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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요.
연애하고 신혼초에는 남편이 참 이해심도 많고, 마음도 착하고, 저를 배려해줄 주 알고 그런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그러나 9년쯤 살다 보니 완전 속은 느낌이에요.
와이프가 임신을 해서 힘들 건, 어린 아이들 둘 돌보는 거.. 그런 거 눈에 하나도 안 들어오나봐요.
9년동안 왜 이리 섭섭한 게 많이 쌓였는 지..생각하면 참 속상하답니다.
한 번 별 거 아닌 일로 말다툼이 있거나,
아니 말다툼이라도 하면 다행입니다.
그냥 말을 안 합니다.
신혼초에는 그럼 제가 왜 화가 났냐. 왜 그러느냐 묻기도 많이 물었는데,
본인도 말 안하고, 며칠 지내다보니 화가 나긴 났었는데, 왜 났는지는 잊어버리기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그러면서도 말은 계속 안 합니다.
이제는 제가 말을 잘 안 합니다.
원래 저는 그런 성격은 아닌데, 말 해봤자, 남편은 늘 반대하거나, 늘 나를 비난하거나 그런식..
내 마음을 전혀 알아주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걸 한두번 겪은 게 아니라
근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그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남편에게는 말을 잘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수시로 삐지고 말 안 하는 남편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것도 줄게 되고,
신혼때는 제가 하루 말 안 하고 지내는 것도 힘들어서 먼저 말 걸고 그랬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3일도 버텨지고, 일주일도 버티게 되고..
내버려두니 한달도 말을 안 하더군요.
남편에게 미안하지만, 저도 이제 더이상 말 걸어줄 애정이 남아 있지를 않네요.
아이 둘이 있따보니, 우리가 냉전이면 불쌍한 건 아이들 뿐입니다.
그래서 정말 참고, 최대한 남편 안 삐지도록 맞쳐주며 살지만,
그게 늘 뜻대로 되지 않네요.
어제부로 남편이 또 말을 안 하길 시작했어요.
이번엔 얼마나 갈까요? 아이들 봐서 또 풀어야겠지만,
결국 제가 속상한 건 전혀 해결보지 못한채 제가 먼저 또 굽히고 들어가봐야겠죠?
정말 싫습니다.
이렇게 사는 게 이번 한번만으로 끝난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늘 반복 될 거라는 걸 잘 알아요.
정말 같이 살고 싶지않지만,
아이들 때문에 이혼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첫째가 5살, 둘째가 9개월입니다.
둘째가 20살이 되는 날을 꿈꿔봅니다. 저 그 때 이혼 할꺼에요!
1. 부디
'10.5.16 10:57 PM (180.71.xxx.128)물론 원글님이 남편분과 평생의 반려자로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남편분 심성이 좀 그러신 것 같아요.
사람은 바뀌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아이들 잘 키우시고 지금 맞벌이 안하신다면 둘째 좀 크면 본인 스펙도 좀 키우셔서
맞벌이 하시고 돈도 많이 모으셔서 정말 때되면 당당하게 이혼하세요.
와신상담...2. ㅎㅎ
'10.5.16 11:04 PM (115.136.xxx.234)우리 집이랑 거의 비슷하네요.
아마 거의 변하지 않을 겁니다. 분위기 좋으려면 제가 늘 입안의 혀처럼 말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살얼음 걷는 기분이죠.. 자기 행동에 대한 아주 약간의 평도 못 듣고 조금만 맘에 안들면 삐지고 정말 짜증납니다.
아이가 어리니 정말 힘들겠어요. 저는 고딩, 중딩이라 많이 나아졌고 이제 그 생활 좀 익숙해져서 많이 기대 안하고 삽니다.
나이들면 남자가 더 힘들어해요. 약 20년 살았는데 남편이 말 안하면 저도 안합니다.
남편이 힘들어하면서(소화기가 약해서 스트레스 받으면 장애가 오지만 그래도 자기 성격 굽힐줄 모릅니다) 지내도 모른척 합니다. 제 기분 풀어질 때까지 말 안해요.
맞벌이이고 남편이 저보다 아주 쬐금 더 벌지만 집안 일 거의 안합니다. 이것 얘기하면 또 싸움하니 그냥 둡니다. (급여통장은 제가 관리하죠) 자기 기분 좋으면 아주 가끔 청소기 돌리는데 깨끗이 하지 않아 별 도움 되지도 않습니다.
아이들이 좀 자라고 나니 직장 동료들과 친하게 지내고 주말되면 등산도 하고 지냅니다. 남편과 같이 여행이나 등산하려면 남편 원하는 코스로 미리 준비해야하고 여행다니면서도 남편 비위 맞춰야 합니다.(남편은 저랑 같이 여행하는 것 좋아하지만 게을러서 먼저 얘기 꺼내는 적 없습니다. 준비도 당연 안하죠)
남편 삐지면 그냥 제 동료들이랑 잘 지냅니다.
저런 사람 잘 안고쳐집니다.
"자기애 인격장애" 뭐 이런 성격이더군요.3. .
'10.5.16 11:09 PM (183.98.xxx.186)저희 남편과는 양상이 약간 다르지만 자기에게 맞춰주지 않으면 삐지는 면은 같군요.
연애때는 안그랬죠. 제 발도 닦아줬는데..
저도 이제는 힘든 일 남편에게 얘기 못하겠단 생각 들어요. 요새 특히 어떤 일을 겪고나서 더..
사실 남편도 많이 힘든터라..
저는 요새 남편에게 마음이 많이 닫혔어요.
지금 이 고비를 넘어가면 예전처럼 아주 알콩달콩까진 안되겠지만 의사소통은 되리라 믿으며 살아보려구요.
이혼보단 낫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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