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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아들이 학교를 가지않겠다고 합니다.지혜를 구합니다.
부끄럽지만 이렇게라도 도움글 올려서 후회없는 선택을 하고싶네요.
중3때부터 전자기기에 관심을 갖더니(그 전부터도 핸폰 엠피3등 관심있었지요)
필요하다 싶으면 사주었습니다.
새로운게 나오면 자꾸 그것에 관심을 갖고.
작년에 등교를 거부하여 학교 간다는 조건으로 무리하게 핸폰도 기타 등등 사주었습니다.
며칠전 또 새로운걸 요구해서 학교가는것과 물건 사는걸 결부시키지 말라했더니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사주지 않으니까 그렇게 한다는겁니다.
시간 있을때 자퇴했을때 여러가지 일어날수 있는 상황들 자주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주위에서도 많은 도움말 주었구요 .정신과 상담도 받고있구요.
아직까지 결석은 한번 했지만 중학교때 그런 경험이 있어서 사실 겁이 납니다.
그렇다고 공부를 거부하지는 않고 ..
며칠 가든지말든지 내버려두고 싶지만 기질로 봐서는 가지 않을듯싶네요.
학교를 하루이틀 빠지면 가지않는게 아니라 못가는거라고해서 며칠 내버려두는것도 방법이 아닐듯 싶고요.
이런 문제만 빼면 친구관계도 원만하고 제게 하는 행동도 나쁘지 않습니다.
언젠가 자퇴서 내러 학교에 가자고했습니다.아들이
니가 가서 하고 오라고 ,난 자퇴 원하지 않으니 그러고 만적도 있습니다.
원하는거니 들어주겠다고 자퇴를 시킬까요?
경험있는 엄마들은 이때는 제 정신이 아니니 살살 달래보고 참아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너무 힘듭니다.
지금이 문제가 아니라 졸업후 사회 생활도 걱정이됩니다.
엄마 약점을 갖고 엄마를 갖고 노니까 저도 극단적으로 한번 나가볼까요?
원하면 시켜주겠다구요..
새벽까지 좋은의견 듣고 글 지울까 싶네요..
1. 아직까지는
'10.5.16 8:14 PM (121.124.xxx.4)자퇴생 시선이 곱지 않은걸 느꼈네요.
우리딸 고2때 자퇴했고요.
집에서 6개월 놀다가 지켜서 스스로 다시 공부하더군요.
친구관계 원만하고
다만 학교생활에 회의, 깊은 회의를 느껴 스스로 자퇴했고
그래서 우리부부는 동의했습니다.
그 이후, 자퇴생 무척 많다는거 알게 되었고
훨씬 다양하고 폭넓은 길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답니다.
아이가 갖고 논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자퇴를 너무 원하면 그것도 길이 있다는거 아시라고 한마디 적어요.
대학이 문제점중 하나일텐데
우리 아이는 남들이 말하는 좋은 대학 들어갔습니다.2. 엄마맘
'10.5.16 8:17 PM (114.206.xxx.98)에고 고민 많이 되시겠네요..
글 많으로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르겠고 아들내미를 잘 아시는 분들께 조언을 들으시는 것이 어떨까 싶어요,,, 작년 담임선생님이시던가 아님 올 담임 선생님이시던가....
아이가 믿고 신뢰하는 분들의 도움을 받으시는것이 좋을것 같네요..
아이가 원한다면 자퇴보다는 휴학 같은것은 어떨까 싶네요..
저 아는분 아들 고딩 내내 자퇴하겠다고 엄마 협박했는데 부모님이 학교 까지 옮겨가며 마치게 해주었더니 지금은 부모님께 감사하다구 인사한다네요..
좋은 결과 있으시기 바래요..3. 지혜
'10.5.16 8:40 PM (112.152.xxx.146)여러 어머님들이 지혜를 주시면 좋을 텐데...
지금 이 원글님 아들의 문제 핵심은
자퇴를 시키느냐 마느냐가 아니라고 보입니다만.
정말 자퇴를 하고 혼자 공부해 보고 싶거나 학교를 떠나 자유롭게 살아 보고 싶은 것도 아니고
지금 이 녀석은(죄송합니다)
가지고 싶은 새 전자기기들을 얻어내는 수단으로
학교 안 간다고 버티기-협박하기를 쓰고 있는 거잖아요.
