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유시민 그리고 정몽준.- 이 기 명 (칼럼니스트)

노무현후원회장 조회수 : 664
작성일 : 2010-05-13 05:54:17
-유시민 그리고 정몽준.-

정몽준은 자신이 ‘킹메이커’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이  기  명(칼럼니스트)

2002년 12월 18일 밤.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청천벽력 같은 내용이었다.

많은 국민들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정몽준이 노무현 지지를 철회한다.’


정신이 멍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시간이 정지한 것 같았다. 불과 몇 초인데도 말이다.

그러나 잠시 후 나는 무릎을 쳤다.  


정몽준이 노무현을 돕는구나.

하늘이 정몽준을 시켜 노무현을 돕는다고 생각했다.

정몽준이 대한한 인물이다. 앞을 보는 안목이 있다.

저렇게 의표를 찌르는 결단을 내리다니.

이제 정몽준을 다시 봐야 된다. 그리고 안도의 긴 숨을 쉬었다.


이제 노무현의 당선은 확실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이고 정몽준의 결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단언했다.


노무현 지지자들이 깊은 한숨을 쉬며 낙담을 하며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나는 그들을 위로했다. 아무 걱정 말라고.


다음 날 12월 19일

대통령 투표 방송사 출구조사는 노무현 당선을 예견했다.

그리고 개표가 완료됐을 때 노무현은 대통령 당선자였다.


정몽준의 배신이 왜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이라고 확신했을까.

인간의 보편적 정서다. 배신자를 능멸하는 인간의 감정이다.

이회창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하는 노무현에게 배신이란 철퇴를 가하다니. 이것은 용서가 안 된다. 그게 국민감정이었다.


18일 밤에서 19일 투표가 끝날 시간까지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밤을 새우며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 노무현 지지를 애원했는가.

부산에 사시는 시아버지에게 노무현 안 찍으면 남편과 이혼하겠다고 눈물로 공갈협박을 한 며느리를 알고 있다.


노무현의 승리는 배신을 증오하는 순수한 인간감정의 결과이기도 했다. 정몽준을 따라간 김민석의 배신을 보고 대전지법의 어느 판사는 법복을 벗고 노무현 선거운동원으로 나섰다. 그게 순수다.


이제 그 얘기는 그만 하자. 아마 노무현 대통령도 그만하라고 하실 것이다. 정몽준이나 김민석에게는 너무나 아픈 고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니다. 오늘은 해야 한다.


다시 2002년 12월 18일이 떠오르고 정몽준의 얼굴이 떠오르고 이번에는 노무현 대신 유시민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금 정몽준이 유시민을 도와주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왜 정몽준이 유시민을 도와준다는 얘기를 하느냐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게 정말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먼저 말해야 될 일이 있다.

정몽준은 한나라당 중진회의에서 유시민에게 비판의 날을 세웠다.

유시민의 천안함 사고 언급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유시민은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천안함 사고를 폭발에 의한 사고로 보지 않는다고 했을 뿐이다. 증거도 없는데 어떻게 폭발로 보느냐는 지극히 상식적인 말을 했을 뿐이다. 이것이 잘못된 국가관이라는 것이다. 정몽준이 ‘국가관 심사관’이 된 것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정몽준은 왜 유시민을 상대로 비판의 수위를 한껏 올렸을까. 유시민이 경기지사가 되면 정몽준에게는 강력한 라이벌이 생긴다.


국민들의 정몽준 평가는 차치하고라도 정몽준은 한나라당의 당 대표며 차기 대권의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다.

비록 이루지 못하고 비난만 샀지만 그래도 대통령 출마까지 한 몸이 아닌가. 아버지도 대통령의 꿈이 있었다. 그 꿈을 이어받아야 하지 않는가.


미래의 라이벌을 미리 공격해 파괴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잠재욕망을 국민에게 과시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선 유시민을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 왜냐면 장차 자신과 싸우게 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니까


헌데 생각을 잘못한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한 것이다.

자신이 노무현 지지를 철회하고 배신을 했다는 평가가 결국은 노무현 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마지막 비장의 카드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결코 본의가 아니었지만 자신이 노무현의 킹메이커가 됐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이번에도 역시 같을 것이다. 딱하다.  


‘천안함 소설 쓰기 언론들 보니까 졌다. 소설 쓰는 능력에서 기자를 못 따라 간다’라고 이외수 선생이 트위더에 글을 쓸 정도의 천안함 사고언급을 두고 비판을 했으니 이것이야 말로 ‘킹메이커’가 되겠다는 의도적 행위가 아닌가. 말하자면 ‘노무현 대통령 당선시키기’의 재판이라는 생각이다.


