에 와 생각하니 여기는 서울이지...ㅋㅋㅋ32. 카후나
'10.6.2 3:30 PM (118.217.xxx.162)슬픈 사실은요... 위의 내용이 다 진실이에요 ㅠㅠ
100킬로는 훨씬 넘는다.
포함해서요. 엉엉33. ㅋㅋㅋ
'10.6.2 4:25 PM (124.49.xxx.81)저는요 그메모지 1차투표함에 풍덩 빠져버렸어요
제이름과 선거번호도 같이 적어놨는데...
제 빨갱이라고 조사나오면 어떡하죠?
무서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