얘는 지금 학교가 가기 싫은 것도 아니고 방황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엄마를 협박하고 있는 거예요... 용돈 올려라, 뭐 사내라, 이런 것처럼 떼를 쓰고 있는 거잖아요.
일단은 버릇을 잘못 들였는데...
저같으면 혼구멍을 단단히 내서 엄마를 가지고 놀려고 하면 안 된다는 걸
따끔하게 알려 주겠지만, 그건 제 생각이고... 다른 지혜로운 분들이 더 답을 주셨음 좋겠네요.
에휴. 엄마 속 썩이는 방법도 가지가지지...
그러나 원글님, 아픈 말씀 하나 드리자면
감히 엄마를 대상으로 학교를 가네마네 협박할 수 있게 자리를 깔아 준 것도
원글님이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이 아프네요.4. 순이엄마
'10.5.16 8:43 PM (116.123.xxx.130)아이들 내 맘대로 안되죠. 무엇보다 다큰 아이는 더더욱 공교육이 힘들다면 아이에게 대안을 생각하게 하심이 어떤지요. 막연히 자퇴하겠다가 아니라 자퇴후의 계획을 세우게 해 보세요. 자퇴가 인생의 끝이 아니라 자퇴후에 어떻게 하느냐에 인생이 달려 있는 문제라 아직까지님처럼 좋은 결과 의외로 많습니다. 억지로 학교 다니다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도 적당한대 졸업하면 ...
5. 순이엄마
'10.5.16 8:46 PM (116.123.xxx.130)지혜님 글읽고 다시,
엄마를 가지고 줄다리기 하는거라면 전 굶겨 죽이겠습니다.(이건 전적으로 제 생각이고요)
모르는척하시고 자퇴 계획서 세우게 하심이 좋겠네요. 계획표 보고 결정하자고 냉정하게 말씀하시고 자퇴후에는 독립하라고 하십시요.6. 원글
'10.5.16 9:35 PM (211.202.xxx.150)지혜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렇게 만든 게 제 탓이지요.
다른 이유는 없고 단지 그때문입니다.
굶겨 죽이고 싶네요 저도
지혜님 좋은방법없을까요?
낼 아침 같이 등교해서 자퇴하자할까요??
더이상 말 안나오게..7. .
'10.5.16 10:13 PM (125.178.xxx.146)원글님 너무 자책 하지 마세요.
사춘기 아이들 상대하기 정말 힘들고..상식이 통하지 않을 때 많아요.
제대로 잘 자라다가도.. 이해못할 짓 아주 많이 합니다.
어려운 시기예요. 부모나 아이들이나..
그 시기에 아이들 상대로 이길수는 없는거 같아요. 말투나..행동를 교정하긴 더 힘들고요.
사춘기 전에 인성교육에 힘썼어야 되는건데..그 또한 우리는 쉽게 놓치지요.
자퇴를 하겠다는 이유가 전자기기를 사기 위함이라면..전자기기에 그렇게 목 매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학교생활에 재미를 못붙여서 아님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아니면 기계에 관심이 많아서..좀 더 아이의 속맘을 헤집어 보세요. 일단 자퇴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니 시간을 두고 좀 더 신중히 생각해보자고 하시구요. 아이와 감정 싸움 하시지 마시구요. 우선은 시간을 벌어보세요. 그러면서 아이가 그러는 원인파악을 좀 더 해보세요. 감정싸움은 금물이지만 단호한 모습은 반드시 필요한것같아요. 니 결정의 책임은 니가 져야한다는 거! 원글님 기운내시구요~8. jk
'10.5.16 11:25 PM (115.138.xxx.245)매는 저럴때 들라고 있는거죠.
다리몽둥이가 부러질 정도로 패세요!!
님이 해결하려고 하지 마시고 파더가 해결해주는게 가장 좋죠.
저런 상황에서 님이 타협을 하거나 구슬린게 잘못입니다.
애 입장에서는 자기가 갖고싶은걸 엄마를 협박하면 얼마든지 얻어낼 수 있는데 협박하는게 당연한거죠.