행위의 선악은 결과가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정몽준의 기본적 생각이 어찌됐던 결과는 유시민을 도운 것이다.


어떤 행위든지 누구는 덕을 보고 누구는 손해를 보게 마련이다.

이번 정몽준의 행위로 손해를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유시민과 겨루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지금 말은 않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을 것이다.

정몽준이 자기와 무슨 감정이 있다고 저렇게 확실하게 유시민을 돕느냐고 앙앙불락 하고 있을 것이다. 유시민 비판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난다는 것을 그들이 왜 모르겠는가.


이제 정몽준도 자기 입을 쥐어박으며 후회를 하겠지만 이미 그의 말은 국민들 머릿속에 박혀 있을 것이다. 정몽준이 물인지 불인지도 모르고 유시민을 돕는다고 생각하고 웃을 것이다.


적어도 일국의 도지사 꿈을 꾸는 사람은 나라의 소중한 재목이다.

‘크린톤’이나 ‘부시’도 주지사 출신이다. 지금 도지사 출마한 사람들에게도 왜 큰 꿈이 없으랴. 아니라면 거짓말쟁이다.


깜이 되느냐 아니냐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고 자기야 얼마든지 꿈을 꿀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가슴이 아프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생존해 계실 때 생각이 난다.

가끔 뵙고 싶을 때 공휴일 찾아뵈었다. 독대는 안 하신다고 하지만 나야 벼슬 달라고 할 사람도 아니고 편하게 대해 주셨다.


이런저런 세상 돌아가는 말씀도 하신다. 워낙에 꾸미시지 않는 분이라서 솔직하게 말씀 하신다. 언제인가 이런 말씀을 드렸다.

‘대통령님은 유시민을 어떻게 보시느냐’고. 그냥 웃으셨다.  

나도 더 이상 여쭙지 않았다. 일어 날 때 쯤 되어서다.


‘좋은 재목이죠. 조금 다듬기만 하면 말입니다.’


내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세상에 재목이야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찾기가 쉽지 않다.

경복궁 대들보를 찾기 위해 전국의 산을 이 잡듯 뒤진다지 않던가.

남대문 들보감은 제사까지 지내며 벤다. 하물며 나라의 운명을 지고 갈 대통령감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우리 국민은 대통령 잘못 뽑아 지지리도 고생 많이 한 경험이 있다.

내 손으로 뽑았으니 손가락을 잘라 버릴 수도 없고 속만 앓는다.


정몽준이 알고 했던 모르고 했던 결과적으로는 이적행위를 했다.

그래서 사람은 말을 조심해야 한다. 서양속담에 이런 것이 있다.


‘한 번 말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해라.’

능력이 모자라면 참모를 잘 둬야 한다. 그러나 너무 모자라면 참모도 골치가 아플 것이다. 다 팔자다.


 2010년 5월 13일




                       이  기  명(전 노무현후원회장.)




# 이 칼럼은 저작권이 없습니다.

출처: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uid=144715&table=seoprise_12

IP : 218.148.xxx.19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노무현후원회장
    '10.5.13 5:54 AM (218.148.xxx.191)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uid=144715&table=seoprise_12

  • 2. 유시민에대하여
    '10.5.13 6:31 AM (218.148.xxx.191)

    유시민처럼 철들지 맙시다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http://usimin.net/bbs/147517

  • 3. 글이 그냥
    '10.5.13 8:43 AM (125.178.xxx.192)

    감동이야요^^
    저작권도 없다하니 여기저기 마구 퍼 나릅니다.

  • 4. phua
    '10.5.13 9:25 AM (110.15.xxx.49)

    그 혜안을 믿습니다...

  • 5. 대한민국당원
    '10.5.13 1:54 PM (58.239.xxx.45)

    조금만 다듬기만 하면요. 그렇습니다. 노짱님....... 정견? 바로 볼 줄 아는 눈 그런 노짱님이 그립습니다. 정어? 바른말을 너무 곧이 곧대로 해서 요즘 들리는 오해? 아닌 오해를 불렀던 노짱님. 추모콘서트(민노당) 이정희 의원님께서 노래를 곧 잘 하네요.ㅎㅎㅎ 계속 듣고 있습니다^___^;;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4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0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1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3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1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77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0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3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89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47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1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4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2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7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08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28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77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4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4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58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89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2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39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36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6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7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7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0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79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4
1 2 3 4 5 6 7 8 9 10 >>