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역 분향소에 서서 눈을 감고 그를 생각했다. 처음 보았던
때부터 마지막 대화를 나우었던 날까지, 그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았다. 그는 어떤 사람이었던가?
그는 나에게 어떤 존재였던가? 그는 세상에 무엇을 남겼는가?
그는 왜 그렇게 떠난 것일까?
나는 무엇 때문에 이리도 아픈 것일까?
그는 자기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람이었다.
물려받은 재산이 없었다. 화려한 학력도 없었다.
힘있는 친구도 없었다. 고통 받는 이웃에 대한 연민, 반칙을 자행하는 자에 대한 분노,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는 열정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연민과 분노와 열정의 힘만으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 갔다.
처음에 혼자였던 그는 마지막에도 혼자였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동안에도, 높은 곳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도, 그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놓아 두지 않았다.
끝없이 연민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는 높은 곳에서 희열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낮은 곳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에만 기쁨을 느끼는 듯 보였다.
그럴 때조차도, 함께 고통 받지 않으면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나는 좋았다.
그가 혼자, 너무 외로워 보였기에 그에게 다가섰다.
하지만 , 그 외로움을 덜어 주지 못했다.
그가 회복할 수 없는 실패로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받고 있었던 시간,,
나는 곁에 없었다. 그가 절대고독 속에서, 돌계단을 하나씩 밟으며
혼자 부엉이바위에 오르게 버려두었다.
그를 외롭지 않게 하려고 내가 했던 모든 일들이, 오히려 그를 더 혹심한 고독에
몰아넣었는지도 모른다...그가 혼자 떠났다는 안 순간, 나를 사로잡은 감정은
짓누르는 죄책감이었다. 그런 감정 없이는, 지금도 그를 떠올릴수 없다.
<운명이다> p346~347 부분 발췌,
****************
어젯저녁
제가 읽고 남편에게 펼쳐 준 부분입니다.
금새 두 눈이 벌개지는 남편...
볼 때마다 눈 아프게, 가슴 아프게,,기슴 뻐근하게
하는 노대통령님..시민님..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를 조용히 또 생각하게 합니다.
혼자만 읽기에
너무 벅차서
오늘 아침
조용조용 자판을 두드려 봤습니다.....둔감해져 가는 나자신을 깊이 일깨우게 하는
시민님의 글이기도 하네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남편도 눈물을 흘려요,,운명이다 보면서.
봉하 조회수 : 1,494
작성일 : 2010-05-16 09:58:08
IP : 175.114.xxx.23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고양이이발사
'10.5.16 10:36 AM (61.247.xxx.165)어버이날 두아이가 용동 합쳐서 제게 선물로 사준 책--운명이다
책받아들고 쏟아지는 눔물을 감당못하자 10살 딸아이가 지 옷자락으로 닦아주더이다
헌데 아직...책을읽지못하고 손도못대고 그저 침대머릿맡에두고 바라만 보고있습니다
차마 차마 읽기가 두려워서인지 모르겠어요
첫장부터 가슴이 미어져서덮고덮고...그분의 음성을 듣는듯하여...2. 저 역시..
'10.5.16 10:59 AM (112.144.xxx.176)사다 놓고 머리맡에 둔채 차마 못 열어보고 있는 책입니다.
하루에 두세 쪽 읽고 밀어두기를 반복하고 있네요.
눈물 없이 5월을 보내기란 이제 틀린 모양입니다.3. 저도
'10.5.16 12:13 PM (123.111.xxx.25)책을 덮으며 많이 울었네요..ㅠ.ㅠ
4. ..
'10.5.16 12:41 PM (118.35.xxx.65)그럴까봐 두려워
아직 책을 사지 못하고 있는 한사람
여기있습니다...5. ....
'10.5.16 1:03 PM (174.92.xxx.73)짧은 글에도 눈물 납니다...
6. 노무현은
'10.5.16 2:19 PM (122.37.xxx.51)강자에겐 강하되
약자와 소외된자에겐 더없이 인자하셨던 분이셨죠7. 저는
'10.5.16 5:31 PM (125.177.xxx.193)아들을 꼭 노무현 대통령님처럼 키우고 싶어요.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는 인자하게
상식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8. 저도
'10.5.17 9:46 AM (58.238.xxx.13)눈물납니다. 아침부터..
자꾸만 외면하고 싶어지는 제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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