해결책은 존나 패서 말을 듣게 하던가..
그게 아니면 아예 아주 큰걸 내세우세요. 다시 말해서 애가 갖고싶어하는게 2-30만원짜리다.
그럼 아예 통크게 50만원 짜리 혹은 50만원을 지를 수 있는 권리를 주는겁니다.
단 조건은 1학년을 마칠때까지 자퇴나 다른소리는 절대 안한다!! 라는 조건이죠.
이거랑 그냥 사주는거랑 뭔 차이가 있느냐?
"시간"이 다른겁니다.
다시 말해서 니가 학교를 다니면 ??를 사주겠다. 지금 당장!!
니가 내년 1학년 마칠때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학교를 잘 다니면 너가 원하는걸 해주겠다.
이건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습니다. 걸리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애를 패시는게 안되는 상황이라면 그럼 시간을 더 길게 잡아서 보상을 주세요.
같은 보상이라도 바로 해주는것과 몇개월 시간을 끄는것은 큰 차이가 있는데 실제로 시간을 참는다는게 상당히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즉각적인 보상은 원하는게 있을때마다 해줘야하지만
시간을 길게 끄는 보상은 1년에 한번 고등학교 마칠때까지 총 3번만 해주면 됩니다.9. 음
'10.5.16 11:43 PM (121.151.xxx.154)원글님
저희아이도 학교를 다니지않는 아이이지만
원글님 아이는 학교를 다니고 아니고가 아니라
엄마에게 자신이 얻어내는것을 요구하기위한 방패라고 생각이 드네요
그건 그동안 자식과 부모가 소통이 되어된것이 아니라는것이지요
저라면 그런 요구할때 확실하게 거절하겠습니다
그아이는 부모가 자퇴를 원하지않으니 자퇴를 무기로 그리 나오는것이지요
그게 무기로 만든것은 원글님이시구요
저라면 맘대로해라
그리고 인생도 너가 알아서 살아야한다라고 못박을것같습니다
나는 너가 고등학교 제대로 졸업하고 대학을 가지못한다고 할지라도
너의몫은 하고사는 어른으로 자라기 바래서 학교가지않는것을 막을려고했는데
학교가는것이 그리 싫다면 이젠 그만하자라고 말하고
너가 학교를 가지않는 그순간 너는 알아서 돈을 벌어야하고
알아서 살아야하는것을 잊지말라고하세요
아이가 정신차리든 억지로 어쩔수없이 학교를 다니게 되면 그때마다
보상하는것은 해도 됩니다
너가 학교에가서 고마워서 너가원하는옷을 사준다
너가 학교에 가는것이 신기해서 너가 먹고싶은 음식을 사준다로 하고
아이가 학교를그만두고 집에 들어온다면
바로 내쫒을겁니다
부모가 원하지않는일을한다는것은 부모조차 인정하지않는다는것인데
해줄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10. 그냥
'10.5.16 11:53 PM (118.222.xxx.229)자퇴를 하든 말든 맘대로 해라...
대신 앞으로 너 집에서 밥 먹여주는 것 외에 전자제품?같은 것은 꿈도 꾸지 말아라...
님 아드님이 자퇴를 무기로 어머님을 협박하고 있다면
님께서도 학교다니는 것을 전제로 해서 아드님을 협박해보세요..^^
아드님이 엄마 손바닥에서 놀게 해야지요...엄마가 아들 손바닥에서 놀면 되나요...
절대 때리진 마시구요...^^;;11. 지혜
'10.5.17 4:02 AM (112.152.xxx.146)아무래도 어머님들이 좀더 좋은 의견을 주실 것 같아서 기다렸는데...
그냥 제 의견을 써 보겠습니다.
(저는 미혼입니다만 아이들을 다루는 일을 오래 했습니다.)
그 나이 또래 아이들,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어머님들 생각입니다.
사실은 꼭 그렇지는 않아요. 아주 심하게 엇나간 범죄자 수준의 아이가 아닌 다음에야
아무리 반항하고 부모를 볶아도 애들은 애들이고,
특히나 원글님 아들 수준이면... 제가 보기엔 철없는 어린아이 수준으로 보입니다.
