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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 그리워할 줄 알았는데..

밀짚모자 조회수 : 623
작성일 : 2010-05-23 14:17:35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5월 23일이라.. 담담했지요.
뉴스에서 신문에서 떠들어도. 나는 그냥 비슷한 하루가 될 줄 알았어요.
그저.. 비가 많이 내릴거란 예보에, 에이구 무심하기도 해라.. 날씨라도 좀 맑아주지..
좋아할 사람 몇몇 있겠구만..  뭐 그런 생각만 했지요.

그런데 언제나처럼 들리던 어느 블로그에서,
그분 정치성향을 잘 몰랐는데.. 오늘 포스팅 된 글에 그리운 첫사랑이라고 되어있더라구요.
글을 워낙 잔잔하게 잘 쓰는 분이라 별로 길지 않은 포스트였지만 몇 줄 읽다가 저도 울컥했습니다.

저는 광주에 삽니다. 어렴풋이 80년의 일이 기억나는 518 세대이고,
중고등학교를 시내 가까운 곳에서 다녀 최루탄 냄새 맡고 눈물 깨나 흘린 세대이지요.
지금이야 어떤지 모르겠지만, 전남대 다닌다면 다 학생운동 하냐고 묻던 그 시절에 전남대를 졸업했구요.
마치 물려 내려오는 약속인 듯, 김대중 후보를 찍었고, 노무현 후보를 찍었고,
너무너무 찍을 사람이 없었지만 이렇게라도 한표가 도움이 된다면..하는 심정으로 정동영 후보를 찍었지요.

광주 산다면, 광주 토박이라면,
"아.. 광주분이세요?" 하는 그 뉘앙스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광주시민이라기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던 저였지만,

오늘 참. 마음이 울컥하는군요.
작년 상중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마치 어디엔가 살아있을 것만 같은 그분.
어디선가 밀짚모자 쓰고 나타날 것만 같은 그분을.. 조용히 한번 생각해 봅니다.
IP : 121.147.xxx.21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랑이여
    '10.5.23 2:22 PM (222.106.xxx.150)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라는 작품 내용이 생각나게 하는 님의 글입니다.

    "나는 안 그리워할 줄 알았는데.. "라는 마음이 사회적인 현상에 어떤 과정을 거쳐 분노하고 슬픔을 느끼는지 그 책의 내용은 그렇게 진행되어 갑니다.

  • 2. ..
    '10.5.23 4:40 PM (110.12.xxx.230)

    저도 일년 넘 무심히 지냈습니다..
    죄송할만큼 ...
    눈물도 안날줄 알았습니다..
    는데 밀집모자쓰신 모습이 방송에 잠깐 보였습니다...
    또 가슴이 먹먹해져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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