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며는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鐘路)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드리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이 깨어져 산산조각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리까.
그 날이 와사, 오호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기어
커다란 북을 만들어 둘처메고는
여러분의 행렬(行列)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꺼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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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시를 배울땐,
별로 맘에 와닿지 않았지만,...
굳이 평생 알지 못해도 되는데...
저렇게 마음을 흔드는 詩 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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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ㅣ : 그날이 오면...
poet 조회수 : 299
작성일 : 2010-06-02 00:25:11
IP : 112.151.xxx.9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따스한 빛
'10.6.2 12:29 AM (122.37.xxx.145)동감입니다.
2. 저도
'10.6.2 12:29 AM (183.100.xxx.68)싯구 하나하나에 마음이 요동치네요.
내일 우리는 새로운 대한민국 시도단체장을 만날 것입니다!!
가슴이 벅찹니다.3. ..
'10.6.2 12:31 AM (121.138.xxx.60)그러게 말입니다.
영화 '시'도 그렇고..요즘 시의 힘과 울림을 다시 느낍니다.
왜 요즘 유독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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