계획적으로 엄마를 볶고 괴롭히는 것을 즐기거나
어디 가서 악한 짓을 할 아이는 아닌 것 같다는 거죠.
그냥, 철이 없어도 없어도 너무너무 없는 애예요. 지금 얘는.
정신적으로 비뚤어진, 정말 저건 악마 아닌가 싶은 아이들도 가끔 가다 있지만
아이들은 사실 아이들일 뿐이고, 어른이, 이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겨야 해요. 완력이나 무조건적인 권위 말고, 논리와 말발로 이겨야 합니다.
(이거 정말 중요합니다. 꼭 기억하세요.
그리고 절대 싸우듯이 소리 높이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돼요. 이건 말발이 아니고
말다툼이 되어 버립니다. 애하고 투닥거리는 꼴이 되는 거죠.)
아무리 애들이 따박따박 말대꾸 하고 그래도, 애는 앱니다.
오히려 말로 어른을 이겨먹으려 드는 아이일수록
말로 한 번 이겨 놓으면 서열이 제대로 정리가 돼서 두고두고 편해요.
아무리 덤벼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저 어른은 내 적수가 아니구나 깨닫는 순간
꿇는 겁니다.
아이들을 말발과 논리, 필요하면 등줄기가 써늘해질 정도로 무섭게 잡아 놓으면
걔네가 얼마나 고분고분해지는지... 아마 부모님들이 보면 놀라실 겁니다.
그리고 오히려 아이들도 거기에서 안정감을 느껴요.
그 나이 또래 애들이 그렇거든요. 세상에 자기 위에 사람이 없고 지가 제일 잘난 것 같지만
(부모도 하찮아 보이고 모든 게 다 시시해 보이죠)
사실 또 자기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라는 걸, 세상이 무섭다는 걸,
뭘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걸 그 애들은 매일매일 느끼거든요.
누군가 믿을 만한 어른이 자기를 꽉 잡으면, 그게 애정을 바닥에 깔고 있는 것인 한
결국은 아이들은 그 어른을 따릅니다. 말, 기가 막히게 잘 듣죠.
나는 우리 애 도저히 못 이기겠다...그 말재주를 못 당하겠다, 하시는 부모님들 보면
안타까워 죽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순간 애들은 다 알아요.
그런 생각을 하시는 순간 지는 겁니다.
애들의 논리가 얼마나 어설픈데요. 그걸 못 이기시는 건
자식이라서, 마음이 약해져서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아 그렇게 지시는 건
부모와 자식에게 좋을 것이 없어요.
여기서, 사춘기 반항이 하늘을 찔렀던 사람으로 말씀드리자면...
윽박지르고 힘이나 나이로 아이를 누르지는 마세요. 이건 정말 중요한 겁니다.
무조건 조용히 하라거나, 어린 녀석이 대들지 말라, 까불지 말라거나 하는 거...
반항심만 잔뜩 키워 줄 겁니다.
감정을 배제하고 차분히, 서늘하게, 조목조목 말씀하실 수 있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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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jk님이 제시하신 것처럼
죽어라 패는 것도 방법이 됩니다. 대신 거기에는 경고가 선행돼야 합니다.
시한을 주고 봐 줄 수 있는 한계를 그어 주고 그걸 못 지키면 때려서라도 지키게 한다,
그런 거.
그냥 열받아서 패면 애 완전 엇나갑니다.
때린다 해도 내가 너를 왜 때리는가, 어떤 바른 인간이 되기를 바라 때리는가,
이런 것들을 명백히 일러주고 감정 없이 해야 합니다.
대신 아들은 아빠가 패야 하고
빈도가 잦으면 안 되는데
한 번 체벌을 할 때 정말 눈물이 쏙 빠지게 해야 합니다. 서열 정립이죠.
(딸은... 웬만하면 때리지 마세요-_- 반항심이 우주까지 뻗치는 걸 보게 되실 겁니다.)
이게 안 되신다면 그냥, 체벌하지 마세요. 서로 감정의 골만 깊어집니다.
그리고 기간을 길게 잡아 보상하시는 것도... 하지 마시라고 하고 싶네요.
이건 ‘음’님이 쓰신 것이기도 한데...
