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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갈까요..?(이혼 고민)

이혼? 조회수 : 1,761
작성일 : 2010-05-16 22:09:34
결혼생활을 계속 해야 하는지-계속 고민 중에 있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가 둘 있고(초등학생/유치원생),
만약 이혼을 하게 된다면 제가 아이를 키우기는 어렵게 될 것 같아요(경제적 이유 및 성별..).
제가 이 끈을 놓게 되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사람은 아이들이어서 계속 참고 있었습니다.

결혼생활을 당장 그만두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남편이 바람을 핀 것도 아니오, 치명적인 성격차이도 아니오, 시집 식구들이 죽도록 못살게 구는 것도 아닙니다.

남편에게 바람 비스무리한 흔들림은 한 번 있던 것 같고(심증. 물증은 없어요.),
10년 연애 끝에 결혼한 남편과는 서로의 성격을 속속들이 잘 아는 편이고,
아이들에게는 잘해주는 좋은 아빠..에요.
(토요일에 제가 몸이 안 좋으면 아이들 등하교 시키는 것쯤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가끔 속을 뒤집어 놓고, 노후대책이 없는 시부모님이 계시고요.

결혼생활을 그만두어야 할 결정적인 이유는 없으나,
이 생활을 계속해야할 이유를 모르겠어요.
아이들 때문에 몇 번의 고비를 넘기기는 했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암울한 미래 밖에는 떠오르지 않거든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아이들 키우면서 일하고 있고요(재택근무),
아둥바둥거리며 간신히 하층은 면하며 살고 있는 실정이지만,
잘 살았던 시절의 소비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시집 식구들 때문에 가끔 애를 먹기도 합니다.
(해외여행이니 명품이니 누리고 싶어서 안달난 시모..가 계시죠. 가끔 그 뒤치닥거리를 하고요.)

지금은 어찌저찌 산다고 해도,
아이들 대학 보낼 무렵이면, 빚더미에 앉은 시부모님 모시게 될 것 같고,
(장남이고 남편 외에는 월급을 갖고 오는 사람이 없습니다.
시아버지, 시동생은 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빚잔치라고 알고 있어요.
두 집 모두 집은 있지만 대출이 집값의 반... 그런 수준요.)
또 역시 마음은 앞서나 능력은 없는 남편 때문에 제가 아둥바둥 뒤치닥거리를 하겠지요.

닥치지 않는 미래 때문에 지레 겁을 먹고 이혼.. 이건 아닌데,
하루하루가 너무 지겹고 버거워서,
이렇게까지 해가며 내가 이 남자와 살아야할 이유가 뭘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제 나이 35이고, 이혼한다면 혼자서 먹고 살만한 능력은 됩니다.

계기가 있다면 지난 주에 유산을 한 것 때문인 것 같은데..
유산의 직접적인 원인이 남편에게 있는 건 아니지만.. 원망스러운 마음이 지워지지가 않네요.
원했던 임신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명이라 낳고 싶었는데 잘못되었거든요.
몇 달 동안 제가 무리해서 일을 하고 있어서...
(아이 둘 키우면서 하루 최소 12시간은 컴앞에서 일을 했거든요..)
자책감도 크고, 그냥 이런 상황들이 다 싫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여기 명언처럼, 그렇게 그냥 깊게 생각하지 말고,
토끼 같은 자식들 생각하며, 내 일을 하며 그냥 살아가자... 마음을 먹어도,
이러고 있는 게 잘하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몸이 추스려지면 마음도 추스려질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해도 마음이 자꾸 안 좋은 쪽으로 기우네요.

여전히 몸 추스릴 새도 없이 일을 하고 있어야 하는 이 현실도 싫고,
제 마음이야, 제 상황이야 어쨌든,
제게 깐죽거리기도 하고, 치근덕거리기도 하고, 편안하게 졸고 먹고 자는 남편이... 참.... 싫습니다.

이런 상황에서의 이혼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겠지만,
이 결혼생활을 지속하는 것도 날 위한 현명한 선택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지워지지가 않네요.

