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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기주의 적인 걸까요?

지쳐요 조회수 : 837
작성일 : 2010-05-15 12:31:36
저희는 결혼 5년차에 아이는 아직 없어요.
임신 계획을 좀 늦게 했고  임신이 쉽진 않네요.

결혼하고 남편과 저의 시간에 대한 얘길 해보려구요.
남편은 작년 중반까지도  매일 7시에 출근
집에오면 10시 10반   이었습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작년 중반까진 토요일도 늘 일했고 일요일도 한달에 두번은 일했어요.
급여는 200정도였구요.
그 급여에는 식대포함이고  회사업무에 필요해서 차량을 가지고 다녀도
주유비 절대 지원도 안해줬구요.
상여도 없고 명절비 일절 없구요.


저도 지금껏 일하고 있고
서로   시간이 전혀 안맞으니  집안일 99% 제가 다 하고
이런저런 집안일 계획이며 뭐며 제가 다 해요.


작년 중반부터 남편은 토요일 격주로 쉬고 일요일은 늘 쉬지만
쉬는 토요일도 나가서 일할때가 더 많았어요.
누가 나오라고 한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 일 보조 해주고 일좀 수월하게 해놓겠다고
멀쩡히 쉬는 날도 나가고 그랬어요.


남편과 저의 시간.
평일에 밤 10시 반에서 12시나 1시까지네요.
저녁먹고 치우고 잠깐 쉬고 자면  ....끝.
남편이 말이 많거나 활달하거나 재밌거나 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저랑 정 반대죠.  저는 참 활달했고 긍정적이었는데
모르겠어요.   결혼하고 남편있는 이곳에 와서 아무도 아는 사람 없이
직장 동료도 나이 많은 이성분 한둘 뿐이라 어울릴 사람도 없어서
남편한테 심적으로 의지하는게 많아요.


꼭 ~~해달라는 것이 아닌
그냥 마음써주고 말한마디라도 위로해줬음 하는거요.
근데 남편은 늘 회사하고 본인 입장만 생각해요.


취미도 다르고  걷는 것도 싫어하고
겨우 쉬는 주말 뭐라도 같이 해보려고 노력자체도 안하고
처음에 제가 한두번 뭘 하자고 하면 하기 싫어서 이핑계 저핑계로
또 사람 기분 상하게 해놓고 뒤늦게 마지못해 일어서려하면
이미 그땐 제 기분이 상할대로 상하고...


늘 다른 직원들은 퇴근시간에  알아서 탁탁 퇴근잘 하던데
하다못해 조금만 아파도 아프다고 조퇴하거나 결근하는 경우도 있던데
저희 남편은 회사에 너무 충성해요.
그걸 나쁘게 생각하는게 아니에요.
저도 회사일 무지 열심히 하고 안해도 될거 하는 사람이지만
적어도 그외의 개인시간,  당당히 쉬고 누려야 할 시간은 누려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아주 아주 급한 회사업무나 꼭 해야 할 것이라 쉬는날 잠시 나가서
일 할수도 있지만
저희 남편은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도 본인이 알아서 나가고 알아서 충성이에요.


전  남편이랑 사는게 아니고  그냥 성인남자 하숙생을 들인 기분이고요.
마음다스리기가 너무 힘들어요.
주변에 아는 사람이라도 있다면  친정이라도 가까우면 시간이라도 활용을 하겠는데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게 많으니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을때가 많아요.


임신 계획하면 뭐하나  회사일에만 충성하는 남편때문에 숙제하기도 힘들고
아이없을때 놀러다니라는 주변 사람들 말 들으면 뭐하나   계획 좀 잡아보려고 하면
회사 나간다고 하는 남편.
나랑 결혼하지 말고 회사랑 결혼했어야 할 남편.
일하는 거 보면 남들은 무슨 무슨 수당에 뭐에 수입이 많은 줄 아는.
나이도 있고 결혼할때 도움 전혀 안받고 없는 수준에서 시작해서
지금 집도 없고  맞벌이라해도 수입 작아서 열심히 모아도 힘든.

그 속에 힘겹게 숨고르기 해가며 살고 있는 저.
결혼하고 몇년동안 제 성격은 180도 바뀌었어요.
우울증도 생겼었고.  울화증인지  화가 나면 참지를 못하고 폭발하고...


친구들 결혼하고 안정적이게 시작해서
아이도 낳고 집에서 살림하면서  남편들하고 일찍 저녁먹고
이런저런 취미 생활도 같이 즐기고 주말에 나들이 다녀오는
사진들 보면  눈물이 나요.