<너가 학교에가서 고마워서 너가원하는옷을 사준다 너가 학교에 가는것이 신기해서 너가 먹고싶은 음식을 사준다로...>
이거, 절대로 안 됩니다. 답글 주신 음님께는 감사하지만
칭찬과 보상은 아주 다른 거예요. 이걸 구분 못 하시는 많은 부모님들이
양육을 어렵게 하시거나... 혹은, 망치십니다...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당연한 것에 보상을 해 주지 마세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에 보상을 연결시키지 마세요. 절대 말로 꺼내지도 마세요.
당연히 가야 하는 학교에 가는데 왜 고맙습니까?
엄마가 고마워서 그래~ 정도로...기쁘다는 걸 표현하신 건 알지만
그래도 그러시면 안 됩니다. 네가 학교를 가건 말건 그건 네 인생이다, 가 돼야 하는데
보상이라뇨.
맛있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열심히 공부를 하는 모습이 예뻐서 해 주고 싶으셔도,
공부 열심히 하려면 몸이 건강해야 하니까... 엄마가 열심히 음식을 한다, 라든가
그냥 아예 공부랑 결부를 시키지 말고, 애가 예쁠 때, 엄마는 네가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너의 건강에 신경을 쓴다... 그래서 음식을 공들여 한다, 또는
네가 먹고 싶은 걸 해 주고 싶다... 가 돼야 해요.
말썽부리던 아이가 정신차려서 학교를 열심히 다닌다고 칩시다.
그로 인해 화목해진 가정의 구성원이, 어느 날 기분 좋은 외식을 하러 외출한다,
이건 되지만
학교를 열심히 다니니 맛있는 걸 사 주겠다...
이게 안 된다는 겁니다. 엄밀히 구분을 하셔야 해요. 중요합니다.
원글님.
이제 어떻게 행동할지 알려 드릴게요.
문서를 작성하세요. 컴퓨터로.
그 동안 사 준 물건들의 목록. 가격. 시기 같은 것들.
그리고 아들이 아마도 17살일 것 같은데...
알바몬, 알바천국, 이런 데 뒤지셔서 아르바이트 시세 파악을 해 보세요.
주유소, 패스트푸드(맥도날드 같은), 중국집 배달부(이게 인터넷에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정도. 미성년자를 써 주는 곳. 시급이 얼마인지 찾으시고
하루에 여섯 시간 정도 일했을 때...
열 시간 정도 일했을 때... 얼마를 일해야 그 물건들을 살 수 있는지 계산하세요.
원글님이 사시는 곳의 2,30평 정도 아파트의 시세를 또 쓰세요.
멘트를 준비하세요. 감정을 가라앉히시고.
<지금까지는 네가 원하는 대로 물건들을 사 주었다.
- 이 대목쯤에서 준비한 목록을 보여 주거나, 손에 들고 가만히 들여다 보며
무미건조하게 하나씩 읽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러이러한 걸 언제언제 사 주었구나. 전부 하면 얼마 정도다.
비싼 물건들이다. 그걸 벌기 위해 엄마는(또는 아빠는) 열심히 일했다.-
그건 네가 하는 협박- 학교 안 가겠다고 하는 것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너를 사랑했기 때문이고 네가 원하는 것을 들어 주고 싶은 엄마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네가 학교를 그만두면 어려운 일생을 살게 될 테니
그런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네가 이제 다른 것을 요구하며 학교 안 가겠다고 떼를 쓰는 것을 보니
허탈하고, 마음이 상하며, 내가 괜한 짓을 했다고 후회가 된다.
나는 네가, 시간이 지나면 엄마한테 미안한 줄도 알게 되고
네가 한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구나. 내가 괜한 짓을 했다. 괜히 사 주었다.
너는 너의 협박이 먹혔다고 생각을 하는구나.
거기에 들어 있는 엄마의 뜻을 전혀 헤아리지 못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겠다.
그러니 나는 이번에는 네 말을 들어 줄 생각이 없다.
소용없는 짓을 왜 하겠느냐.
자퇴를 하고 싶으면 해라.
그렇게 하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다.