제 스스로가 너무 한심해요.................
IP : 218.50.xxx.2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결혼 생활을
    '10.5.16 10:17 PM (61.81.xxx.188)

    당장 그만 두어야 할 이유가 없고 단지 이렇게 사는게 싫어서요?
    이혼 후에 닥칠 여러가지일들이 상황이 싫어 또 회피 할 분 같아요
    그렇게 재혼두 확 하실 분 같구요
    원글님 근데 주위 보면 대부분 그렇게 아웅 다웅 하며 살더라구요
    삶이라는게 다 그렇더라구요
    구체적인 계획 없이 이렇게ㅡ 사는게 싫다 그건 본인 인생에 대한 회피밖에 안되구요
    아이는 내가 티울 수 없을 것이다 무책임한 발언 이네요
    구체적인 계획 도 없이 혼자서 어떻게든 먹고 살겠지 하니는 분 같아
    진짜 한심하게 느껴져요

  • 2. .
    '10.5.16 10:17 PM (183.98.xxx.186)

    원글님이 왜 한심하죠? 이 글만 읽어서는 도통 모르겠네요.. 그저 안타까울 뿐이죠.
    이혼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원글님.
    저는 요새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
    이 불행한 결혼을 지속하는 것이 나에게 의미가 없고 다 벗어버리고 싶은데
    그게 100만큼의 괴로움이라면
    이혼후의 생활은 한 200 될거에요..
    200만큼의 괴로움보다는 100만큼의 괴로움이 낫다고요.
    누가 나더러 너 행복하게만 살라고 했나요. 신이?
    인생에 꽃길만 있는 거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그 정도면 힘들게 하는 시댁 맞습니다.. 엽기까지는 아니지만..

    좀 더 기다려보세요.. 이혼을 하게 되면 여기에 물어보게 되지도 않아요.. 자연스레 결정이 나지요 내 마음안에서..

  • 3. 친구도
    '10.5.16 10:20 PM (120.51.xxx.225)

    만나고 하면서 다른 즐거움을 찾으면서 잠시 남편을 친구다
    생각하시면서 생활해 보심 어떨까요?
    넘 심각하게 이것 저것 생각마시고
    그냥 간단히 생각하시구요.
    사람들 다 사는 거 고만고만 하고 그래요...
    애들 잘 키우고 하는 것도 엄마로서 여자로서의
    행복이다 생각하고 이 고민 잘 넘기시리라 믿어요.

  • 4. 힘내세요
    '10.5.16 10:32 PM (222.101.xxx.77)

    아이들이 아픈것도 아니고 당장 살집이 없는 것도 아니고
    큰돈은 아닐지 몰라도 남편도 원글님도 경제적으로 무능한 것도 아니고
    거기다 아이들까지 예뻐하는 자상한 남편이 있는데..
    어찌보면 누구나부러워할 남부러울것없는 가정이죠
    몸이 아프니 여러가지 더 비관적인 생각이 드실거에요
    뜬금없이 들리시겠지만 아침에 새로 끓인 국 젤 맛날때 새로 한밥과 함께 드시구요
    아이들하고도 공부나 이런거 생각하지말고 눈마주치고 편안하게 웃고 뒹구세요
    내몸이 편안해지면 그담엔 똑같은 현실이라도 달라보일수있습니다
    다른 생각하지마시고 몸부터 추스르시길 바래요

  • 5. 주변의
    '10.5.17 7:47 AM (119.196.xxx.239)

    이혼한 여자들 삶을 보면 연속극에서처럼 말탄 왕자님 만난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외롭고, 생계에 허덕이고, 성적으로 문란해지고, 삶의 허무를 뼈저리게 느끼며 사는
    경우를 많이 봐서 그냥 이혼하지말고 살기를 권유해 봅니다.
    단 이혼했다 치고 남편이 뭐라든 시집에서의 부당한 요구는 칼같이 자르고
    님의 행복과 아이들의 성장과 성공만을 위해 돌진해 살다보면
    좋은 날이 있을겁니다.

  • 6.
    '10.5.17 11:10 AM (116.33.xxx.18)

    너무 힘드셔서 그런거에요. 좀 쉬셔야 또 한번 인생을 끌고갈 힘이 생기실 텐데.... 결혼은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래요. 결혼 깨셔서 혼자사셔도 또 다른 고뇌가 있으실듯. 그래도 결혼생활 지켜낸 댓가, 아이들 잘 키운 댓가는 꼭 받으시리라 봐요. 해방구를 좀 찾으시면 어떨까 싶어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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