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까지만 서울에서 추모 전시회를 하더라구요.
친구와 좀 먼 길을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어요.
가기 전에 굳게 다짐하고 갔어요. 절대 울지 않기로...
갤러리 위치가 애메해서 어떻게 찾나 걱정했는데 길에서 노란색들이 절 보며 길 안내를 해주네요.
갤러리가 가까워졌는지 눈이 새빨겨져서 울고 가는 분을 지나쳤습니다.
선그라스 뒤로도 감춰지지 않는 지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가는 분도 지나쳤습니다.
1년 전 대한문 앞에 걸려 있던 걸개그림이 절 보며 웃고 있습니다.
절대 안 울거야라며 눈에 힘주고 들어갔습니다.
자원봉사자들과 눈인사를 하고 그림 설명도 들었습니다.
역대대통령의 특징 한가지를 잡아 작품을 한다는 어떤 작가의 작품 앞에 섰더니 봉사자가 설명을 해줍니다.
"이 작가는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컴퓨터 마우스와 키보드로 그 모습을 형상화 시켰고
전두환의 경우 총으로, 박정희는 삽으로 작품을 만드셨다고 합니다."
"삽은 MB아닌가?"그러다 친구와 동시에 "아니다 쥐로 해야지."라며 봉사자와 셋이서 쿡쿡 웃었네요.
그냥 눈물을 이겨내기 위해 실없는 농담을 해봤던 거죠.
그렇지만 코너를 도니 작년의 기록들이 저를 보고 있습니다.
눈물은 제 의지를 이기고 기어코 볼을 타고 흘렀습니다.
그래도 얼른 눈물을 닦고 다음 코너로 갔다가 정말 주저 앉고 싶었어요.
왜 맨날 같은 옷만 입으시냐고 흉봤던 그 점퍼와 바지, 서현이와 함께 타시던 자전거,
생전의 모습처럼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드시는 모습, 싸구려 샤프와 글씨들...
그리고 직접 만져보라고 두신 동판에 뜬 대통령의 두 손.
손이 왜 그렇게 작으셨어요...
그 손을 붙잡고 보니 어찌나 속이 상하고 서럽던지 추접스럽게 눈물, 콧물 질질 흘리고 말았습니다.
휴게실에 들어가보니 너무 이쁜 아가가 엄마와 함께 간식을 먹고 있네요.
대통령이 거기 계셨으면 분명 그 간식 한입 뺏어 먹고 볼에 뽀뽀 해주시며 좋아하셨을텐데 말입니다.
노란색 무릎담요도 사고 운명이다도 사왔습니다.
이제 할 일은 한가지 뿐인 것 같습니다.
닥치고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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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짱의 손을 잡아보고 왔습니다.
... 조회수 : 527
작성일 : 2010-05-14 09:59:15
IP : 180.64.xxx.14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미투
'10.5.14 10:30 AM (122.34.xxx.177)역시 닥치고 투표.
검찰에 조사받으러 가는중에 찍히신 사진 앞에서 저는 울었습니다.
그분의 슬픈 표정과 꽉 쥔 주먹을 보고...2. 투표!!
'10.5.14 1:52 PM (203.170.xxx.149)는 물론 우리 부모님께 지금부터 열심히 이런저런 얘기 나누면서 선거참여 격려하고 있습니다.
화이팅!!3. 저도요
'10.5.14 6:23 PM (122.37.xxx.51)닥치고 투표2
4. 맞아요
'10.5.14 9:52 PM (121.88.xxx.165)저도 그 분의 손이 의외로 작아서 너무 놀랐습니다.
시아버님 심부름 갔다가 얼른 강남역으로 갔어요, 혼자서....
제가 간 날은 사람들도 별로 없고 썰렁했지만....
저는 돌아가신 그 주간의 신문기사로 작품을 만든 곳에서 어찌나 눈물이 흐르던지요.
다른 곳으로 차마 발길도 못 돌리고 손수건으로 눈물만 연신 닦아야 했어요.
검찰 조사 받으러 가셔서 버스 앞에서 찍으신 사진.
그 사진속에서 꼭 쥔 주먹을 처음 보았습니다. 또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죄송스럽던지....
살아계셨을때 벼랑으로 몰아버린 주체가 제 자신이라는 자책감과 그 꼭 쥔 주먹을 이제야 보게 된 안타까움....
노대통령의 그 작은 손을 자꾸자꾸 만지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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