그 동안 여러 번 얘기를 해 왔으니
자퇴하면 뭐가 안 좋은지, 왜 말리는지 너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말하지는 않겠다. 잘 알면서 하겠다면
어느 정도는 각오도 되어 있으니 하는 말 아니겠느냐.12. 지혜
'10.5.17 4:02 AM (112.152.xxx.146)그러나, 이걸 알아야 할 것이다.
자퇴를 하면 너는 더 이상 학생이 아니다. 열일곱살 먹은 그냥 사람이다.
학생은 공부하느라 바쁜 신분이고, 나는 자식이 공부해서 미래를 대비한다면
자식을 낳은 사람이니 학생 신분을 뒷바라지해 줄 마음이 얼마든지 있지만
어린 나이에 스스로 사회로 뛰어든다면 그걸 뒷바라지하진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밥은 먹여 주고 잠은 재워 주겠다.
하지만 너는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할 것이다.
지금 너는 미성년자니까 이러이러한 일자리에서 일을 할 수가 있고
시급은 얼마얼마다. -준비한 자료 쫙 보여 주실 것-
하루에 열 시간 일하면 한 달에 얼마를 받을 수 있다.
일을 하면 너는 아마도 네가 그 동안 누렸던 것들이 -전자기기들 다시 목록 제시-
얼마나 쉬운 것이 아니었는지 잘 깨닫게 될 것이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돈을 벌어서 너에게 사 주었던 것들을 갚아라.
너를 키워 준 비용까지 달라고 하진 않겠다. 나는 너를 낳아 사랑하며 키운 것이고
그 비용을 계산하자면 아마 너의 평생을 두고 갚아도 못 갚을 큰 것일 테니까.
하지만 너에게 사 주었던 물품들은 -학교 가기로 약속했던 댓가들-
조건이 걸린 것이었는데 결국 네가 이렇게, 어기고 말았으니
그건 받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리고 한 달에 얼마씩 엄마에게 내라.
-알바 월급 계산해 보시고, 차비 용돈 토탈 20만 원 정도 제외한 나머지 모두를 말하세요.-
미성년자니까 밥은 먹이고 재워는 준다고 엄마가 말했다.
그 비용을 내라는 게 아니다.
미성년자니까 또한, 돈 관리를 못 할 것이다. 엄마가 네가 성인이 될 때까지
독립 비용을 모아 주겠다.
법적으로 한국나이 21세부터 성인이니까
그 때까지 돈을 모아 주겠다. 그리고 그 나이가 되면 나가라.
그 때까지 열심히 벌면 방 보증금은 낼 만큼 모을 것이다.
그걸 위해 내라는 거다.
네가 공부를 하고 대학에 간다면, 군대도 가야 하고 하니까
아마 졸업을 27살쯤에 할 것이고, 너는 그 때까지 엄마밥을 먹을 수 있겠지만
네가 학생이라는 신분을 저버리는 이상 그렇게 해 줄 수는 없다.
놀고 있을 수는 없는 거 아니냐. 오로지 학생만이 특권층인데 너는 그걸 버리는 거니까.
- 이런 식으로, 설득 같지 않은데 사실은 설득을 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애가 절대로 눈치채면 안 됩니다.
위기의식을 느껴야 하는 거지, 엄마가 나를 살살 달래고 있구나, 느끼면 뻗댑니다..-
21살이 되면 모아 둔 돈을 줄 테니 나가서 방 얻고 살라는 거다.
그 때는 미성년자가 아니니까 밥도 잠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거다.
그런데 내가 걱정인 것은
네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거다.
요즘은 대졸이 하도 흔해서 고졸도 찾아보기 힘든데
네가 지금 학교를 그만두면 너는 중졸 학력자가 된다.
대한민국 땅에서 중졸 학력자가 발을 붙일 수 있을까? 나는 그건 모르겠다.
(이걸 보시는 분들이 다 대졸일 거라는 생각도 않고... 저는
이 말이 어폐가 있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아이를 잡기 위한 거니까 봐 주세요.)
중졸 학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이런 거고 -아까 그 알바 목록-
너는 계속 그런 일밖에 할 수 없을 것인데
아마 기술을 배워서 노동 일을 할 수 있을 수는 있겠다.
근데 너도 여자친구 사귀고 언젠가는 결혼을 하고 애를 낳겠지.