오늘도 남편은 쉬는 날인데
회사에 동료들하고 축구하기로 계획이 잡혔다고
어제 퇴근해서야 통보하듯 던지는 말에 저는 순간 폭발했어요.

저도 답답했거든요.
쉬는 토요일인 오늘 어디든 나가서 봄 볕 좀 쐬고 싶었거든요.
남편 퇴근하고 오면 계획 잡으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남편은  축구하자는 얘기가 며칠전에 나와서 계획을 잡다 말다
한 것 같은데 전혀 얘기 없다가 어제  저녁에 통보하듯 말을 하더군요.
가족이라는 공간. 같이 공유해야 할 시간속에 저는 없어요.
적어도 뭔 얘기라도 계획이라도 물어보고 생각해주려는 배려가 없네요.


화를 내니.
일요일은 쉬잖아.  하면서 화내는 저를 또 몰아부치네요.


전 일요일이나 감사하고 살아야 되는 사람인가 봐요.
IP : 211.195.xxx.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5.15 12:51 PM (119.202.xxx.82)

    저도 원글님과 비슷한 상황이에요. 남편은 늘 바쁘고 저도 일을 하지만 남편에 비해 여유시간이 많고 주변에 다른 지인은 없는 편... 혼자서도 잘 놀면 괜찮은데 저는 남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 저희집도 분란이 잦아요. ㅠㅠ 저는 원글님보다 더 이기적이고 못된 마누라라 남편이 하던 골프도 접게 했어요. 저희집의 경우에는 그래도 제가 외롭다고 힘들다고 징징대면 한동안은 남편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긴해요. 그러다 매너리즘에 빠지면 또 원상태로 돌아오긴 하지만... 며칠전 마지막으로 싸웠을 때는 저도 자존심 다 버리고 이러는거 앞으로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반협박을 했어요. 살면 살수록 남편도 내편이 될 수는 없구나 절실하게 느낍니다. 실은 남편의 문제가 아니라 제 문제라는걸 아는데 아직은 인정하기도 힘들고, 홀로서기가 힘드네요. 별 도움은 안되지만 원글님의 글이 제 마음 같아 괜히 주절거려 봤어요.힘내세요.

  • 2. 지쳐요
    '10.5.15 12:59 PM (211.195.xxx.3)

    ..님 맞아요. 저도 그래요.
    그냥 마음이라도 절 좀 신경써주는 마음을 가졌으면...하는 바람이거든요.
    어떤 일이 생길때 저랑 의논 좀 해보고 안돼면 바꿀수도 있고..그런 행동이요.
    정말 힘들어서 폭발하면 그때만 알았다고 나중에는 신경 좀 쓰겠다고 말은 하지만
    늘 이렇네요.
    화날 상황 만들어 놓고 화내면 화낸다고 뭐라하고 그러다 신경쓰겠다고 하고선
    바로 회사.. 그러다 떨어지는 여유시간이 생기면 그때나 가정이고 저한테 오는
    시간...
    입만열면 회사가 그런걸 어쩌라고 하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본인이 먼저 그러는 걸
    다 아는걸요. 늘 회사핑계, 본인 성격이 다독이고 다정하게 못한다고 성격핑계
    그럼 저는 그냥 화나도 네네~ 싫어도 네네~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건데
    그걸 못하겠어요. 왜그렇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요.
    힘드네요.

  • 3. ㅠㅠ
    '10.5.15 1:22 PM (183.98.xxx.163)

    읽는 내내 제 속이 답답하고 눈물이 나려고 하는 건 뭔지...

    님 남편은 결혼이란 걸 잘못하셨네요.
    님에 대한 애정은 전혀 없는 건 확실하구요.
    그냥 밥해주고 청소해주고 돈도 같이 벌어주니
    편히 잘 누리며 살고 있네요.

    원글 님...
    여기보면 참 이상한 남편분들 많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아요. 제 주위에 봐도 자기 가정 위하며 얼마나 다들 잘사는데요.
    아이 갖기 위해 노력하지 마시구요.
    한 번 확 뒤집어서 다시 잘 살아보려고 노력해 보시구요.
    안되면 정말 원글 님을 사랑해 줄 수 있는 다른 사람 찾아보세요.
    평생을 어찌 그렇게 삽니까.

    인생이 두번만 되면 이번엔 그냥 대강 이렇게 살고
    다음 번엔 잘 살아 보겠는데....
    너무 아깝네요.

    정확히 남편 분은 회사가 좋아서 나가는 게 아니고
    원글 님 피해서 그냥 거기서 즐기고 사는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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