17살이 21살 되는 거 금방인데, 그러고 열심히 돈 벌다 보면 또 서른 될 거다.
애를 낳으면 집도 있어야 하고 애를 키우는 데 드는 돈도 많다.
요즘 유치원비가 얼만지 아냐?
아마 네가 아빠 될 때쯤엔 더 비싸지겠지.
여기, 아파트 시세다. -준비 자료 보여 주세요.-
시급 얼마, 하루 몇만 원 벌어서 네가 과연
자기 식구 데리고 살 집을 살 수 있을지 나는 잘 모르겠다.
- 냉정하게, 무미건조하게 말씀하셔야 해요.-
은행 대출? 그런 거 좋지.
근데 그거 아냐. 중졸 학력에 직업도 분명하지 않은 사람한테
대출해 주는 은행은 없다.
아마 나중에 애가 학교에 가면
자기 주변에 자기 아빠만 중졸인 걸 알게 되겠지...
부끄러워할지도 모르겠다.
그 때 가서 나를 원망하지는 않기 바란다.
나는 너를 잡을 만큼 잡았고, 설득할 만큼 했으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 고집을 꺾지 않은 건 너다.
그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
자. 오늘부터 이번 주 토요일까지 시간을 주겠다.
-주의하실 것. 정말 학교를 그만둘 건지 생각해 보라는 시간을 주는 게 절대!!!! 아니에요.
이건, 엄마가 여전히 애를 학교에 보내고 싶어한다는 증거밖에 안 돼요.
애들이 얼마나 약은데요. 약점 잡히지 마십시오.
그만두는 건 기정사실화 하고, 무섭게 일을 진행시키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합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자퇴 후 생활에 대해서 계획을 세워서 가져와라.
일요일은 너의 휴일로 써도 좋다. 하지만 그 외의 6일 중에 5일 이상 일해야 하며
하루 이상 집안일을 분담해야 한다.
단 한 시간도 낭비되는 것 없도록, 너를 믿을 수 있게 꽉 찬 일주일치 시간표를 가져와라.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네가 원한 것이며
너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각서를 써서 와라.
그럼 같이 도장을 찍자.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에 학교 가서 자퇴서 쓰는 거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그 뜻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어린애처럼 떼만 쓰는 너에게 매우 크게 실망했다.
가족의 삶을 위해서 노동하는 부모의 수고를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 있느냐.
네가 그 수고를 그렇게 모르고, 굳이 그 편한 학생 신분을 때려치우고 싶다면,
한몫 껴 주마. 이젠 말리지 않는다.
그리고, 아까 말했듯
이제 밥과 잠자리 외에 지원은 없다. 네 힘으로 해결해라.
옷이든 비싼 장난감이든. -이렇게 불러 주세요. 겨우 장난감 따위라는 걸 알도록.-
네가 버는 용돈 내에서 해결해라. 비싸면 돈을 모아서 사라.
그게 그렇게 쉽게 손에 들어올 수 있는 액수의 물건들이 아니었다.
나는 너한테 그걸 못 가르쳤으니, 사회가 너한테 가르쳐 줄 거다.
나는, 사랑으로 감싸 주면 엄마의 깊은 뜻을 네가 헤아릴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너는 네가 나를 협박해서 이겼고, 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겨우 그렇게밖에 생각을 못 하는구나.
학교를 가고 공부를 하는 것이 누구의 일생을 위한 것이냐. 나냐, 너냐.
너를 위해 잘 되라고 밀어 주었더니, 그게 엄마가 두려워하는 무기인 줄 아는 바보같은 녀석,
자기 일생을 걸고 그게 망가지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엄마를 위협하는 녀석이
내 아들이라니. 나는 무척 실망해서... 회복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잊지 마라. 내 인생이 아니고 네 인생이다.
나는 공부도 할 만큼 했고 이 정도면 돈에 그렇게 아쉽지도 않다.
나는 네가 나만큼은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너를 낳은 엄마의 할 일인 것 같아서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안 해도 된다면, 고맙다.
부모의 도리에서 해방시켜 준다니 홀가분하게 받아들이마.
내가 할 말은 이게 끝이다.
네 방 가라.
-------
하시고...
이건 그러니까, 원글님 아들이 철딱서니라는 전제 하에 하는 배팅입니다.
무표정, 평화롭고 가라앉은 목소리, 이게 있어야 해요.
반드시 그래야 합니다.
기싸움입니다. 지면 안 돼요.
충격요법이고, 먹힐 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안 먹혀도- 결국은 돌아올 겁니다.
며칠 뒤건, 한 달 뒤건, 일 년 뒤건.
일 년 뒤씩이나 멀리 가는 건 원하시지 않을지 몰라도
이대로 내버려 두면 정말 일생 망가지는 꼴을 보게 되실 겁니다.
부모 협박해서 돈이나 뜯어가는 인생.
길게 보세요. 학교 좀 빠진다고, 한 달 결석한다고, 일 년 유급한다고
망하거나 죽지 않습니다.
제가 예상하듯이 일 주일 뒤에 숙이고 들어오건,
엇나가서 더 시일이 걸리건 간에, 돌아오면, 따뜻하게도 말고 담담히 맞아 주시되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있으면(감히 엄마를 협박하거나 갖고 놀려 들면)
그 때는 미성년자고 뭐고 맨몸으로 내쫓는다고 서늘하게 조용히 전해 주세요.
아, 엄마는 한다면 하겠구나, 하는 섬뜩함을 전해 주어야 합니다.
잠을 줄여 가면서 따로 써서 붙입니다.
제발, 부모님들. 자식은 상전이 아닙니다.
질질 끌려 다니지 마세요.
인터넷에 떠도는 말 중에 그런 게 있었어요.
친구같은 부모는 좋다. 그러나 친구와 부모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 부모가 돼라.
자녀에게 친구는 또 있지만, 부모는 당신밖에 없다.
엄격하게 하시란 말씀입니다...
권위가 필요할 때가 분명 있습니다. 위계질서, 필요합니다.
자식에게 지고 끌려다니며 눈물 흘리지 마세요. 제발.13. 원글
'10.5.17 4:30 AM (211.192.xxx.92)지혜님 너무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다린 보람이 있엇네요
아들은 학교를 갈듯하나 이번주까지 맥북인가를 사줘야지 아님 또 자퇴하겠다고 하네요
제게 시간을 준거죠 . 이렇게 편지를 써서 보여주어야할듯싶네요.
말로는 횡설수설 자신이 없네요. 냉정하게 말할 자신도없구요.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할지 .. 도움주심에 정말 감사합니다.
누구에게 혹 도움이 될수도 있으니 글은 그냥 두어야겟습니다.
어던 의견이든지 부탁드립니다.14. ㅎㅎㅎ.
'10.5.17 8:51 AM (124.136.xxx.35)지혜님, 저도 아직 아이가 어린데요, 덕분에 많이 배우고 갑니다. 혹시나 모를 일에 대비해서, 저장해 놓겠습니다~ ^^;
15. 유저
'10.5.17 8:56 AM (112.166.xxx.172)원글은 아니지만 마음을 다하여 댓글을 다신 지혜님께 감동합니다
미혼이시라 , 오히려 맘들 보다 한 발짝 뒤에서 문제를 정확히 분석 하신듯 합니다
저도 지혜를 얻어 갑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아침입니다 ^^*16. 지혜님, 짱인듯!!
'10.5.17 9:58 AM (219.241.xxx.49)놀라워요. 애가 없는데도 어찌 그리 현명하신지.. 저도 제대로 배우고갑니다.
그리고 원글님, 아들과 부디 잘해결 되시길빌께요.
힘내셔요.
기싸움에서 꼭 이기시구요.
아들이 나쁜아들같진 않네요.17. 지혜님~
'10.5.17 10:18 AM (122.42.xxx.21)주옥같은 댓글 -------- 자식 키우는 엄마로써 감동
18. 멋져!
'10.5.17 1:47 PM (59.13.xxx.245)지혜님때문에 로긴. 정말 멋지십니다!!
그리고 원글님, 꼭 이기세요. 이건 정말 기싸움입니다. 여기서 지시면 아들 인생 망치시는겁니다!! 여태 잘못하신것들을 복구할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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